만조의 바다 위에서
이창래 지음, 나동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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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가장 핫하게 주목되고 있는 작가가 아마도 이 사람 이창래가 아닌가 한다

한국계미국인작가이면서도 강력한 노벨문학상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설명은 이제껏 선진국들의 잔치가 되다시피한 노벨상에의 갈증을 이번에는 씻을수 있나 하는 희망을 가지게 할뿐 아니라 나도 모르게 은근히 자존심이 높아지게도 한다.

그래서일까?

내 수준은 생각지 못하고 책읽기에 도전했다.

역시 생각만큼 만만치가 않은 내용이다.

일단 배경이 가까운 미래인듯하면서도 특별히 그 시대를 가늠할만한 배경설명은 없고 단지 계급으로 나눠진 세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그 계급사회라는것이 마치 지금현대의 모습과도 닮아있어 읽는 내내 이것이 미래사회를 그리고 있다는 자각을 잊어버리게 한다.

그만큼 더욱 현실적으로 그려진 미래사회는 어쩌면 지금의 연장선상으로 보여지기에...어둡고 참혹한 내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더욱 참담하게 느껴지게 하는데..그게 더욱 무섭다.마치 현실같아서...

 

 

B-모어에 살면서 수족관에서 물고기를 키우는 잠수부일을 하고 있는 판

그녀는 자신이 하는 일이 너무나 만족스럽고 그 일을 사랑한다.더군다나 그녀에게는 그녀를 사랑해주고 보살펴주는 자상한 남자친구 레그가 있기때문에 큰 걱정이 없는 지금의 모습에 만족하고 있었다.

어느날 갑자기 아무런 영문도 모른채 레그가 사라지기전까진...

갑자기 자신이 살던곳에서 사라지는 일이 아주 없는건 아니었지만 대부분은 그들이 사라지게 되는 이유가 다른 사람들도 충분히 납득할수 있는 이유를 설명하거나 공고하는것과 달리 레그의 일은 아무도 모르고 돌아올 기약조차 없다는 것에 실망한 판은 마침내 스스로 자신이 살던 안정된 곳이 B-모어를 스스로의 선택으로 걸어나오게 되고 그녀 자신은 몰랐지만 그녀와 레그의 일은 평온하고 별다른 불만이 없이 안정되었단 B-모어를 흔드는 계기가 된다.

또한 판은 레그를 찾아 낯선곳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람들인 자치구의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도움으로 쉽게 접근할수 없는 또다른 구역인 차터로 진입하게 되고 마침내 그녀가 알고 싶어하던 진실에 가까이 가게 되는데...

 

시대적 배경이 미래사회임에도 책을 읽다보면 배경만 미래사회라 설정했을뿐 현대사회의 병폐와 문제점이 그대로인걸 알수있다.

지금 우리모두가 가지고 있는 빈부격차의 문제와 가난의 대물림 여기에 거대글로벌 기업들의 횡포와 거기에 맞서기에는 너무나 힘없는 우리의 모습들...너무나 쉽게 가난한 나라의 목숨줄을 쥐고 흔드는 기업들,이 모든것에는 어느새 교환가치로서보다는 절대적 생존가치로 등장한 돈이라는 것이 있는데 작가가 그린 미래사회의 모습조차 여기에서 한발짝도 더 좋은 쪽으로 변화하지않고 오히려 그런 모습에 반항이나 저항은 커녕 순응하고 동조하고 있는 모습을 그리고 있어 읽으면서 참담함을 느끼게 한다.

인간을 애완동물처럼 거래하고 수집하는가 하면 서로에게서 체온을 나누기도 힘든 사람들..또한 아무리 상위그룹인 차터에 속했다하더라도 한사람이라도 어려운 질병에 걸리거나 하면 별다르게 손쓸 방법도 없이 한순간에 제일 하층민인 자치구의 주민으로 나락하게 만드는 금융시스템은 빚더미에 올라있는 현대인들의 모습과 오버랩되고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작가는 그냥 현대사회를 배경으로 하지않고 미래라고 정했을까?

여기에서 별다른 특별한 기술도 없고 여전사도 아니며 남들을 선동하는 사람도 아닌 판이라는 소녀의 의미가 있다.

오로지 자신의 사랑하는 남자 레그를 찾아 힘든 여행을 떠난 판과 그런 그녀의 순수함에 자신도 모르게 도아주고 그녀에게 이끌리는 사람들을 그리면서 어둡고 가망이 없어 보이는 미래사회에 한줄기 가능성의 존재로 등장하는게 판이 아닐까 생각한다.

순수하고 남을 오해할지도 모르며 그저 그 사람 자체를 바라보는 소녀 판이 가진 사랑...이 어둡고 답답한 미래를 그나마 숨쉬게 하는 것 역시 순수한 시랑이라는 걸 말하고 싶은게 아닐지...

모든 관점을 제3자의 눈으로 냉정하게 관찰자적 입장에서 글을 쓰고 있어 더욱 그 현실이 차갑게 느껴지고 읽기가 편하지않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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