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계살의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6
나카마치 신 지음, 현정수 옮김 / 비채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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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만치 30년전에 발표한 작품이라는 것과 그렇게 오래전에 발표한 작품이라고는 볼수 없는 세련된 깔끔한 문체와 전개방식

여기다 독자들의 요청으로 복간되었다는 화제성까지...

이번에 비채에서 나와 화제를 몰고왔던 `모방살의`의 나카마치 신작가의 또 다른 살의 시리즈인 `천계살의`

제목에서 말하는 천계의 의미가 무언지 궁금해 찾아본 결과 신의 뜻이라고 해석해도 될것 같다.

결국 연이어 벌어지는 모든 것들이 한낱 인간의 뜻이나 의지가 아닌 신의 뜻에 따른 결과라는 걸 말하고자 함인데 책을 읽어보면 무슨 말인지 알수 있을것이다.

나카마치 신은 지금은 미스터리물을 좋아하는 독자에겐 익숙한 서술트릭을 거의 처음으로 작품에 쓴 작가임과 동시에 작품을 출간했을 당시보다 오히려 수십년이 지난 동안 독자들 사이의 입소문을 통해 너무나 읽고 싶은 작품으로 꼽히고 그런 독자들의 요청으로 제목을 바꿔 새롭게 복간되는 기록을 세운 작가이자 개인적으론 일본작가들의 넓은 기반이 부럽게 느껴지게한 작가이다.

 

 

한때는 제법 인기있던 미스터리작가이지만 이제는 더 이상 작품활동을 하지않았던 야규 데루히코가 미스터리잡지인 `추리세계`의 편집부원인 하나즈미에게 연락을 해온다.

그가 새롭게 쓰고 있는 작품은 범인 맞추기 릴레이 소설이라는 다소 이채롭고 색다른 내용으로 작가인 야규가 범인의 관점으로 `문제편`을 쓰고 뒤를 이어 다른 작가가 탐정이 되어 `해결편`을 쓴 후 다시 마지막으로 범인의 눈으로 쓴 `해결편`을 써 작가 두 사람의 대결구도를 만든다는 구상으로 이미 문제편을 다 썼다는 그의 말에 하나즈미는 흥미를 느낀다.

곧 해결편을 써 보내주겠다는 말을 남기고 야규는 온천여행을 가지만 그가 쓴 작품을 읽던 하나즈미는 뭔가 기시감을 느끼게 되고 조사를 하던 중 야규의 소설이 그가 쓴 순수 창작이 아닌 반년전에 벌어진 실제 사건임을 알게 되지만 연이어 작가인 야규의 자살소식이 들려오고 뒤이어 살인사건이 발생하는데...

 

이 작품 `천계살의`는 1982년에 첫출간된 작품이며 출간당시 제목은 `산책하는 사자`이다.

아마도 사람들이 여유를 가지고 휴양을 하거나 산책을 하는 곳인 산골 깊은 온천에서 장소의 한젓함과 어울리지않는 살인이 벌어지는걸 뜻하고자 죽은자인 사자라는 단어를 쓴것 같은데 상당히 운치있고 시적인 제목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모방살의`에서와 같이 `천계살의`에서도 미스터리작가가 등장하고 그가 쓴 작품이 중요한 모티브를 제공하고 있는 점은 두 작품이 비슷하다.

이밖에도 작품을 쓴 작가가 둘 다 어느순간 한계에 다달아 더 이상 제대로 된 작품을 쓸수 없어 고민하는 상황이라든가 하는 점은 비슷하지만 모방살의에서는 작품의 내용보다 작가의 죽음과 그 죽음의 미스터리한 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면 천계살의에서는 작품 자체가 미스터리를 풀어가는데 상당히 중요한 역활을 함과 동시에 작가가 미처 못 다 맺은 작품속 살인사건의 진범을 찾아가는 과정과 작품속 내용이 어느순간 미묘하게 녹아들어 마지막 범인이 밝혀지고 그 범인의 행적을 쫏는 과정을 따라가다 어~어... 하며 다시 앞부분을 찾아 읽게 했다.

그토록 익숙하다 자신했던 플롯이고 트릭임에도 또다시 당하고야 말았다는 깨달음과 동시에 이런 작품을 30년전에 썼다는 점에서 왜 그토록 일본의 미스터리팬들이 읽고 싶어하고 출판사에다 복간을 요청했는지 알수 있었다.

탄탄하고 정교하게 짜여진 구성, 의외의 반전과 결말에다 내용 곳곳에서 보여주는 인간내면에 대한 성찰을 보면 요즘 나온 작품이라고 해도 믿을수 있을 정도였다.

개인적으로 `모방살의`도 흥미롭고 재밌었지만 `천계살의`가 좀 더 내용면에서도, 미스터리적 요소에서도 높은점수를 주고 싶고 가독성도 좋았다.

작가의 살의 시리즈가 다 나왔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도 더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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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줏간 소년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패트릭 맥케이브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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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이다보니 특히 아이들이 학대받거나 부당한 처우를 받고 있는 걸 다룬 소재의 책은 읽기가 왠지 불편하다.

그런 책의 대부분이 부모로부터 엄청난 학대를 당하거나 혹은 학교같은 곳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는 아이의 고통을 주로 이야기하는데 정상적이지못한 부모나 주변사람에 비해 한없이 여리고 약한 아이가 심적 불안과 고통에 시달리며 방황하다 구원을 받거나 누군가의 도움을 통해 그곳에서 탈출한다는 설정이 대부분이라 아이의 고통이 극명해도 결국에는 구원 내지는 탈출한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역시 그 과정을 함께 겪는 느낌은 불편하기 그지없다.

이런 대부분의 공식과도 같은 과정을 무시한 책이 바로 아일랜드의 소설가인 `패트릭 매케이브`가 쓴 이 책 `푸줏간 소년`이다.

동명의 영화가 개봉되기도 하고 연극으로도 유명한 이 작품은 소년이 무너져가는 과정이 너무나 현실적이라 읽기도 불편하고 다 읽고나서도 우울함을 떨치기가 쉽지않았다.

 

 

 

프랜시브레디에게는 늘 술에 취해 있는 아빠와 그런 남편의 폭력에 지쳐 항상 자살을 시도하는 엄마가 있다.

이웃과 주변사람들로부터 받는 멸시의 시선과 비웃음에도 견딜수 있었던 건 프랜시에게는 친구 조가 있었기 때문이고 늘 위태로운 듯하지만 그럼에도 자신에게는 따뜻한 엄마가 있었기때문인데 이런 엄마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 일어난건 젠체하는 태도와 깔끔한 옷차림으로 그들 가족에게 경멸과 혐오의 시선을 보내는 누전트부인이 등장하고부터이다.

그녀의 시선과 태도에서 자신의 처지를 절실히 깨닫게 된 프랜시가 스스로를 그녀가 말한 돼지라고 칭하며 자신의 가족을 안줏거리삼아 수선거리고 비웃어 대는 마을사람들에게 마치 조롱하듯 정면으로 비꼬기 시작하고 누전트 부인에 대한 적대감을 발현하게 된다.그리고 이때부터 조금 불안정하던 프랜시의 정신세계가 허물어지기 시작해서 환각이 보이고 망상을 겪으며 모든 잘못된 일의 근원을 누전트로 인한것이라는 피해망상에 시달리게 되면서 자멸의 길을 걷게 된다.

누전트부인의 외아들 필립의 등장은 프랜시에게 자신도 모르는 새 그들의 삶을 동경하게되는 계기로 작용하고 그런 무의식은 엄마를 배신하는 결과가 되면서 프랜시의 삶은 무너져내리는 결말을 맞게 되는데 그 과정이 자뭇 끔찍하다.

작은 마을이라 모두의 생활을 속속들이 알수 있기에 그들이 브레디 집안 사람을 겉으로는 걱정하는 체 하지만 비웃고 경멸하는 태도를 보이는게 잔인하게도 보이고 위선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그들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모습과 그다지 다르지 않기에 편하게 그들을 욕하기도 어려운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더 이 책을 읽는게 불편하게 다가온다.

늘 술에 취해 주변에게 민폐를 끼치고 자신의 가정을 보살피지않는 가장과 그런 남편에게 늘 맞고 살면서 정신병원을 들락거리는 아내와 그런 부부사이에 태어나 엉뚱한 행동을 하며 난폭한 짓을 일삼는 문제아들이 주변에 있다면...나 역시 그런 사람들 곁을 얼씬거리지않고 내 아이가 그런 아이와 친하게 지내지 못하게 막았을 것이 분명하기에 프레디가 그 사람들 앞에서 스스로를 돼지라고 칭하며 비웃듯이 말하는 장면이 속을 들킨듯 불편했다.

조금 엉뚱하고 약간 망상을 지녔지만 그래도 평범하게 보이던 프래디가 모두가 그렇게 될것이라 생각하듯이 결국 무너져 내리게 된 데에는 그런 사람들의 시선과 태도가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이런 모두의 대표가 바로 누전트 부인이었기에 그녀를 향한 프래디의 맹목적인 적의가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했다.마치 그녀와 그녀 가족만 등장하지않았어도 겉으로는 문제아지만 조금은 평범하게 살수 있었을것처럼...

아마 그가 꿈꿔왔던 가정의 모습이 누전트가족의 모습이기에 어떻게 해도 그들과 닮아질수 없는 자신의 가족을 직시하게 한 그들이 밉고 싫었을것이고 자신의 유일한 친구인 조 마저 그 가족과 친구가 된 모습에서 프래디는 도저히 견딜수 없었을 것이라는 걸 알수있게에 결국 그들의 관계는 파국으로 치달을수 밖에 없는 결말은 당연한 귀결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불안정한 가정에 태어나 불안한 생활을 하던 소년 프래디는 걱정과 위안하는 척만 하고 아무도 도움을 주지않았을 뿐 아니라 경멸의 시선을 보내며 배척하는 모두에게 결국 스스로를 놓아 그들이 원하던 모습을 보여줌으로 통렬하게 비웃어 주고 있다.

혼잣말을 하며 환상을 보고 망상을 하는 소년 프래디의 고백과 독백, 대화 모두과 뒤섞여 읽기에 녹록치않고 남과 다른 환경을 지닌 사람들에게 위로와 걱정을 하는 척하지만 사실은 조금도 걱정하지않고 오히려 자신에게 피해를 주지않나 전전긍긍하는 우리의 모습을 맨얼굴로 보는듯해서 불편할만큼 현실적인 소설이었다.

피와 광기와 폭력 그리고 뒤틀린 웃음이 섞인...편안하지않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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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절규
하마나카 아키 지음, 김혜영 옮김 / 문학사상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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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현상과 밀접한 사건을 통해 현실을 고발하고 있는 사회파 미스터리는 그만큼 우리 생활과도 밀접한 현상과 범죄를 다루고 있기에 공감을 얻기도 쉽고 또한 몰입감도 좋지만...범죄의 동기나 사건 해결방법에 있어서는 그만큼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회현상이니만큼 각자가 생각하는 해결방법이나 돌파구는 다양할수 밖에 없고 그런 많은 사람들에게서 그럴수도 있구나...혹은 그럴수밖에 없겠다는 동조와 공감을 얻으려면 범죄의 동기나 원인이 분명하게 밝혀져 그런 선택을 할수 밖에 없었던 사람의 심정에 약간의 동조 혹은 지지를 이끌어 내야하는 만큼 범죄자가 매력적이거나 혹은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이 극단적으로 암울해서 스스로는 그 덫을 나올수 없을 지경에 이르른 사람이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을 잘 살리는 작가중 한사람이 바로 미야베 미유키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그녀에게 사회파 미스터리의 거장이라는 칭호가 붙은것 같다.

어느날 한순간 혹은 잠시의 유혹으로 덫에 끌려들어가 나올려고 발버둥칠수록 점점 더 덫에 빠져들어가는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의 모습을 한 주인공은 스스로 한 행동으로 인한 대가를 치루지만 그 대가가 너무 가혹하여 독자가 자신도 모르는 새 그 사람의 죄를 잊고 형사의 눈을 피하거나 살아남게 되길 응원하게 만들면...최고의 사회파 추리소설의 탄생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그렇게 본다면 이 작품 `침묵의 절규`는 충분히 그런 사회파 미스터리의 매력을 잘 살린 작품이었다.

 

 

 

조용한 맨션에서 죽은지 이미 오래된 사체가 발견되고 애완고양이들의 사체 역시 발견되면서 현대인들에겐 흔한 죽음의 형태인 고독사로 추정...사건을 마무리짓기 위해 피해자의 신원확인을 위한 조사를 하던 중 피해자는 요코라는 이름의 40대 여성으로 그녀의 호적에서 여러건의 결혼을 했으며 그 대부분이 남편의 죽음으로 끝나는 짧은 결혼생활을 유지했다는 다소 미심쩍은 결과를 얻게 된다.

요코의 흔적을 찾아 다니게 된 형사 아야노는 피해자 요코의 과거의 행적으로 그녀의 죽음이 자연사가 아닌 누군가의 타의에 의한 죽음일수도 있음을 깨닫고 그녀의 과거를 적극적으로 조사하게 되면서 숨겨져있는 여러건의 죽음이 자연스럽지않을 뿐 아니라 돈이 관련된 범죄임을 깨닫게 되는데...

 

요코의 죽음을 수사하는 아야노의 사건일지와 요코의 일거수일투족을 마치 자신의 일처럼 수기의 형식으로 풀어가는 두 시선을 통해 사건의 진상과 요코의 일생을 그리는 방식을 택하고 있는 침묵의 절규는 사회파 미스터리답게 현대인들의 문제를 꼬집고 있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그리고 그런 가정마저 경제거품의 붕괴로 뿔뿔히 흩어져 각자가 홀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평범했던 가족인 요코집안이 점차 어떻게 해체되어가는 지를 통해 보여지고 있는데 수십년간 함께 꾸려가던 가족이 아버지의 판단착오와 실직으로 그야말로 순식간에 무너져내리는 모습은 공포스럽기까지했다.

아들에게만 사랑을 준 엄마와 그런 엄마의 사랑과 관심이 늘 목말랐던 요코는 자신감이 부족하고 자존감이 낮은 여성으로 자라게 되고 그런 그녀의 성격은 약간의 애정을 보인 남자들에게 속절없이 빠져들어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되어 겉잡을수 없는 범죄의 길로 스스로 걸어가게 되는 불행의 시초가 되는데 이 모든 범죄의 시작은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그녀의 욕구와 그런 욕구를 소비를 하거나 누군가에게 헌신하는것으로 보상받으려했던 성격이 기여한 바가 크다.물론 그렇게 되기까지는 빚을 권하는 사회나 쉽게 돈을 빌릴수 있는 구조적 문제가 제일 크지만...

평범했던 요코가 홀로서기 위해 온갖 고생을 하다 결국에는 범죄에 빠져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의 행동이 답답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그녀가 그런 선택을 할수밖에 없었던것에 대해서는 연민을 느끼게 했다.

노숙자를 통해 사회안전망의 부재를 이용한 요코팀의 교묘한 보험사기는 요즘 사회뉴스에서도 자주 들어본 것이기에 그만큼 더 현실적으로 와닿는 이야기였고 우리모두에게 하는 경고와도 같다.

평범했던 여자가 차츰 차츰 인생의 바닥으로 끌려내려가는 과정이 심도 있게 그려진 침묵의 절규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작품이었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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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Little Lies (Paperback, Large Print)
리안 모리아티 / Large Print Pr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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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나 영화를 보다보면 별것 아닌 작은 비밀이나 거짓말이 점점 커져 걷잡을수 없는 사태가 오고 그게 결국 모두의 발목을 잡아 자멸하는 경우가 있다.

아마도 그 보잘것 없는 게 이런 결과를 가져올지 알았더라면 대부분 다르게 처신했거나 미리 조취를 취했을것인데 불행히도 인간은 그런 전조증상을 모를뿐 더러 비록 알았다하더라도 같은 잘못 역시 반복하고 있는 어리석은 동물이기에 남의 실수와 자멸을 보면서도 타산지석으로 삼을줄 모른다.

그래서 그런 소재를 다룬 책이며 영화며 드라마가 끊임없이 나와도 나완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흘려버리고 있는데 웃기는건 지금 이 순간에도 사람들은 자의든 타의에 의해서든 거짓말을 하고 그 거짓말로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고 있을뿐 아니라 심지어는 자신이 순발력있게 대처했다고 으슥해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 역시 사소하고 작은 거짓말이 결국은 살인을 불러오게 된 과정을 그리고 있다.

 

해변이 있는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 피리위반도에 있는 유일한 초등학교 피리위 초등학교에는 매년 학부모를 상대로 퀴즈의 밤 행사를 열고 있다.

그런 퀴즈의 밤에 모종의 사건이 벌어졌지만 대부분의 학부모가 칵테일에 취한 상태라 정확하게 사건경위를 알기 어려운 상황...이에 경찰들은 그날 사건당시 주변에 있던 학부모를 상대로 수사를 하고 그들의 심문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캐기 시작한다.

피리위 예비 학교에는 학부모를 대표하는 두 사람이 있는데 한 사람은 잘나가는 커리어 우먼 레나타와 세아이의 엄마인 매들린으로 서로 성향이 맞지않던 두 사람이 반목하게 된 계기는 새로 이사오게 된 미혼모 제인과 그의 아들인 지기가 레나테의 딸을 괴롭힌다는 이유로 레나테가 다른 학부모를 선동해 탄원서를 돌리고 이에 반대하는 매들린과 서로 척을 지게 된 것

사소한 아이들 다툼이 점점 부모의 패갈림이라는 양상을 띠고 과열되기 시작하던 중 사건이 벌어지게 되는 데...

 

처음에는 누군가의 아이가 다른 누군가의 아이를 괴롭힌다는 사소한 작은 일에서 시작해서 점점 어른들이 개입하고 아이들싸움이 어른의 감정싸움까지 가게 되는 과정이 마치 한편의 코메디같이 느껴진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자신의 아이는 자기가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하는 부모의 착각은 전세계 모든 부모의 공통된 착각임을 알수 있다.자신의 아이는 부모의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고 상대방 아이가 잘못했다는 굳은 믿음...그리고 부부사이의 일을 아이들은 절대로 모를거라는 착각

남들이 보기엔 완벽하게 보이는 부부에게도 남들에게 터놓고 말하지 못할 비밀이 있고 그 비밀을 숨기기위해 자신에게도 거짓말을 하는 셀레스트와 자신과 갓난 딸을 버린 전남편이 새로운 가정을 이뤄 행복하고 완벽한남편의 모습을 한 채 자신의 딸앞에 나선것이 죽도록 싫고 딸아이를 그들에게 뺏길까 두려운 매들린은 남들에겐 전혀 신경쓰지않는 척 쿨한 모습을 보이고 자신이 홀로 자신의 아들 지기를 낳고 기른 후 이곳으로 이사오게 된 진짜 비밀을 숨기고 있던 제인..이 들 세사람의 비밀과 거짓말이 다른 부모의 작은 속살거림과 그날밤 사건을 조사하던 경찰의 심문과정을 통해 하나씩 밝혀지고 있는데 사건의 진상이 사람들의 입을 통해 얼마나 왜곡될수 있는지를 보는것도 재밌었다.

작은 거짓말이 하나하나 맞물려 커져가고 결국은 파국으로 치달아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져있으며 서로가 반목하던 여자들이 어떤일을 계기로 순식간에 단합하고 사건을 갈무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감정적이지만 여자의 힘은 약하지않다는걸 알수 있었다.

학교의 파티에서 벌어진 작은 소동같았던 일이 뒤로 갈수록 점점 사건이 구체화되어가고 여자들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그날밤의 진상을 알수 있게 한 구조가 작은 거짓말의 파급효과를 보여주는것 같아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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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더스 블랙 로맨스 클럽
리사 프라이스 지음, 박효정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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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전인가 바디렌탈이라는 다소 자극적이면서도 신선한 소재로 시선을 모았던 책이 있었는데 나 역시 아주 인상적으로 읽고 난 후 뒷이야기가 있을거라고 기대했던 책이 있었다.

바로 `스타터스`

작가의 처녀작이면서도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해서 연달아 그 후속편이 나올거라 기대했던 것과 달리 그 후속편은 생각보다 출시가 늦어 이제서야 결말을 읽게 됐다.

생화학 전쟁으로 인해 오염된 지구에 십대 이하의 스타터와 노인인 엔더만 살아남은 상황으로 서로에게 적대시 할수밖에 없는 극한 대립상황으로 묘사했던 스타터스는 세대간의 극한 대립으로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자 의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수명연장으로 인해 충분히 일어날수 있는 미래의 모습을 그려 더욱 더 현실성있게 다가왔던 작품이었다.

 

 

 

스타터와 엔더의 보디렌탈사업을 전담했던 바디뱅트가 무너지면서 자유의 몸이 되었던 캘리

그런 그녀에게 어느날 누군가의 목소리가 뇌에서 들려오고 그가 바로 올드맨임을 알게 된 캘리는 그가 죽지않고 살아있음을 알게 되면서 불안한 날을 보내게 되고 그런 그녀에게 누군가가 접근해와 자신은 하이든이고 올드맨의 아들이자 메탈칩을 같이 만든 사람이며 자신과 함께 올드맨무리의 음모를 막자고 제안해 온다.

머릿속에선 올드맨이 아무도 믿지말라고 속삭이고 있고 자신의 눈앞에서 자신과 같이 머리에 칩이 이식된 친구이자 스타터인 소녀가 폭발하는 장면을 지켜본 적이 있는 캘리는 칩을 제거하지않으면 언제든 그에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조종당할수 있음을 알기에 생존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올드맨을 제거해야만 하는 상황이 된다.

하지만 과연 하이든의 말을 믿어도 되는걸까?

 

생화학전쟁에선 살아남았지만 가진거라곤 건강하고 젊은 육체뿐인 스타터와 엄청난 부와 권력을 가졌지만 늙은 신체를 가지고 있는 엔더만 살아남은 상황에서 각자 자신들이 가지지 못한 것을 갖고 싶어하는건 당연한 상황이기에 이들의 대립은 당연한 귀결이고 이들의 대립에서 이익을 취하는 자가 바로 올드맨이자 절대악의 모습을 한 악당으로 그려지고 있다.

자신들의 신체를 대여해주고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스타터에겐 엔더란 증오의 대상이면서도 살아남기 위해선 필요한 존재라는 상황을 만들어 앞으로 의학기술의 발달과 수명연장으로 인해 벌어질수도 있는 미래의 모습을 세대간의 전쟁이라는 가장 극적인 상황을 연출하고 어두운 모습을 보여줘 깊은 인상을 남긴 `스타터스`

전편에서 그런 스타터와 엔더의 상황을 이용해 엄청난 돈을 벌고 온갖 불법적인 짓을 마다하지않았던 프라임 데스티네이션이 엔더임에도 캘리와 같은 스타터와 손을 잡은 여러 사람들의 합작으로 무너지는 과정을 그린거라면 이번 엔더스에선 도움을 주던 힘있는 엔더가 없고 캘리와 하이든이 자신과 비슷한 처지인 같은 또래들을 모아 자신들에게 여전히 위력을 가하는 올드맨을 찾아나서 그의 음모를 저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그려주고 있으며 이들을 이끌어 가는 사람이 바로 올드맨의 아들인 하이든이고 유일무이한 존재이자 올드맨이 반드시 손에 넣으려는 캘리이다.

이들의 대결구도를 보면 기득권을 손에 쥔채 그걸 놓치지않으려는 기성세대와 젊은 패기와 정신으로 이에 대항하는 젊은 세대간의 대결처럼 보여 씁쓸한 맛도 느껴지지만 그들의 대결을 이용해 이권을 챙기려는 부류의 등장이 마치 지금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권다툼과도 닮아있어 자못 흥미롭기도 했다.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의 힘으로 대항하는 캘리와 하이든의 활약이 흥미롭게 펼쳐진 가운데 약간의 로맨스도 첨가하고 있지만 전편과의 텀이 너무 길어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이 부족하게 느껴지는것도 사실이다.

전편을 아주 흥미롭고 재밌게 읽었음에도 세세한 부분의 기억이 흐릿해 몰입해가면서 한호흡으로 읽기에 어려움이 있었고 그런 점은 가독성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몰입에 방해되는 요소였다.

물론 이 편만 읽어도 되지만 재미있게 읽으려면 반드시 전편인 스타터스를 읽고 난 후 연달아 읽기를 권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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