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프
S. K. 바넷 지음, 김효정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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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출간되기 전 가제본으로 먼저 살짝 맛만 봤던 세이프가 드디어 책으로 출간되어 궁금했던 그 뒷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

오래전 이웃집 친구에게 놀러 갔던 6살 아이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그 소녀가 실종 12년 만에 집으로 돌아오면서 시작된 세이프는 소재부터 흥미진진했다.

자신의 발로 뚜벅뚜벅 경찰서로 들어가 자신이 12년 전에 실종되었던 제니라는 걸 증명한 소녀

엄마와 아빠는 기뻐하지만 하나뿐인 오빠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뿐만 아니라 그 소녀가 자신의 동생이 아니라는 걸 확신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소녀는 가족과의 아주 사소한 추억들까지 기억하고 있었고 이에 반해 오빠는 허구한 날 약에 취해 맨정신일 때가 없다.

작가는 상반된 주장을 하는 두 사람을 내세워 과연 누구의 말이 맞는 건지 독자들이 헷갈리도록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장르가 스릴러이고 첫 문구에서부터 그녀라는 존재를 의심하게 한다.

돌아온 아이는 진짜 사라졌던 그 아이가 맞을까

사실 그녀가 오래전 사라졌던 그 소녀 제니가 아니라는 건 처음부터 알려주고 있다.

마치 제3자의 시선으로 가족과의 조후를 바라보는 듯한 문장부터 내면의 대화 같은 걸 통해 소녀가 제니 행세를 하는 중이라는 걸 알려주는 데 그렇다면 그녀는 누구일까?

어떻게 제니의 과거에 대해서 사소한 일까지 기억할 수 있었을까?

이렇게 그녀의 정체에 대해 궁금해하다 하나둘씩 밝혀지는 과거는 끔찍했고 왜 그녀가 이런 거짓을 일삼아 가짜 인생을 살아가는지 그 이유가 밝혀질 즈음 누군가가 그녀에게 접촉해와 의외의 경고를 한다.

이 집안의 사람들을 믿지 말라고... 이 사람들이 위험하다고...

일견 평범해 보이는 가족을 왜 위험하다고 하는 걸까? 그 비밀의 조언자의 말은 믿을 수 있는 걸까?

하지만 왜 오빠는 그녀가 제니가 아니라는 확신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 그 의문에 대한 답은 곧장 떠오른다.

그렇다면 이 집안에서 가장 정신없어 보이던 오빠의 말이 가장 진실에 가까운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즈음 이 소녀 역시 가족들이 숨기고 있는 비밀에 가까이 다가간다.

그리고 모든 진실이 밝혀지기까지의 과정은 초반의 느슨했던 전개와 달리 스피디하게 진행되어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반전에 반전을 더하고 있는 세이프

진실이 밝혀지고 난 뒤에서야 문장 사이에 그리고 그 가족의 행동들 사이 모든 것에 복선이 깔려있었음을 알게 되고 다소 느슨하다 생각했던 것 모두에서 작가의 치밀한 노림수가 있었음을 깨닫는다.

다 읽고 나면 책 띠지에 쓰인 글귀... 그녀는 단지 가장 안전한 인생을 훔치려 했다는 문장이 훨씬 더 의미심장하게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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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자들
정혁용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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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면 장르가 분명하게 나눠져 있어 취향에 따라 골라볼 수 있는데 각 장르마다 자신의 색을 확실하게 내고 있어 영화를 고를 때 고민거리를 줄여주듯이 소설에도 장르가 나눠져있다.

나 같은 경우는 주로 스릴러물을 선호하는 데 그중에서도 특히 정적인 심리 스릴러보다 하드보일드 한 액션이 있거나 누아르적인 냄새가 나는 종류를 가장 선호하는 편이다.

이 책 침입자들은 그렇게 본다면 내 취향에 적당히 맞는 편이라고 볼 수 있는데 범인이 누구인지 혹은 뭔가 엄청난 음모가 있는 건 아닌지 하는 복잡한 생각 없이 스피디한 전개와 감각적인 액션을 즐길 수 있다.

마치 한 편의 액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한다면 이 책에 대해 가장 어울리는 설명이 아닐까?

그런 액션물에는 히어로가 반드시 있고 그 히어로는 대체로 사회 부적응자이거나 누군가와 어울리기 싫어하는 외로운 늑대 타입인 경우가 많은 데 이 책의 주인공 K 가 바로 그렇다.

용병으로 뛰어난 활약을 했지만 뭔가 가슴속 깊은 곳에 사연이 있는 듯하나 이 책에선 용병이 아닌 그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는 그다지 나오지 않는다.

그저 그가 비록 용병이지만 돈에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과 누가 뭐라고 해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만 움직이는 사람이라는 것만 알 수 있을 뿐...

지금 K는 오래전 동료인 안나의 부탁으로 낯선 곳으로 왔다.

이곳은 변변한 상점도 없고 낯선 사람을 꺼리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는... 얼핏 보면 여느 시골 마을처럼 보이는 곳이지만 이곳은 오래전부터 터를 잡은 한 일가에 의해 마을 전체가 작은 기업체와 같은 곳이기도 하다.

그들의 주력 사업은 여느 지하 자본과 같이 매춘과 마약이지만 그들이 움직이는 돈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거대한... 그야말로 기업과도 같다.

당연하지만 마을 사람들 모두 이 사업에 발을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정치인을 포함해서 경찰까지 모두 한 편이라고 볼 수 있는 이런 곳에서는 누구 하나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없다.

누가 죽어나가도 이 마을 바깥에서 알 수 없는 그야말로 개미지옥과도 같은 곳... 이곳이 그런 곳이다.

K 가 도착한 저택 안에는 그와 같은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들이 가득했고 도착한 후 연이어 고용인들이 살해당한 채 발견되지만 사람들은 큰 동요가 없었고 K 역시 무심한 성격대로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는 오로지 안나의 부탁을 지키는 것만 염두에 둘뿐...

하지만 그가 무심하면 무심할수록 사람들은 그에 대해 궁금해할 뿐 아니라 저택의 주인은 거금을 제안하며 그를 끌어들이려 하지만 그는 응하지 않는다.

사실 어디든 엄청난 돈이 있는 곳엔 세력 다툼이 있기 마련이고 이곳 역시 별다르지 않았다.

일반인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돈을 두고 할머니와 손자들 간에 목숨을 걸고 하는 전쟁...

결국 이 난장판의 원인은 가족이라 할지라도 서로 더 많은 것을 가지고자 하는 사람들의 싸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을 뿐이었고 그런 싸움에서조차 스스로의 손에 피를 묻히기보다 자신들을 대신해 싸워줄 사람이 필요했던 것뿐이었다.

돈이라면 뭐든 하는 사람과 돈을 위해서라면 가족의 목숨도 눈 깜짝하지 않고 빼앗아 버리는 이곳은 목숨을 걸고 싸우는 전쟁터보다 더 야비하고 비정함이 넘치는.... 살아있는 지옥과 다름없었다.

이런 곳에서 외로운 한 마리의 늑대처럼 돈이 아닌 약속과 신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 K

그야말로 완벽한 주인공의 모습이라 할 수 있겠다.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문체와 스피디한 전개 그리고 연이어 벌어지는 액션 장면을 읽으면서 영상으로 보는 게 더 적합한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아무 생각 없이 읽기에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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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아시자와 요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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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자주 눈에 띈 작가 중 한 명이 바로 아시자와 요가 아닐까 생각한다.

일단 아니 땐 굴뚝에 연기는 과 죄의 여백 그리고 나의 신 이 있고 이번엔 단편집인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를 통해 한 해 4권의 책이 출간되다니... 그야말로 가장 핫한 작가라 할 수 있겠다.

이번에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나는 3권의 책을 읽었는데 각각의 소재가 다른 것 같으면서도 일상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이야기에다 순간순간의 섬뜩한 공포를 표현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부분이 있다.

5편의 이야기 속에는 각각의 개인이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사람들로부터 고립되어 있고 끝 간데까지 몰린 상황이라는 점에선 모두 같은 처지라고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집단이 한 개인에게 가하는 말 없는 폭력 즉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당사자의 이야기를 그린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는 그녀가 처한 환경이 외부와 단절되어 있을 뿐 아니라 여자라는 것 자체만으로도 제약이던 시절을 살았다는 점에서 더욱 혹독한 고통을 당했다는 걸 알 수 있다.

더군다나 그녀는 자신의 잘못도 아닌 시아버지의 잘못을 대신해 형벌처럼 따라다니는 사람들의 냉대와 무시가 그녀로 하여금 그런 결정을 하도록 끝까지 몰아갔었구나 하고 납득한 순간 작가는 여기서 강력한 뒤통수를 날린다.

용서를 바라지 않는다는 말이 용서를 바랄 수도 없이 죄송하다는 말이 아님을... 오히려 자신에게 불합리하고 인정머리 없는 처벌을 내린 마을 사람들에게 날린 어퍼컷이었던 게 아닐까

목격자는 없었다 역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회사에서 늘 꼴찌를 했던 남자가 자신의 표기 실수로 매출이 상승... 직장 선배로부터 칭찬을 받았지만 이내 자신의 실수를 깨닫는다.

여기서부터 그에겐 두 가지의 선택지가 있었다.

그냥 자신의 실수를 고백하고 욕을 얻어먹더라도 출고를 멈추던지 아니면 잠깐 자신의 실수를 덮고 자신이 손에 분의 돈을 메꾸는 방법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했던 실수를 해 회사로부터 욕을 먹을 때가 누구나 있다.

하지만 그 순간을 미뤄보자고 뭔가를 했을 때 오히려 그 후폭풍이 더 클 수도 있음을 알면서도 그 순간의 부끄러움과 수치심을 이겨낼 수 없어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은 데 여기서도 이 남자는 사람들 그중에서도 자신을 칭찬해 준 상사의 얼굴을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두 번째 선택을 한다.

자신이 실수한 물건을 대리 수령하고 모든 것이 마무리된 듯한 순간 하필이면 눈앞에서 교통사고가 났고 그는 그 사고의 유일한 목격자가 되지만 자신이 한 짓이 있어 떳떳하게 나설 수 없는 처지다.

비겁한 행동임엔 분명하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가 된 그 남자가 느끼는 두려움... 즉 회사에 자신이 한 짓이 들통날까 하는 마음과 양심의 가책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작가는 현실감 있게 그리고 있다.

언니처럼 에서는 독박 육아로 압박을 받고 스트레스가 극에 처한 여자의 내면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어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다.

게다가 자신이 늘 그렇게 되고 싶다고 말했던 자랑스러운 언니의 일탈로 더더욱 설자리가 없었던 그녀가 느꼈을 부담과 외로움은 많은 여자들이 육아를 하면서 느끼는 부분이기도 해 공감이 갔다.

전체적으로 이렇게 범죄라는 게 특별히 악한 마음을 가졌거나 뭔가 엄청난 동기를 가진 사람뿐만 아니라 내 주위의 누구라도 사소한 일이 방아쇠가 되어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다는 걸 환기시켜주고 있다.

작가는 이 작품들 속에서 일상에서 느끼는 사소한 일들이 누군가에겐 스트레스가 되고 압박으로 느껴질 수도 있음을... 그리고 그런 평범해 보이는 모습 속에 언뜻언뜻 비치는 공포를 제대로 그리고 있다.

가독성이 좋은 작가기도 하지만 짧은 분량의 단편으로 되어 있어 읽기에 부담이 없었다.

장편을 선호하는 내게도 매력적으로 느껴진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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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 룸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7
마이클 코널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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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제 사건 담당반인 해리

이번에 새로운 신참을 파트너로 맞는다.

그녀의 이름은 루시아 소토... 그녀는 공무 중 피격사건으로 동료를 잃고 살아남은 전력을 가지고 있다.

그녀와 해리가 맡은 첫 번째 사건은 결혼식이나 파티에서 전통음악을 연주하던 단원이 총격을 당한 사건이었다.

10년 전 거리에서 날아든 총알로 신체의 일부를 못쓰게 된 거리의 악사 메르세드가 그때의 총격이 원인이 되어 사망하면서 이제 이 사건은 살인사건으로 전환되었고 오래전 범인을 검거하지 못한 채 미제 사건으로 보슈에게 넘어왔다.

피해자의 몸에서 꺼낸 총알이 말해주는 진실은 그 총격이 이제까지 진실이라 믿었던 단순한 우발적 범행이 아니라 저격에 의한 총격이었고 어쩌면 범인이 노린 건 메르세드가 아닌 다른 사람일 수도 있음을 밝혀내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탄다.

그리고 그때 당시 범인이 노렸던 상대를 찾아가 그로부터 범인을 특정할 수 있는 단서를 얻게 되지만 용의자는 권력의 중심부와 가까이 있는 사람이라 쉽게 접근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미 모든 증거는 돈과 권력의 힘으로 말끔히 없애버린 후였다.

한편 경찰을 비롯해 언론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는 메르세드 사건을 수사하면서 루시아는 또 다른 미제 사건을 조사하다 해리에게 발각된다.

그 사건은 20여 년 전에 벌어진 사건으로 평범했던 아파트 쓰레기장의 화재로 그 아파트의 불법 어린이집에 있었던 어린아이를 포함 9명의 사상자를 낸 사건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실화에 의한 화재로 알았던 사건이 누군가에 의한 방화였음이 밝혀졌을 땐 수많은 증거는 사라지고 난 뒤였고 수사는 미제 사건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그때 그 화재에서 살아남은 루시아는 늘 부채감을 가지고 있었고 그녀가 경찰이 된 이유 중 하나가 그때 사건의 범인을 찾고자 한 때문이었다.

미제 사건이 된 지 수십 년의 세월이 흘러 증거는커녕 뚜렷한 단서조차 남아있지 않은 상태에서 작은 조각들을 끌어모아 하나씩 그날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이 지루할 틈 없이 흥미롭게 그려져있는 버닝 룸

그 과정이 억지스럽거나 과장되지않고 사건은 어떻게 해결되는지 보여주는 그 과정이 흥미로웠다.

가끔씩 외신 뉴스를 보다 보면 수 십 년 전의 살인 사건의 범인을 검거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가 있다.

수 십 년이 지났어도 잊지 않고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도 좋았지만 당시에는 못 잡았어도 과학의 발전으로 이젠 작은 단서가 있으면 범인을 검거하는 게 좀 더 용이해져 범인은 언젠가는 꼭 잡힌다는 교훈을 주는 것 같아 반가웠다.

우리도 미제 사건 전담반이 있고 오래된 사건을 해결하는 경우를 봤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미제 사건을 수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나저나 언제나 간당간당하던 해리가 이번엔 또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지 아니면 이 참에 아예 다른 길을 걷게 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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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Killer's Wife 킬러스 와이프 라스베이거스 연쇄 살인의 비밀 1
빅터 메토스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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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악인이나 잔혹한 연쇄살인마에게도 가족은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저지른 악행에 가려지거나 혹은 피해자가 입은 피해에 모든 관심이 쏠려 그와 같이 짐승만도 못한 사람도 부모가 있고 가족이 있으며 어떤 의미에서 그들도 피해자임을 잊어버린다.

아니면 그들 역시 가해자와 같은 취급을 받으며 경원시당하거나 차가운 시선을 받는다.

범행을 저지른 당사자와 달리 그들은 아무런 죄가 없음을 알고 있으면서...

이 책 킬러스 와이프는 대놓고 주인공을 킬러 즉 살인자의 아내라고 부른다.

주인공 제시카는 현직 검사이자 여러 명의 여자를 강간하고 그 가족을 잔혹하게 살해해 악명을 떨친 연쇄살인범 에디 칼의 아내였기도 하다.

에디 칼은 잔혹한 살인도 살인이지만 엄청나게 잘생긴 외모로도 유명했고 그런 그를 사랑했던 제시카에게 에디는 악몽이었다.

전 남편인 에디가 수많은 살인을 저지르는 동안 단 한순간도 그를 의심한 적이 없었다는 자책감에 괴로워하다 진로까지 바꿔 강간과 폭행 사건을 주로 전담하는 검사가 된 그녀를 FBI에서 찾아오면서 시작한다.

그들이 그녀를 찾아온 이유는 지금 벌어진 두 건의 살인사건이 에디의 살인사건과 닮아있었기 때문이다.

침대 위에서 벌어진 잔혹한 학살에 가까운 살인사건... 살인의 이유도 목적도 파악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목격자도 한 명 없다.

즉 누군가가 그를 모방해서 살인을 저지르고 다니는 것인데 아무런 단서조차 찾을 수 없어 에디의 도움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함께 사는 약혼자 웨슬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더 이상의 피해자가 생기는 걸 막고자 에디와 접촉하고 이 사건 수사를 함께하지만 범인은 그녀에게 협박문을 보내 위협을 가하고 제시카는 그를 잡지 못하면 이제 자신과 자신의 딸이 위험에 빠질 거라는 걸 직감한다.

게다가 에디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던 자신의 딸 타라를 보기를 원한다.

타라를 만나게 해주면 사건 수사에 도움을 준다는 그의 말을 거절하지만 사건 수사를 위해서는 모방범의 심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그의 도움이 절실하다.

과연 제시카는 이 위험한 남자들로부터 딸아이를 보호할 수 있을까?

중간 부분부터 모방범의 정체는 쉽게 드러나지만 본격적인 이야기는 그의 검거 이후부터였다.

읽으면서 확실히 미국이 우리보다 범인 검거에 있어 좀 더 철저히 절차를 따라야 한다는 걸 느끼게 하는 데... 아무리 확실한 증거라 할지라도 그 증거를 채집하는 데 있어 단 하나의 불법적인 요소가 있다면 증거로 채택되지 못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걸 빌미로 아무리 잔혹한 범죄자라 해도 눈뜨고 뻔히 풀어줄 수도 있는 게 미국의 법이라는걸...

사실 이런 부분은 상당히 불합리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아마도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증거를 심거나 나쁜 의도로 증거조작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함인 듯하지만 그런 법의 허점을 교묘하게 이용해 원하는 걸 얻는 게 미국의 변호사가 아닐까 생각한다.

모방범 역시 법리해석에 밝은 사람이었고 이런 점을 교묘하게 이용해 원하는 걸 얻는데 거리낌이 없다.

반면에 FBI 나 제시카가 속한 검찰에서는 빈틈없는 범인의 공격에 손발이 묶인 채 속절없이 당하기만 하면서도 뚜렷한 대안은 없다.

게다가 누구보다 이 재판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제시카가 아닌 정치적인 이유로 다른 검사에게 사건을 배당해 위험을 자초하기도 한다.

치밀하고 탄탄하게 짜인 스토리, 중간 이후부터 강력하게 끌고 가는 흡인력과 스피디한 전개 그리고 반전에 반전을 더하는 스토리가 엄청난 몰입감을 보여준다.

처음보다 뒤로 갈수록 더 흥미진진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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