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 세트 - 전3권 블랙 라벨 클럽 14
박슬기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서양에는 소설이나 영화의 소재로 자주 이용되는 캐릭터가 있는데 나는 늘 여기에 불만이 많았다.

뱀파이어나 늑대인간같은 캐릭터는 어딘지 신비하고 엄청난 파워를 가진 데다  불로불사같은 절대적인 나름의 힘을 가진것에 비해 우리나라의 캐릭터라 하는것은 주로 처녀귀신이나 좀 흉칙한 외모의 도깨비 여기에 좀 쎄다 하는것도 기껏 구미호같은게 전부니 왠지 서양의 그것들에 비해 비쥬얼로도 힘으로도 밀리는듯한데다 어딘지 촌스럽다는 마음마저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이런 캐릭터를 이용해서 나오는 이야기라는것도 기껏해야 원한을 가지고 죽은 처녀의 원혼을 풀어주거나 그녀의 애달픈 사랑이야기 혹은 구미호의 맺어질수 없는 사랑 이야기가 나올수 있는 까짓이라는...나도 모르게 업신여기는 마음이 있었던것도 사실이다.여기에 반해 비록 악당이지만 늙지도 않고 거의 영원한 젊음을 유지하는데다 엄청난 힘과 스피드를 가지고 이에 대적할만한 적이 없는 슈퍼 히어로 같은 서양의 그것들은 세계적인 히트를 한 `트와일라잇`덕분에 이제껏 공포영화나 소설에 악역으로 등장하던 기존의 고정관념을 완전 뒤집고 섹시하며 매력적인 존재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데 이런걸보면 고정관념이란것도 하나의 멋진 작품으로도 얼마든지 바뀔수 있음을 알수 있다.

그런 시작을 알리는 책이 바로 이 책 `태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선녀와 나뭇꾼에다 도깨비 그리고 서양의 용에 비해 늘 신비하기는 하지만 촌스럽게만 묘사되던 청룡을 섞어 참으로 매력적이고도 신비로운 이야기를 풀어놨으니...`동양판타지의 새 역사를 쓰다` 라고 자랑할만 한 작품이었다.


 


오랜시간 민속학을 연구하다 숨겨진 태화마을의 비밀을 세상에 알려 주목을 받았던 아버지와 엄마가 갑자기 행방불명이 되고 그런 부모님을 찾아 평소 접근을 꺼리던 태화마을로 숨어든 수아는 마을의 의식인 `도깨비 사냥`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참여하게 되면서 깊은 호수속에서 백골상태인 금린을 만나게 된다.그리고 그녀의 뜻에 따라 천월경을 되찾기 위해 먼길을 떠나게 되고 낯선곳에서 두꺼운 빙벽속에 갖힌 채 천년간 잠들어 있던 낯선 사내 신휘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와 동행하면서 천월경을 찾기 위해 노력하던중 태화를 지배하는 황제와 천녀에 의해 핍박당하고 쫏기며 짐승처럼 뿔을 사냥당하는 청화족과 홍화일족을 만나게 되고 신휘가 잠들어있던 동안 그들에 의해 태화가 검은 뿔을 가지고 엄청난 힘을 가진 흑귀의 세상이 되었으며 옛날의 평화로움은 사라지고 도둑이 들끓고 사람이 살기 힘든 세상이 되었음을 알게 된다.

신휘의 정체가 청란의 수호신인 뇌성대제임을 알게 되지만 귀살연이 벌어지던날 수아 역시 자신이 신수중 하나인 백화임을 드러내게 되면서 자신이 가진 힘을 깨닫게 되고 신휘와 뜻 아니게 이별을 하게 되는데다 신휘를 얼음빙벽에 가둔 사람이 바로 금린과 현 황제인 헌원임을 알게 되면서 혼란에 빠지는데...


참으로 방대한 스토리에다 우리가 어렸을때부터 익히 들어왔던 고전의 새로운 해석이라고 할수 있었다.

천진하고 남을 의심할줄 모르는 선의에 가득했던 금린공주와 그런 공주의 선의를 이용해 자신의 사랑과 이기심을 지키고자 했던 무영 그리고 그런 무영의 사랑을 받지만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한 이가 누구였는지 모른채 허상만을 끝없이 원하고 바라본 헌원

그저 세상이 궁금했던 금린이 바로 선녀와 나무꾼의 바로 그 선녀이자 천녀였고 그런 그녀의 옷을 빼앗아 숨겨둔 나무꾼은 책속에선 그녀의 모든 힘의 원천이자 신수임을 증명하는 뿔을 잘라버리고 그녀의 발을 묶어버림으로써 태화의 모든것을 바꿔버려 이 모든 혼란을 만든 악의 시작이라고... 우리가 잘 알고 있던 고전을 이렇게도 바꿀수 있음을 새롭게 알게 해줬다.

금린과 무영 그리고 헌원의 얽히고 설힌 사랑과 애증으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피해자가 되어 버린 뇌성대제 신휘

태어날때부터 신수로서의 오만함과 자신감으로 사랑을 모르고 그저 권태롭기만 했던 청룡 신휘는 일개 인간들이 벌이는 사랑과 권력에의 욕심이 그저 하찮기만 할뿐이었고 그런 그의 오만함은 결국 천년동안 빙벽에 갇히는 수모를 겪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그것도 그가 하찮게 여기던 사람인 무영과 헌원 그리고 그가 외면했던 금린에 의해...

사랑한다는 명목으로 갖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무영의 배신은 결국 그토록 원하던 사랑도 친구도 모두 잃고 오랜세월을 방황하고 허무에 이르는 결과를 가지게 되는데 그녀에게 내려진 처형은 그래서 납득이 가는 부분이기도 하다.

서로를 알아보고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귀하고도 어려운 인연인지는 책속에 나오는 인물들의 애끓는 사랑을 보면서 그들의 맺어질수 없는 사랑에 한숨을 쉬어가며 깨닫게 되는 부분이었다.

신휘와 수아의 오해로 인한 이별도 안타깝지만 외골수적인 사랑을 하던 현주와 그런 현주를 바라보던 강유,그리고 너무나 외로워 처절하게 가족을 원하던 옹화의 사랑도 애닮기만 했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참으로 많은 공부를 했고 노력을 기우렸다는걸 알수 있었다.

그런 노력으로 이렇게 멋진 작품이 나온게 아닐까싶고 이런 노력이 로맨스소설이라면 왠지 하찮게 보는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태화 외전도 빨리 나오길 기대하지만 다음 작품 역시 기대된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장소] 2015-02-02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이런 상상력..즐겁죠? 어릴때 신데렐라 외전을 읽고 ..충격였거든요..우리나라엔 왜..그런 반전이 없을까..하던차에..나온것이..아랑은 왜.
영화 장화 홍련. ..현대판으로 재해석이죠..
그시대부터 이어지는 건 아니고.
 
낭만의 경계선
조부경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전부터 궁금한게 있었다.

어느순간을 기점으로 성인과 미성년으로 구분하는걸까? 하는게 늘 궁금했는데 고3때만해도  뭘 해도 뭔가를 선택할때도 마치 스스로는 아무것도 못하는 아이취급을 하다가 대학입학과 동시에 갑작스럽게 모든게 허용될때의 그 당황스러움이 기억난다.

이런 이상한 느낌은 대학졸업을 하면서 또 한번 가지게 된다.

학생이라서 가질수 있는 미숙함과 어리숙함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졸업과 동시에 사라지고 사회인으로서 모든 책임과 의무를 져야하고 주변에서도 당연하듯 그런것을 바라는 눈초리에서 오는 부담감이란...

이 책 `낭만의 경계선`은 그런 시기를 겪고있는 세 사람의 이야기를 잘 표현하고 있다.

사회에 나오기직전의 현실과 낭만과의 교묘한 경계선에서 갈등하고 고민하고 방황하는 세사람의 심리와 사랑에 대한 닥콤 쌉사름한 이야기이기에 더욱 현실감있게 다가온다.

 

 

 

4학년 내내 연애다운 연애는 해본적 없는 모태솔로녀 고은아

공부는 제법 하기에 어릴적부터 부모로부터 기대를 받아 온 그녀지만 지금 공부하고 있는 전공이 자신의 길이 아님을 깨닫고 시나리오공부를 하고 있던 중 군대간 동기녀석이 돌아온다.

친구로만 생각했던 그 녀석 기범이 불연듯 남자로 적극적으로 다가오고 도서관에서 이상한 일로 엮여 스토커로 오해를 해 싸늘하게 바라보던 과미남 선배 차은수 역시 오해를 푸는 동안 호감을 표시하며 다가온다.

느닷없이 다가온 두 남자로부터의 구애는 그녀 고은아를 헷갈리게 하고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하지만 누구를 선택해야할지 헷갈리기만 한다.

여기에 4학년 마지막 학기... 그녀의 진로도 선택해야하는 데 그 선택이 쉽지만은 않은데...

 

공부를 잘하고 집안도 평온해서 그다지 굴곡지지않고 편안한 삶을 살아오던 그녀 은아가 자신의 인생과 미래가 걸린 진로를 두고 심각하게 고민하고 갈등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그 내용이 지금 사회진출을 앞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할만한 내용이라 더 현실감이 있게 다가온다.

이런 상황에 대학 생활 내내 없었던 연애운까지 터져 남들이 봐도 괜찮다 싶은 남자 둘이 적극적으로 구애를 해오고 있으니 모태솔로녀이자 순진하기 짝이 없는 은아가 고민고민하는게 이해가 된다.

은아가 오히려 공부도 적당히 하고 연애도 좀 해본 사람이였다면 이런 상황에서 선택은 좀 더 쉽지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평소 모범생으로  또 공부잘하고 부모의 뜻을 저버리지않는 효녀딸로 살아왔기에 부모의 기대가 클수밖에 없고 그런 그녀가 정해놓은 평탄한 길을 버리고 시나리오 작가로의 길을 걷고 싶다고 했을때 부모의 절대 반대는 충분히 이해가 가는 상황이었다.

연애문제도 기존의 로맨스소설과 달리 현실속에서 흔히 만나볼수 있는 남자들인데다 대한민국 평범한 청년의 모습과 진로를 고민하고 걱정도 하는 20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마치 우리주변에서 흔히 보는 연애이야기같아 공감이 간다.

사회진출을 앞둔 대학 4학년생들의 고민과 진로를 두고 겪는 가족간의 갈등 그리고 언제나 그럿듯이 늘 고민되는 연애이야기가 잘 조합된... 달콤하지만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닌 흔히 주변에서 누군가가 하고 있는듯한 연애이야기라 더 달달하게 와닿는것 같아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직장 상사와 전 남자 친구의 상관관계
윤재희 지음 / 청어람 / 201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을 보면 그 내용전체를 알수 있는게 있다.

특히 로맨스소설이 그런 경향이 강한데..이 책 역시 제목에서 그 내용전체를 유추할수 있다.

오랫동안 사랑하던 연인들이 특별한 사건이나 계기가 없이 헤어지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들의 헤어짐의 이유는 너무나 익숙해져서 더 이상 설레지않다던가 혹은 연인중 한 사람에게 새로운 사랑이 찾아왔다거나 혹은 사랑의 감정이 낡고 퇴색되어버렸다던가...등등 많은 이유가 존재하지만 가만보면 사랑하는 사람들이 결혼으로 이어질려면 타이밍이 상당히 중요함을 알수있다.

한사람 혼자 만의 의지가 아닌 두 사람 모두 결혼할려는 의지가 맞아야 이뤄질수 있는게 결혼이란걸 보면 인연이란게 참으로 대단하다는걸 새삼 깨닫는다.

 

미국에서 악세사리디자이너로 나름 성공하고 있던 다영은 자신을 너무나 아끼고 이뻐하는 전남자친구의 아버지이자 LOSA의 회장인 강회장의 권유로 귀국하게 되고 그의 회사에 디자이너로 입사하게 되지만 전남자친구인 준우가 디자인팀장으로 있는걸 까마득히 몰랐을뿐 아니라 심지어 준우가 자신의 직계상사라는걸 알고 엄청 열받아하지만 이미 돌이킬수 없다.

뿐만 아니라 준우 역시 그녀 다영이 자신의 디자인팀으로 오는줄 몰랐는데...잊은줄 알았고 다시 만나도 별다른 감정이 없을줄 알았던 그녀를 본 순간 자신이 착각하고 있었다는걸 깨닫지만 다영은 다시 상처받는게 두렵다는 이유로 준우와 거리를 둔다.

매일 얼굴을 봐야하는 두 사람은 서로를 외면할수도 없고 그렇다고 새로 시작하기엔 뭔가 뚜렷한 계기가 없어 거리를 좁히기가 힘든데...

 

헤어진 연인이 재회후 다시 시작하는 경우는 종종 보지만...

서로가 헤어졌을때의 그 원인으로 인해 다시 헤어지는 경우를 많이 봤다.

사실 연인이 헤어졌을때 그 원인이 뭐라 딱꼬집어 말할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그 원인을 뭐라 규정지어 말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작은 불만이나 섭섭함이 사귄 세월의 더께만큼 쌓여 나중에는 그 간격을 도저히 좁힐수 없어 헤어짐을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때문인데 주인공 다영이 그런 경우이기에 친구나 주변사람들이 헤어짐의 원인을 물었을때 똑부러지게 말할수가 없다.

잘생긴 외모에 좋은 스팩을 가지고 집안조차 좋은 남자인 준우는 어딜가든 모두의 시선을 받고 많은 여자들의 관심을 받기에 그런 남자의 애인인 다영은 많은 여자들의 질시와 질투에 괴롭힘을 당하지만 그것보다 더 견디기 힘들었던건 그런 준우에 비해 잘난게 없다고 생각하는 자신에 대한 자괴감이었고 결국은 스스로 빛나는 사람이 되고자 그의 곁을 떠나는 이별을 선택하게 되는데 그녀가 이별을 선택한 원인이 책 거의 마지막에 나오기에 그전까지 그녀의 우유부단한 태도가 답답함을 느끼게 한다.

결론적으로 그녀 혼자서 스스로의 자격지심으로 괴로워하다 유학을 가서 나름의 스팩을 쌓고 돌아올때까지 남주인공인 준우는 별다른 노력을 하지않고 있다 돌아온 그녀를 잊지못했음을 깨닫고 받아들인다는 설정인데...준우의 노력부분이 부족하고 두사람이 서로의 애정이 변함없음을 깨달아가는 과정이 적어 알콩달콩한 면이 적어 아쉽다.

결국 여자주인공 다영 혼자 아파하고 괴로워하다 이별을 선택하고 다시 시작한...좀 허무한 경우가 아닐까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꽃은 묵은 가지에서 피네 세트 - 전3권 블랙 라벨 클럽 12
윤민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공녀라는 단어가 갖는 의미가 안타깝고 슬프게 느껴진건 한참 나이가 들어서인것 같다.

어릴적 역사책에서 배울때에야 그냥 공녀로 끌려간 여자들이 많고 진상품처럼 바쳐친여자들이라는...그야말로 사전적인 의미로 밖에 와닿지 않았던 단어가 조금은 나이를 먹고 우리나라의 역사에 관심을 가지다보니 그네들의 아픈 이야기가 결국은 작은 나라에 태어나 주변 강국의 눈치에서 단 한순간도 독립적이지 못한 나라를 가진 여자들의 아픈 이야기라는걸 깨닫는 순간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특히 고려시대부터 공녀로 끌려간 여자들이 많은데 조선에 와서도 그런 역사는 반복되었을뿐 아니라 결국은 가장 힘없고 당시로는 마치 재산의 하나처럼 취급되던 여인네를 팔아서 나라의 안위를 도모했다니...슬프고 부끄럽기까지하다.

이 책 `꽃은 묵은 가지에서 피네`를 읽다보면 저자가 역사 그중에서도 특히 중국에 대해 많은 공부와 고증 그리고 자료조사를 거쳐서 집필한 노력이 여실히 보인다.

책 속에 나오는 주요인물은 실질 역사속에 등장하는 인물일 뿐만 아니라 당시에 크고 작은 사건과 변란은 모두 실제 역사속 진실이라는 점을 보면 역사와 픽션 그 사이사이의 빈공간을 참으로 잘 찔러 마치 그런일이 있었을수도 있겠다고 나도 모르게 수긍하게 한다.

이런 글을 쓰자면 얼마나 많은 연구와 공부를 했을지...작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별볼일 없는 가문이었던 한씨 집안은 맏딸을 대국인 명에 공녀로 바치고 그 딸이 당시 천자였던 영락제의 총애를 받는 여비가 되고 마침내는 영락제와 함께 순장된 덕분에 단숨에 조선에서 무시못할 지위에 오르게 된다.

그리고 그 권력의 맛에 취한 오라비 덕분에 막내딸인 이선 역시 언니에 이어 공녀로 바쳐지는 신세가 되고 자금성에 갇혀 수많은 처첩과 후궁들 그리고 궁녀들 사이에서 목숨을 건 외줄타기를 하지만 아무도 그녀에게 도움을 주지않는 고립무원의 상태

어릴적부터 영리하고 용기가 있는 이선은 그러한 자금성의 판세를 읽고 황제에 눈에 들기보다는 언니처럼 개죽음을 당하지않고 살아남기를 바라게 되면서 다른 후궁들과는 다른 횡보를 하게 되지만 너무나 영리한 그녀의 처신은 외려 황제와 황후의 눈에 띄고 자신은 원하지않았지만 피튀기는 혈투에 끼어드는 결과를 얻게 된다.

그런 그녀의 외로운 싸움에 도움의 손길을 보내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황제의 5번째 아우인 왕야 주첨선 양헌왕과 명나라의 충신이자 타고난 무인이었던 우겸이었다.

특히 우겸은 다른 사람에게 말 못할 어두운 과거를 가지고 있었지만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못하는 외로운 처지인지라 여자 혼자의 몸으로 자신을 지키고자 죽도록 노력하는 이선이 다른 의미로 다가왔고 마침내는 마음에 품게 되었지만 그녀는 황제외의 남자와는 눈조차 마주쳐서는 안되는 황제의 여자

이제 그 둘은 목숨을 건 사랑을 하게 되고 이선과 또 다른 인연이 있던 양헌왕은 이 두사람의 사랑을 지지하는...

 

로맨스소설이라기보다 한편의 대서사시와 같은 소설이었다.

방대한 스토리를 끌고 가는 힘과 중국역사에 정통하지않으면 도저히 나올수 없는 이야기이기에 단순히 로맨스소설로만 보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 영락제부터 시작하여 짧은 기간 보위에 있었지만 성군이라 칭송받던 선덕제에 이어 그의 아들들간의 왕위 쟁탈전에다 명의 국운을 걸고 오랑캐인 와랄족과의 전쟁이야기 여기에다 당시 자금성 내부에서 휘몰아치던 피튀기는 후궁들의 암투까지 역사적 사실에다 소설적 재미를 더해 실질 인물이었던 한씨가 공녀의 신분에서 끝까지 살아남을수 있었던 과정을 흥미롭게 재구성하고 있는데...사실과 픽션의 교묘한 조합이 참으로 빛나는 작품이었다.

여기에 책속 등장인물들이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연심을 표현하는데 많은 한시가 등장하고 있는데 그 시와 등장인물의 마음이 참으로 조화로워 그 시를 읽는 재미도 제법 쏠솔했다.

 등장인묻들 사이의 갈등 역시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였는데... 서로 대척점에 있던 황태후와 한이선은 같은 목표를 가졌을때 동지였다 그 이후 서로 알면서도 모른척 묵인하거나 협박을 해서라도 자신의 목적에 맞게 움직이게 하는 등 정치적 정적이자 동반자의 모습을 하고 있고,토목보에서의 대패로 인해 인질이 된 황제와 그로 인해 새로운 황제가 된 성황의 생명을 건 정치게임은 영웅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쓰러져가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잘 만들어진 연극같은 정치의 비정함을 잘 보여준다.

특히 정적을 무너뜨리는데 사용되던 갖가지 술수와 정치적인 판단의 날카로움은 마치 바둑대국을 보는듯한 긴장감과 스릴을 준다.

과연 조선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온 힘없고 연줄없는 한이선이 이 거대하고 잔인하기 그지없는 자금성이라는 감옥에서 어떻게 살아남는지...그리고 황제의 여자라는 신분에서 어떻게 자신의 사랑을 지켜내는지 그 여정이 스팩터클하고 긴장감있게 그려지고 있다.

각권이 모두 6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임에도 로맨스와 정치 게임 그리고 역사적 사실에서 어느 한쪽도 치우침이 없는 안정감있는 분배로 끝까지 흥미를 잃지않게 하는 필력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다 읽고나서 왠지 뿌듯한 성취감마저 느끼게 하는 작품이자 한 여인과 오로지 그녀만을 위한 남자의 사랑이 돋보이는...쓸쓸한 가을밤에 읽기좋은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완월
정은숙 지음 / 청어람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선시대에도 책대여점이 있었다는건 요즘 한창 재밌게 보는 드라마에서도 여주인공의 배경으로 등장하고 있기에 놀랍거나 새롭지않지만 공교롭게도 이 책과 그 드라마의 시대적 배경이 영조와 정조 사이라는 점은 흥미롭다.

아마도 그때쯤이 양반들의 전유물로만 여기던 책을 읽는 재미가 대중적으로 널리 퍼지는 계기가 있었거나 한창 유행했던 시기가 아닐까 하는데...특히 실학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인재를 등용한 정조의 정치적 성향이나 당시의 배경이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다양한 서책이나 문물이 들어오게 되고 이런 영향으로 대중들조차 소설을 읽는 재미를 알게 되고 책을 살 수 없는 사람들이 그 대안으로 책을 빌려읽는 세책이 우행하는 계기가 아닐까 싶다.

 

 

 

어쨋든 이 책 완월의 시대적 배경은 정조대왕의 집권하던 조선후기이고

사람들에게 많은 인기를 구가하던 세책점을 주요무대로 그 세책점을 운영하는 신분이 수상하지만 장신의 미남자인 책하의 주인인 최운과 노비의 신분이지만 어릴적부터 주인마님의 귀여움을 받고 특유의 영리함으로 일찍부터 언문을 깨치고 마님대신 세책해온 책을 맛깔나게 읽어주던 다희는 당연하게도 세책을 해주면서 서로 안면을 트게 된다.

잘난 남자인 운에게 첫눈에 연정을 품게 된 다희에게는 남다른 재주가 있었으니 글솜씨는 보잘것 없지만 이야기를 맛깔나게 만들어내는 재주 즉 작가로서의 창작능력은 탁월하였고 그런 자신의 재주를 운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으로 그에게 자신이 쓴 이야기를 보여준다.

첫눈에 다희의 재능을 알아본 운 덕분에 자신의 신분이나 이름은 숨긴채 책을 내게 되고 당연히 공전의 히트를 치게 되지만 그녀가 쓴 소설은 다희가 보고 들은 실제사건을 배경으로 한 탓으로 그녀를 노리는 사람들이 생기게 되고 이런 사건들 덕분에 자신의 마음조차 제대로 몰랐던 운은 마침내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데...

 

시대물에서 당연히 등장하는 신분의 제약은 이 책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맺어질수 없는 사람들이 서로 애틋하게 사랑하는것이 좋아 시대물을 읽는 재미가 좋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런 제약때문에 시대물을 꺼리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꺼리는 쪽이다.

그래서 이런 시대물을 읽을때는 그 신분의 차이를 어떻게 뛰어 넘는지..혹은 그 차이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나가는지에 예민하게 지켜보게되고 그 연결이 매끄럽지못하면 이야기의 완성도가 떨어지게 느껴지는데...

 이 책에선 일단 두 사람의 신분의 차이가 많이 나지만 여주인공인 다희가 그 신분의 차를 넘을수 있는 공을 세워 그 벽을 조금 허무는것으로 대처하는데 그 차이를 조금 허무는것으로 만족해서인지 억지스럽지는 않고 이해할수 있는 범위에 있다.

또한 요즘은 흔히 사용하는 단어를 한자화해서 자연스럽고 유머러스하게 넣어 자못 유쾌하게 느껴지지만 생각보다 로맨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좀 적고 결정적으로 남주인공인 최운이 욕쟁이에다 입이 건 괴짜같은 인물로 그려진것이 기존의 주인공 캐릭터에 부합하지않고 그다지 매력적이지않은 인물로 그려진것이 아쉽게 느껴진다.

좀 더 다희와의 로맨스를 애절하게나 애틋하게 그려놓았더라면 좋았을껄 아는 마음이 강한 아쉬움으로 남는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