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 세트 - 전3권 블랙 라벨 클럽 14
박슬기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서양에는 소설이나 영화의 소재로 자주 이용되는 캐릭터가 있는데 나는 늘 여기에 불만이 많았다.

뱀파이어나 늑대인간같은 캐릭터는 어딘지 신비하고 엄청난 파워를 가진 데다  불로불사같은 절대적인 나름의 힘을 가진것에 비해 우리나라의 캐릭터라 하는것은 주로 처녀귀신이나 좀 흉칙한 외모의 도깨비 여기에 좀 쎄다 하는것도 기껏 구미호같은게 전부니 왠지 서양의 그것들에 비해 비쥬얼로도 힘으로도 밀리는듯한데다 어딘지 촌스럽다는 마음마저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이런 캐릭터를 이용해서 나오는 이야기라는것도 기껏해야 원한을 가지고 죽은 처녀의 원혼을 풀어주거나 그녀의 애달픈 사랑이야기 혹은 구미호의 맺어질수 없는 사랑 이야기가 나올수 있는 까짓이라는...나도 모르게 업신여기는 마음이 있었던것도 사실이다.여기에 반해 비록 악당이지만 늙지도 않고 거의 영원한 젊음을 유지하는데다 엄청난 힘과 스피드를 가지고 이에 대적할만한 적이 없는 슈퍼 히어로 같은 서양의 그것들은 세계적인 히트를 한 `트와일라잇`덕분에 이제껏 공포영화나 소설에 악역으로 등장하던 기존의 고정관념을 완전 뒤집고 섹시하며 매력적인 존재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데 이런걸보면 고정관념이란것도 하나의 멋진 작품으로도 얼마든지 바뀔수 있음을 알수 있다.

그런 시작을 알리는 책이 바로 이 책 `태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선녀와 나뭇꾼에다 도깨비 그리고 서양의 용에 비해 늘 신비하기는 하지만 촌스럽게만 묘사되던 청룡을 섞어 참으로 매력적이고도 신비로운 이야기를 풀어놨으니...`동양판타지의 새 역사를 쓰다` 라고 자랑할만 한 작품이었다.


 


오랜시간 민속학을 연구하다 숨겨진 태화마을의 비밀을 세상에 알려 주목을 받았던 아버지와 엄마가 갑자기 행방불명이 되고 그런 부모님을 찾아 평소 접근을 꺼리던 태화마을로 숨어든 수아는 마을의 의식인 `도깨비 사냥`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참여하게 되면서 깊은 호수속에서 백골상태인 금린을 만나게 된다.그리고 그녀의 뜻에 따라 천월경을 되찾기 위해 먼길을 떠나게 되고 낯선곳에서 두꺼운 빙벽속에 갖힌 채 천년간 잠들어 있던 낯선 사내 신휘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와 동행하면서 천월경을 찾기 위해 노력하던중 태화를 지배하는 황제와 천녀에 의해 핍박당하고 쫏기며 짐승처럼 뿔을 사냥당하는 청화족과 홍화일족을 만나게 되고 신휘가 잠들어있던 동안 그들에 의해 태화가 검은 뿔을 가지고 엄청난 힘을 가진 흑귀의 세상이 되었으며 옛날의 평화로움은 사라지고 도둑이 들끓고 사람이 살기 힘든 세상이 되었음을 알게 된다.

신휘의 정체가 청란의 수호신인 뇌성대제임을 알게 되지만 귀살연이 벌어지던날 수아 역시 자신이 신수중 하나인 백화임을 드러내게 되면서 자신이 가진 힘을 깨닫게 되고 신휘와 뜻 아니게 이별을 하게 되는데다 신휘를 얼음빙벽에 가둔 사람이 바로 금린과 현 황제인 헌원임을 알게 되면서 혼란에 빠지는데...


참으로 방대한 스토리에다 우리가 어렸을때부터 익히 들어왔던 고전의 새로운 해석이라고 할수 있었다.

천진하고 남을 의심할줄 모르는 선의에 가득했던 금린공주와 그런 공주의 선의를 이용해 자신의 사랑과 이기심을 지키고자 했던 무영 그리고 그런 무영의 사랑을 받지만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한 이가 누구였는지 모른채 허상만을 끝없이 원하고 바라본 헌원

그저 세상이 궁금했던 금린이 바로 선녀와 나무꾼의 바로 그 선녀이자 천녀였고 그런 그녀의 옷을 빼앗아 숨겨둔 나무꾼은 책속에선 그녀의 모든 힘의 원천이자 신수임을 증명하는 뿔을 잘라버리고 그녀의 발을 묶어버림으로써 태화의 모든것을 바꿔버려 이 모든 혼란을 만든 악의 시작이라고... 우리가 잘 알고 있던 고전을 이렇게도 바꿀수 있음을 새롭게 알게 해줬다.

금린과 무영 그리고 헌원의 얽히고 설힌 사랑과 애증으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피해자가 되어 버린 뇌성대제 신휘

태어날때부터 신수로서의 오만함과 자신감으로 사랑을 모르고 그저 권태롭기만 했던 청룡 신휘는 일개 인간들이 벌이는 사랑과 권력에의 욕심이 그저 하찮기만 할뿐이었고 그런 그의 오만함은 결국 천년동안 빙벽에 갇히는 수모를 겪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그것도 그가 하찮게 여기던 사람인 무영과 헌원 그리고 그가 외면했던 금린에 의해...

사랑한다는 명목으로 갖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무영의 배신은 결국 그토록 원하던 사랑도 친구도 모두 잃고 오랜세월을 방황하고 허무에 이르는 결과를 가지게 되는데 그녀에게 내려진 처형은 그래서 납득이 가는 부분이기도 하다.

서로를 알아보고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귀하고도 어려운 인연인지는 책속에 나오는 인물들의 애끓는 사랑을 보면서 그들의 맺어질수 없는 사랑에 한숨을 쉬어가며 깨닫게 되는 부분이었다.

신휘와 수아의 오해로 인한 이별도 안타깝지만 외골수적인 사랑을 하던 현주와 그런 현주를 바라보던 강유,그리고 너무나 외로워 처절하게 가족을 원하던 옹화의 사랑도 애닮기만 했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참으로 많은 공부를 했고 노력을 기우렸다는걸 알수 있었다.

그런 노력으로 이렇게 멋진 작품이 나온게 아닐까싶고 이런 노력이 로맨스소설이라면 왠지 하찮게 보는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태화 외전도 빨리 나오길 기대하지만 다음 작품 역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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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2-02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이런 상상력..즐겁죠? 어릴때 신데렐라 외전을 읽고 ..충격였거든요..우리나라엔 왜..그런 반전이 없을까..하던차에..나온것이..아랑은 왜.
영화 장화 홍련. ..현대판으로 재해석이죠..
그시대부터 이어지는 건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