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월
정은숙 지음 / 청어람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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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도 책대여점이 있었다는건 요즘 한창 재밌게 보는 드라마에서도 여주인공의 배경으로 등장하고 있기에 놀랍거나 새롭지않지만 공교롭게도 이 책과 그 드라마의 시대적 배경이 영조와 정조 사이라는 점은 흥미롭다.

아마도 그때쯤이 양반들의 전유물로만 여기던 책을 읽는 재미가 대중적으로 널리 퍼지는 계기가 있었거나 한창 유행했던 시기가 아닐까 하는데...특히 실학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인재를 등용한 정조의 정치적 성향이나 당시의 배경이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다양한 서책이나 문물이 들어오게 되고 이런 영향으로 대중들조차 소설을 읽는 재미를 알게 되고 책을 살 수 없는 사람들이 그 대안으로 책을 빌려읽는 세책이 우행하는 계기가 아닐까 싶다.

 

 

 

어쨋든 이 책 완월의 시대적 배경은 정조대왕의 집권하던 조선후기이고

사람들에게 많은 인기를 구가하던 세책점을 주요무대로 그 세책점을 운영하는 신분이 수상하지만 장신의 미남자인 책하의 주인인 최운과 노비의 신분이지만 어릴적부터 주인마님의 귀여움을 받고 특유의 영리함으로 일찍부터 언문을 깨치고 마님대신 세책해온 책을 맛깔나게 읽어주던 다희는 당연하게도 세책을 해주면서 서로 안면을 트게 된다.

잘난 남자인 운에게 첫눈에 연정을 품게 된 다희에게는 남다른 재주가 있었으니 글솜씨는 보잘것 없지만 이야기를 맛깔나게 만들어내는 재주 즉 작가로서의 창작능력은 탁월하였고 그런 자신의 재주를 운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으로 그에게 자신이 쓴 이야기를 보여준다.

첫눈에 다희의 재능을 알아본 운 덕분에 자신의 신분이나 이름은 숨긴채 책을 내게 되고 당연히 공전의 히트를 치게 되지만 그녀가 쓴 소설은 다희가 보고 들은 실제사건을 배경으로 한 탓으로 그녀를 노리는 사람들이 생기게 되고 이런 사건들 덕분에 자신의 마음조차 제대로 몰랐던 운은 마침내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데...

 

시대물에서 당연히 등장하는 신분의 제약은 이 책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맺어질수 없는 사람들이 서로 애틋하게 사랑하는것이 좋아 시대물을 읽는 재미가 좋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런 제약때문에 시대물을 꺼리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꺼리는 쪽이다.

그래서 이런 시대물을 읽을때는 그 신분의 차이를 어떻게 뛰어 넘는지..혹은 그 차이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나가는지에 예민하게 지켜보게되고 그 연결이 매끄럽지못하면 이야기의 완성도가 떨어지게 느껴지는데...

 이 책에선 일단 두 사람의 신분의 차이가 많이 나지만 여주인공인 다희가 그 신분의 차를 넘을수 있는 공을 세워 그 벽을 조금 허무는것으로 대처하는데 그 차이를 조금 허무는것으로 만족해서인지 억지스럽지는 않고 이해할수 있는 범위에 있다.

또한 요즘은 흔히 사용하는 단어를 한자화해서 자연스럽고 유머러스하게 넣어 자못 유쾌하게 느껴지지만 생각보다 로맨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좀 적고 결정적으로 남주인공인 최운이 욕쟁이에다 입이 건 괴짜같은 인물로 그려진것이 기존의 주인공 캐릭터에 부합하지않고 그다지 매력적이지않은 인물로 그려진것이 아쉽게 느껴진다.

좀 더 다희와의 로맨스를 애절하게나 애틋하게 그려놓았더라면 좋았을껄 아는 마음이 강한 아쉬움으로 남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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