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도 사랑해도
유이카와 케이 지음, 김난주 옮김 / 예문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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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형태가 전통적인 형태의 가족에서 조금씩 변화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 이런 전통을 벗어난 새로운 가족의 모습을 소개하는 소설이 많은데 이 책 `사랑해도 사랑해도`에서 나오는 가족 역시 피가 섞인 혈연관계의 전통적인 가족이 아닌 서로 피가 전혀 섞이지않았지만 각각의 인연으로 가족이 된 다카히사 집안의 모녀 4대이야기이다.

고교를 졸업한 후 도쿄로 나와 자신이 원하는 드라마작가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리리코와 잘 나가는 건설회사의 커리어 우먼이지만 현재 아내가 있는 유부남과 한시적인 연애를 즐기고 있는 동갑내기 자매 유키오는 피가 섞이진않았지만 자매로 같이 커온 다카히사집안의 자식들이다.

그런 두 사람에게 집으로 와달라는 엄마의 전화가 오고 엄마와 할머니가 동시에 결혼을 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늘 여자가 아닌 엄마와 할머니로만 생각했던 두 사람의 결혼소식은 리리코와 유키오에게 적지않은 충격을 주게 되고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자신이 살아온 길을 되돌아보게 되는 두 사람의 시점에서 이야기는 풀어나가고 있다.

언제나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으면 결정하는 데 있어 주저함이 없고 그 결정을 후회한적이 없던 다소 충동적인 성향의 리리코는 원하던 드라마작가의 길을 걷기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 타협을 하고 있으며 그런 비겁한 자신의 행동을 편하게 여기는 남자친구에게서 받는 위로를 위안으로 삼고 있었다는 걸 엄마와 할머니의 사랑을 통해 깨닫게 된다

또한 늘 우등생의 길을 걷던 유키오마저도 절절했던 사랑의 실패후 자신도 모르게 사랑하는데 있어 한 발 빼고서 자신을 뒤흔들 위험이 없는 안전함을 추구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고 드디어 새로운 사랑을 위해 한발 떼며 노력하지만 쉽지않다.

할머니와 엄마의 사랑마저도 주변환경에 노출되고 흔들리기도 하는 등 젊은 사람들의 사랑과 그다지 다르지않다는걸 보여주고 있는 `사랑해도 사랑해도`는 나이를 떠나 사랑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강요하지않지만 묘하게 설득력이 있다

게이샤 생활을 했고 현재 술집을 하고 있는 다카하시 사람들을 보는 외부의 편견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얼마나 사랑이 넘치고 정직하며 올곧은 시선으로 생을 바로보고 있는지는 그들의 삶을 대하는 태도를 봐서도 또 그런 환경에서 자랐지만 잠깐 비틀거리긴했어도 바르게 성장한 리리코와 유키오를 봐도 알수 있다.

남들이 보면 여자들만 버글거리는 다카히사 집안의 여자 4대는 왠만한 일에 흔들리지않고 자기일에 성실하며 사랑하는데 있어 나이도 주변시선에도 주저함이 없는...그래서 더욱 더 매력적인 여자들이 모인 멋진 집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그리고 젊을때에는 사랑을 위해 살지만 나이를 먹으면 살기위해 사랑을 한다는 말이 가슴에 와닿았다.

나이를 먹었어도 사랑땜에 괴로워하고 슬퍼하기도 하지만 사랑때문에 반짝거리기도 하는 책속 노년의 사랑을 보면서 결국 사랑하는 데 있어 나이는 전혀 중요치않다는 말에 동조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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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의 거짓말
요시다 슈이치 지음, 민경욱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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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문득 오래전 한때 자신과 같이 동거했던 남자를 백화점에서 자신의 아내가 함께 있을때 마주치게 된 츠츠이

아는 사람이냐고 묻는 아내의 말에 모른다고 대답하고선 못내 찜찜하다.

그 남자는 자신과 함께였을때와 비슷한 유형의 젊은 남자를 옆에 끼고 그 남자의 옷을 봐주면서 쇼핑하고 있는중

그는 세월이 그렇게 흘렀음에도 전혀 변하지않았고 자신의 모른체에도 상처받지 않은듯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오래전 츠츠이 자신이 지금의 그 청년같은 처지였을때 그를 모른척하던 남자를 비웃었던 기억이 나 끝내 아내몰래 그에게 가서 아는척을 하지만 그는 예전에 자신을 사랑했던  그 남자가 아니라 지금 현재의 젊은 남자에게 올인하고 있는...그래서 같은 남자지만 이미 다른 남자다.

얼핏보면 모든것이 평범한 듯한 남자 츠츠이

회사에서 시달리고 아내와 같이 사는 장모의 눈치를 좀 보고 자신의 아이는 아니지만 자신의 아이라고 생각하며 사랑하는 남자 그리고 그런 츠츠이의 옆에서 여자치곤 넓은 아량을 가지고 있는 대인배 스타일의 아내 히토미와의 일상을 그리고 있는 거짓말의 거짓말은 다섯가지일상을 그리고 있는 연작소설 형식이다.

오래전 옛애인을 우연히 마주친후 그가 자신을 지긋지긋할 정도로 사랑해줬었고 그 사랑에 모든것을 놓아버리고 안주할까 두려워 도망쳤던 자신의 옛모습을 기억해낸 츠츠이가 역시 누군가로부터 지극한 사랑을 받았던 사람은 누군가를 사랑할때 역시 지극한 사랑을 하게 되는 법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늘 자신의 아이처럼 생각하지만 아이의 친아버지와 만나는 날 아니라고 부정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예민해져버리고 어느날 출근길에 문득 모든것을 버리고 떠나고 싶다는 충동에 그만 회사에 연락도 없이 고속도로로 차를 돌려버리는 일탈을 감행하는...어디서나 흔하게 볼수 있는 30대의 가장모습

그래서 그가 일상을 살면서 느끼는 불안감이나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충동에 흔들리는 마음이 와닿는다.

또한 그렇게 어딘가 불안한듯 흔들리는 남편 츠츠이를 굳게 믿으면서 말없이 바라보고 기다려주는 히토미의 모습은 그녀의 엄마가 가지는 불안과 달리 이 들부부가 굳건하게 서로 믿으며 오래 버텨갈 부부임을 알수 있다.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 느끼는 마음을 거창한 에피소드같은것이 없어도 일상속 풍경을 통해 잘 그리고 있는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 `거짓말의 거짓말`은 잔잔한 일상속 풍경을 통해 희노애락을 표현하는 책이며 자신만의 진실을 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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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에게 내일은 없다
가키네 료스케 지음, 박재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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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퇴직 ,희망퇴직이란 말은 권고사직의 다른말과 같다.

회사는 불황이란 이유로 혹은 성장률이 둔화되었다는 등등의 갖가지 이유룰 붙여 직원을 잘라 고용비를 절감하려하지만 직원들 역시 순순히 물러나지않는다.

그들에겐 생계가 달려있기때문이기도 하고 재취업이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기때문이다

이렇게 서로의 입장이 극명하게 반대될때 회사 내부에서 그들을 조정하기 쉽지않을뿐 아니라 껄끄러운 그 일을 선뜻하고자 하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생긴게 바로 해고전문회사인 `일본 휴먼리액트`

이름은 번듯하지만 실상은 겨우 15명의 인원으로 구성된 구멍가게 비슷한 수준의 해고대리업

무라카미 신스케는 반질반질하고 가볍게 생긴 얼굴을 하고 있지만 의외로 사람의 아픈곳을 찌르고 그 사람의 자존심을 긁어 스스로 그만두게 하는 스킬이 남다른 32세의 남자다.

그가 상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버블경제때 어느정도까지 지위에 올랐지만 이제는 회사에서 많은 급여를 줘야하는 월급먹는 하마같은 존재들...스스로 나가주길 원하지만 이른바 회사형인간인 그들은 회사가 자신들을 버린다는것에 배신감을 느끼고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무라카미는 회사내부의 사람이 아니기에 그들의 사정따윈 봐줄리 없고 그들이 저지른 작은 실수까지 들춰내고 자존심을 건드려 더 이상 이곳에 남아있을 여력도 없게 만든다

참으로 치졸하지만 무라카미 역시 월급을 받는 입장이기에 자신의 일을 할수 밖에 없다

이 책은 그가 이런 저런 회사의 구조조정을 하면서 내부에서 구조조정의 대상으로 뽑은 인간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결정을 내리는 과정을 마치 단편처럼 그려내고 있다.

언뜻 가벼워보이는 외모의 무라카미지만 의외로 회사의 본질이나 사람의 감정같은걸 잘 찝어내는 분석형 유형의 이 남자 역시 한때 라이더로 이름을 날리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올인하지만 실패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 그가 만난 사람들 중에는 그의 취향인 10살 연상의 여자 요코가 있다.그녀는 남자들위주의 업계에서 꿋꿋하고 외골수적인 기질을 가진 적극적인 타입으로 구조조정후보인 그녀에게 은근슬쩍 대쉬하는 무라카미의 수작이 흥미롭기도 하고 결국 원하는 바를 쟁취하는 그녀의 모습이나 40대 싱글인 여자로서의 고민같은것도 잘 그려내고 있다.

또한 그가 만난 사람중에는 한때 그와 고교동창이자 그가 라이더에 빠져 있는 모습을 한심하게 생각했던 우등생도 있는데 잘나가던 자신이 우습고 한심하게 생각했던 무라카미로부터 구조조정면담을 받으면서 스스로 느끼는 자괴감이나 조직에서 밀려난다는 절망감을 보며 이 책이 더 이상 가볍게 느껴지지않게 했다.

 이 책에서 그가 만난 사람들은 그저 별볼일없이 회사가 원하는 일을 찍어내듯 하는 인간이 아닌 스스로 생각을 하고 그들의 결정에 반기를 들어 원하는 걸 쟁취할줄 알며 사람은 일하는 기계나 그 무엇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통해 꿈을 성취하고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죽도록 노력하는 존재라는 걸 알게 해준다

결국 지금 하는 일이 스스로 원해서 하는 일인지도 되돌아보게 하고...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다

가볍지않은 주제를 무겁지않고 그 핵심을 잘 찌른 멋진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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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천 정사 화장 시리즈 1
렌조 미키히코 지음, 정미영 옮김 / 시공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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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힘을 읽고 사그러져가는 분위기를 풍기는 그곳에 서로를 사랑하는듯 않는듯한 남녀 그리고 꽃

렌조 미키히코가 그리는 `회귀천 정사`에서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절정기를 지나 이제는 떨어질 일만 남은 꽃처럼 한창때를 지나고 난 밑바닥인생들의 모습을 비춰주고 있기에 분위기가 어딘가 처연하고 쓸쓸하다.마치 노년의 모습처럼...

그런곳에서도 꽃은 피고 사랑때문에 목숨도 걸기도 한다는걸 얘기하고 싶은것인지...아님 제목에서 말하는 것처럼 모든것은 결국 되돌아온다는 윤회를 이야기하고 싶은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책을 읽다보면 작가의 연륜이 느껴지게 한다.

멀쩡한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보면 뭐 그런것땜에 목숨을 거나 싶은것도 노 작가의 글을 읽다보면 그럴수도 있겠구나 납득이 가기도 하고 비록 나는 하지 못하지만 이런 사랑을 할수도 있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홍등가가 나오고 쇠퇴해져가는 야쿠자집단도 나오고 낡은 절도 나오지만 이상하게 전체적인 느낌은 나이들어 인기 없는 기생의 처연함같은게 느껴진다.

끓어오르는 연정을 참을수 없고 같이 있고 싶다는 마음에 살인을 저지르게 되지만 그 살인으로 인해 결국 멀어지게 되었어도 끝내 서로를 놓지 못해 누군가 하나가 죽어야만 끝을 낼수 있었던 연인의 이야기를 담은 `오동나무 관`

한번 더 그 사람을 보고 싶은 마음에 그 사람 발치에 꽃을 던져 자신을 보게 한 어린 기생의 이야기가 안타까웠던 `도라지꽃 피는 집`

그리고 자신을 봐주지않는 연인에게 자신의 목숨을 걸고 돌아봐달라 절절하게 애원하는 남자의 이야기인 `회귀천 정사`

사랑은 이뤄지지않아야 더 애절하고 안타깝다는 말이 있지만 책 속에 나오는 남녀의 이야기는 애절하다기 보다는 그들이 처한 환경때문인지 스스로 그 사랑을 포기한듯 어딘가 처연한 느낌이 든다.

전체적으로 탐미주의적인 느낌이 강하고 운명은 되물이된다는 윤회사상이 짙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불쌍하고 가련한 연인들을 향한 작가의 연민이 강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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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타기리 주류점의 부업일지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8
도쿠나가 케이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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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지 번화하지않은 상점가 한 쪽에 있는 가타기리 주류점

겉으로는 주류점이지만 속사정은 의뢰인이 원하는것이라면 무엇이든... 법에 저촉되지만 않는다면 배달해준다는 배달점인 이곳의 주인은 늘 양복을 입고 침울한 얼굴을 한 가타기리씨

그가 의뢰받은 배달이란것도 보통의 택배회사에서는 받아주지않는 생물의 배달부터 `악의` 와 같은 상식적이지않은 배달까지 참으로 다양한 사람의 사연만큼 다양한 배달의뢰로 가득하다.

좋아하는 아이돌에게 자신이 직접 만든 케익을 직접 전달해달라는 그나마 평범한 의뢰부터 자신을 괴롭히는 상사에게 자신이 당한만큼 괴롭게 해줄것을 요구하는 의뢰에다 7년전에 수취인을 자신으로 부친 편지까지...

의뢰내용도 다양하지만 그 속에 담겨 있는 사연 역시 참으로 평범하지않다.

 

 

 

30대의 가타기리 역시 다른 배달점과 달리 늘상 양복을 입고 일을 하는것만 봐도 평범하지않은 사람임을 알수 있는데...불성실할듯 보이는 이 주인은 일단 의뢰받은 배달은 무슨일이 있어도 반드시 배달을 해주는 의외의 성실함을 보이는 반전을 가지고 있다.

다른 사람이라면 장난처럼 여기고 들어줄리 없는 어린 아이의 소원조차 무시하지않는 성실함을 보일뿐 아니라 주소도 제대로 알지못하는 수취인을 투덜거리면서도 기어이 찾아내 전달해주는 섬세함을 보이는가 하면 자신을 괴롭히는 직장상사를 원망하면서 보통 사람의 상식으론 이해하기 힘든`악의`를 배달해줄것을 요구하는 의뢰인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합법과 비합법을 가볍게 넘어서는 대범한 면도 보이는 복잡한 인물이다.

당연히 가타기리라는 사람의 과거는 평범하지않고 상처를 안고 있음을 그의 침울한 얼굴과 배달을 하면서 만난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조금씩 흘리며 그가 아직 그 상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이렇게 평범하지않은 사연을 가진 사람들의 의뢰를 받아 배달하면서 만나게 되는 그들의 사연을 듣고 직접 부딪치면서 가타기리 역시 단순히 배달만 한것이 아니라 자신도 모르는 새 그가 가졌던 아픈과거를 직면하게 되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게 되는 치유의 힘으로 작용하게 된다.

얼핏 가벼운듯 보이고 코믹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전하는 메시지는 마냥 가볍지만은 않다.

이 책 앞에 나왔던 `이중생활 소녀와 생활밀착형 스파이의 근무일지`라는 작품 역시 우리의 일상생활속에 스파이가 있다는...기발하면서도 유쾌한 한편의 명랑만화를 읽은 듯한 느낌으로 상당히 인상깊었었는데 작가 도쿠나가 케이는 만화적 상상력에다 소설을 입힌듯한 느낌의 글이 강점인 작가가 아닌가 생각한다.

기발하고 유쾌하면서도 그 속에는 따듯함이 흐르지만 지나치게 과하지않은...딱 적당히 감성을 자극할줄 아는 영리함을 가진 작가의 다음 작품 역시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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