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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하구나?
와타야 리사 지음, 김선영 옮김 / 시공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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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난 후 생각해보면 책 제목이 참으로 의심심장합니다.

과연 누가 불쌍하다는 걸까요..?

연애를 하다보면 참 이상한것이 처음에는 그저 그 사람만 봐도 좋기만 합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좋다고 한걸 기억했다가 좋아할만한 행동을 하고 좋아할만한 옷을 입게 되고 그 사람이 싫어하는 행동이나 옷차림은 하지않게 되지요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 사람에게 속박되고 나의 의견이 없어지면서 그 사람의 눈치를 보는 자신을 깨달았을땐 이미 그사람에게 깊히 빠져들었을때란걸....그리고 그런 내모습이 싫다고 느꼈을땐 그 사람도 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걸 알게 될때가 많지요

그래서 사랑은 전쟁과도 같다고 하나봅니다.

시중에 그렇게 많은 연애지침서가 나오는걸 보면 사랑에도 전략이 필요하다는 말이 실감나지요

이 책 `불쌍하구나?`는 연애하는 사람 그중에서도 여자의 심리에 대해서 어쩌면 이렇게 세심한 묘사를 했는지

연애란걸 한지 아주 오래된 제게도 책속 주인공의 그 갈등과 의심 그리고 깊은 고민이 속속들이 전달되고 깊은 공감을 갖게 합니다.

역시 그녀의 전작인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만큼 인상적이면서도 멋진 연애소설임에 틀림없는것 같습니다.

 

듬직하고 무던한 남자친구인 류다이가 어느날 폭탄같은 발언을 합니다.

미국에서 같이 공부하고 같이 일본으로 건너온 전 여자친구 아키요를 돕고 싶다고...

돕는 방법이란게 그녀가 취업할때까지 그의 집에 그녀가 들어와 사는겁니다.

늘 당당하고 침착해서 주변사람들이 많이 의지하는 타입인 쥬리에는 이해가 가지않습니다.

전여자친구와 같이 산다면서 그녀에겐 연애감정이 전혀 없고 오로지 쥬리에만 사랑한다는 류다이를 어떻게 이해해야하는건지 혼란스러운 쥬리에에게 그런 자신을 이해할수 없다면 괴롭지만 차라리 헤어지는게 낫다는 류다이의 발언은 충격적입니다.

류다이와 헤어질수 없었던 쥬리에는 할수 없이 한발 물러서서 류다이의 입장을 이해할려는 노력을 하지만 도저히 참을수 없어 그 몰래 그녀를 만나러 그의 집엘 가게 되고 그녀의 입장을 전해듣습니다.

그녀 아키요의 처지가 곤란한건 사실이지만 쥬리에는 괴롭기 그지없습니다..

 

이 책에는 두편의 중편이 실려있습니다.

`불쌍하구나?`와 `아미는 미인`이 실려있는데 둘은 서로 다른듯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참으로 여자들이라면 공감갈만한 내용인데요..

곤란한 처지에 빠진 전 여자친구를 외면할수 없어 그녀를 자신의 집으로 끌어들인 남자 류다이와 그런 남자의 마음을 꿰뚫어보고 한없이 기대면서 질척거리는 아키요..그리고 그런 그들의 관계가 싫으면서도 남자친구인 류다이가 떠날것이 두려워 자신의 마음을 속이고 기만하는 쥬리에의 심리묘사를 그들의 대화를 통해 적나라하면서도 솔직하고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어 연애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공감할만한 이야기를 풀어놓았습니다.

과연 이 세사람의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너무 흥미있게 읽었습니다.

우유부단한 남자와 그런 남자의 심리를 이용해서 자신에게 돌아오도록 노력하는 여자의 영리함 그리고 그런 두사람을 지켜보면서 속앓이를 하는 또다른 여자의 이야기는 우리가 흔히 봐온 삼각관계이야기지만 심리묘사가 너무 뛰어나 책에 깊히 몰입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그녀 쥬리에의 폭발에 같이 기뻐하고 공감할수 있었구요

또 다른 이야기인 `아미는 미인` 역시 참으로 솔직한 이야깁니다.

자신 역시 어디 가서도 빠지지않은 외모지만 나보다 더 이쁜 친구인 아미 옆에만 서면 스스로도 그 빛을 잃게 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아미와 비교되는 현실이 너무 싫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녀가 싫어지는 사카기의 심리묘사가 돋보이는데요.

겉으로는 친한 친구인척 하지만 속으로는 그 사람을 미워하는 여자들의 이중적인 심리묘사가 정말 탁월한 책이었습니다.

남자들은 이해하기 힘들지만 너무 잘나고 이쁜 친구를 둔 여자라면 누구라도 마음속으로 공감할만한 내용을 솔직하게 그려놓아서 역시 작가가 뛰어난 사람이구나 하는걸 느끼게 해줍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마음깊이 공감하는 여자들의 책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깊어가는 이 가을에 읽으면 너무 좋을 책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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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야성 불야성 시리즈 1
하세 세이슈 지음, 이기웅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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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에 반짝이는 네온사인 불빛만큼 사람을 취하게 하는것도 없을것 같다.

화려하게 번쩍거리는 불빛은 왠지 사람으로 하여금 안도감을 주고 혼자가 아니라는 착각을 심어주기도 하지만...이제는 안다.

그 불빛을 조금만 벗어나도..아니 그 불빛이 비쳐지는 반대편만해도 사람을 삼키기게 충분한 짙은 어둠이 있음을...

이 책 `불야성`은 그런 화려한 불빛이 아닌 그 불빛 이면의 어둠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에 어둡고 잔혹하지만 그래서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우리가 모르는 세상의 이야기를 하고 있기에...

평소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같은 사람에게 맨얼굴을 절대 보일리 없는 도시의 맨얼굴을 본 것 같은 느낌의 소설이랄까?

 

환락의 도시 가부키초에서 여러 사람들에게 필요한것을 조달해주며 살아가는 젠이 혹은 켄이치라 불리우는 남자는 이름에서 알수 있듯이 완전한 일본인도 아니고 완전한 대만인도 아닌 어중간한 반반인 사람...즉 혼혈이다.

이런 그의 태생은 그곳 가부키초에서의 그의 위치와도 맞아떨어진다.

가부키초를 지배하는 중국마피아들과 그를 견제하는 대만인 마피아 그리고 홍콩인들과의 치열한 경쟁구도속에서 위태로운 날들을 보내는 그에게 어느날 의문의 여자로부터 전화가 오고 느닷없는 사건에 빠져든다.

오래전 같이 동업하던 친구가 중국마피아오른팔을 죽이고선 달아난 사건으로 인해 곤혹을 겪게 만들더니 그 친구가 겁도 없이 가부티초로 돌아왔고 이제 중국 마피아에선 그와 친구와의 연결을 의심하고 있는것..

게다가 하필이면 그가 도저히 빠져나오기 힘들것 같은 상황인데 단한번도 남을 믿지않았던 그가 머리가 말하는 위험신호를 무시하고 위험하기 그지없은 여자에게 속절없이 빠져들어 멍청한 짓을 하기 시작한다.

이제 숨어 있는 친구를 찾지못하면 자신이 죽을 위험에 이르렀기에 그는 자신이 아는 유일한 방법으로 여러곳에 보험을 들기 시작하고

단순해 보이는 사건이 모두의 이권에 의해 복잡하게 얽히기 시작하면서 일생일대의 위험한 도박이 시작되는데...

 

밤을 지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우리같은 평범한 사람과는 거리가 먼이야기이기에 더욱 매력적인 느낌이 드는 소설이다.

술과 마약 그리고 온갖 환락으로 취하게 만드는 가부키초..그리고 일본의 대표 환락가와도 같은 그곳이 일본인 야쿠자가 아니라 중국계 마피아들이 장악하고 있고 버젓이 총질도 일삼는 무법천지와도 같은 상황이라는것도 의외이지만 그 내부의 사정 또한 거미줄같이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물려있어 치열한 두뇌게임을이 벌어지는 전쟁터와도 같다는 설정도 흥미롭다.

이런곳에서 일본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한 중국인도 아닌 어중간한 혼혈인인 켄이치가 차지하는 위치라는것도 흥미롭지만 그가 살아가는 방식은 그래서 더욱 치열하고 냉철하게 머리를 써야만 살아남을수 있는 상황이라는것도 십분 이해가 간다.

한마리의 하이에나 같이 먹이를 찾아 어슬렁 거리고 살아남기 위해선 가족도 친구도 망설임없이 버리는 냉혹한 인물인 켄이치는 기존의 주인공과 달리 타고난 악당이기에 동정의 여지가 별로 없다는 점도 이 책의 특징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온갖 배신과 악행을 일삼는 그일지라도 사랑하는 여자앞에선 다를거라는  독자들의 믿음조차도 철저하게 배신하고야 마는...그래서 기존의 주인공상과는 엄연한 차이를 두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이 갖는 매력인것 같다.

독자들로 하여금 감정이입을 할 틈도 주지않는 철저하게 계산적인 이 남자

어설프게 착한척도 하지않고 동정하지도 않고 감정에 빠져 질척거리지도 않는...완벽한 킬러같은 감성을 가졌음에도 타고난 겁쟁이라서 사람을 직접적으로 죽이지도 못하는 이 남자가 살아남는 법이 상당히 흥미롭기에 다음 작품도 기대된다.

빠른 전개와 하드보일드한 장면들 그리고 끊임없이 벌어지는 두뇌싸움...책을 손에 쥐면 단숨에 읽게 하는 매력이 있는 책이지만

책내용에서 거북한 장면이나 소재가 제법 나오기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것 같다.

그렇지만 나에겐 매력적인 책으로 기억될 만한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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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오늘의 일본문학 12
아사이 료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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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겐 누구에게나 남이 모르는 얼굴이 있다.

이런걸 어떤 사람은 가면을 쓴다라고 극단적인 평을 하며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 역시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 남이 보는 자신과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에 갭이 있을수 있음을 간과하고 있다.아니 믿으려하지않는다.

자신은 겉과 속이 같은 사람이라는 표현을 해가면서 극구 부인하지만...겉과 속이 같은 사람일랑 애시당초 있을수 없다.

왜냐..우리는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 혹은 예의범절을 배운다는 뜻에서 싫어도 싫다는 표현을 삼가고 마음에 없는 소리 일명 하얀거짓말을 줄곧 해오기 때문이다.

그런 점을 누군가가 발견했을때 긍정적인 쪽으로 바라본다면 그저 남을 배려하는 세심한 사람으로 볼수도 있지만 그런점을 날 싫어하는 누군가가 봤다면 이중적이라고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라고 평가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사람은 늘 이중성을 어느정도 띌수밖에 없는 구조적 결함을 지니고 있는데 누군가가 그런 자신을 관찰자적 입장에서 위에서 내려다보듯 지켜보고 있다면..그리고 혼자만의 평가를 하고 있었다면..

기분이 어떨까?

이 책은 요즘을 살아가는 젊은 사람들의 세태와 습관 그리고 그들의 행동 양상을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또래의 젊은이가 깊이 관찰하고 오랫시간 연구해서 쓴 글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2013 나오키상 수상에 빛나는 작품...왜 이 작품이 나오키상이라는 권위있는 상을 수상하게 되었는지 읽어보면 알수 있다.

 

고타로와 같이 사는 다쿠토 그리고 고타로의 여자친구 미츠키,미츠키의 친구  리카 그리고 리카의 동거남 다카요시

이들은 대학생이자 이제 곧 취업전선에 뛰어들 취업준비생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의기 투합해서 같이 취업준비도 하고 자주 모여 이런 저런 정보를 교환하기도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이런 모습과 달리 자신이 누구보다 빨리 원하는 곳에 취업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같이 있으면서도 sns 에 실시간 글을 올리고 쿨한척 취업에 목매달지 않는 듯 보이지만... 누구보다 더 번듯하고 연봉도 많이 받는 멋진곳에 취업되기를 빌어보지만 그것도 생각처럼 쉽지않다.그리고 하나 둘 취업이 결정되는 친구들을 보면서 초조함을 감추고 축하를 해주지만 어느새 이들 사이도 서먹해지고 예전만 못한데..

 

요즘 젊은 세대들의 절대 고민인 취업전선에 뛰어든 다섯명의 대학생을 모델로 그리고 있기에 누구보다 더 젊은 세대들에게 공감을 얻을수 있을것 같다.

자신의 이상과 달리 현실사회의 벽은 두껍고 녹록치않아서 몇번의 고배를 마신 후 처음의 결심과 달리 자꾸만 흔들리고 불안해지는 주인공들의 심리 상태를 직접 표현하는것이 아닌 SNS라는 공간을 이용해서 잘 표현하고 있다.

어느새 우리 깊숙히 들어와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된 SNS

자신의 속마음을 말로는 표현하지 않아도 실시간 댓글을 달고 누군가가 봐주기를 바라며 끊임없이 업데이트 하지만 그럼에도 이런 공간에서조차 가식을 떨고 자신의 속마음은 절대 표현하지않은 공간..

그럼에도 그 공간속에서의 다른 사람의 행복한듯한 모습을 보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데 자신은 속마음을 절대로 표현하지않으면서 상대방은 속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했을거라 믿는 사람들의 어처구니없을 정도의 순진성에는 웃음이 나온다.

게다가 이런 공간에서 절대 표현하지 못하는 자신의 심경을 또다른 계정을 만들어 익명으로 자신의 질투와 악의 어린 감정쓰레기를 배출해내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씁쓸함을 느낀다,

어느새 다른 사람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절대 솔직하게 표현하지않은 사람들...언제부턴가 인맥을 관리하는 것의 중요성이 다뤄지고 난 뒤부터 다른 사람에게 싫은 소릴 해서 혹여 불이익을 당하지나 않을까 몸을 사리고 속마음을 감추는 요즘 사람들의 모습이 섬뜩할때가 있다.

하지만 그런 자신의 감정쓰레기배출장소를 누군가 날 아는 사람이 들여다 보고 있었다면...

그래서 겉으론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맘껏 비웃고 경멸하고 깔보던 나의 속마음을 그 사람이 알고 있었다면...

중간까지는 조금은 귀엽고 어쩌면 그들의 심정에 공감도 하면서 즐겁게 읽어가다 마지막에가서야 문득 소름이 돋고 가슴이 털컥 내려앉는다.

우리모두는 자신도 모른 새 관찰자가 되어 다른 사람을 비판하고 평가하고 저울질 하고 있다.한발 멀직이 서서 그들과 나는 다르다는 우월감을 간직한채...하지만 그들도 나를 그런 시선으로 바라볼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가상공간에서조차 자유로울수 없는 요즘 사람들의 현실이 문득 두렵게 느껴지게 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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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이 깃든집 2 - 오노 후유미의 공포작품집, 완결
오노 후유미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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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 후유미라는 이름은 시귀라는 작품을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

본인의 작품으로도 유명하지만 그녀의 남편 역시 유명 추리작가라는 사실이 더 놀라웠다.

어쩌면 부부가 다 이렇게 무서우면서도 매력적인 작품을 써내는지...참으로 대단한 부부임에 틀림없다.

오노 후유미는 십이국기라는 판타지 작품으로도 유명한것 같은데 아쉽게도 절판된 상태라 만나보지못했지만 입소문이 대단한걸 보면 언젠가 복간되지않을까 기대해본다.

어쨋든 어릴적부터 작가자신은 호러물이 좋았고 호러에 끌렸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유난히 호러물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것 같다.

이 작품 역시 깊어지는 여름밤에 홀로 깨어 읽으면 참으로 어울리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미도리와 레이코 모녀는 그렇게도 원하던 자신들의 집을 드디어 손에 넣게 되지만 너무 좋아하는 엄마 레이코에 비해 미도리는 처음 들어선 집에서 이상하게 마치 텅빈듯하고 아무도 안살고 있는 듯한 느낌에 섬뜩함을 느낀다

삼면이 옆집의 벽과 밀착된 집이라 채광이 나쁜것도 신경쓰이지만 집안 전체에 창문은 단 두곳뿐이고 모든 문과 창문에 거울을 달아놓은것이 신경쓰이는 레이코

게다가 옆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 역시 너무 캐묻는듯하고 염치도 없이 남의 집을 염탐하는듯한 태도를 보여 이래저래 신경쓰이지만 무엇보다 걱정인것은 살게 된지 얼마되지않으면서부터 집안에서 이상하고 찜찜한 현상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점차 두 모녀는 노이로제와도 같은 증세를 보이기 시작하고 걱정된 그녀는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하는데..

새로 지은 집에 들어가 살게되는 경우를 제외하곤 대부분이 이미 다른 사람이 살던 집을 인수하거나 임대해서 살게 되는데...그 집이 무슨 말못할 사연이나 범죄와 연루된 적이 있는 집이라면 어떻해하나 생각해본적이 잇다.

뭐 사람 사는곳에서 길흉은 있기 마련이고 그 가족에게 나쁜일이 있었던거지 집과는 상관없다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나같으면 모르면 몰라도 알고서는 신경쓰이고 찜찜한 마음이 들것 같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하지않을까 싶은데..이 책은 그런 사람들의 심리를 묘하고 교묘하게 파고들어 공포감을 극대화시켰다.

새로 이사해간 집의 전주인들에게 무서운 사건이 있었는데 그 사실을 모르고 입주했다면..

게다가 그 집을 임대한게 아닌 구매한것이라면 마음대로 팔 수도 없고 그냥 살기에는 꺼림찍한 현상이 날이면 날마다 일어난다면 그 집은 이미 안식처가 아닌 악몽..것도 끔직하게 무섭고 두려운 악몽이 될것이다.

이런 공포스러운 요소에다 어딘지 수상하고 꺼림찍한 이웃들마저 매일 염탐을 하는 집은 생각만해도 스트레스로 작용하는데

작가인 오노 후유미는 여기에다 추가로 `들여다보는 자`라는 공포스러운 요소를 덧붙여놓았다.

채광이 나쁜집이라 늘 어두컴컴하고 온 사방이 거울로 가득한데다 마치 누군가가 들여다보는듯한 느낌을 계속 받는 집..

어딘지 스멀스멀 공포스럽고 이 요소만으로도 영화로 만들면 너무 무섭고 으스스한 영화가 되지않을까?

왠지 화면으로 그린다면 더 무섭고 끔찍한 공포로 다가올것 같은 느낌이 드는 내용이었다.

역시 요즘 같이 열대야로 잠못이루는 밤에 읽기엔 딱 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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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인데 어두운 방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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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오래되면 익숙해지고 익숙해지면 그 사람을 대하는게 편안해진다.남녀간의 관계가 아니라면 그 관계는 그러한 익숙함과 편안함으로 인해 더욱 돈독한 관계가 될수있지만 남녀관계라면 그 양상은 달라진다.편안함과 익숙함은 결국 권태와 지루함을 불러오고 그렇게 서로를 못 견뎌하며 이른바 권태기를 지날 무렵 누군가가 나에게 관심과 애정을 보인다면...그 관계는 급속도로 무너져 내릴 확률이 상당히 높다.특히 요즘처럼 자아가 강하고 자기애가 강한 사람이 많은 때라면 가정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더 중요하다고..그리고 자신이 행복해야 주변사람을 돌아볼 여유도 생긴다는 명목을 들이대며 자신의 부정을 정당화하는 사람이 많다.

자신에게는 너무나 중요한 사랑...인생을 뒤흔들 정도로 쇼킹한 사랑이지만 다른 사람 눈에는 그저 그렇고 그런 불륜으로 밖에는 비쳐지지않기에 추문으로 오르내리고 이런 사랑을 글로 혹은 말로 표현하면 불결하고 추잡하기 그지없게 느껴진다.

특히 소설에서 이런 불륜을 다루는데 있어서 작가의 역량에 따라 아무리 그들의 사랑을 아름답고 운명적인 사랑이라고 그려놓아도 읽는 사람들은 그저 또하나의 불륜 소설중 하나로 치부하기 일쑤인데 그런 점에서 본다면 에쿠니 가오리는 참으로 특이하다

이상하게도 그녀가 그린 불륜소설은 왠지 이해가 되고 그들이 그런 관계로 발전하는게 자연스럽게만 느껴질 뿐만 아니라 이렇게 멋지고 쿨하다면...나도..하는 위험한 호기심도 생긴다.그게 아마도 가오리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존스라는 미국인은 오랫동안 고향을 떠나 세계 각국 그중에서도 특히 동남아시아와 같은곳을 떠돌며 아내와 가족간은 별거상태로 자유롭게 지내고 있고 그래서인지 그를 편안하게 여기며 늘 그의 집으로 사람들이 찾아온다.

일본인 주부 미야코는 완벽한 주부의 표상과도 같은 일상을 보내는 조용하고 얌전한 타입의 여성

남편인 히로시와 뜨거운 신혼을 보내고 지금은 편안한 관계이지만 어느새 그 편안하고 익숙함이 조금은 틀에 박힌듯 답답함을 느낄즈음 존스를 가까이 하면서 새로운 감정을 느낀다. 자신이 살던 곳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고 평소엔 눈여겨보지않던것들도 새삼 인식하게 되지만 그런 변화를 남편 히로시는 평소처럼 무심하게 스쳐 흘려버린다.

그리고 그런 존스와 미야코의 관계를 의심쩍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가정생활에 주부로서의 생활에 익숙해져버리고 스스로를 새장속의 새처럼 틀에 가둬버렸던 미야코의 삶이 마치 히피처럼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존스라는 사람과의 만남으로 인해 조금씩 변화되어가는 과정을 철저히 3인칭인 관찰자로서 그려놓았다.자신 스스로도 자신속에서 변화되고 있는 그 감정의 실체를 몰랐던 미야코의 어리둥절한 마음이 그래서 너무 잘 이해가 된다.

누군가를 만나 단숨에 매료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자신도 모르는 새 조금씩 물들어가고 어느새 그 사람 한사람에게만 향하게 되는것..그게 아마 사랑의 아닐까..그것이 모두가 경멸해 마지않는 불륜이라할지라도..

책속의 주인공 미야코가 존스와의 위험한 사랑에 빠지기전의 일상은 위태롭기 그지없지만 히로시라는 그 남편만 모르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그가 집에 돌아오기전까지 저녁을 준비하고 집안을 완벽하게 정돈하는 그녀 그리고 그가 돌아오면 그날 있엇던 일로 대화를 시도하지만 늘 그는 그녀의 말을 끝까지 듣는 성의조차 표시하지않고 자신 편할대로만 듣는 장면들을 곳곳에 배치하여 그녀의 변화가 그녀 만의 잘못은 아님을 은근히 알려주고 있다.

미야코 역시 혼자만의 룰을 정해놓고 가급적 그 룰을 지키려 하는 모습에서 그녀가 얼마나 억압된 삶을 살고 있는지..스스로를 얼마나 옳아메고 있었는지 알수 있다.그리고 그런 미야코의 모습은 일반주부들의 모습과 큰 차이가 없기에 그런 미야코를 사랑스럽게 지켜봐주고 바라봐 주고 보듬어 주는 존스라는 존재의 등장은 불륜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런 남자를 만나게 된 소설속 그녀에게 부러움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결국 자신을 향한 관심과 애정에 목말랐던 미야코의 일탈은 스스로 새장을 나오게 만들었고 그런 자신의 모습에 괴로움을 느끼는 미야코에게 죄의식이라는것 역시 자의식의 일종일뿐이라는 존스의 말이 인상적으로 남는다.

에코니 가오리 스러운 책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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