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스 킬러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해용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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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의 직업은 킬러다.
멀쩡한 얼굴로 출근을 하면서 의뢰받은 살인을 처리하는 프로 킬러
게다가 이 남자는 오랜 세월 정체를 들키지 않고 임무를 완성할 정도로 숙련되고 능숙하며 임무를 수행 중에는 죄책감이나 별다른 생각 이런 것도 없이 묵묵히 맡은 바 일을 처리한다.
이런 남자가 유일하게 겁내는 게 바로...... 아내다.
작가의 책에 자주 등장하는 킬러
이번에도 킬러인가 하겠지만 그의 다른 작품에서도 그렇지만 그가 보여주는 책 속의 킬러는 비정하게 돈을 목적으로 살인을 하는 데 있어 거침이 없는듯하지만 보통의 우리가 킬러라 생각하면 연상되는 그런 킬러와는 약간씩 비틀려있다. 엉뚱하지만 나름의 소신이 있고 약간씩 어딘가 엉성함이 있어 킬러의 잔인한 면모를 상쇄한 달까... 뭐 그런...
여기서도 사람을 죽이는데 주저함이 없지만 아내와 대화하는 게 힘들고 아내가 화를 내는 게 가장 무섭다는 일명 풍뎅이는 아들조차도 이런 그를 조금은 무시하기도 한다.
젊었을 땐 아무런 고민이나 생각 따윈 없이 그저 막은 일이라 묵묵히 수행했던 그도 점차 나이가 들고 아들인 가쓰미가 자라면서 지금의 행복을 유지하고 싶고 아내와 자식을 위험 앞에 노출시키는 것도 걱정되면서 점점 이 일에서 발을 빼려고 하지만 조직에서 소중한 인재인 그를 쉽게 놓아주려 하지 않으면서 풍뎅이의 고민은 깊어진다.
과연 그가 아내와 자식을 지킬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자신이 별 고민 없이 저질렀던 옛날의 일들에 대해 죄책감이 들고 반성을 하지만 이미 뒤늦은 후회일 뿐...
점점 더 회의를 느끼는 그에게 늘 임무를 맡기던 의사는 가족의 목숨을 걸고 위협하고 오늘도 그는 어쩔 수 없이 임무를 수행한다.
그나마 죄가 많아서 죽는 것이 이 사회에 도움이 될 거라는 일명 악성을 제거하는 것으로 나름의 면죄부를 주고자 하지만 이제 그것도 한계에 다다른 듯
늘 혼자여서 언제 죽어도 혹은 자신이 무슨 일을 해도 걱정해줄 사람이 없었던 그가 가족을 가지게 되고 소중한 걸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면서 알게 된 감정들은 평생 친구를 사귀고 싶은 마음이 없던 그에게 친구가 생기면서 마침내 큰 결심을 하게 이르른다.
킬러라는 악당도 자신의 가족 앞에 선 가족을 지키고 싶어 하는 한 사람의 가장일 뿐이라는... 자신의 등에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지만 자식과 아내 앞에 선 힘든 내색을 하고 싶지 않은 이 시대의 아빠들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건 아닐지
연작처럼 그가 맡은 사건이나 소소한 일상 속 에피소드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어 술술 잘 읽힌다.
그의 고민이나 작업이 주가 된다기보다 임무를 수행 중에 문득문득 느끼는 회의와 후회를 조금씩 풀어놓다 마지막에 큰 그림의 결과를 보여주면서 뭉클한 감동을 주는...이시카 코타로의 전형적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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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증
후카마치 아키오 지음, 양억관 옮김 / 잔(도서출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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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순간 직업을 잃고 가족도 붕괴되어버린 후부터 나락으로 떨어지기 시작한 남자 후지시마는 자신의 지금 처지가 가장 바닥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물론 그의 그런 착각은 어느 날 전처로부터 걸려온 전화로 인해 박살 나게 되지만...
공부 잘하고 말썽 한 번 부린 적 없던 딸아이의 실종은 후지시마와 전처 기리코의 일상을 흔들었을 뿐 아니라 딸아이 가나코를 찾아다니면서 후지시마는 그야말로 지옥을 경험하게 된다.
내가 알고 있다 생각했던 자식의 진짜 모습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부모 자식 간에도 이 갭은 존재하지만 후지시마와 가나코의 갭은 천지가 뒤바뀔 정도의 차이가 난다.
모범생으로 앞길이 보장된 듯했던 가나코가 사실은 각성제를 소지하고 다니다 친구들에게 권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폭력단과 연계되어 끝없는 악행을 저지르는 그 중심에 있다는 걸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던 후지시마는 비록 실패한 인생을 살고 있지만 아버지임엔 틀림없다.
하지만 그가 딸아이의 흔적을 찾아다니면서 속속 드러나는 증언과 진실 앞에서 도저히 부정할 수 없는 지경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왜?
비록 부모가 불륜이며 폭행 사건을 일으켜 흉한 모습으로 이혼을 했지만 두 사람 다 딸아이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었을 뿐 아니라 특별한 문제를 보인 적도 없었던 딸이 언제부터 왜 이렇게 변하기 시작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진 후지시마는 여느 부모와 마찬가지로 딸아이에게 나쁜 물을 들인 주변의 친구에게 그 탓을 돌리지만 그 아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사실은 딸아이가 그 아이들을 각성제로 유혹해 끌어들였다는 믿고 싶지 않은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가나코가 한 짓을 보면 그녀는 성인 범죄자들보다 더 잔인하고 가차없었으며 심지어 자신의 외모에 반해버린 동급생까지 눈 한번 깜빡하지 않고 죄의식 없이 범죄에 끌어들이는 모습을 보인다.
마치 아무런 감정 따윈 느끼지 않는 냉혈한처럼...
그렇다면 주변에 많은 살인사건에 연루되어 있고 폭력조직과 경찰에서까지 행방을 찾고 있는 가나코는 어디로 간 것일까?
딸아이의 행방을 쫓다 자신이 놓쳤던 딸아이의 내면의 아픔과 상처를 발견하게 되는 후지시마는 과연 그토록 찾아 헤매는 딸을 찾을 수 있을 것인지 그 결과가 몹시도 궁금하게 한 갈증은 시작부터 피가 낭자하고 잔인한 장면이 속출하며 중고생 아이들이 하는 짓이라곤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과격하고 잔인해 읽는 게 쉽지 않다.
게다가 죄의식 없이 같은 친구를 상대로 재미 삼아 혹은 돈 때문에 몹쓸 짓을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소설 속이라 다소 과장되고 부풀린 점이 있다는 걸 감안해도 지금 우리의 모습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읽으면서 피해자 아이들이 느꼈을 그 절대적인 공포와 누구도 구해줄 수 없다고 느꼈을 그 절망감이 느껴져 읽기가 불편했고 드러난 진실 앞에 할 말을 잃었다.
정말 한 번 금기를 넘어선 사람은 더 이상 무언가를 두려워 할 것도 없고 누군가를 안타까워할 연민의 정도 남아있지않는 걸까?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책을 읽는 게 쉽지 않았던... 읽으면서 정말 속이 타고 갈증을 느끼게 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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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데이 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카트 멘쉬크 그림, 양윤옥 옮김 / 비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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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살 생일을 맞은 그녀에게 오늘은 특별한 날로 기억될 것 같다.
사귀던 남자와는 사소한 말다툼으로 말도 하지 않는 상태고 자신의 알바를 대신해준다 약속했던 친구는 아파서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해 결국 자신의 생일날 처량하게도 일을 하게 된 그녀
날씨까지 치적 치적 비가 오는 바람에 더더욱 우울하기만 하다.
이렇게만 끝났다면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후 그날의 생일을 다른 이에게 말할 것도 없었겠지만 그녀는 여기에다 더더욱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누군가 당신에게 꼭 한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면 무슨 소원을 빌 것인가?
대부분의 사람은 이뻐지고 싶다거나 부자가 되고 싶다거나 하는 다소 뻔한 소원을 말하리라.
그런데 그녀는 조금 달랐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식당의 주인을 그날 만나게 된 것만도 특별한데 그녀에게 그가 이런 이상한 제안을 해온 것이다.
원하는 소원을 한가지 들어주겠다는...
마치 스무 번째 생일이라는 특별함을 축하라도 해주듯이 요정처럼 나타나 소원을 들어주겠다니... 꼭 서프라이즈 선물 같기도 하다.
게다가 그녀가 그런 선물을 받기 위해서 특별히 한 것도 없는데...
이렇게 생일날 남자친구도 없이 축하해주는 사람도 없이 그냥 일하면서 보내는 어쩌면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를 마치 그날 밤 환상적인 일이 벌어질 것 같은 묘한 분위기로 이끌어가고 있는 하루키
그래서 독자들도 그날이 특별한 날인 것처럼 느껴진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한 소원을 빌지 않았는데 그렇다면 그녀는 뭘 소원으로 빌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하지만 역시 작가는 평범하게 그 소원을 들려주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그 소원이 이뤄졌는지 아닌지조차 알려주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궁금하다. 묘한 분위기로 마치 뭔가 원하는 걸 들어줄 것 같은 그 사장은 진짜로 남의 소원을 들어줄 능력이 되는 사람인 건지 아니면 생일날 일하는 그녀를 재밌는 방식으로 위로해준 건지...
강렬한 일러스트와 글 속에서 묻어나는 갓 성인이 된 그녀의 어딘지 뚱한 느낌, 특별할 것 없는 일을 특별한 듯이 그려낸 하루키의 글이 잘 어울려 약간 판타지 같은 느낌도 나서 괜찮았다.
이런 생일을 보낸다면 오래 기억에 남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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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4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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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작인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라는 빼어난 작품 단 한 권으로 깊이 각인되게 한 작가 마쓰이에 마사시의 신간이 나왔다.
이번 작품에서도 전작과 마찬가지로 어딘지 우아한 듯 수려한 필체로 중년의 남자가 홀로 서기하는 일상을 그리고 있는데 사건사고가 있거나 뭔가 드라마틱한 전개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몰입해서 읽게 하는 힘이 있는 작품이었다.
40대 후반의 나이에 이혼으로 인해 원하지 않던 홀로서기를 하게 된 이 남자 오카다 다다시는 우리가 생각하는 흔한 이혼남의 모습을 하지 않고 왠지 생활감이 묻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남들은 그를 우아하다고 평한다.
편리한 시설이 완비된 아파트 같은 건 마다하고 공원이 낀 오래된 주택을 세 얻고는 잘 아는 건축가에게 부탁해 집을 편리하게 리모델링 하며 느긋하게 솔로생활을 하는 것부터 일반적이지 않다.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도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서 나름의 고집을 읽을 수 있었는데 이런 점들이 매사에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으로 소비하는 전처와 맞지 않는 부분이기도 했다.
늘 계획한 대로 밀고 나가고 모든 일에 거침이 없었던 전처와의 생활에 익숙했던 다다시는 홀로되면서 모든 일에 서툴고 속도도 느리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솔로 생활에 편안함과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그는 요즘 말로 아날로그형 인간에 가까웠던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직장 경력이 오래되어 풍족하진 않아도 여유롭게 생활할 정도의 자금력이 있는 것과는 별도로 자신이 사는 곳의 안락함과 적당한 문화생활을 즐기기를 원할뿐 별다른 물욕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느긋하게 솔로생활을 즐기는 게 가능했던 것인데 이런 여유로움도 잠시, 우연히 들른 곳에서 얼마 전 헤어진 불륜 상대이자 오랜 연인이었던 스가와라 가나와 조우하면서 달라진다.
그녀와의 첫 만남부터 두근거림을 느꼈고 만나는 동안 자신과 너무나 달랐던 아내와의 성향과 달리 자신과 무척이나 비슷한  취향과 성향의 그녀와는 이별조차 자신이 원하던 바가 아닌 오랜 기다림에 지친 그녀가 떠나간 것이어서 어느 정도 미련이 남아있던 상태였기에 그녀와의 우연한 만남이 계속 이어지길 은밀하게 바라지만 그녀는 그런 기미조차 없이 그저 반가운 친구처럼 대할 뿐이었다.
이 남자는 이런 때조차 적극적으로 대시하거나 밀어붙이지 않는다.
그저 그녀의 주변에서 원할 때 도움을 줄 뿐...
모든 것을 대하는 태도 역시 이렇게 적극적인 개입을 하지 않고 관조적인 성향이 강한 이 남자를 주변에서는 우아하다고 평가한다.
스스로도 생각보다 솔로생활이 즐겁기만 한 남자는 옛 연인과 다시 예전의 연애 감정을 되살리면서 하루하루 여유롭게 보내던 생활이 생각보다 만족스러워 그녀와 그녀의 아버지를 포함해서 셋이서 이렇게 사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해 그녀에게 같이 살기를 권유하지만 그녀는 선뜻 승낙하지 않는다.
여자의 몸으로 혼자 아픈 아버지를 간호하며 사는 거보다 자신과 함께하는 게 여러모로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남자는 의아해진다.
왜 승낙하지 않는 걸까? 그녀는 자신과 함께하고 싶지 않은 걸까?
이런저런 생각이 복잡할 즈음 그녀의 홀로된 아버지와 뜻하지 않은 동거를 하게 되는 상황이 닥치게 되고 타인과 공간을 함께한다는 게 생각보다 신경 쓰이는 부분이 많을 뿐 아니라 떨어져서 가끔 만날 때보다 애틋한 마음이 줄어든다는 걸 깨닫게 되면서 비로소 그녀와의 생활이 생각처럼 쉽지 않을 수도 있음을 깨닫는다.
그녀는 이미 이 모든 일을 예견했던 걸까?
그때야 비로소 그녀와 함께한다는 건 이 모든 걸 감수해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된 남자는 불혹이 훨씬 넘은 나이에서야 타인과 생활하는 것의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도 누군가와 함께하는 즐거움을 알게 된다.
우아한 생활을 버리고 이 모든 불편을 감수하고서도 함께할 수 있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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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슬럼버 - 영화 <골든슬럼버> 원작 소설 Isaka Kotaro Collection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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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명을 쓰고 세상으로부터 쫓기는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아오야기
평범한 택배원으로 일하다 몇 개월 전부터 이상한 일이 그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바람에 회사에 부담을 주기 싫다는 이유로 그만두고 실직자의 길을 걸어오던 평범한 미혼 남자였던 그에게 어느 날 오랜만에 대학 친구가 연락을 해온다.
가장 빛나던 시절을 같이 보냈던 친구 모리타는 그에게 이상한 말을 하면서 그에게 어서 도망치라 종용한다. 그가 총리 암살의 누명을 쓸 거라는 그의 말은 진실이라 믿기엔 너무 터무니없었지만 그의 말을 증명이라도 한 듯 총리의 퍼레이드 차량이 폭발하고 일대는 아수라장이 된다.
그리고 마치 그의 목에 방울이라도 걸려있는 것처럼 그의 행적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뒤를 쫓는 경찰과 특별 수사팀들은 주위에 보는 사람이 적다면 총도 거침없이 발사할 뿐 아니라 그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민간인의 피해쯤은 예사로 여기는 무서운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으로 인해 친구들이 피해를 보는 것에 괴로움을 느끼는 아오야기지만 도대체 자신이 왜 이런 처지에 처하게 된 건지 이해할 수도 없고 쫓기는 와중에도 분명 뭔가 착오가 있는 게 아닌지 의심스러워한다.
처음 이 책을 읽은 게 2008년인가 그랬던 것 같은데 그 당시 읽으면서도 참 재미있게 풀어냈구나 했던 기억이 난다.
퍼레이드 중 한나라의 수장이 암살된 것이라든가 당시 소속된 당에서 돌풍처럼 나타나 단숨에 선거에 승리한 모습, 거기다 젊은 피라는 것까지 많은 것에서 케네디 암살을 생각나게 하지만 이사카 코타로는 음모론의 복잡한 메커니즘을 파헤치는 것보다 거대 집단에 대응하는 소시민의 모습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어 더 아기자기하달까...
미혼에다 제법 잘생긴 얼굴의 아오야기는 몇 년 전 아이돌 가수를 강도로부터 구해내 화제가 되고 전국적으로 제법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라 그들이 생각하기에 표적으로 삼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의 사진도 쉽게 구할 수 있어 조작이 가능하고 거기다 생각보다 어리숙하고 순진해서 접근해오는 사람에 대한 거부감 없이 남을 쉽게 믿고 받아들이는... 좋게 말하면 착하고 나쁘게 말하면 속여먹기 딱 좋은 타입이랄까
어쨌든 이 아오야기를 우리나라 대표 미남 배우 강동원이 맡아 영화를 개봉한다고 해서 다시 한번 읽었는데 확실히 가독성도 좋고 작가 특유의 유쾌함과 엉뚱한 유머가 잘 돋보이는 작품인 것 같다.
어리숙하게만 보이던 아오야기지만 주변에서 그를 믿어주는 사람이 많고 적극적으로 그를 도와주는 사람을 보면 비록 가진 건 없어도 그가 살아온 삶이 제대로 된 삶이었던걸 알 수 있다.
친구로부터 시작해 전 연인이었던 히구치, 그리고 처음 보는 사람까지 모두가 그의 도망을 도와주는 모습을 보면서 누군가 정보를 왜곡하고 비틀어도 반드시 그 비틀림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나타나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지리라는 믿음을 가지게 한다.
사방에서 감시하고 도청하며 포위해오는 거대 권력의 음모로부터 탈출해가는 아오야기의 모습을 보면서 왠지 모를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고 책 속에서 계속 언급되는 비틀스의 골든슬럼버의 멜로디도 생각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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