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악한 늑대 스토리콜렉터 16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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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세상엔 이런 나쁜 놈들이 존재한다는게 믿고 싶지않지만 사실이기도 하다.그래서 더 화가난다.

추리소설을 즐겨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일본추리소설과 서양의 추리소설을 비교하게 되는데..

일본쪽이 좀 더 개인적인 범죄나 원한과 관계된 사건,사고를 중접적으로 그리다보니 범죄 자체도 잔혹하다는 느낌보다는 어딘지 서양에 비해 아기자기하다는 느낌이 강하고 범행동기 역시 병적 요인이나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기 보다는 어느정도 범죄자의 심리에 동조하게 되는 요인이 제법 있는 데 반해 서양쪽은 뭔가 인간 내면의 악,그중에 가장 깊은 악마적이고 인간이 도저히 할짓이 아니다 싶은 깊디 깊은 심연과도 같은 악을 소재로 다루고 있는 작품이 많아서 읽고 나면 인간이라는 존재가 무섭게 느껴질 정도로 철저히 인간성을 배재한 악마의 얼굴을 한 범죄자를 많이 다루고 있기에 이런 작품을 읽고 나면 한동안 데미지가 있다.

가독성면에 있어선 확실히 일본 쪽이 좀 더 쉽게 빠르게 넘어가는 장점이 있는가 하면 서양 그중에서도 유럽쪽은 확실히 이름이나 지명에 있어서도 익숙하지않아서인지 처음 몰입이 약간 어렵지만 일단 그 단계를 넘어서면 무섭도록 흡인력을 지닌 작품이 많지만

너무나 철저한 악인의 얼굴을 가진 범죄자를 보면 섬뜩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나에게 유럽추리소설의 재미를 들이게 한 작품은 넬레 노이하우스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었다.

어쩌면 이렇게도 인간내면을 잘 표현했는지..평범함속에 숨겨진 잔인함을 너무나 잘 그려놓아서 나로 하여금 단박에 그녀의 팬이 되게 하고 그 이후로 유럽추리소설에 흥미를 가지게 했기에 늘 그녀의 작품은 기대를 가지고 읽게 되고 이 작품`사악한 늑대`역시 나의 그런 기대를 충분하고도 남을 만큼 만족시켜주었다.

술에 취한 십대아이들에 의해 한 소녀의 사체가 발견된다.

물에 빠진 듯한 모습을 한 그 소녀는 신원을 확인할 길이 없어 `인어공주`라 불리게 되지만 그 누구도 그녀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어 도대체 왜 그렇게 처참한 모습을 한 채 죽임을 당해야했는지 알 길이 묘연한 가운데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한다.

피해자는 유명 방송인인 한나..그녀가 뭔가 새로운 사실을 폭로하기 위해 조사하던 중 끔찍하고 잔인한 폭행을 당한것인데 연이어 그녀의 심리 상담사 역시 잔혹한 범죄의 희생양이 되지만 이 모든 사건의 접점은 묘연하기만 해서 피아를 비롯한 수사진들은 답답하기만 한데..

읽는 내내 답답하고 그들이 풍겨대는 사악함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이와는 별개로 책속에 중요한 장치로 등장하는 늑대...아이들이 즐겨있는 동화속에 늘 악당으로 등장하는 바로 그 늑대를 이용해서 인간의 추악하고 사악한 모습을 그려내는 기발함에는 감탄을 하게 된다.

그리고 늘 멋지고 환상적인 콤비 플레이를 펼치던 피아와 보덴슈타인 사이에 미세한 균열과 의심이 생기고 그 의심에 전작들에서 터무니없이 고집쟁이에 자신만 알고 형편없었던 형사 벤케와의 연결은 참으로 기가 막힌 조합이었다.

가독성이 좋은 것은 물론이고 시리즈가 나올수록 점차로 변화되어가는 주인공들의 심리변화도 흥미로웠지만 무엇보다 더 감탄하게 되는것은 복잡하지않고 심플한 문체로 그렇게나 복잡하고 난해한 인간내면을 그려낸 점 이나 겉으로 평범하고 선한 모습을 한 그야말로 양의 탈을 쓴 늑대같은 아니 늑대보다 못한 짐승같은 인간들의 이중적인 모습을 참으로 실감나고 흥미롭게 묘사한 점..그리고 책을 손에 든 순간 단숨에 읽게 만드는 흡인력등 어느것하나 만족스럽지 않은게 없다.

내용이 무겁고 가슴 답답한것을 차지하고...

세계 각곳에서 벌어지는 잔혹하고 무서운 범죄의 이면에 평범함과 선함으로 위장한 늑대보다 못한 인간들이 있다는 걸 새삼 두렵게 느끼게 한다.

넬레 노이하우스...다음 이야기도 너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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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제 나를 죽였다
박하와 우주 지음 / 예담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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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매일매일 잔혹한 범죄가 잇따르고 어느새 모든 사람이 그런 범죄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익숙해져버리려 왠만한 사건사고로는 그다지 충격적으로 와닿지도 않을 정도가 되어버렸다.

이렇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 폭력에 노출되어 버렸지만 이와 대비되게 어느새 인권이란 말로 포장되어 범죄자의 얼굴은 커녕 이름조차 전혀 알수없도록 보호받는 요즘의 작태에 대해 불만을 가진 사람도 많을것이다.

나역시 그렇다.

도대체가 왜 범인의 얼굴도 이름도 모두 가려야하는지 왜 죽어 마땅하고 인간으로선 도저히 용서받을수 없는 죄를 지은 사람도 인간으로서 대우를 해줘야하는지 그런것이 진정한 인권보호인지 늘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이 저지른 범죄로 인해 희생당한 사람과 그 희생자의 가족의 고통에 대해선 어디서도 제대로 된 대접을 해주지 않는다는 범죄 피해자의 절규를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다.

그러고보니 늘 사건이 터지고 그 사건이 잔인하고 흉폭한 범죄일수록 그 범죄자에 대한 대우는 마치 어느 스타를 보호하는 보디가드처럼 그들을 엄중하고 정중하게 보호하고 얼굴을 가려주는 경찰들의 모습을 보았다.그리고 그런 자들에 의해 희생당한 사람의 가족이 그 자에게 접근하면 마치 오히려 이들이 범죄자라도 되는 양 밀치고 떠밀고 하는 모습을 보면 희생자의 가족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나 허탈함,억울함이 나에게도 느껴질 정도였다.

이 책의 작가들은 부부이면서 직업의 특성상 늘상 이런 범죄자와 범죄의 현장을 일반인들인 우리들보다 가까이 접하고 있었기에 그들 범죄피해자가 느끼는 심정을 좀 더 잘 알수 있었던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아마도 이 책도 나올수 있었을거고..

범죄피해자들에 대해 관심이 많고 늘 그들을 위해 노력하는 장준호박사

그런 장박사가 운영하는 범죄 피해자지원센터에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는 범죄피해자 가족들이 모였다.

같은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들과 모여서 치료도 하고 서로 위로도 한다는 취지로 범죄피해자 센터에 모였지만 이곳은 며칠전부터 통신장애로 인해 전화도 불통인 상태인데다 모두가 모여있는 가운데 장박사 앞으로 온 택배가 폭발하는 소동까지 벌어진다.

게다가 그 폭발에서 나온 하얀가루의 정체가 가공할 만한 것으로 그것의 정체는 바이러스 것도 살인을 부르는 범죄바이러스란다.

더욱 두려운것은 피해자가족중 그 누군가는 바이러스 즉 살인자의 바이러스인 조디악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충격적인

발표가 있은후 결과를 알때까지 모두가 나갈수도 없는 상태인 감금에 준하는 상태가 되고 모두가 불안해 하는 가운데 뭔가가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사건이 일어나고 그 사건이 잔인하면 할수록 모두의 시선은 그 범죄자에게 쏠리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가 뱉어내는 모든 말들은 기사화되고 기자도 경찰도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국민들도..다음엔 그가 또 어떤 자백을 할까? 하는 궁금증에 모두의 관심은 그에게 쏠리면서 오히려 범죄의 피해자들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관심을 필요로 하는 피해자의 가족들은 마치 자신이 죄인인 마냥 숨어서 숨죽이며 고통을 감수한다.

이 부부작가는 거기에서 생기는 부조리함에서 부터 시작하고 있다.

모두의 관심과 위로가 필요한것은 그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임을 우리가 잊고 있다고..

그들이 겪는 정신적 고통과 회한...그리고 자책감등은 결코 가볍게 봐서는 안되는것임에도 늘 그들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그래서 범죄 피해자가족중에는 그 고통을 못잊고 자살하는 사람이 많다는걸 본 기억도 있다.

여기에 범죄 바이러스라는 새롭고 기발한 장치를 엮어넣은 작가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에 점수를 주고 싶다.

단지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한꺼번에 담고 싶은 욕심을 부린게 아닐까 하는 아쉬움은 들지만..

가독성도 좋고 참신한 아이디어에 미스터리의 정석이라고 할수 있는 반전까지..

범죄피해자의 고통에 대해서도 생각할 꺼리를 준 멋진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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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블론드 데드
안드레아스 프란츠 지음, 서지희 옮김 / 예문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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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신데렐라 카니발`을 읽었다.독일에서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고 우리나라에서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넬레 노이하우스의 인기를 능가할 정도라는 카피와 함께 여형사 뒤랑 시리즈의 마지막이자 작가의 유작이라는 소개가 있엇는데..

그 작품의 완결을 다 못하고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한 작가로 인해 다른 작가가 그 뒤를 이어 집필하면서 공동집필의 형태로 출간된 이 작품은 뒤랑 시리즈가 22편이라는 작품수를 보일만큼 인기를 끌었단것에 비해 좀 밋밋한 내용이라 아쉬웟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원작자가 다 썼다면 어떻게 달라졌을까 개인적으론 그게 궁금했는데.. 그 궁금증을 이 책으로 어느정도 해결할수 있었다.

어쨋든 그 뒤랑 시리즈의 1편을 드디어 만났고 그래서 개인적으로 신데렐라 카니발이 더욱 아쉽게 느껴졌다

프랑크 프르트의 한적하고 부자들이 많이 모여사는 조용한 동네에서 여자아이들이 참혹하게 살해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소녀들은 모두 10대의 어린 소녀인데다 금발의 미소녀들..

연이어 죽임을 당하는 소녀를 앞에두고 그 소녀들의 공통점을 찾기위해 노력하지만 도대체가 특별한 공통점이나 연관성이 없어 수사에 애를 먹는 가운데 한 소녀가 또다시 피살된다.

하지만 얼핏보면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이는 이 소녀는 정밀한 검시 결과 앞의 소녀들과는 차이를 보이고 또한 그녀는 임신을 한 상태였다는게 밝혀지지만 아무도 심지어는 가장 친한 친구조차 아기아빠가 누군지 모르는 상태

그 소녀의 숨겨진 일기를 통해 진실에 가까이 근접하는 뒤랑 형사와 수사팀은 겉으로는 평온하고 조용한 부촌인 이곳에서 말할수 없을 정도로 추악한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데...

우리나라보다 잘살고 복지가 발달한 국가인 독일

그리고 그 중에서도 특히 중상층 이상 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이곳에서의 사람들의 삶이란 어찌나 빈약하고 형편없는 속물같은지..

남아도는 돈과 시간을 주체할수 없어 늘 술이나 마약과도 같은 새로운 자극을 찾아다니거나 아니면 심리학자에 의지해서 발륨과도 같은 신경안정제를 달고 사는 사람들..그들이 우리보다 금전적으론 분명 부유하지만 심리적 정신적으론 우리보다 결코 좋아보이지않는다.늙는걸 두려워하며 늘상 성형외과를 제집 드나들듯이 하며 남편과 아내는 서로에게 관심이 없고 그저 엉뚱한곳에다 눈길을 주고

자식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누굴 만나는지 아는것이 없지만 겉으론 다들 평안하고 행복해보인다.

요즘을 사는 현대인들이 모습의 축소판에 다름 아닌 모습을 보면 상류층이든 중산층이든 사람들이 사는 모습은 비슷한것 같다.

상류층에선 좀더 극심한 권태와 그 권태를 몰아내기 위한 도구가 다양하다는 차이가 있을뿐

이런 세상 부러울것 없어 보이는 상류층의 온갖 더럽고 추악한 스캔들과 비밀들 그리고 추문에 관한 이야기를 읽어가다보면 역시 카피에서 말한 넬레 노이하우스의 작품이 생각난다.

잔혹하고 처참하게 죽임을 당한 소녀와 그 소녀들을 둘러싼 비밀에 대해 알면서도 침묵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비웃듯이 갈수록 늘어나는 희생자들과 밝혀지는 진실들은 충분히 충격적이고 추악하다

악은 더럽고 추한 모습이 아닌 오히려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다가온다는 뒤랑의 아버지의 말이 와닿는것이 절대로 그럴수 없을것 같은 사람이 생각도 못한 잔혹하고 추악하기까지한 범죄를 저질러 주변을 경악시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새삼스럽게 뉴스가 되지도 않을 정도로 많이 봐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건의 실마리를 따라 하나하나 진실에 근접해가는 방식과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뒤랑이라는 캐릭터..

왜 이 뒤랑 시리즈가 22편까지 나오게 되었는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개인적으론 이 책이 맨먼저 나왔더라면 더 좋았을껄 하는 아쉬움이 들지만 연이어 2,3편을 계속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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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의 비극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아영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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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작가를 모르고 읽어도 아..이책은 누구의 책이구나 저절로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작가들 나름의 성향이랄지 작풍이랄지 그런게 있는듯 한데..좋아서 즐겨읽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새 그 작가의 작풍에 익숙해지게 되고 그런점이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어떨땐 늘 같은..혹은 비슷한 류의 작품에 지루해지기도 해서 싫증을 내게 되기도 한다.

특히 장르소설에서 그런 점이 두드러지는데..어떤 작가는 일명 서술 트릭이라는 것만 쓰는 경우가 있고 또 어떤 작가는 밀실트릭을 주로 사용해서 쓰는 작가도 있는둥 나름의 개성이나 특징으로 자릴잡기도 하는것 같지만 나같은 경우엔 한 작가가 비슷한 작풍이나 트릭을 이용해서 쓴 작품엔 싫증을 좀 빨리 내는 경향이 있다.그래서 한때 엄청 좋아했던 작가인데 지금은 쳐다도 안보는 작가가 있기도 하고...

그런점에서 볼때 이 작가 `다카노 가즈아키`는 늘 신선하게 다가온다.`13계단`이라는 작품으로 사형제도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6시간후 너는 죽는다`에서는 초능력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작년에는 `제노사이드`란 작품으로 인류의 잔인한 본성과 역사에 대해 심도있게 다뤄서 경탄을 자아내는가 했는데..이번엔 낙태와 모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참으로 다양한 주제와 관심으로 심도있는 이야기를 펼쳐주기에 그의 작품에 대한 팬들의 신뢰도는 깊을수밖에 없는것 같다

프리랜서로 글을 쓰던 슈헤이는 우연한 기회에 낸 책이 일약 베스트셀러에 오르게 되자 그 인세로 아내와 함께 살 멋진 맨션을 계약한다.그리고 그런 그가 너무나 사랑하는 연약하고 부드러운 아내 가나미와 앞으로 행복하게 살 꿈만 꾸던중 그들에게 아내 가나미의 임신이라는 느닷없는 복병을 맞게 되면서 모든것이 엉클어지기 시작한다.

그가 받은 인세는 엄청난 거금이긴하지만 그들이 사는 맨션의 계약금으로 거의 다 들어가고 앞으로 대출금을 계속 갚아야하는 상황이기에 아내 가나미 역시 계속 일을 해야하는 상황인데 이런 시기에 아내의 임신이 반갑지않은 슈헤이는 중절수술을 받을것을 종용하게 된다.순종적인 아내인 가나미 역시 그의 의견에 별다른 반발을 하지않고 수긍하는 태도를 보이지만 마음속으론 슬퍼하고 그런 그녀의 심정의 반증인것인지 그때부터 아내 가나미의 태도가 묘하게 달라지며 마치 다른사람이 들어와 있는 듯한 행동을 보이는데...

요즘 세대는 좋은건 좋다 싫은건 싫다는 호불호가 분명하고 자기의사가 뚜렷한 만큼 사랑에도 즉흥적이고 빠른 인스턴트식 사랑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것 같다.그런 반면에 귀찮은 일은 하기 싫어하고 싫증도 잘내 책임감이 떨어진다는 우려섞인 기성세대의 걱정도 많이 듣고..

작가 가즈아키는 그런 점을 주목해서 이 책을 쓴게 아닌가 싶다.

사랑에는 즐거움만 있는것이 아니라 그에 따른 책임도 따른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어서...

책속에 나오는 남자들의 작태란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여자에게 열과 정성을 다하다가도 귀찮은일에 휘말리거나 자기의 평온한 일상을 깨는 일이 생겼을때는 멀리 도망가기 일쑤이고 책임지는 일에 한발짝 물러나는 비겁한 모습을 보여준다.

주인공 슈헤이 역시 자신이 사랑하고 앞으로도 계속 같이 할거라 믿었던 아내의 임신이 자기의 꿈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혹은 자신이 가진 멋진 맨션을 포기하기 싫다는 이유로 낙태를 종용하는 비겁하고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런 아내의 혹은 연인의 뜻밖의 임신에 대처하는 슈헤이의 모습은 비단 그만의 모습은 아니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뜨끔하게 느꼈을 남성독자도 제법 있을것이라 생각된다.사랑함에 있어 따르는 책임이란 문제는 반드시 임신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책속에 슈헤이가 유기동물을 버리는 사람들의 행태를 고발하는 글을 쓰기 위해 조사하면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아무런 대책도 없이 귀엽다,이쁘다며 사랑을 주다 책임없이 마구 버리는 행태를 비난하는 대목이 있지만 한 해 낙태를 통해 사라지는 아이들의 수가 버려지는 유기동물보다 많다는 점을 비교해서 그 심각성을 더욱 확실한 형태로 알수있었다.

그렇기에 빙의 라는 다소 의외다 싶은 소재를 통해 모성의 신비스러움을 이야기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점점 자신안의 부성을 깨달아가는 슈헤이부부의 이야기가 설득력있게 와닿았던것 같다.

매번 또 어떤 문제를 제시할지 궁금해지고 우리에게 생각할꺼리를 던져주는 작가 가즈아키의 다음 작품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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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고개의 목매달아 죽은 이의 집 2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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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정말 운명은 되물림 되는것일까?

가끔가다보면 소름끼칠 정도로 부모와 자식이 혹은 그 윗대의 운명이 서로 닮아았는 경우를 본다.

물론 대부분이 비극적인 운명일때 더욱 그 소름끼치는 우연이 잔인하게 느껴지고 그 우연의 일치가 강하게 인상에 남는데..

긴다이치 코스케가 맡은 최후의 사건이라는 것도 인상적이지만 그가 오래도록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고 또다시 되풀이 되는 사건에서야 그 비극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한다는 점에서도 이 책은 기존의 책이랑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한번들으면 잊혀질것 같지않는 강렬한 제목만큼이나 그 비극성도 강렬한 이 책 `병원고개의 목매달아 죽은이의 집`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것 같다.믈론 상상이지만 원초적이고 강한 인상의 잘린머리를 한 풍령과 함께...

어느덧 병원고개의 집에서 벌어진 처참한 살인사건도 잊혀지고 공소시효도 지난 즈음에 긴다이치코스케를 찾아온 이가 있는데 바로 혼조 나오키치...안그래도 그 사건이후로 갑작스럽게 번창하고 규모가 커지는 혼조 사진관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하던 그에게 나오키치는 목숨을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혼조가와 호겐가 사이의 비밀을 알려주고 자신이 죽을것에 대비해서 범인을 잡아달라는 부탁을 한다.그리고 마치 유언처럼 그 말이 사실이 되고 나오키치는 모두가 보는 가운데 추락사 하는데 기묘한것은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쇼와 28년의 그 흉칙한 사건의 목격자이자 죽은 이와 일행이엇던 앵거리 파이러츠의 남은 연주자였던것...

그리고 그들에게 기묘하고 섬뜩한 경고의 영상을 누군가 보내오는데...

강렬한 사건 이면에 숨은 어두운 비밀들...그리고 되풀이 되는 참극

얽히고 섥힌 인연들은 결국에는 이런 비극의 참극을 불러오는가보다.

문제는 윗대가 잘못한 것으로 인해 한번 얽힌 인연은 결국 바로 잡을 기회가 와도 서로의 이해가 얽히고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하면서 또 한번의 대형참사가 일어나고 결국에는 그 운명조차 되물림되는 우를 범한다는것이다.

어리석은 인간들은 기회가 와도 그 잘못을 바로 세우기는 커녕 늘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기에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나오는듯..

뭔가 비밀이 있는듯한 분위기와 그 비밀을 둘러싼 여러가지 음모와 살인...

특히 오래된 명문가의 어두운 비밀과 수치를 둘러싼 이야기를 인간들의 애욕과 애증 그리고 원한과 함께 버무려서 풀어나가던 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들은 인간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과 예리한 관찰로 인해 더욱 돋보이는데...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에겐 특히 애정을 가지고 있었는것 같다.

피해자도 가해자도 어찌보면 모두가 운명의 피해자인듯...살인을 하지않앗지만 가장 나쁜 사람은 이런 복잡하고 미묘한 운명을 우연히 엿보고 이를 이용하려했던 그 남자 단 한사람이 아닐까...

그렇게나 지키고 싶었던 비밀이 결국 모두를 파멸로 이끌정도의 가치가 될까?

많은 분들이 읽은 후의 감상이 슬픔을 느낀다고 했는데...이런 부분에서 난 슬픔보다 허무함과 인생의 무상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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