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초지로 - 고양이와 집사의 행복한 이별
고이즈미 사요 지음, 권남희 옮김 / 콤마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고양이'를 좋아해서 고양이와 관련된 책이 있으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습니다.

꼭 소장을 해서 읽곤 하는데 이번에 이 책은 저에게 조금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그동안의 책들은 고양이와의 동거이거나 길고양이의 일상 등을 담아내곤 하였는데 이 책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별'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별의 슬픔보다

함께 있어 행복했던 순간이

더 소중하기에......

앞으로 다신 없을 142개월간의 이야기

언젠간 이별을 해야하겠지만 너무나도 짧은 인연이었던 고양이, '초지로'.

책 표지의 고양이가 창밖을 바라보는데 벌써부터 가슴이 아려왔습니다.


<프롤로그>에선 그들이 '초지로'와 '라쿠'의 첫 만남이 소개되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수컷을 키운 경험이 없어 얼룩무늬 아이인 '초지로'를 입양할지 망설이다 첫눈에 반하여 같이 살게 된 아이들.

암컷인 '라쿠'와 수컷인 '초지로' 남매는 서로 사이좋은 남매였고 언제나 저자를 이해해 주고, 응원해 주고, 육아에 참여해 준 든든한 아군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초지로에게 작은 종양이 발견되고 수술로 한 시름을 놓을 무렵, 변비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수술 후유증일까?

원인도 모르고 변비약을 먹이며 지켜보다 다시 찾아간 병원에선 청천벽력같은 진단이 내려졌습니다.

"항문 안에 아주 큰 종양이 있군요."

"여기 보이시죠? 이렇게 종양이 누르고 있어서 변이 나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종양은 골반에 유착해 있는데......" - page 31

"종양이 아주 큰 데다 뼈에 붙어 있어서 수술로 제거할 수밖에 없습니다."

(중략)

대학별원의 담당 선생님은 그 뒤로도 여러 방법을 모색해 주었습니다. 외과 선생님과도 의논해서 수술로 제거할 수 있는 만큼의 종양을 제거하는 방법을 알려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상당히 대규모 수술인 데다 종양 전부를 제거하는 게 아니었어요. 삶의 시간을 연장하는 데 지나지 않았습니다. 수술 후 최소 일주일은 입원해야 했고, 수술 중 상태가 나빠지면 안락사를 고려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내 앞에 놓인 현실은 너무나 냉혹했습니다. - page 33

너무나도 빨리 찾아온 이별의 순간이었습니다.

이들 부부가 선택한 것은 수술 보다는 그저 집에서 편안하게 살게 하다가 보내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로부터 시작된 초지로와의 시간들.


앞으로 얼마나 더 초지로와 보낼 수 있을까?

내가 초지로를 위해 무엇을, 얼마만큼 더 해 줄 수 있을까?

미지수였습니다. 나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하나도 되지 않습니다. 현실을 믿을 수 없어서 생각을 냉정하게 정리할 수가 없었습니다. 마음이 안정되지 않아 붕 뜬 심정으로 보내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내 눈앞에는 기분 좋은 듯이 자고 있는 초지로가 있을 뿐입니다. 평온한 모습으로 보내겠다는 결론을 내렸을 뿐 보낼 각오가 된것은 아니었습니다. - page 37

책을 통해서 배우는 '이별'의 과정.

쉬히 한 장 한 장 넘기기가 힘들었습니다.

아직 저에겐 이런 경험이 없어서인지......

만약 나라면 어찌했을지 생각하는 것조차도 마음이 아파왔습니다.

그런 주인의 마음을 알아서일까.

천진난만한 초지로의 모습이 더 안쓰러웠고 점점 야위어가는 모습에 자꾸만 눈물을 훔치게 되었습니다.


짧기에 더 깊은 울림이 있었던 것일까.

이 책이 읽고나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초지로를 떠나보내고 나서 놀러온 친구의 한 마디.

"실은 말이야, 요전에 초지로가 꿈에 나왔어. 아직 초지로가 살아 있을 때여서 말하지 못했는데, 초지로한테 부탁을 받았어. 너한테 '나는 정말로 행복했다고 전해 주세요.'라고. ...... 이제야 전하네." - page 104

이 말 한 마디로 더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자신의 아픔보다 주인을 향한 마음.

서로의 마음이 통해서였을까.

병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을 곁에 머물러준 초지로.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동물은 사람보다 먼저 떠납니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때로는 견디기 힘들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짧은 생을 살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과 즐거움과 무한의 애정을 가져다주고, 인간의 삶을 진심으로 풍요롭게 해 줍니다. 나는 초지로의 생애를 통해 그것을 배웠습니다.

이별은 정말로 고통스럽고 슬프지만, 그 이상의 것을 우리에게 가져다줍니다.

이별의 아픔과 함께 보낸 시간 동안의 행복을 저울에 달아 보면 분명 함께 보낸 시간의 행복이 더 무거울 겁니다. 그래서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나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즐거웠던 추억만 떠올릴 수 있는 날이 반드시 올테니까요. - page 107

우리가 살아가면서 언젠가는 마주하게 될 이별의 순간.

그래도 이별보다 행복의 순간이 더 많기에, 더 무겁기에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우리는 살아가는가 봅니다.

그때를 곱씹으며 떠올릴 수 있기에 너무 슬프더라도 희석시킬 수 있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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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임수
샤를로테 링크 지음, 강명순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누군가를 속이기 위한 입발린 소리나 행동, 속임수.

그런 속임수를 이 책에선 이렇게 표현하였습니다.

눈에 보이는 얼굴과 속임수로 만든 얼굴

당신이 아는 그녀의 얼굴은 가면일 수 있다!

책의 앞표지에 적힌 문구와 그림.

작가는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것일지 궁금하였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알고싶어 책의 뒤적여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책의 뒷표지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연인의 과오를 묻어주기 위한 속임수!

그들이 감춘 비밀이 복수의 칼날이 되어 돌아온다!

스릴과 긴장감이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빨리 책을 읽어야겠다!는 마음에 서둘러 책을 펼쳐들었습니다.


사건은 스캘비의 자택에서 은퇴한 형사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다른 이에게 원한을 사지도 않을 정도로 그를 따르고 존경하는 이도 많은데 잔인하게 살해된 채 발견된 형사, '리처드 린빌'.

그에게는 그를 존경하는 딸 '케이트'가 있었습니다.

"자네는 아버지와 지나치게 친밀하게 지낸 게 문제야. 이제는 자네 자신을 위한 삶을 찾아야 할 때야. 아버지 대신 자네의 삶을 단단하게 지탱하게 해 줄 새로운 버팀목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야."

케이트의 몸이 살짝 비틀거렸다.

"내 자신의 삶을 단단하게 만들어줄 버팀목이 없다고요? 도대체 왜 그런 생각을 했죠? 런던경찰국에서 형사로 지내는 내가......."

케이트가 말을 하다가 혀가 꼬이는지 입을 다물었다.

"자네의 삶에 뭐가 더 남아 있지? 자네에게 신경 써주는 사람이 있어? 자네를 귀하게 여기는 사람,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를 때 옆에서 위로해준 사람이라도 있었나? 자네는 지금 고독과 슬픔에 몸부림치며 이 집에서 한 달이 넘도록 혼자 지내고 있어. 내가 알기로 자네의 애인이나 친구가 이 집을 방문한 적도 없어. 최소한 런던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라도 찾아왔어야 마땅한데 아무도 오지 않았지. 자네에게 깊은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없다는 뜻이야!" - page 152 ~ 153

그만큼 아버지에 대한 애착이 있던 형사이자 딸인 케이트는 아버지의 죽음을 밝히기위해 독자적으로 수사를 시작하곤 합니다.

사건을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또 다른 살인사건이 발생을 하게 되고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범인과 그에 대한 해결책이 없음에 스스로 자책을 하곤 합니다.

그러다 알게 된 또 하나의 사건, 케일럽 헤일 반장의 수하 형사인 제인 스캐핀 형사의 동생 션의 교통사고.

이와 연쇄살인과의 연결고리는?

점점 사건은 하나의 접점이 있음이 밝혀지고 그 속엔 자신이 그토록 믿었던 아버지의 비밀을 알게 됩니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긴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작가가 너무나도 세밀하게 표현해서인지 장면들이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내가 마치 케이트가 된 것인냥 소설 속 주인공과 동일시되어 사건을 파헤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소설이 나중에 영화화된다고 해도 손색이 없을만큼 너무나도 흥미진진하였습니다.


책에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누나는 경찰이기 이전에 홀게이크 가족이고, 딜런의 누나이자 고생만 하다 돌아가신 엄마의 딸이기도 해. 우리 가족 일이니까 따로 분리해 이야기할 수 없는 문제야. 아무런 죄도 없는 우리 가족이 평생 그 사건이 남긴 상처를 떠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게 분하지도 않아? 누나 역시 나처럼 그 사건이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잖아. 피해자는 매일이다시피 비극의 상처를 떠안고 살아가야 하는데 오히려 가해자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편안하게 살아간다는 건 말이 안되잖아."

션이 다시 제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누나는 경찰이기 때문에 더욱 그냥 내버려두면 안 되는 자들이었어. 경찰은 세상에서 정의를 지켜내는 직업이잖아. 정의를 부정하고, 사리사욕을 위해 아무런 잘못도 없는 사람들을 짓밟는 자들은 단호하게 응징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해."

"나는 이제 뭐가 정의인지 잘 모르겠어." - page 535 ~ 536


책을 읽고나니 완벽한 비밀이란 존재하지 않음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그리고 정의란 무엇인지, 우리의 얼굴에 보이는 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끔 하였습니다.

어떤 사건이든지 사건의 경중을 따질 순 없습니다.

그렇기에 모든 사건의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댓가를, 피해자가 안고 갈 상처를 보다듬어야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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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소설가의 개이고 여기까지 타이핑하는 데 세 시간 걸렸습니다
장자자.메시 지음, 허유영 옮김 / 예담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한때 '고양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우리들의 모습에 관련된 책이 붐을 일으키곤 하였습니다.

유명작가가 쓴 소설도 있었고 고양이와 관련된 에세이는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개'?

사실 애완동물의 지존이자 요즘은 '동반자'의 의미도 지닌 우리의 '애완견'.

그들의 시선은 어떨까?라는 생각이 간혹 들긴 했지만 그러려니하고 넘겨버리곤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책, 『안녕하세요 저는 소설가의 개이고 여기까지 타이핑하는 데 세 시간 걸렸습니다』.

제목을 쓰는데 3시간이나 걸렸다는 소설가의 개.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파서 이렇게 오랜 시간을 공들이는지 궁금하였습니다.


작가, '장자자'.

최근에 그의 작품인 『너의 세계를 지나칠 때』를 만난 인연이 있었기에 낯설지 않았습니다.

소설에서 느껴졌던 섬세함과는 달리 이 책에 등장하는 그의 모습은 철부지 남자아이를 떠오르게 하였고 오히려 그의 강아지인 골든레트리버가 철이 든 진정한 작가의 모습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일까.

제가 만났던 작품도 혹시......


저자와 강아지의 만남은 서로일 수 밖에 없는 듯한 인연이었습니다.

사실 소설가의 개인 골든레트리버, '메시'는 '잡종'이어서 다른 사람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혼혈아는 예쁘다며 좋아하지만 혼혈개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 page 12

이때부터 철이 들었던 것인지......

무튼 메시와 소설가가 인연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이놈은 귀가 어떻게 이렇게 크지? 하하! 고놈 참 기똥차게 생겼네!"

나는 아빠 품에서 처음으로 내 귀가 멋지다는 걸 알았다. - page 13

그가 비로소 메시를 알아봐주었기에 서로는 인연이 될 수밖에 없음을......

그리고 이어진 소설가와 메시의 이야기.

하나 하나의 에피소드마다 메시가 전하는 이야기는 너무 일찍 세상을 알아버린 것일까, 철이 너무 들어버린 것인지 우리에게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인간인 제가 반성을 하게 되고 메시의 눈에 비쳐지는 소소한 행복이 부럽기만 하였습니다.


36가지의 에피소드 중에 인상깊은 에피소드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행복이 찾아왔을 때 덥석 물어 오기 위하여>에서는 메시가 처음 사귄 친구 '보더콜리'에 대해 작가와 메시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저 보더콜리의 눈 속에서 반짝이는 게 뭐예요?"

아빠가 말했다.

"미련이지. 다시는 만날 수 없고 돌아오지도 않을 걸 아니까 생기는 미련."

(중략)

"가끔은 미래로 가려는 게 아니라 과거를 붙잡으려 기를 쓰고 달리지. 하지만 잡을 수는 없어. 누구나 사무친 미련을 가슴에 품고 살아. 남들이 모르는 아주 깊은 곳에 말이야. 거긴 혼자만의 세상이지. 무서워할 건 없어. 그게 바로 인생의 짐이니까." - page 24

보더콜리에게는 그것이 '원반'이었습니다.

엄마가 우니까 비가 와서 엄마를 위해선 원반밖에 없다는 보더콜리.

괜스레 울컥하였습니다.


<백업 파일 같은 인생>에는 이런 에피소드가 담겨 있습니다.

"아저씨, 우리 개들을 좀 봐요. 우린 주인을 목숨처럼 여기지만 주인에게 우린 그저 삶의 일부일 뿐이에요. 그래도 서로 사랑하는 건 맞잖아요."

내 말을 듣고도 세퍼드네 아빠의 주름진 미간으 퍼지지 않았다.

"그거랑은 달라. 어쩌면 내가 백업 파일의 백업 파일이 될지도 몰라."

"다르지 않아요. 사랑이 불공평한지는 누구와 비교하느냐에 따라 달라요. 아저씨는 누군가를 좋아하면 모든 걸 다 내어주지만, 그 여자는 자신의 10분의 1만 내어줄 수도 있어요. 하지만 두 사람은 각자 최대치의 사랑을 하고 있는 거예요. 아저씨와 그 여자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불공평한 거라고요." - page 173

그리고 이어진 충고.

당신이 누군가에게 클릭당하기를 기다리고 있더라도 자기 자신을 저장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는 법인데 말이다. - page 174


단순한 강아지가 아니었습니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던가......

오히려 '청출어람'의 모습을 보인 골든 레트리버는 진정 우리에게 삶의 의미를 전달하고자 오랜 시간이 걸려도 이처럼 책을 출간하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읽으면서도 그가 강아지인지 내가 개인지 구별할 수가 없었습니다.

부정적으로만, 그저 거창한 이상만을 좇으며 살아온 건 아닌지 반성도 하게 되었습니다.

행복은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을, 그것도 나를 믿어주는 이와 함께인 그 순간순간이 진정한 행복임을 깨달았습니다.

책을 읽으면서도 마지막으로 다가가기 싫었습니다.

메시와 맺은 인연의 끈을 놓칠까봐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번을 계기로 그를 알았기에 언젠가의 만남을 기대하며 책장을 덮고 말았습니다.

행복을 찾아헤매이는 이들에게, 하루하루 힘들다고만 외치는 이들에게 이 책 한 권을 선사합니다.

유쾌, 상쾌, 통쾌 속에서 전하는 진정한 행복, 삶을 전달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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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만나는 시간 - 마음치유를 위한 내면아이 미술치료
임윤선 지음, 릴리아 그림 / 자음과모음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임신했을 때 태교의 한 방법으로  '컬러링북'을 하였었습니다.

색을 칠하면 그 시간에 다른 생각도 하지 않게 되고 집중을 하며 색을 칠하다보면 어느새 나만의 작품 완성!

그 뿌듯함과 함께 이를 계기로 그림도 조금씩 그려보곤 하였습니다.

출산을 하고 육아에 매달린 요즘.

내가 사라진 것 같다는 느낌을 종종 받곤 합니다.

그래서 늦은 밤, 나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나라는 존재를 알기 위해 '독서'를 하거나 '일기'를 쓰곤 합니다.

그러다 예쁜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를 만나는 시간』

특히나 이 책은

마음치유를 위한

내면아이 미술치료

라는 점에서 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바로 제가 찾던 책임을 단번에 알아버렸습니다.

 

 

나를 만나는 시간은 14시간이 있었습니다.

탄생부터 시작하여 까꿍놀이, 소꿉놀이, 가족관계, 첫 학교에서의 분리불안, 그리고 자아 정체성 찾기 등.

1시간씩 마음을 잡고 내 안의 내면아이를 만나러 갈 것 같았습니다.​

 

 


처음 만나게 된 '나'.

나 역시도 세상에 막 나왔을 땐 목청 높이 우는 아기였을 것입니다.

나도 갓난아이일 땐 모든 이들이 나를 사랑스러워 했을 것입니다.

그때의 내 모습.

기억은 나지 않지만 예뻤을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 아기인 나를 가장 사랑스럽게 만들어 줄 색을 입혀서 생명을 불어넣으라고 하는데 선뜻 색을 입혀줄 수 없었습니다.

한 가지 색으로 표현하기엔 무궁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을 거라는 희망이 있었기에......


책의 페이지마다 컬러링할 수 있는 그림들이 있었습니다.

보기만해도 뿌듯함.

이 책을 나만의 색으로 채우고나면 나 역시도 이 책의 공동저자가 되겠지!


이 부분이 인상깊었습니다.

<나에게 가장 소중한 선물은 바로 나입니다>

요즘들어 '나'라는 존재가 가려진 것처럼 살아가고 있었는데 이 부분을 읽다보니 살짝 눈물이 맺히곤 하였습니다.

어린 시절, 기억나는 생일 장면을

떠올려 보세요.

무슨 선물을 받고 즐거워했어요?

어린 나의 생일을 축하해 준 사람은

누구인가요?


그동안 생일 선물을 제대로 받은 적이 없다고요?

지금도 늦지 않았어요.

누구도 챙겨 주지 않았고,

나조차 지나쳤던 나의 생일.

근사하게 만들어 주세요.

이 책으로 나조차 지나쳤던 생일을 맞이해 보았습니다.

 

 


 

 

 


​ 


책이 후반부로 향할수록 빈 공간이 보였습니다.

그 공간엔 내가 꾸며야할 부분.

또다시 두려웠습니다.

무얼 그려야하지?

아무것도 못 그리면 어쩌지?

펜을 들고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말았습니다.

지금은 용기가 나지 않지만 언젠간 꼭 이 공간을 가득 채워볼 것 입니다.


 

 

 


조금은 어색했던 나의 '내면아이'.

그 아이의 탄생에서 지금까지를 살펴보는게 처음엔 두렵기만 하였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그 아이를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은 작은 용기가 생겼고 이 책을 통해 보다 나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왠지 이 책은 저와 비슷한 제 친구들에게 한 권씩 선물해야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만나서 서로의 내면아이에 대한 수다를 떨어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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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오늘부터 일하러 갑니다! - 15년 만의 재취업 코믹 에세이
노하라 히로코 지음, 조찬희 옮김 / 꼼지락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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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나이 30에 접어들면서 무수한 변화가 생겼습니다.

숫자 앞자리가 '3'이 되고 결혼을 하여 한 가정을 이루면서 '아내'라는 직위를 얻게 되었고 아이가 탄생하면서 '엄마' 라는 직위까지 얻게 되면서 '직장인'이라는 타이틀 대신에 2개의 직위를 얻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 하나 제대로 인정해주는 이는 없고 주변의 친구들은 다시 재취업을 하고 있는 무렵, 저 역시도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리저리 취업자리를 알아보지만 경기상 좋지 않기에, 여자나이 30대이기에, 아이가 있는 엄마이기에 라는 조건으로 무엇하나 얻기가 힘든게 사실입니다.

'재취업'.

그저 헛된 희망인것일까......

그러다 이 책을 발견하였습니다.


 

 

 


『엄마, 오늘부터 일하러 갑니다!』

제가 외치고 싶은 이 한 마디!

그녀는 어떻게 재취업을 할 수 있었는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등장인물들.

40세 전업주부

15년 만에 재취업 성공한 저의 히어로, '스즈키 유리코'.

그리고 그녀를 지지할 남편과 아이들.


그녀 역시도 아이들이 유치원에 다닐 무렵, 아르바이트를 할까 하며 남편에게 동의를 구하곤 하였습니다.

그때 남편의 호기로운 답변.

"돈은 내가 벌어올게."

하지만 아이들이 중,고등학생이 되면서 점점 남편의 월급만으론 빠듯한 살림에 또 다시 남편에게 이야기 합니다.

"엄마 일할거야!"

이번에 돌아온 남편의 답변.

"당신... 대단해.

지금까지 당신이 집안일을 도맡아 해줘서 나도 일에만 전념할 수 있었어...

그동안 고생했어, 여보.

당신 일하는 것 나도 응원할께."

이렇게 그녀의 구직활동은 시작되었습니다.

역시나 취업은 어렵기만 합니다.

내가 원하는 곳은 남들도 원하는 곳.

어쩔 수 없이 남들과의 차별을 위해 '토일 휴무'를 포기하니 마침내 취업된 곳, 인쇄업.

그녀의 한 마디가 가슴을 울렸습니다.

맞아요, 불합격...

매번...

나는...

전부다 불합격이었어요...

그래, 맞아.

나 같은 사람 뽑아준 것만으로도 감사해야지.

고마워해야 해. 감사히 다니자.

어떻게 보면 이것도 인연일지 몰라...

그래.

열심히 해보자. - page 45

 

 


아무래도 익숙치 않은 일이기에 많이 혼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향하는데 왠걸!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그저 엄마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남편과 아이들.

"너희가 무슨 왕자, 공주들이야?!" - page 78

그런데 남편의 더 얄미운 말.

"당신은 그냥 알바잖아.

풀타임으로 일하는 사람은 어쩌라는 거야.

다른 집 와이프들 다 그렇게 다녀." - page 80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의 수다타임!

우리의 주인공은 일이 손에 맞지 않아 힘들다고 하니 친구의 충고 한 마디.

"붙을 줄 모르고 지원했다니 그건 아니지..."

"유리코!

너무 안이해!" - page 87


아이 키우고

집안일 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 대한

실례라고!


일할 만큼 돈을 받는다는 건

책임이 따른다는 의미야. - page 88

 

 

그래서 다시금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찾기 시작합니다.

지난 번과 달라진 유리코.

하지만

이번엔 제대로

이해가 간다.

왜 혼나고

있는 건지

확실히 알겠어.

게다가 뭘 더 잘해야

하는지도 알겠어.

그 점이 기쁘다... - page 120

 


 


이젠 유리코씨도, 가족들도 점점 서로의 빈 자리를 채워가면서 그렇게 유리코씨는 다시 일하러 갑니다!

그녀의 재취업 이야기.

지금의 제 모습도 반성하게 하였습니다.

이것저것 일을 가렸었고 난 안된다고만 좌절하고 있었다는 점.

다시 저도 재취업을 해 보려고 합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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