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임수
샤를로테 링크 지음, 강명순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누군가를 속이기 위한 입발린 소리나 행동, 속임수.

그런 속임수를 이 책에선 이렇게 표현하였습니다.

눈에 보이는 얼굴과 속임수로 만든 얼굴

당신이 아는 그녀의 얼굴은 가면일 수 있다!

책의 앞표지에 적힌 문구와 그림.

작가는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것일지 궁금하였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알고싶어 책의 뒤적여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책의 뒷표지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연인의 과오를 묻어주기 위한 속임수!

그들이 감춘 비밀이 복수의 칼날이 되어 돌아온다!

스릴과 긴장감이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빨리 책을 읽어야겠다!는 마음에 서둘러 책을 펼쳐들었습니다.


사건은 스캘비의 자택에서 은퇴한 형사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다른 이에게 원한을 사지도 않을 정도로 그를 따르고 존경하는 이도 많은데 잔인하게 살해된 채 발견된 형사, '리처드 린빌'.

그에게는 그를 존경하는 딸 '케이트'가 있었습니다.

"자네는 아버지와 지나치게 친밀하게 지낸 게 문제야. 이제는 자네 자신을 위한 삶을 찾아야 할 때야. 아버지 대신 자네의 삶을 단단하게 지탱하게 해 줄 새로운 버팀목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야."

케이트의 몸이 살짝 비틀거렸다.

"내 자신의 삶을 단단하게 만들어줄 버팀목이 없다고요? 도대체 왜 그런 생각을 했죠? 런던경찰국에서 형사로 지내는 내가......."

케이트가 말을 하다가 혀가 꼬이는지 입을 다물었다.

"자네의 삶에 뭐가 더 남아 있지? 자네에게 신경 써주는 사람이 있어? 자네를 귀하게 여기는 사람,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를 때 옆에서 위로해준 사람이라도 있었나? 자네는 지금 고독과 슬픔에 몸부림치며 이 집에서 한 달이 넘도록 혼자 지내고 있어. 내가 알기로 자네의 애인이나 친구가 이 집을 방문한 적도 없어. 최소한 런던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라도 찾아왔어야 마땅한데 아무도 오지 않았지. 자네에게 깊은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없다는 뜻이야!" - page 152 ~ 153

그만큼 아버지에 대한 애착이 있던 형사이자 딸인 케이트는 아버지의 죽음을 밝히기위해 독자적으로 수사를 시작하곤 합니다.

사건을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또 다른 살인사건이 발생을 하게 되고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범인과 그에 대한 해결책이 없음에 스스로 자책을 하곤 합니다.

그러다 알게 된 또 하나의 사건, 케일럽 헤일 반장의 수하 형사인 제인 스캐핀 형사의 동생 션의 교통사고.

이와 연쇄살인과의 연결고리는?

점점 사건은 하나의 접점이 있음이 밝혀지고 그 속엔 자신이 그토록 믿었던 아버지의 비밀을 알게 됩니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긴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작가가 너무나도 세밀하게 표현해서인지 장면들이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내가 마치 케이트가 된 것인냥 소설 속 주인공과 동일시되어 사건을 파헤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소설이 나중에 영화화된다고 해도 손색이 없을만큼 너무나도 흥미진진하였습니다.


책에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누나는 경찰이기 이전에 홀게이크 가족이고, 딜런의 누나이자 고생만 하다 돌아가신 엄마의 딸이기도 해. 우리 가족 일이니까 따로 분리해 이야기할 수 없는 문제야. 아무런 죄도 없는 우리 가족이 평생 그 사건이 남긴 상처를 떠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게 분하지도 않아? 누나 역시 나처럼 그 사건이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잖아. 피해자는 매일이다시피 비극의 상처를 떠안고 살아가야 하는데 오히려 가해자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편안하게 살아간다는 건 말이 안되잖아."

션이 다시 제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누나는 경찰이기 때문에 더욱 그냥 내버려두면 안 되는 자들이었어. 경찰은 세상에서 정의를 지켜내는 직업이잖아. 정의를 부정하고, 사리사욕을 위해 아무런 잘못도 없는 사람들을 짓밟는 자들은 단호하게 응징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해."

"나는 이제 뭐가 정의인지 잘 모르겠어." - page 535 ~ 536


책을 읽고나니 완벽한 비밀이란 존재하지 않음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그리고 정의란 무엇인지, 우리의 얼굴에 보이는 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끔 하였습니다.

어떤 사건이든지 사건의 경중을 따질 순 없습니다.

그렇기에 모든 사건의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댓가를, 피해자가 안고 갈 상처를 보다듬어야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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