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으로 지은 집 - 가계 부채는 왜 위험한가
아티프 미안 & 아미르 수피 지음, 박기영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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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위기의 여파는 아직까지 전 세계적으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 출발한 금융위기가 부동산 대출때문이라 점은 대체적으로 의견일치를 본다. 무엇때문에 대출이 늘어났는지 여부와 어떤 식으로 해결할 것인지 여부는 학자들마다 다르다. 지금까지 내린 총론은 돈을 풀어라이다. 경제가 경색되고 금융적으로 위기가 왔을 때 돈을 무한정 풀 수 있다는 의지를 중앙은행은 보여준다. 유일하게 실패한 일본은 돈을 풀어야 할 시점에 주저하며 잃어버린 20년을 만들었다. 모든 국가들은 일본 사례를 참고삼아 반면교사로 이제 경제가 어려워 질 때 돈을 풀어야 한다는 데 대체적으로 합의한다.


경제가 어려워 지는 이유는 무엇때문인지 설왕설래가 있다. 서로 이유를 밝히면서 전후 관계와 인과 관계, 상관관계에 대해 무엇이 먼저인지를 따지고 있다. A때문에 B가 온 것인지 B 때문에 A가 온 것인지 각자 주장을 펼치고 있다. 대체적으로 소비가 핵심으로 보인다. 대부분 경제학자들은 소비를 중요하게 여긴다. 소비가 줄어 경제가 나뻐졌는지, 실업률이 나뻐져 소비가 줄었는지, 소비가 줄어 기업 실적이 나뻐졌는지에 대해 약간씩 뉘앙사는 다르지만 지금까지 읽어본 책들의 한결같은 주장은 소비가 나뻐졌기에 기업들이 실적이 줄어 신규 채용은 커녕 기존 직원들마저 해고하며 악순환이 펼쳐졌다고 한다.


이 부분까지는 많은 경제학자들이 주장하고 있으며 밝히고 있다. 미국에서 출판된 책들이 번역되어 읽어보면 소비부분에 대해 강조를 한다. 불행히도 분명히 미국은 교수들이 이런 실증적인 데이터를 토대로 주장을 하며 설득력을 갖는데 반해 국내 교수들중에 이런 책을 펴 낸 것을 읽어 본 적이 없다. 한국도 금융위기를 겪으며 자산시장이 무너졌는데 이에 대해 원인을 밝히고 있는 글을 읽은 기억이 없다. 각자 자신의 주장이 틀릴 지라도 자신있게 학자로서 자신이 갖고 있는 뷰에 따른 주장이 왜 없는지 그저 의아할 뿐이다.


지금까지 소비가 경제를 바라보는 핵심이라는 이야기는 대체적으로 합의를 봤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소비는 언제 늘어나고 언제 줄어드는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전년 대비나 전월대비로 소비가 늘어났는지 줄어들었는지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다 알 수 있다. 고맙게도 열심히 데이터를 만들어 공개한다. 그것도 국가에서. 우리같은 경우에 소비에 포함되는 항목에 대한 의견이 다르기는 하지만 - 소비 통계에 잡히는 것과 실제 체감이 차이가 난다는 점때문에 - 얼마든지 마음만 먹으면 소비가 줄었는지 늘었는지 여부를 개인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제부터 <빚으로 지은 집>에서 이야기하는 소비감소에 대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소비가 줄어드는 이유는 바로 빚때문이다. 소비는 줄일 수 있다고 쉽게 줄일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반드시 꼭 지출해야 하는 소비부분이 있다. 통계에 잡히는 소비부분은 대체적으로 반드시 지출해야만 하는 소비 부분인데 이 소비가 줄어든다는 것은 개인들이 쓸 돈이 없다는 뜻과 같다. 또는 당장 갖고 있는 돈을 쓰면 안 된다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때문이다. 미래가 밝다고 여기면 당장 수중에 돈이 없어도 과감하게 빚을 져서라도 소비한다. 


미국의 상황은 다음과 같았다. (라고 쓰고 한국이라고 읽어도 된다. - 아니 어떤 국가를 대입해도 동일한 원인과 결과가 나온다) 주택 구입을 전액 현금으로 하는 개인은 극히 드물다. 대부분 주택 구입에 상당한 부채를 안는다. 부자라고 하여 부채없이 주택구입을 하는 것은 아니다. 부채금액이 적을 뿐이지 빚을 지는 것은 동일하다. 주택 가격이 오른다. 빚을 졌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주택 가격이 오르니 부채는 위험하게 여기지 않는다. 1억 짜리 주택에 8,000만원이 부채고 2,000만 원이 자기자본이다. 주택이 오르면 자산이 늘어난다. 얼마든지 이자를 내며 충분히 자산증식의 즐거움을 만끽하며 소비한다. 소비를 아껴야 할 이유는 없다. 현재보다 밝은 미래가 있기에 소비가 즐겁다.

무한정 오르는 자산은 없다. 오르면 중력 법칙에 의해 떨어지기 마련이다. 1억짜리 주택이 8,000만 원으로 떨어졌다. 이제 순자산은 없다. 오로지 빚만 남아 있을 뿐이다. 내가 보유한 주택은 전적으로 <빚으로 지은 집>이 되어버린다. 자산이 줄어든 개인은 소비를 줄일 수 밖에 없다. 이때까지는 별 문제가 없다. 버틸 수 있는 여력은 남아있다. 소비가 조금씩 조금씩 줄어들며 기업의 실적도 줄어든다. 이제 기업은 줄어든 실적만큼 직원을 줄일 수 밖에 없다. 해고된 직원은 이자를 낼 여력이 없다. 주택 가격이 상승할 때는 추가로 대출을 받으면 되지만 이제 그럴 수 없다.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이자를 내지 못한다.


은행은 더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차압에 들어간다. 보유한 주택마저 잃어버린 사람들은 기본적인 소비마저 꿈도 꾸지 못하게 된다. 이제 소비는 더욱 줄어든다. 기업의 실적도 더욱 줄어든다. 더 많은 직원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악순환이 순환고리처럼 이어지며 경제가 위축된다. 쌓이고 쌓인 문제가 누적되어 어느 순간 '빵'하고 터지며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여력이 있는  사람은 대출을 적게 받아 주택구입을 했기에 주택가격이 떨어져도 큰 타격을 입지 않는다. 


부자들은 대부분 채무자가 아닌 채권자다. 주택 가격이 떨어졌어도 대출금액만큼 회수하며 전체자산의 타격은 적다. 이들은 소비를 줄이지 않지만 전체 국민의 대다수가 빚으로 주택을 구입했기에 소비가 줄어들며 경제가 무너질 때 대출해준 금융기관도 함께 채권회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불량채권들로 자산건전성이 무너지며 지급준비율이 위험해진다. 은행에 돈을 맡긴 채권자(예금)들은 불안해하며 돈을 빼가려한다. 국가가 나서 은행은 망하게 할 수 없다며 지급보증을 하며 공적자금을 투입한다. 은행은 살아남았지만 <빚으로 지은 집>에 살다 쫓겨난 개인들은 더이상 갈데없는 신용불량자가 되어 소비는 여전히 늘어나지 않는다.


아무리 중앙은행이 돈을 풀고 은행을 살려도 경제가 좋아지지 않는 이유다. 이미 대다수의 소비주체들은 소비를 할 수 없다. 기업들은 여전히 신규직원을 채용하지 않고 은행을 통해 대출을 받지 않는다. 이미 쓰러진 개인들은 대출을 받을 여력도 없고 은행도 대출해 주지 않는다. 부자들만 - 신용이 좋은 -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이들은 기존에도 대출받지 않았던 것처럼 이번에도 대출을 극히 미미하게 한다. 이미 망가진 자산시장에서 주워담을 우량 자산이었던 자산이 완전히 저렴한 가격에 취득할 수 있다.


소비를 진작하기 위해서는 은행을 살리면 안 된다. 지금까지 자본주의가 대세가 되고 끝을 모르고 경제가 성장한 것은 - 중간 중간 부침이 있었지만 - 인구가 늘어나고 더 많은 개인들이 소비를 했다. 갖고 있는 돈만으로 소비를 했다면 지금과 같지 않았겠지만 신용으로 만들어진 소비패턴은 각 개인중에는 불행의 시작이었을지 몰라도 자본주의 발달에는 큰 도움이 된 측면이 있다. 은행을 살리고 기업을 살린 돈은 개인들에게 전파되지 않았다. 낙수효과는 없었다. 부자들이 돈을 쓰며 그 돈이 밑으로 내려가 돈이 퍼지며 사회 전체가 돈을 쓸 수 있는 여력이 생길것이라 판단했지만 돈은 내려오지 않고 그들이 살기 위해 쟁겨놓기만 했다. 


소비가 늘어나게 하기위해서는 직접적으로 돈을 줘야 한다. 은행은 망하게 하지 않고 개인은 망하게 냅둔다는 것은 도덕적 해이문제가 대두된다. 개인이 한 잘못을 구제한다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말하면서 똑같은 잣대를 은행에는 왜 들이대지 않을까. 과거에 유류세 환급을 한 적이 있다. 어지간한 사람은 다 해당되어 공돈이 생겼다. 쓸데없는 짓이고 소비에 도움이 되지 않을것이라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었지만 당장 소비할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아껴야 할 이유가 없고 생각지 못한 푼돈이 생긴 사람들 입장에서도 소비에 쓰게 마련이다. 급진적인 주장이지만 <빚으로 지은 집>에서는 은행에 준 돈을 각 개인에게 주었다면 경제가 훨씬 더 빨리 개선되었을 것이라 한다. 


이번 한국 정부에서도 가계 담보 대출과 관련되어 새로운 조건을 발표했는데 일정 금액 이하는 책임지지 않게 만든다. 도덕적 해이가 올 수 있고 그런 위험을 은행에서 지지 않으려고 대출금액을 낮출 것이라는 판단을 했는데 이 책의 저자들이 비슷한 주장을 한다. 이 부분은 어떻게 될지 나같은 평범한 사람은 예측하지 못하겠다. 책에서 실증적으로 대출을 많은 받은 지역과 받지 않은 지역의 소비와 실업률을 따지고 살펴본다. 그 뿐만 아니라 아주 중요한 주택 공급 효과도 함께 살펴보며 공급이 이뤄지는 지역과 이뤄지지 않는 지역을 비교하며 공급도 중요하지만 대출도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문제는 대출이 안 되는 사람에게도 무차별적인 대출실행한 결과로 <빚으로 지은 집>에 살던 많은 개인이 파산하고 경제는 급속도로 경직되었다. 이런 것을 볼 때 노무현 정부때 대출을 규제하며 관리한 것은 훌륭한 결과였다. 이번에 다시 대출 규제를 정부에서 실행했는데 분명히 주택가격이 과열되어 과도한 오버슈팅을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과열될 정도는 아니지만 미리 선제조치를 통해 완만하게 활발한 거래를 유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책에 나온 개념중에 낙관론자와 비관론자에 따라 주택가격도 오르고 내린다. 낙관론자들은 대출을 통해 주택을 구입한다. 비관론자들은 주택을 구입해도 순수한 자기 자본으로 한다. 서로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한다. 낙관론자들이 득세하며 주택가격이 상승한다. 이럴 수 있는 이유는 대출이다. 대출이 없다면 가격은 상승할 수 없다. 지금도 낙관론자들은 공적, 사적 대출을 이용해서 구입중이다. 공적 대출은 은행을 통해 사적 대출은 개인을 통해서 한다. 걔중에는 사적 대출에 공적 대출까지 결합해 구입한 낙관론자들도 있다. <빚으로 지은 집>은 오래갈 수 없다. 늘 주장하듯이 감당범위 내에서 보유한 주택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최근에 1년 도 안되어 5채 이상을 구입했다는 낙관론자들이 보인다. 이들이 순수한 자기자본으로 했다면 훌륭하다. 감당할 범위 내에서 받은 대출까지 포함한다면 이 역시도 인정한다. 그렇지 않다면 <빚으로 지은 집>을 통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반복되는 역사에서 -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공통 - 과연 배울 수 있을까. 이런 표현을 하기에는 내 대출도 만만치 않아 패스~~!!


히지만, 결국

인간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본다 

- 카이사르-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대안제시는 조금 아쉽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이런 책은 읽어야 된다, 어렵지만.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429992946

http://blog.naver.com/ljb1202/199508613


워낙 예전에 읽어 리뷰는 없는 <경제를 읽는 기술> 조지프 엘리스 저(보유 책이니 언젠가 다시 리뷰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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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토지 제1부 3 - 박경리 원작
박경리 원작, 오세영 그림 / 마로니에북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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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호흡이 긴 소설이라 그런지 3권에 들어와서 인물간의 속 사정이 하나씩 나온다. 각자 마음속에 품고 있는 솔직한 심정이 밝혀진다. 이전까지 병풍처럼 서 있다고 생각하던 인물이나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잘 몰랐던 인물들이 한 명씩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내가 왜 이러고 있는지.. 알려주마..식으로. 인간의 각자 사정이 있다. 과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인간이다. 한 인간이 갖고 있는 인식의 범위는 대부분 경험에서 나온다.


과거 책이 없던 시절에 인식 범위는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을 뛰어넘을 수 없었다. 교통수단이 발달되지 않아 같은 지역 안에 함께 부대끼는 지역민을 뛰어넘는 사고를 갖기 힘들었다. 양반들은 그나마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사고 확장을 할 수 있었겠지만 그 아래 신분은 어쩔 수 없이 반복되는 일상에서 사고가 깊어 질 수 없다. 하루 하루는 반복되고 만나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다보니 자기들끼리 별의별 난리를 벌인다.


다른 사람을 만날 일도 드물고 딱히 새로운 문물을 접할 기회도 없다보니 자기들끼리 매일 같이 마주보며 똑같은 일상을 반복한다. 지금도 여전히 조금 더 확장되었을 뿐 변한 것은 없다고도 볼 수 있다. 한 개인이 움직이고 만나는 사람의 패턴은 한정적이다. 그 안에서 지지고 볶고 한다. 공간이 좀 더 확장되었을 뿐이다. 그래도 예전과 달리 지금은 좀 더 많은 사람과 문물이 있어 <만화 토지>처럼 그 지역 안에서만 사건, 사고가 나는 것이 아닐 뿐.


3권에서 최치수와 윤씨부인의 속 사정이 나온다. 왜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밝혀지고 최치수는 대범하거나 쿨해보였지만 안에서 삭고 삭은 감정이 뛰쳐나오며 실행을 위해 동분서주한다. 욕망 덩어리인 귀녀는 드디어 포섭당하는 척 하며 신분을 뛰어넘기 위한 노력을 한다. 이들 모두는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과 지역을 뛰어넘을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그저 이것이 최선이라 여기며 움직인다. 


평사리에 살고 있는 모든 농민은 예전과 달리 자신이 살아가야 할 운명이라고 여기지 않지만 - 동학 혁명과 같은 새로운 개념을 이제 알게 되었으니 - 그저 이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으려니 하며 평사리 안에서만 좀 더 잘 살기를 희망할 뿐이다. 인간의 인식범위가 이런 이유로 중요하다. 아는 만큼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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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토지 제1부 2 - 박경리 원작
박경리 원작, 오세영 그림 / 마로니에북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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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소설이라는 이유가 확실히 있다. 2권째 읽고 있는데 아직도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누가 누구인지 명확하지 않다. 자주 등장하는 몇 몇 인물들만 이제 겨우 머리속에 집어넣고 중심 흐름을 쫓아갈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일단 둘째에게도 읽으라고 권했고 - 라고 쓰고 강요했다고 읽는다 - 비슷하게 읽고 있는 중인데 책 내용에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제법 나와 부모된 입장으로 약간 음~~했다. 뭐, TV에서 그런 장면이 나올 때는 그냥 별 느낌없이 봤는데.


만화 토지 2권에서 중심 이야기는 최참판가의 최치수 이야기와 평사리 농민인 이용과 공월선이다. 최치수는 비록 시골이라 서울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떨어져 있어도 좀 더 젋었을 때 서울로 상격하여 몇몇 경험을 했다. 그가 한 경험이라고는 부조리한 일이라 이를 바로잡기보다는 최치수만의 방법으로 거부한다. 자신의 몸을 완전히 굴리면서 거절한다.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예측불가능한 인물이지만 최소한 먹고 사는 걱정은 하지 않는다.


이용은 무당 딸인 공월선과 정분을 나누는 사이지만 각자 다른 결혼을 한다. 서로 잊지 못하고 있다. 다시 만나지만 공월산은 떠난다. 서로가 서로를 그리워하지만 함께 하지 못하며 떠나지도 못한 이용은 체면을 어느 정도 중시한 것이라 본다. 그들에게 사랑을 나눌수는 있어도 함께 할 수 없는 한계를 서로 뛰어넘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당시 시대를 볼 때 여성보다는 남성이 주도적이 될 수밖에 없는데 이용은 공원선이 떠난 후에 식음을 전폐하며 잊으려 한다.


토지에 나오는 대부분 인물들은 자신의 삶을 순응하고 현재 벌어지는 일에 체념한다. 천지개벽이 일어난다고 양반이 상놈되고 상놈이 양반된다고 믿지 않는다. 그저 지금보다 좀 더 좋은 세상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정도로. 한 개인의 인지범위는 시대를 뛰어넘을 수 없다. 당시를 살던 모든 인물은 자연친화적으로 삶을 살아가며 소소한 행복을 느끼면서 살아갈지 몰라도 현대인들에게는 너무 당연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비전따위는 없다.  늘 이런 시대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꿈을 꾸고 어떤 생각으로 하루 하루를 살았을까 궁금하다.


굳이 근면해야 할 일도 없고 바삐 살아야 할 일도 없다. 일 할 때만 열심히 하면 된다. 굳이 더 일을 한다고 무엇인가 딱히 달라질 것이 전혀 없다. 그 안에서도 사람들은 행복을 찾고 즐겁게 살았을 것이지만 희망이라는 것은 없는 삶이지 않았을까. 오히려 노비가 더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먹고 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니 역설적으로 하루 하루에 몇몇 일만 처리되면 자유로운 시간이 보장되겠지만 그 시간은 무엇을 했을까. 시간을 죽이면서 보내지 않앗을까. 지금과 달리 게을렀다고 하는 말이 맞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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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두고 읽는 니체 ㅣ 곁에 두고 읽는 시리즈 1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정은 옮김 / 홍익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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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대박은 없지만 은근히 많은 사람들에게 선택받은 책을 다수 출판한 사이토 다카시책이다. 부정확한 데이터지만 아마도 한국에 번역된 일본 저자중에 상위권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상당히 많은 책이 번역되었다. 그만큼 일본에서도 많은 책이 출판되었다는 뜻일테고. 사이토 다카시의 책은 최근에 공부나 독서와 관련되어 그 중요성을 알려주는 책이 다수였는데 읽다보면 "니체"에 대해 꽤 많이 언급하는 걸 느꼈다. 실제로 니체에 대해 책을 썼다고도 했고.


니체에 대해 썼다고 한 책이 <곁에 두고 읽는 니체>다. 또 다시 부정확한 철학사조에 대한 이야기지만 아마도 모든 철학자들의 마지막이 니체가 아닐까 한다. 상당히 많은 지식인들이 니체에 대해 언급한다. 니체 이후에 영향력 있는 철학자는 없지 않을까 한다. 그 이후로는 철학보다는 구조학과 같이 좀 더 세부적으로 나눠지는 걸로 보인다. 음악으로도 유명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누구나 알지만 정작 읽지 않은 책으로 유명하다. 나도 늘 읽어봐야지 하면서 지금까지 안 읽었다.


책 제목이 <곁에 두고 읽는 니체>라 조금 망설였다. 아직 니체의 책을 읽어 보지도 않았는데 니체에 대해 이렇게 접근하고 싶지 않았다. 제대로 니체의 책을 통해 먼저 접하고나서 니체에 대한 책을 읽는 것은 상관없어도 곁가지 식으로 니체에 대해 누군가 알려주는 책은 - 그런 형식의 책을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  - 피하려고 했는데 읽게 되었다. 막상 읽어보니 니체와는 상관이 있기도 하지만 없기도 하다. 


니체 생애에 대한 이야기와 니체가 저술한 책 내용을 근거로 사이토 다카시만의 이야기를 하는데 니체는 하나의 상징처럼 나온다고 봐도 된다. 책 내용은 니체의 이야기가 뼈대를 이루고 있으나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니체를 끌어들여 할 뿐이다. 해설서도 아니고 편람도 아니다. 그러다보니 철학 책이라 생각하며 다소 어렵지 않을까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자기계발서에 더 가깝다다고 본다. 니체가 저술한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아 모르지만 동기부여로 읽힐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가장 큰 장점은 니체는 어렵게만 생각해서 읽기 주저했던 사람에게는 니체 책을 읽어 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게 한다. 니체 책 번역이 어떠냐에 따라 또 다시 달라질 수 있겠지만 니체가 한 말이 그다지 난해하지 않고 <곁에 두고 읽는 니체>에 나온 내용대로라면 어지간한 동기부여 책을 읽는 것보다 훨씬 더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생각해보니 초인이라는 개념 자체가 부합된다. 끊임없이 현실을 개선하고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것이 동기부여 책이다.

누구나 자기 미래의 꿈에 계속 또 다른 꿈을 더해나가는 적극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현재의 작은 성취에 만족하거나 소소한 난관에 봉착할 때마다 다음에 이어질지 모를 장벽을 걱정하며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멈춰서는 안 된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책 처음에 나오는 문구이다. 읽으면 철학적 사유보다는 동기 부여다. 이 문구를 시작으로 저자는 (내일을 향해 날아가는 한 발의 화살)이라는 제목으로 시작한다. 초인은 천재적인 능력 보유자가 아닌 현재의 자신을 뛰어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를 위해 비전을 갖고 목표를 향해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한다. 성장하고 발전하며 지금보다 더 나은 인물이 되고자 노력을 ":향상심"이라 표현하고 책 전체를 관통하는 개념으로 등장한다.


자기 자신을 하찮은 사람으로 깎아내리지 마라. 그런 태도는 자신의 행동과 사고를 꽁꽁 옭아매게 한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라. 지금까지 살면서 아직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을지라도 자신을 항상 존귀한 인간으로 대하라.

<이 사람을 보라>


니체는 천재라 오만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쳤다. 심지어 <이 사람을 보라>에서 "나는 이 책으로 인류에게 최대의 선물을 했다." 말한다. 자신감과 자만은 구분해야겠지만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은 늘 보기에 좋다. 내 자신이 부족한 점이 자신감이다. 스스로 엄격한지 몰라도 이 정도를 갖고 자신있게 사람들에게 말하거나 자화자찬 하는 것에 대해 늘 주저하는데 니체는 과감히 자신감을 갖고 스스로 칭찬하라고 한다. 솔직히 너무 오만한 사람이 아니라면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을 볼 때 긍정적이다. 내가 부족한 부분이라 더욱 그런 사람들을 볼 때면 남들이 어떻게 바라보고 수근될지 몰라도 좋아 보인다. 물론, 내 자신에 대한 자존감은 넘친다.


각 장마다 니체가 저술한 책 중에 한 대목을 기초로 저자가 갖고 있는 경험과 니체뿐만 아니라 고사성어까지 곁들이며 알려준다. 전체적인 내용 전반에 흐르는 기조는 철학적이지 않고 현대인들 입맛에 맞게 구성되었다. 저자인 사이토 다카시가 지금까지 언급한 기조랑 딱히 다르지 않기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니체라고 하니 어딘지 어렵고 쉽지 않을 것이라느 편견이 <곁에 두고 읽는 니체>덕분에 사라졌다. 조만간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어야겠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철학적이 아니잖아.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니체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저자의 다른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330604398

http://blog.naver.com/ljb1202/138513290

http://blog.naver.com/ljb1202/220323685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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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의 역사 - 끝나지 않는 대량 학살
아라이 신이치 지음, 윤현명.이승혁 옮김 / 어문학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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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이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많다. 전화도 그렇고 영화도 그렇고 TV도 그렇고. 이런 것들을 현대인들은 아무런 의심이나 신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친숙하게 여긴다. 전쟁도 마찬가지다. 육군은 너무 친숙하고 해군은 동 떨어졌다는 느낌이 있는 반면에 공군은 다소 덜 친숙하지만 동 떨어져있지는 않다. 전쟁이 나면 비행기를 통한 공격은 무섭다는 느낌이 있지만 실제로 경험해 본 사람은 물론이고 상상하는 게 쉽지 않다.


화려한 공중 비행으로 격투기가 서로 공중 전투를 하는 것과 달리 전투기들이 육지에 있는 군인을 향해 총과 폭탄을 무차별적으로 쏘는 장면은 대부분 영화에서 볼 때 다 때려부신다는 쾌감이 있지만 내가 비행기 폭격을 당하는 입장이라면 끔찍하다. 피할 공간도 많지 않고 도망갈 시간도 부족하다. 비행기가 본격적으로 등장해서 전쟁에 쓰인 것은 겨우 100년 남짓이다. 그 전에는 열심히 서로 총 쏘며 육탄전 벌이면서 땅따먹기를 했다면 이제 비행기가 등장하며 전쟁의 양상은 달라졌다.


비행기는 단순히 우리 지역만 지키며 전진하는 육군과 달리 적진까지 단숨에 달려가 타격가능한 무기다. 전쟁이 나면 고대나 현대나 보급품이 핵심이다. 뛰어난 군인을 보유했어도 보급품이 제 때에 도착하지 않으면 군의 능력은 반토막난다. 근대에 들어 교통수단 발달로 각종 보급품을 후방에서 지원할 수 있게 되었다. 공장등에서 만들어 수송할 수 있어 될 수 있는 한 보급되지 못하게 하는 것이 핵심이었고 군인들 경로를 파악해서 최소 희생으로 전투를 벌일 수 있는 전투기의 등장은 전쟁을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생각하지 못한 부분은 바로 그 전까지 전쟁은 특정 장소에서만 벌어지는 상황이었다면 이제 전투기의 등장과 함께 - 더욱 발전한 무기도 포함하지만 - 특정 지역만 전쟁을 치루는 것이 아닌 어느 곳이나 그 즉시 전쟁이 가능한 지역으로 변했다. 이럴 때 가장 조심하고 신경써야 하는 부분은 민간인이다. 전쟁과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민간인도 국가와 국가간 전쟁에서 연관성이 없다고 할 수 없지만 민간인은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히지 않는 쪽으로 발전했다면 이제는 경계가 사라졌다.


초기에 비행기는 막강한 전투력에 비해 정밀도가 떨어졌다. 특정 지역의 군인만 사상할 수 없었고 근처에 있는 모든 사람과 물질은 남김없이 전부 타격했다. 그 피해는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였다. 전쟁이 벌어지면 될 수 있는 한 짧은 시간내에 상대방을 궤멸시키고 항복받아내는 것이 목표다. 이러다보니 비행기에서 쏟아지는 폭탄을 통한 폭격은 피해자 입장에서는 엄청난 육체적, 정신적 타격을 입힐 수 있었다.  


그 효과가 엄청났기에 전쟁 수뇌부는 포기할 수 없었다. 비록, 민간인을 함께 피해입힌다는 욕은 먹겠지만 어차피 전쟁에는 도덕따위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시점이라 더 빠른 시간내로 전쟁을 끝내는 방법이 더 선호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폭격의 효과는 엄청나서 폭격을 받은 국가의 국민들은 그 두려움에 그 즉시 전쟁을 포기하고 항복할 것을 국가에 요구할 것이라 믿었다. 그렇기에 더욱더 과감하게 폭격할 수 있었던 배경도 된다.

막상 폭격이 진행되자 생각과 다른 효과가 나타났다. 폭격의 참상에 민간인들이 치를 떨며 무서워하는 것까지는 예측한대로 반응했지만 두려움에 떨며 전쟁을 빨리 끝낼 것을 국가에 요구하기보다는 더욱더 복수심에 불타 전쟁의욕을 고취시켰다. 폭격을 가한 비행기는 장소불문 무조건 폭격했다. 비행기 폭격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정밀화가 불가능하다. 육지에 있는 사람이 군인인지 민간인지 알 수 없다. 특정 공장을 폭격할 때도 마찬가지로 정확하게 특정 건물만 폭격하기는 힘들다.


어쩔 수 없이 지역내에 있는 모든 물건과 사람에 대해 폭격을 가했다. 충분히 피할 수 있는 여지도 있지만 전쟁 앞에 인도정신은 뒷전으로 물러날 수 밖에 없다. 폭격과 함께 현대에 와서 전쟁 양상은 변했다. 이제 어느 곳이 전쟁터라는 개념 자체가 사라졌다. 그런 이유로 차라리 군인이 더 안전하다는 말까지 할 정도로. <폭격의 역사>는 이렇게 비행기 폭격으로 근현대사의 전쟁에 대해 서술하는 책이다. 작가가 일본인이다. 처음에는 별 생각없었는데 읽다보니 일본인이 폭격에 대해 더 트라우마가 심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폭피해를 입은 국가이니 말이다. 가해자이자 피해자라 약간 의심 시선으로 책 읽었다. 자신들이 가해자였고 원폭 피해를 입어 전쟁이 끝났다고 코스프레를 할까봐서.


워낙 역사에 대해 잘 몰라 그렇지만 일본의 항복은 원폭이 아닌 소련의 참전이었다고 한다. 소련이 참전할 것이라는 사실에 항복했다고 하고 실제 참전하기 전 미국에서는 원폭을 실행한다. 일본에서는 원폭보다는 도쿄대공습의 피해가 훨씬 더 크고 깊었는데 원폭이 상징적으로 일본도 미국도 원폭 피해자만 신경쓰고 기록으로 더 남기는데 반해 도쿄대공습은 소홀히하고 있다고 책은 말한다. 일본 사람이 쓴 책이지만 일본이 잘 못 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일본이 폭격받은 점이 폭격한 것보다는 더 많이 나온다는 내 착각내지 선입견도 있다.


현대에 와서 국가간 민간인에 대한 폭격은 자제하자는 결의가 있다. 결의때문에 지키기 보다는 우리가 먼저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적인 폭격을 가하면 상대방도 똑같이 응전할 것이라는 사실때문에 자제한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슬프게도 이 점을 서로 문명국가끼리는 지키지만 문명국가가 아닌 국가에게는 지키지 않는다. 상대 국가에서 나에게 똑같이 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참, 솔직하지만 슬픈 현실이고 도대체 문명국가라는 표현자체가 얼마나 삐뚫어진 단어인지.


비행기술의 발달과 무기개량으로 더 적은 양으로 폭격할 수 있을 듯 하지만 오히려 그 양은 현대에 들어 더욱 많아졌다. 정밀화가 훨씬 잘 이뤄졌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여전히 우리가 영화에서 보는 것과 같은 정밀한 타격은 불가능하다. 자연스럽게 그 근처 모든 사물을 전부 폭격한다. 폭격에 대비하는 방어 진지가 더욱 발전하다보니 폭격은 훨씬 더 많이 이뤄진다. 인간이 직접 정확한 좌표를 알려주어야만 하는 한계도 존재한다. 한국 전쟁다시 핵을 쓰기 직전이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비행기로 서로 격추하는 화면만 보거나 총으로 사람 쏘는 장면만 보다보니 비행기가 무차별적으로 육지에 무기를 투하해서 초토화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은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폭격의 역사>를 읽으면서 그 위험성을 깨달았다. 우리는 현재 얼마나 쉽게 전쟁에 노출되어 전쟁이 벌어지면 도망갈 방법이나 기회도 없겠구나라는 생각도 함께 절대로 전쟁 비슷한 것도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느낀다. 제발, 지도자들이 헛된 망상을 갖지 말고 국민을 위해 전쟁억지를 하며 폭격과 같은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해 주었으면 한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일본의 폭격장면은 다소 적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폭격의 위험성에 대해 깨닫다.



함께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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