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 지금 가까워질 수 있다면 인생을 얻을 수 있다
러셀 로버츠 지음, 이현주 옮김, 애덤 스미스 원작 / 세계사 / 201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모든 책을 읽어봐도 공통적으로 자본주의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서 이론적인 토대가 출발했다고 알려준다. 특히 이기적인 마음에서 출발해서 모든 사람들이 잘 살게 된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알려준다. 정작 그 개념은 <국부론>에서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지 않다. 딱 한 대목에서 빵집이야기가 나온다. 나도 <국부론>을 읽지 않았지만 - 나처럼 원전을 읽지 않는 사람이 대다수 - <국부론>이 어떤 내용인지 알지도 못한다.


딱 하나의 개념인 이기적인 마음만 안다. 실제로 당시에 지금처럼 자본주의라는 개념이 있던 것이 아니고 철학개념이었다. 대부분 철학에서 출발한다. 수학도 과학도 그렇고.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처럼 기술이 발달한 시대가 아니라 생각만으로 떠들었다. 직접 실험하거나 증명할 방법이 없었다. 자본주의도 시간이 지나 개념이 체계화되고 사람들이 인지하고 인식하게 된 것이다. 애덤 스미스도 분명히 철학적인 이야기를 했을 뿐인데 그 안에 향후 인류가 나아갈 길이 포함되어 자본주의 이야기에 반드시 포함되었다.


애덤스미스는 정작 <국부론>보다는 <도덕감정론>을 더욱 공들였다. 몇 번에 걸쳐 고쳐 썼다. <국부론>보다 먼저 나왔고 마지막까지 고쳐 다시 출판하것도 <도덕감정론>이었다. 애덤스미스는 관세업무도 보고 귀족 자제의 과외도 하면서 책을 집필했다. 결혼도 하지 않았다고 하니 금욕적인 삶도 살았다. 이 책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의 저자인 러셀 로버츠는 우리로 치면 팟캐스트를 운영하다 우연히 <도덕감정론>을 방송에서 하기로 했다.


구입만 하고 볼 생각도 없던 책을 읽게 되었다. 처음에는 다소 힘들었다. 이런 종류의 책들이 그렇듯이. 시간이 지날수록 책 내용에 빠지며 이토록 좋은 책이 제목만 알고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이 안타까워 직접 쉽게 푼 내용으로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직접 읽어본 적이 없어 비교할 수는 없다. 이 책은 그래도 애덤 스미스의 원작뿐만 아니라 저자의 실례까지 함께 들면서 서술되어있어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힌다.


책 서두에 나온 개념은 이런 것이다. 지구 어딘가에서 지진으로 수 많은 사람이 사상되었다. 나는 현재 업무로 정신이 없다. 당장 내일까지 마쳐야 한다. 동료가 나에게 그 사실을 알려준다. 잠시 기사를 읽고 안타까운 마음을 갖지만 아무런 감정없이 다시 업무에 집중한다. 집에 와서도 잠시 배우자와 그 이야기를 나누지만 금방 잊고 잠든다. 아이들이 축구 시합을 하는데 업무로 참여하지 못하게 되었다. 다행히도 배우자가 시간이 되어 가기로 했다. 사실 내 마음은 온통 축구 시합에 가지 못하는 것에 더 신경썼다.

이 사람의 생각은 잘 못 된것일까. 지금 누군가 죽었다는 사실에 아무런 동요도 없고 사소한 일에 더 신경쓰는 현실이. 누구다 다 세상의 중심은 나다. 나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아파하고 슬퍼하고 기뻐한다. 누군가 죽었다는 사실보다 내가 칼에 손가락을 벤 사실이 나에게는 심각하다. 이처럼 남보다 나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는 것을 '나의 철칙'이라 한다. 모든 사람은 각자 자신의 철칙대로 산다. 


이 말은 남을 바라볼 때 내 입장에서 바라보면 안 된다는 것이다. 내가 내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모든 것을 판단하듯이 그 사람도 그 사람의 입장에서 본다. 내가 했으니 그 사람도 할 것이라 생각하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철저하게 개인적인 이익만 추구하는 사람은 아니다. 돈과 명성만으로 사람이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것과 같다. 그 보다는 사랑받고 사랑하는 존재가 되어야만 행복하다.


워렌 버핏의 아들인 피터 버핏은 1,000억 원을 포기했다. 그는 음악가로 살기로 결정했다. 다행히도 그는 음악가로 큰 성공은 아니여도 성공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며 먹고 살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단순히 돈만 보면 1,000억을 포기한 그는 바보같은 결정이었다. 공짜로 부모에게 받는 금액이었다. 반면 음악가로 삶은 성공여부가 불투명했다. 이제 그는 자서전에 썼다.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돈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추구했고 성공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다. 지금 나는 해외에서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 공연 스케쥴이 있다. 취소하느냐 공연을 하느냐 여부는 전적으로 내 결정이다. 이럴 때 고인도 그걸 원하다고 말하며 공연을 진행하거나 취소한다. 이러며 사람들은 서로 오해가 생긴다. 그가 장례식에 오는 것을 고인이 원했을 것이라며 식구들은 원망한다. 차라리 처음부터 상대방에게 의견을 묻고 조율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애덤스미스의 <도덕감정론>은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인간이 어떤 존재라는 것을 말하는 책이다. 인간 사회가 어떻게 흘러가고 문제가 발생하는지 알려준다. 원저는 분명히 쉽지 않을 것이지만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은 아주 쉽게 풀어주고 있다. 다양한 실례까지 들어가며 알려주고 있어 이해도 잘 된다. 혹시 내가 이렇게 쓴 것도 내 철칙만으로 착각하고 말하는 것일 수도 있다. 사랑받아야 하는데, 이러면 원망 받겠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정작 <도덕감정론>은 안 읽는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애덤 스미스 책을 이렇게라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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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int it Rock 3 - 남무성의 만화로 보는 록의 역사 ㅣ Paint it Rock 3
남무성 지음 / 북폴리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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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 드디어 80년대다. 락의 전성기라고 해야 할 지 상업화의 절정이라고 해야 할 지 마지막 불꽃이 피운 시기라고 해야 할 지. 1,2편에서 내가 엄청나게 많은 락 그룹들과 인물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 놀랐다. 이토록 많이 알고 있을지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그저 동시대를 살아갔던 사람으로 음악을 들었다는 정도였다. 딱히 백판까지 찾아가며 듣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스스로 놀랐다. 너무 많다는 사실에. 그걸 거의 대부분 알고 있다는 사실에.


이제 80년대로 넘어왔다. 80년 대는 90년 대까지 이어진다. 80년 대에 활동했던 그룹들은 대다수가 90년대까지 활동을 했으니. 그들의 앨범 자켓을 보니 확실히 새로웠다. 그 전 세대 락그룹들은 이름과 노래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이제는 앨범도 알고 있는 것이었다. 앨범을 분명히 구입해서 들은 것도 아니었는데 앨범 디자인까지 알고 있다는 점이 스스로도 신기했다. 어떻게 내가 알고 있지..하는.


이 당시부터 전통 락으로 장르를 보기보다 팝과 결합된 다소 소프트한 락으로 본다. 그렇다해도 락의 정신을 이어받아 소개하는 책이라 듀란듀란같은 그룹은 잠시 언급이 될 뿐 제대로 소개되지는 않았다. 게다가 뉴키즈언더블럭도 그렇고. 한국에서는 엄청난 화제가 되었고 한국 사회 자체로도 국내에 방문했을 때 난리가 아니었지만. 열심히 읽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이렇게 내가 이 그룹들을 알고 있는데 노래를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그룹이 소개되며 노래도 언급은 되는데 노래 제목만 갖고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혹시 그룹만 알고 노래는 잘 모르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도 들었다. '책으로 배웠어요'처럼 그룹 이름만 알고 정작 노래는 들어 본 적도 없는것이 아닌가하는 의문. 시간을 내서 책에 나온 노래 제목을 하나씩 쳐서 들어봐야겠다. 알고 있으면 전부 다운받아 핸드폰에 저장하고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간만에 락스피릿이 되는 것인가.

이제 락은 죽은것인가. 락을 한다는 친구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락은 청춘의 아이콘이다. 대체적으로 락을 하는 친구들은 강하다는 인상도 있다. 현재 그룹으로 활동하는 아이돌 팀도 있지만 락을 기반으로 하는 그룹은 언더에 주로 있다. 이들은 주류에서는 인기가 없다. 예전에도 한국사회에서 락은 주류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들국화, 부활, 시나위를 비롯한 팀이 어느정도 인기를 끌었지만 대중매체는 거의 출연하지 않았다.


이제는 더더욱 락은 그들의 음악이 된 것일까. 락 정신은 여전히 갖고 있을지 몰라도 역시나 락은 파릇파릇한 청춘들이 무대에서 열기를 품고 내지르는 맛이 있어야 한다. 지금은 한 때 인기절정의 락그룹들이 예전 인기를 벗삼아 공연을 하지만 펑퍼짐한 몸매를 선 보이며 공연을 한다. 그 자체로도 매력적이지만 역시나 락만이 갖고 있는 반항정신을 포함한 날카로운 맛은 밋밋하다. 


전설이 된 너바나의 커트코베인은 약물로 죽었다. 상당히 많은 락 그룹의 천재적인 인물들이 비명횡사에 가까운 죽음을 가졌다. 그 덕분에 락은 더욱 풍부해질수 있었다. 이제 미친 똘아이같은 락 그룹은 없다. 다들 그루브를 타며 랩을 내 품는다. 시대가 변하며 시대의 아이콘이 변하고 시대를 대표하는 음악도 변한다. 락은 이제 옛 명성에 기대며 한 때의 음악으로 치부될까. 결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지금 음악들이 전부 락에 기반을 두고 발전을 거듭했다.(라고 난 생각한다)


결국에는 내 젊은 날에 함께 했던 음악이라 이렇게 찾아 읽지 않았을까. 나중에 다른 감정으로 지금 시대의 음악들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 읽지 않을까. 내 나이가 먹은만큼 다른 감정으로 지금 음악을 듣고 있다. 그런 걸 보면 음악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지금 이 순간에도 쉬지 않고 음악을 틀어놓고 들으면서 쓰고 있다. 음악은 내 삶의 산소호흡처럼 의식하지 않고 듣는다. 지금 듣는 음악이 세월이 흐르면 또 다시 추억의 노래가 될 것이다.


비록 마이클 잭슨에 대해 자세한 음악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만 너무 자연스럽게 마이클 잭슨이 등장한 것은 너무 기뻤다. 80년대에 음악사에 마이클 잭슨을 빼 놓고는 절대로 절대로 아무런 음악적 이야기도 안 될테니.


이책의 전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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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계단 - 제47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ㅣ 밀리언셀러 클럽 29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 황금가지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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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썼다. <책으로 변한 내인생>에 썼다. 어떤 책을 골라야 할 지 잘 모르겠다면 리뷰가 많은 책을 고르면 된다고. 최근에는 그런 걸 굳이 찾지 않고 도서관에서 손에 잡히는대로 고른다. 무엇인지 몰라도 끌리는 책을 택한다. 추리, 스릴러 장르는 워낙 방대해서 좀 망막한 면이 있다. 간만에 인터넷 서점에 가서 리뷰 숫자가 100이상 있는 것만 따로 적었다. 책을 읽는 것도 쉽지 않지만 읽고 리뷰를 쓰는 것은 더 쉽지 않다. (이런 리뷰를 1년에 약 200권 올리는 나란 놈은~~!!! ㅋㅋ)


정말 재미있거나 재미없어야 쓰게 마련이다. 그렇게 택한 책 중에 하나가 13계단이었다. 그때는 몰랐는데 도서관에서 빌리다 보니 이 책이 다카노 가즈야키 작품이었다. 정말로 재미있게 읽었던 <제노사이드>작가였다. 그 이후 이 작가의 작품을 찾았는데 불행히도 다른 작품이 없어 읽지 못했는데 이 작품이 떡하니 그 옆에 있었다. 더이상 고민할 필요없이 읽었다. 작가가 재미있게 쓰는데 읽고 싶어도 책이 없어 읽지 못했던 작가니 말이다.


일본 추리소설은 상당히 강점이 있다. 워낙 그분야 장르가 발달해서 그렇다. 그래도 일본보다는 유럽쪽이 좀 더 끌리는데 일본 추리소설은 약간의 호불호와 편차가 좀 존재한다. 가전제품을 사용할 때 뽑기라는 표현을 한다. 재수없으면 안 좋은 제품이 걸려 잔 고장이 많은 제품을 받게 된다는 의미다. 일본 추리소설도 그런 면이 있다. 재미있다고 해도 막상 읽어보면 나에게는 다소 재미가 덜 한 경우가 있었다.


유명 작가 작품중에서도 어떤 작품은 재미있고 어떤 작품은 재미없는 경우도 있다. 전작주의처럼 될 수 있는 한 작가의 작품이 재미있으면 다른 작품도 있는 편이지만 일본 작가는 그런 면에서 꼭 읽을 생각은 하지 않는데 다카노 가즈야키도 저번 작품은 별로였다. <KN의 비극>은 다소 추리장르도 아니고 조금 애매했다. 작가에 대한 신뢰가 그 작품 하나로 옅어지지 않아 읽게되었다.


어느 덧 일본 소설을 꽤 읽은 덕분인지 처음부터 여러 가지치기를 하지 않고 중심 인물 위주로 작품이 진행되어 그런지 소설 속 인물들이 혼동되지 않았다. 초반에 늘 여러 인물들의 이름이 헛갈려 적응하는데 애를 먹는 편인데 이번 작품은 그런 것 없이 한 번에 누가 누구인지 알면서 읽었다. 

살인 죄로 복역중이던 미카미 준이치는 가석방이 된다. 직접 죽인 것이 아니라 정상참작이 되었다. 집에 온 그는 가족 모두가 힘들게 살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형사사건은 끝이 났지만 민사는 남아 피해자 가족에게 부모가 여전히 돈을 다 주지 못하고 있던 실정이었다. 때 마침 교도관이었던 난고 쇼지가 은퇴를 결심하며 사형수의 무죄를 풀어줄 사건을 변호사에게 의뢰받는다. 난고 쇼지는 미카미 준이치와 함께 이 사건을 조사하기로 한다.


난고 쇼지는 2번의 사형집행을 한 경험을 갖고 있다. 살인을 직접 저지른 살인자와 자기의 상황이 다를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뇌도 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사형수가 무죄라는 판단과 함께 이 사건의 착수금과 성과금이 높아 해결하여 은퇴해서 빵집을 차릴 염두였다. 미키미 준이치도 생활고에 힘든 가족 상황에 함께 참여해서 상당수의 돈을 해결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망설인 끝에 함께 하기로 한다.


이들은 사형수가 보호관찰 중에 잘못을 저질러 보호관찰자를 사형한 것으로 결론나 있는 사건을 뒤집으려 한다. 처음부터 다시 조사한다. 안타깝게도 사형수는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려 살해사건 근처에 교통사고로 쓰러졌던 것 이외에는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겨우 계단이 있었다는 것만 떠올릴 뿐이었다. 이들은 어렴풋한 사형수 기억에 의지해서 단서를 찾아나선다. 담당 검사가 아직 근무하고 있어 그의 협조도 받는다. 처음 사형선고를 내렸던 자신이 틀렸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검사는.


사건은 점점 미궁에 빠지고 난고 쇼지대로 자신의 사정이 있고 미카미 준이치도 자신의 사정이 있어 이 또한 소설 내용에 한 축으로 담당한다. 대부분 추리소설은 뒤로 갈수록 범인이 들어나고 맥이 좀 빠지면서 예측 가능한대로 흘러간다. 하지만 <13계단>은 그렇지 않다. 뒤로 갈수록 점점 더 미궁에 빠지고 겨우 겨우 사건 해결에 들어갈 때즈음에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그것도 이중의.


추리 소설을 읽다보면 초반은 다소 느리고 진지하게 정독을 한다면 중반을 넘어갈수록 시간이 정지되고 책 넘어가는 속도가 빨라지고 나도 모르게 정독보다는 속독식으로 읽게 된다. 이런 책이 추리 소설의 묘미다. <13계단>이 그렇다. 더구나 유럽 추리소설보다는 페이지도 짧은 약 380페이지정도 된다. 사형에 대한 의문을 제시하는 작품이다. 우리와 달리 사형을 집행하는 일본에서 이것이 과연 옳은가에 대한 의문도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읽은 책은 새책이 아니라 낡았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뒤로 갈수록 손에 침이 묻을 수도.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177451253

http://blog.naver.com/ljb1202/205961945

http://blog.naver.com/ljb1202/140845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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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일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김연수의 책을 읽어볼까 하는 생각을 했다. 때 마침 어느 곳에서 김연수의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 당시에 정확히 소설가인지는 몰랐다. 읽어야지 하면서 결국에는 아직까지 소설을 읽지 못했다. 꼭 읽어야 할 의무나 책임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하다보니 정작 소설은 읽지 않고 이렇게 수필을 읽게 되었다. 수필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것이 소설가가 글쓰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고 소설가의 삶이 어떤지 알려주는 책이다.


소설과 수필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글 초반에 꽤 재미있었다. 내용이 재미있다고 보다는 위트와 반전이 좋았다. 뭐라 이야기하고 가로 열고 엉뚱한 이야기나 반대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웃게 만들었다.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내려놓고 썼다고 할까. 여타의 글쓰기 책과는 완전까지는 아니여도 참 다른 책이다. 책 제목인 <소설가의 일>답게 소설가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


어떻게 소설가가 되었고 소설가로 어떤 식으로 작업하고 소설은 어떻게 쓰는지 어딘지 은밀하면서도 소근소근하게 말한다. 때로는 뻥이지롱~~하는 느낌마저 든다. 실제 김연수작가가 어떤 성격이고 말하는 스타일인지 모르겠지만 책을 읽은 느낌으로는 나서서 말을 하고 청중을 휘어잡지 않지만 조용히 자기 할 말은 유머를 섞어가며 집중하게 만드는 스타일같다. 어딘지 능글능글할 것도 같고.


소설을 읽을 때 대체로 내용에 집중한다. 하지만 소설은 내용은 단순할지라도 묘사가 많다. 실제 소설의 핵심은 그런 의미에서 묘사가 참 중요하다고 여겼다. <소설가의 일>에서 그 부분을 정확히 언급한다. 묘사라는 표현보다는 디테일. 우리는 대체적으로 밥을 먹고 배가 부르다고 표현한다. 소설가는 그딴식으로 표현하면 안 된다. 사람들이 글을 읽고 묘사하는 인물이 배가 부르다고 느끼게 만들어야한다. 


아주 커다란 놈이 입 안으로 들어온다. 매콤한 맛이 혀 끝을 자극하며 어서 빨리 보내달라고 외친다. 오물거리며 음미할 틈도 없이 어서 빨리 내려 보낼 수밖에 없다. 위라는 놈이 텅 빈 공간이 너무 썰렁하다며 아우성이다. 입에 넣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채우려 최대한 손이 움직인다. 공간의 여백따위는 필요없다는 위가 순서대로 차곡차곡 쌓을 필요도 없다며 우겨넣고 구겨넣고 정신산만하게 쌓는다. 더이상 필요 없다며 열린 공간으로 공기를 내 뱉는다.

소설의 글은 이런 식으로 쓴다. 김연수는 아무 생각없이 써야한다고 말한다. 알면 못 쓴다. 이 말은 부담없이 쓰라는 말이 아니다. 내가 아무 생각없이 막 쓴다. 다 쓰고 이제부터 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제외한다. 모르는 부분을 남긴다. 모르는 부분을 이제부터 다시 쓴다. 모르기 때문에 최대한 모르는 것을 묘사해야한다. 그렇게 내용이 덧붙이며 읽는 사람이 상상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내용으로 읽는다고 난 했는데 중요한 것은 문장이라고 한다. 문장이 훌륭해야 훌륭한 내용이 완성된다. 내용이 어차피 얼마나 더 멋지고 기가막히고 훌륭하겠는가. 뻔한 내용을 어떤 문장으로 꾸미는 가가 바로 핵심이라고 한다. 이미 모든 내용은 세계문학전집으로 전부 다 알려졌다. 그 책이 기껏해야 몇 백권이 되지 못한다. 남은 것은 그걸 문장으로 어떻게 표현하느냐다. 뻔한 내용을 문장을 읽으며 색다르게 느껴지도록 만들라는거다.


책을 읽다보니 김연수 작가는 365권인가를 서가에 구비하는 것이 소원이라고 한다. 읽은 책 중에 좋은 책을 골라 365권이 채워지면 그 책들만 매 년 읽겠다고 해서 떠 오르는 것이 있었다. 리뷰를 쓴지 어느덧 1,000권이 조만간 달성한다. 달성할 때가 되어 지금까지 읽은 책 중에 나도 100권을 선정한다던가 권수를 따지지 않고 다시 읽겠다고 한 책을 선정하는 것이 의미있겠다 싶었다. 지금까지 그런 일을 꼭 한 적은 없었는데 나름 의미있는 작업이 될 듯도 하다.


역시나 소설은 아무나 쓰는 것이 아니라는 감정이 다시 생긴다. 난 무엇보다 세밀한 묘사는 못한다.(라고 쓰고 해 본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대체적으로 길게 쓰기보다 좀 담백하고 간단하게 할 말만 하는 스타일이다. 그러면서 구구절절 내용을 연결시킨다고 할까.(라고 쓰고 정말 그런가... 갸웃한다) 그래도 언젠가 한 번 소설도 써 보고 싶다는 욕망은 있다.(정말 할 수 있을까?) 그것도 나도 필명으로 누구도 모르는 이름으로 원고투고해서 해보고싶다.(이게 가능?????)


<소설가의 일>은 초반에는 위트있게 웃으면서 읽었다. 중반에는 좀 진지하고 소설가의 삶과 글쓰기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다. 후반에 가서는 어딘지 우울하고 진중한 느낌이 들었다. 얼핏보니 이 책이 어딘가에 연재 비슷하게 한 듯 하니 연재가 끝이 나서 아쉬웠나. 사실 시원섭섭했을텐데. 지금까지 읽은 글쓰기와 조금이라도 연관있는 책 중에는 가장 독특한 책이다. 제목처럼 소설가가 하는 일에 대해 쓴 책이다. 그보다는 김연수작가가 자기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소설가라는 직업외피를 뒤집어 쓰고.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이거 수필 맞겠지.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김연수를 만나보자.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309080042

http://blog.naver.com/ljb1202/220480261203

http://blog.naver.com/ljb1202/220194825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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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 김영하의 인사이트 아웃사이트 ㅣ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소설가는 글쓰는 사람 중에는 최고봉이다. 아무리 글쓰기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를 해도 소설가의 능력을 따라 잡을 수 없다. 소설가는 현실을 그대로 글로 쓰는 것이 아니다. 새롭게 자신 만의 세계관을 창조한다. 그 세계가 현실과 밀접할 수도 있고 연관이 없을 수도 있다. 소설가가 살고 있는 현실을 무시하거나 무지할 수 없지만 소설가가 쓴 글은 도저히 흉내낼 수 없다. 아쉽게도 번역 책이 더 사랑을 받지만 - 나도 번역 책을 더 많이 읽음 - 한국어의 묘미는 소설가가 펼치는 세상이다.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을 관찰해서 쓰는 글이라면 얼마든지 쓸 수 있다. 그 글의 수준이 높건 낮건 상관 없이. 소설은 창작이라는 관점에서 아직까지 내가 도저히 시도만 하고 제대로 써 본 적이 없는 영역이다. 소설가는 소설로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지만 가끔 직접적으로 자신을 드러내며 세상만 만난다. 수필이라는 형식이다. 김영하는 한국에서 제법 인지도도 높고 열광하는 팬도 있다. 김영하 책을 몇 권 읽었는데 재미도 있었다. 


최소한 소설가로 생활하며 먹고 사는데 궁핍하지 않다면 자신이 할 이야기는 마음것 할 수 있는 토대는 마련된다. 김영하는 다수의 매체를 통해 자신을 드러낸다. 소설가로 그 분이 좋은가 여부는 내가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니다. 어차피 소설가는 작품으로 평가받는 위치다. 작품이 좋다면 그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문제 될 것은 없다. 쓰다보니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이렇게 구구절절 엉뚱한 이야기만 하는지 모르겠다. 


<보다>는 작가가 연작시리즈 중 첫번째 책으로 본 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썼다. 보다라는 표현처럼 대부분 내용이 본 것에 집중한다. 눈이 달려있는 사람은 모든 것을 본다. 봐야 무엇인가를 쓸 수 있다. 느낄 수 있고 들을 수 있다고 하지만 눈 뜨고 보면서 느끼는 것이다. 듣는 것은 또 다른 감각이지만 인간은 여러 감각을 한 번에 함께 동원해서 느낀다. 각자 즉각적으로 받아들이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본다는 사실이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궁금했냐하면 솔직히 그건 아니다. 굳이 꼭 김영하 작가가 어떤 이야기를 이 책에서 하는지 딱히 궁금하지는 않았다. 사실 그렇다. 책이 무엇인가를 알려준다. 그 부분이 내가 모르는 미지의 영역이다. 내 지적 허영심을 채워주는 글일리가 없다. 소설가가 쓴 수필이 얼마나 새로운 지식을 알려주겠는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뿐이지 몰랐던 부분을 어떤 추척, 관찰, 조사, 탐구, 연구 등으로 알려줄 일이 없다. 소설가는 그런 경우에 소설로 모든 것을 표현한다.

책에서는 주로 영화를 이야기한다. 보는 것은 참 많을텐데 그 중에서도 영화 내용을 갖고 작가만의 사고를 보여준다. 기존에 기고했던 글들을 묶어 펴 낸 책이라 한다. 어느 매체에 기고했는지 모르겠지만 영화가 주이고 책도 나온다. 영화중 내가 본 영화도 있고 알고 있지만 못 본 영화도 있고 처음 듣는 영화도 있었다. 이럴 때 독자들이 원하는 것은 작가만이 하는 사고다. 나도 본 영화를 도대체 이 작가는 무엇이라고 할까.


수필 종류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내면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내 포지션이 어떤지 유추가능하게 해주고 어떤 상황과 현상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갖고 있는지 읽는 사람에게 알려준다. 내 경우에도 리뷰나 여러 글을 통해 다양한 내 사고를 알린다. 알릴려고 한 것이 아닌데 결과는 그렇게 되었다. 어느 친구가 나에게 "핑크팬더님은 가끔 헛갈려요."라고 했다. 글을 읽어보면 이런 포지션을 갖고 있거나 느끼는데 어떤 글은 또 정반대의 포지션으로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별 생각은 안 들었다. 대체적으로 특정 포지션을 갖고 있고 특정 정당을 주로 투표하지만 그렇다고 올바른 것을 올바르지 않을 때는 반대 포지션도 갖게 된다. 나이를 먹고 가진게 많아지만 자연스럽게 보수적으로 변하는 것은 합리적이다. 반대로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대체적으로 사회부조리가 보이면서 진보적으로 된다. 재미있게도 엄청나게 많은 학식을 갖고 있는데도 그렇지 않은 다수의 사람도 있지만 내가 볼 때는 대체로 그렇다. 그런 부분들이 결합되어 지금의 내가 된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 변할 것이다.


책에서는 철학적인 사유나 작가만의 독특한 사고를 엿보는 것보다는 작가의 사생활을 읽을 때 재미가 커졌다. 사고는 그렇게 생각하는구나라며 넘어갈 수 있지만 작가의 사생활을 읽으면 관음증적인 감각이 살아나며 스스로 공개했지만 훔쳐보는 재미가 있다. 특히 작가가 이야기하는 내용에 등장하는 인물이 나도 아는 유명한 인물이면 더더욱 관심있게 읽으며 살며시 웃음짓는다.


김영하 산문 <보다>에는 꽤 많은 일러스트가 등장한다. 워낙 많이 나와 작가의 이름을 찾아보니 맨 마지막에 조그맣게 실려있다. 좀 아쉬웠다. 이 책을 이토록 돋보이는 역할을 하는 디자인 작가도 난 이 책 표지에 당당히 함께 실려있어야 한다고 본다. 김영하 작가의 명성이 커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겠지만 일러스트가 이렇게 많다면 꽤 많은 공을 들였고 이 책 전반에 함께 참여한 작가라 해도 될텐데 말이다.


솔직히 <보다>보다는 다른 연작인 <읽다>에 좀 더 관심이 있었는데 도서관에 <보다>만 있어 가볍게 읽으려고 택했다. 산문을 읽을 때 제일 리뷰쓰기가 힘들다. 특정 주제를 갖고 쓴 책이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를 쫘아악 펼쳐놓고 알아서 읽으세요라는 분위기라서. 덕분에 리뷰가 리뷰가 아니라 엉뚱한 이야기만 주절주절.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보다를 읽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보다를 눈으로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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