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힘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느림 미학의 대가로 헨리 데이비드 소로를 꼽는다. 그는 모든 문명을 거절하고 혼자 아무도 없는 곳에 들어가 2년 넘게 살았다. 그 곳에서 스스로 경작하며 생활했다. 어떻게 보면 고작 2년 기간 동안이었다. 그가 그렇게 유명해진 것은 실제 자신의 철학을 실천하고 사람들에게 알렸기 때문이다. 책으로 나온 그의 삶과 철학은 그 후에 무위 대표로 떠올리게 되었다. 난 윌든을 읽었지만 사람들이 칭송할 정도로 대단한 감정을 전혀 느끼지는 못했다.


강상중 작가의 <마음의 힘>을 이야기하지 않고 엉뚱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이유는 강상중 책을 읽을 때 마다 나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 사상을 느낀다. 한국인도 아니고 일본인도 아닌 자이니치 삶을 살다 한국에 와 자신의 정체성을 깨달았지만 여전히 일본인도 한국인도 아닌 삶을 살아간다. 평생 그 굴레를 벗어나지는 못한다. 어느 곳에 끼지 못했지만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그 모습 자체가 아무도 없는 곳에서 자신만의 삶을 살았던 소로와 닮았다.


강상중 책을 읽을 때 늘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만 알면 된다. 그가 쓴 거의 모든 책은 이 두 작가의 사상이나 글이나 책에서 출발한다. 어떤 이야기를 하든지 자신이 할 이야기를 두 사상가의 - 소세키는 소설가지만 - 목소리를 이야기하며 자신의 생각을 곁들인다. 매 책마다 두 사상가를 끌어들이지만 매번 다른 책을 끌어들여 말한다. 단, 어떤 이야기를 하든지 강상중이 하는 이야기는 내가 볼 때 두 가지 중요한 중요인자가 있다.


하나는 자이니치로 삶을 살아가며 경계인으로 느끼는 감정이다. 또 하나는 사랑하는 아들의 자살이다. 이 두가지를 나쁘게 이야기하면 사골국 우려내듯이 주구장창 이야기한다. 하지만 나는 강상중이 하는 이야기가 좋다. 그렇기에 매번 이렇게 그가 발표한 책을 찾아 읽는다. 전작주의다. 어딘지 음울하고 읋조리듯이 이야기하는 그의 말에 귀기울여 듣는다. 한편으로는 나도 그렇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오로지 홀로.


현재 그 어느곳에서 속해있지 않다. 회사를 다니지도 않는다. 의외로 투자를 하는 사람들끼리 자주 만난다. 내 경우는 그렇지도 않다. 굳이 만나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 은둔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굳이 일부러 내가 막 사람들에게 연락해서 만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런 이유로 자주 경계인이 될 때가 많다. 좋게 표현할 때는 누구 편도 속하지 않는다. 어느 누구도 나를 만날때 경계하지 않는다. 반대로 누구 편도 아니라 중요한 결정(?)은 전혀 모른다. 나중에 알게 된다.

강상중은 자신이 선택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사는 것처럼 나도 굳이 선택하지 않았지만 선택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도 않지만 나 혼자 열심히 사람들에게 내 생각을 열심히 떠들고 있다. 이렇게 블로그를 통해, 리뷰를 통해, 책을 통해. 가끔은 강의를 통해. 쓰고보니 도대체 무슨 헛소리를 하고 있나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렇다는 것이다. 그저 그렇다는 것이다. 심각한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이번 <마음의 힘>은 나쓰메 소세키는 - 책은 마음 -  변함없지만 막스 베버 대신에 토마스 만의 <마의 산>이 중요한 모티브다. <마음>책의 가와데 이쿠로와 <마의 산>책의 주인공인 한스 카스토르프가 등장한다. 두 명이 몇 십년이 지나 같은 공간에서 만나 서로 옛날 경험을 갖고 이야기한다. 그 후에 다시 강상중이 부연설명을 하는 스타일이다. 고백하자면 이전 책에 비해 이번 책은 다소 다가오는 울림은 적었다. 마음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마음이 모든 병의 근원이라한다. 현대인들은 마음 병이 크다고 한다. 과연 현대에 와서 마음이 더 아픈 것일까. 내가 볼 때 그것은 아니다. 과거나 지금이나 차이는 없다. 다만 예전에 비해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알지 못했던 것을 인지하고 깨달으면서 마음이 아파다는 표현을 더 많이 하는 것은 아닐까. 자기 중심이 없는 현대인이 아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예전보다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더 많이 자각하고 살아가고 있다. 그리하여 마음이 더 아프다.


이니시에이션라는 개념을 설명한다. 전수라는 표현이다. 마음과 상당히 잘 어울리는 단어다. 마음은 전달하는 것이다. 마음은 알아주는 것보다는 - 그러면 참 좋겠지만 불가능하니 - 내 마음을 상대방에게 전달한다. 전달해야 상대방이 알아챈다. 전달할 생각을 하지 않고 알아주길 바라니 마음이 아프다. 마음을 전달하는 것도 알아주는 것도 참 힘들다. 내 맘같지 않으니 힘들다. 에고, 자꾸 글이 어긋난다. 마음이 무겁다.


매 책마다 200페이지 정도이다. 책은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부피는 되어야 된다는 강박이 있는데도 정확히 자신이 할 말만 한다. 굳이 필요없는 말을 더 늘려하지 않고 담백하고 꼭 하고 싶은 말만 한다. 그런 문체때문에 강상중 책을 읽는지도 모른다. 내 문체가 담백하고 짧게 할 말은 하는 스타일이라서(라고 썼는데 맞나?). 특정 작가의 책을 연속적으로 읽다보면 어느 순간 하는 이야기가 반복된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강상중의 <마음의 힘>은 그런 느낌은 들지 않았는데 다른 책이 비해 좀 덜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다소 낯선 스타일이라서.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마음은 전달하는 것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205261317

http://blog.naver.com/ljb1202/187066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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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의 힘
은지성 지음 / 황소북스 / 2015년 11월
평점 :
품절



의도하지 않게 은지성 저자의 책을 역순으로 읽게 되었다. 아마도 자발적으로 읽지 않았을 것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줘서 읽게 되었다. 첫 책을 읽고 리뷰를 올리니 그 이후로 저자의 책은 재 출간되며 보내주었다. 이번 <직관의 힘>은 보내달라는 이야기가 없었는데 보낸다고 해서 봤다. 보내준다는 책을 거의 대부분 거절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전부 다 수락했는데 최근에는 가끔 거절하는 정도다. 


다만 증정도장은 찍지 말아달라고 한다. 내 입장에서 이 책을 공짜로 받은 것과 내가 리뷰를 올리는 것의 가치를 굳이 비교하자면 내 리뷰가 훨씬 더 크다. 내가 반드시 읽고 싶어 택한 책도 아닌데 증정도장까지 찍은 책을 받고 싶지 않다. 그나마 책 내부에 찍으면 괜찮은데 책 외부에 떡 하니 찍으면 솔직히 짜증난다. 증정도장찍지 말라고하면 안된다고 하면 나도 보내지 말라고 한다. 그런데, 이번 책은 내부에 증정도장이 떡하니 찍혀있다. 안 읽고 리뷰를 올리지 말까하다 읽고 올린다.


인간에게 직관은 위기 상황을 탈출하는 중요한 수단이었다. 무엇인가를 조사하고 철저히 파악한 후에 대처하면 늦는데 위기 상황에는 흔히 말하는 본능에 이끄는대로 해야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다. 본능에 따라 하는 것은 맞지만 전제조건이 있다. 직관은 아무 때나 무조건 믿고 따르면 안 된다. 관련 분야에서 어느 정도 경험이 쌓였을 때 하는 직관은 올바른 길로 인도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엉뚱한 결과로 이끈다.


수풀이 흔들리면 무엇인가 한다. 짐승이 나타난다. 그 다음부터 수풀이 흔들리면 호기심 따위는 갖지 않고 일단 도망간다. 이런 경험이 축적된 후에 비슷한 상황에서는 올바른 판단을 자신도 모르게 내릴 수 있다. 무조건 직관을 따르면 망한다. 이 부분이 참 중요한데 이것까지 설명해야 한다. 직관은 믿을 것이 못 된다는 여러 조사도 있는 것으로 안다. 본능적으로 수저로 밥을 먹는 것은 오랜 경험의 결과다. 학습된.


똑같이 직관도 아무 때나 마구잡이로 하면 안 된다. 직관이란 분명히 나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중요한 도구(?)다. 투자 결정을 할지 말지 부분에 있어 경험없는 사람이 내린 결정이 재수좋게 맞을 수도 있지만 연속되지는 않는다. 오랜 경험이 축적되고 쌓여 직관이 발달하는 것이다. 책에서 나온 많은 사례들도 전부 그렇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만나는 사람의 이야기가 결코 아니다.

그들은 전부 인류 역사에서 자신의 이름을 남기 사람들이다. 그것도 주변 몇 몇 사람들에게 알려진 정도가 아니다. 한 국가를 넘어 전 세계에 이름이 알려질 정도로 위대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직관을 갖고 선택을 했고 행동했다. 그것만 보면 안 된다. 그들이 그런 결정을 내리기 전에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쳤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직관보다 이 부분이 솔직히 더 중요하다고 난 본다.


직관은 어떻게 보면 경험의 총집합이다. 나도 모르게 직관적으로 보고 느끼고 행동하는 것이다. 어느 순간 갑자기 그런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다. 무수한 경험이 쌓여야 한다. 책 첫 인물인 일본 장기 챔피언 하부 요시하루는 시합전에 수 많은 기보를 외우고 연습하지만 정작 시합에서는 모든 기보를 잊고 시합한다. 이미 몸과 머리에 체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고수의 직관이다.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직관적으로 수를 두는 것이 아니다. 체스 게임 챔피언을 이긴 컴퓨터는 수 많은 시합에 대한 데이터를 갖고 가장 올바른 수를 조합한다. 그럼에도 인간을 이기지 못했다. 컴퓨터의 오류를 인간이 오판한 결과 이겼다. 생각지 못한 직관으로 인간이 잘못 받아들였다. 이제 컴퓨와 인간이 함께 합세한 체스를 둔다. 수많은 조합은 경험을 쌓은 인간이 내는 직관을 여전히 극복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그토록 추앙하는 스티브 잡스가 직관으로 유명하지만 그가 그렇게 되기 전에 겪은 엄청난 다양한 경험을 주목해야 한다. 누구나 스티브 잡스와 똑같은 경험을 한다고 스티브 잡스와 같은 직관을 선 보일 수 없다. 그래서 스티브 잡스가 대단하다. 스티브 잡스가 내린 모든 결정 이면에는 그가 쌓아온 경험 - 체험, 지식, 상식, 상상, 다르게 보기, 통찰 등등 - 의 총합으로 표출된 직관이다.


이 책 <직관의 힘>은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직관의 힘을 알려준다. 그 인물들이 어떻게 직관을 세상에 선 보였는지 알려준다. 몇몇 사례는 좀 억지스러운 측면도 있지만 다양한 인물들의 노력을 한 권의 책에서 다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나저나 나는 언제쯔음 기가막힌 직관으로 세상을 놀라게 할 수 있을까.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직관에 대한 보다 깊은 이야기는 없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여러 인물들의 직관을 살펴볼 수 있다.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46771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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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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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했다. 책 제목에.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는 제목을 봤을 때 상당히 소프트한 내용으로 알았다. 약간 된장녀스러운 여성이 잘난체 하는 남성이 자신에게 가르치려 드는 모습을 비꼬며 위트있는 글을 예상했다. 어쩌면 로맨스적인 내용을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막상 책을 읽으니 초반에는 내 예상대로 진행되었다. 마초적인 남자들이 저자에게 역사적인 내용을 막 설명한다. 여자들은 모를 것이라 예상하고.


막상 그 내용의 저자가 바로 눈 앞에 있는 여성이라는 것을 알고는 깜짝 놀라지만 여전히 앞에서 잘난체를 한다. 머쓱한 것은 잠시이고 잘난체는 지속이었다. 이런 글을 읽으며 예상대로 진행된다는 생각이었는데 뒤로 갈수록 하드해졌다. 표현이 이상한데 여성이 남성들에게 받는 차별적인 내용이 두루뭉실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과감하고 강하게 표현한다. 저자 자신도 이런 식으로 글이 연결되어 마무리될지 몰랐다고 고백한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갖고 부담없이 가벼운 이야기를 하려 했는데 쓰다보니 점점 글 내용이 무거워지고 남성에게 피해받는 여성이야기가 진행된다.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에 자신도 모르게 점점 내용이 무겁다. 읽다보니 살짝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 책을 읽기 전부터 제목만 보고 이렇게 생각했다. "이 책 리뷰는 분명히 남자로써 반성한다."라고 쓰겠지. 막상 책을 읽고 보니 그 이상이다. 반성한다가 아니라 경각심을 가져야한다.


책 내용은 페미니스트가 썼다고 치부할 수도 있다. 한 때 페미니스트의 주장은 득세하고 이를 반대한 사람들의 주장도 들으면서 너무 극단적인 이야기라 생각들기도 했다. 이해되기도 하고 이해되지 않기도 했다. 어느새 페미니스트라 불리는 분들의 주장은 과거보다는 많이 잦아들었다. 그만큼 여성 인권이 과거보다 좋아졌냐고 하면 그것은 맞다고 본다. 다만 그 부분이 과연 이제는 신경쓰지 않아도 될 정도인가다.


분명히 누구도 그건 아니라고 할 것이다. (라고 쓰지만 누구는 맞다고 할 것이다) 여권신장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한 몫을 받고 있는 중이고 찾고 있는 중이라 해야 맞다. 요 관점은 상당히 중요하다. 원래 내 것인데 이제서야 조금씩 찾고있다고 바라보는 시선과 이제라도 과거보다 좋아졌다는 시선은 엄청난 간극이 존재한다. 전자 시선을 갖고 있어야 이성평등에 대해 그나마 공평한 시선이다.

재미있는 점은 이런 사고는 단순한 여성 인권만 해당되지 않는다. 사회를 바라보는 전체 시선과 맞닿아 있다. 세상을 어떤 관점에서 보고 있느냐와도 연결되어 있다. 결코 사소한 부분이 아니다. 개인의 성향과 사고체계를 형성하는 중요한 단초가 된다. 그런 면에서 쉽사리 변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교육으로 변화시킬 수도 있겠지만 이 또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아주 작은 부분이 결코 아니다.


대부분 폭력적인 상황은 전부 남자가 저질른다. 최근에 벌어지는 총격 사건의 주범은 전부 남성이다. 피해자들은 남성과 여성이 섞여 있지만 대다수가 여성이다. 폭력사건과 강간사건은 전부 남성이 여성에게 저질른다. 남성은 이 부분을 우월한 자랑으로 여기기도 한다. 피해자 여성은 이 부분을 차마 이야기하지 못한다. 예전보다 아주 조금 좋아져서 이제는 이런 부분을 이야기하는 여성들이 생겼다. 불행히도 여성을 응원하고 남성을 벌줘야 하는데 여성을 손가락질 한다.


이 모습은 남성우월주의 사상에 물들어 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이런 반응을 남성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여성 중에도 표현한다. 스스로 무엇이 잘 못되었는지 깨닫지 못하니 남성우월적인 사고로 받아들인다. 이런 글을 쓰고 있는 내 자신은 솔직히 몹시도 거북하다. 내가 이런 것을 쓰는데 있어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손가락질하는 한 손가락을 제외한 나머지 손가락이 나를 가르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남성중심 사회에서 살고 있었기에 기본적으로 심연 깊은 곳에는 분명히 남성 우월적인 사고를 갖고 있다. 이를 쉽게 해결하지 못한다. 이렇게라도 스스로 인지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최소한 인지하고 있으면 조심하거나 스스로 돌아볼 가능성이 있다. 인지조차 못하고 있는데 인식할 수 없고 깨달을 수 없다. 영어제목이 'Menslpain'이다. 저자가 처음 쓴 단어는 아니지만 유행시켰다. 올 해의 단어로도 선정되었다.


'여자들은 다 겪는다'라는 해시태그가 순간적으로 유행했다. 정작 그 태크를 최초로 쓴 사람은 공격대상자가 되어 곧 내렸다고 한다. 쉽지 않다. 여자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동의하지만 이마자도 타인이 겪은 것은 나도 모르게 여성이 아닌 감정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분명히 나도 모르게 그렇게 했을 것이다. 모든 남성은 잠재적인 공격성을 갖고 있다. 여성보다 육체적으로 우월한 신체적인 모습에 자신감을 갖는 못난 남자들이 존재한다. 그들은 엉뚱한 곳에 힘을 풀려고 한다. 


여성은 기본적으로 나약한 존재라는 생각조차도 남성우월적인 사고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남성과 여성이 갖고 있는 육체적인 능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는것도 중요하다. 그렇기에 배려가 생긴다. 내 생각은 그런데 이 부분도 어떤 공격을 당할지 모르겠다.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는 생각보다 센 내용을 담고 있어 다소 놀랐지만 다시 생각해 볼 여지는 준다.


마지막으로 <트라우마>라는 책에서 허먼은 강간, 아동 성추행, 전쟁 트라우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썼다. 

"비밀과 침묵은 범인의 첫번째 방어선이다. 비밀을 지키는 데 실패하면, 범인은 피해자의 신뢰성을 공격한다. 그녀를 철저히 침묵시키는 데 실패하면, 아무도 그녀의 말을 듣지 않게끔 만들려고 애쓴다. 모든 잔혹행위에는 우리가 뻔히 예상할 수 있는 똑같은 사과가 따르기 마련이다.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느니, 피해자가 거짓말하는 것이라느니, 피해자가 과장하는 것이라느니, 피해자가 자초한 일이라느니, 심지어 이제 그만 과거를 잊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말도 나온다. 범인이 유력한 인물일수록 현실을 호명하고 정의하는 능력이 크기 마련이라, 그의 주장이 더 철저히 득세한다."

여러 분야에서 저절로 떠오르지 않는가.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첫 장 내용이 계속 반복된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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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에게 ㅣ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3
시오노 나나미 지음, 이현진 옮김 / 한길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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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 사람은 지극히 평범하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물건을 바라보는 자세 등은 지극히 일반 사람과 다를 바 없다. 그저 몇몇 분야에서 남들보다 조금 더 지식이 쌓여 그걸 이야기하다보니 무엇인가 있어 보일 뿐 아주 아주 평범한 사람이다. 이를테면 부동산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러 지식과 경험을 통해 이제 막 진입한 사람에 비해 아주 조금 더 알 뿐이다. 그 정도 수준에서 머물뿐 그 이상으로 무엇인가 남들과 다른 시야를 갖고 보지는 못한다.


책을 많이 읽은 덕분에 갖게 된 지식이 있을 뿐이다. 내가 말하는 다르게 본다는 것은 일상에서 흔히 보는 현상을 자신만의 뷰로 말하는 사람이다. 전문가가 자신만의 전문적인 주장을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자신이 밥만 먹고 공부하고 연구한 분야니 우리가 볼 때는 특별한 뿐이지 다른 측면에서 볼 때 대단할 것은 없다. 남들이 보는 것을 자신만으로 생각으로 풀어내는 사람이 특별한 사람이다.


이런 면에서 나는 완전히 젬병이다. 무엇인가 특별한 것을 발견하거나 남들과 다른 관점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지극히 평범한 시선을 갖고 지극히 평범하게 이야기한다. 남들과 아주 조금 다르다고 하면 남들은 그저 볼 뿐이고 나는 누구나 똑같이 본 것을 글로 적어 표현할 뿐이다. 그런 면에서 수필을 읽을 때 그런 감정을 갖게 된다. 수필이란 지극히 평범한 주변 상황이나 자신의 삶등 신변잡기를 비롯한 다양한 이야기를 한다.


담담하게 자신 주변 이야기를 전달하며 공감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라는 감탄사로 읽게 되는 것도 있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것은 이런 사람들의 글을 읽어보면 대체로 좀 까탈스럽고 신경이 곤두서는 사람들이다. 그 이유가 바로 남들과 다르게 보는 장점인 듯 하다. 나처럼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사람은 작은 차이를 발견하고 나만의 확고한 뷰를 갖고 있지 않아 그들이 이야기한 뷰가 신기하다.


시오노 나나미는 딱 봐도 그런 사람이다. 유들유들하고 푸근한 할머니라기 보다는 무척 까칠하고 깐깐한 할머니로 보인다. 그와 단 한 번도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고 <로만인 이야기>를 읽은 것이 전부다. 싫든 좋든 인간은 나이가 들며 자연스럽게 자신의 모든 것이 외부로 표출된다. 숨길래야 숨길 수 없다. 젊을 때는 젊음이라는 최대의 무기로 모든 것을 다 감출 수 있어도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더이상 감출 수 있는 곳이 사라진다. 시오노 나나미는 그렇게 보인다.


역시나 예상대로 <남자들에게>를 읽고 보니 틀리지 않았다. 정감어른 눈빛으로 상대방을 바라보는 시선보다 가늘게 눈을 뜨고 투시하는 시선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입은 웃고 얼굴은 미소를 머금고 있지만 선글라스를 낀 눈 너머에 있는 진심은 읽기 힘들다고 할까. 이 책은 사실 블로그 이웃이 자주 언급해서 읽게 되었다. 어떤 책인지 궁금했다. 남자에 대해 언급하는데 어떻게 이야기할지도 궁금했고.

까칠한 덕분인지 <남자들에게>를 읽으면 시오노 나나미만이 갖고 있는 시선을 볼 수 있다. 새롭기도 하고 그렇게 볼 수도 있다는 관점의 전환도 느낀다. 게다가 참 별 것 아닌 사소한 부분인데 그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내는지 신기하기도 한다. 역시나 글을 잘 쓰는 작가는 무엇인가 다르다는 느낌도 드는데 번역가가 번역을 잘 했다는 느낌도 들었다. 일본말과 한국말이 연관성이 많다고 해도 한국어로 읽는데 꽤 맛을 잘 살렸다.


아쉽게도 일본인이지만 책에서 언급하는 남자 중 일본 남자에 대한 이야기는 적다. 일본 남자를 이야기하면 자연스럽게 동아시아 남자다. 책에서 언급되는 멋진 남자의 기준이나 멋진 남자들이란 대체적으로 서양인이다. 이탈리아에서 워낙 오래도록 거주한 사람답게 이탈리아 남자가 멋진 남자의 표본으로 느껴질 정도다. 양복을 입는 자태나 타고난 멋쟁이는 동양기준이 아닌 서양기준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동양 남자는 많은 부분에서 조건에 부합되지 않는다. 


인텔리한 남자라면 매력적인 남자 조건중 하나다. 여기서 인텔리가 문제다. 배우거나 만든 인텔리가 아닌 타고난 인텔리를 요구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당당하고 우리가 왕족을 볼 때 느껴지는 젠틀함마저 갖고 있는 인텔리를 요구한다. 나같은 찌질한 남자는 어쩌라고. 성적매력마저 가꾸고 다듬은 것이 아닌 타고난 매력이다. 꾸미지 않고 화려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묻어나오는 성적매력. 이런 남자가 있기는 하다만 이거 원.. 나..


심지어 목덜미를 이야기한다. 목덜미를 어떻게 할 수가 없다. 타고난 거 아닌가. (내 착각인가) 물론 이런 점을 제외하면 책에서 언급하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한 다양한 이야기는 상당히 재미있고 흥미롭다. 쓸데없이 바쁘게 보이는 남자를 여자들이 좋아할 것이라는 착각은 하지 말라고 한다. 두꺼운 만화책을 전철에서 읽는 남자나 불안을 모르는 남자 - 불안을 모르는 남자가 이상하다 - 구차한 남자는 아주 매력 없는 남자로 치부한다.


과묵하면서 할 말은 할 줄 알고 내 이야기는 잘 들어주는 서양 남자가 이 할머니가 이야기하는 남자가 아닐까 하는데. 이것도 한 편으로는 판타지가 아닐까도 싶다. 맞다. 몸도 꽤 좋아야한다. 도대체 나란 남자는 어느 하나 부합되지 못하다. 그렇다고 이 책을 읽으면서 솔직히 거슬리거나 하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이 리뷰를 쓰면서 이런 방향으로 리뷰를 쓰고 있다. 읽을 때는 별 감정이나 감흥은 없었다. 그 보다는 독특한 시선에 작가는 이래서 다르구나라는 정도의 느낌이 더 강했다.


아들에게 이렇게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그리스도 로마도 그리고 르네상스 문명의 꽃 피렌체도 베네치아도 우선은 돈을 벌었단다. 문화, 문명을 창조한 것은 그 다음 얘기, 돈이 없이는 아무것도 해낼 수가 없지. 에스파냐도, 빈을 중심으로 한 오스트리아 제국도, 프랑스도, 영국도, 그리고 최근의 미국도 우선 먼저 부자가 되었단다. 그러나 잊어서는 안 될 것은 지금까지 부자가 된 민족이 모두가 다른 나라에 영향을 줄 정도로 문화, 문명을 창조했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단다. 어째서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


남자의 매력은 우선 추레해지지 말아야 할 듯 하다. 그 이후 자신만의 매력은 각자 하기 나름일 듯. 이이고 멋진 남자 되기 힘들어라..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여자들에게 이런 남자 찾지 말아주세요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이런 남자라면 매력있는거 맞겠징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309080042

http://blog.naver.com/ljb1202/220247203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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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의 계절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일본 책 중에 가장 괜찮은 것은 추리소설류다. 일본에서 나온 책을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추리 소설쪽이 워낙 발달해 그런지 그 분야는 많이 읽게 되었다. 그것도 나는 어딘지 조금 안 맞는 것도 있다. 일본 추리, 스릴러 소설보다는 서양 쪽이 더 재미있다. 일본은 발음상 문제로 영어가 힘들다는 것을 깨닫고 모든 것을 번역한다. 이로 인해 엄청난 출판시장이 생겼다. 


인구도 많고 책도 많이 펴 내니 우리와는 비교도 안 될정도로 다양한 책이 있다. 그만큼 필력과 내용이 좋은 책이 많을 것이라 판단되는데 지금까지 일본 번역 책을 읽고 서양에서 번역된 책에 비해 깊이와 놀라움과 깨닫게 해 준 책이 없다. 자연스럽게 일본 책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게 되었다. 여전히 맘에 드는 책이 있으면 읽지만 부족하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읽는 책 분야가 그럴 수 있기도 하다.


대신 약간 소프트한 책은 그나마 읽을 만한다. 그마저도 우리나 그들이나 별 차이가 없다. 뻔한 책을 번역해서 소개하고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도 많다. 선입견이 무섭다고 내가 갖고 있는 선입견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일본책을 읽지 않느냐하면 그건 분명히 아니다. 1년 단위로 쳐도 몇 십권은 읽는다. 차라리 특이한 소재 책이 더 흥미롭고 재미있다고 해야 할 듯 하다.


일본에서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라고 선정하는 책들이 있는데 몇 권을 읽었더니 다 실패하지 않았다. 그 이후로 책 마케팅에 이 문구가 있으면 읽는다. 그 중에서 한 권이 <64>였다. 꽤 두께가 되었는데 그다지 지루하지 않았다. 읽는 내내 손에 땀이 날 정도로 긴박하거나 스펙타클한 내용은 아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해 미칠 지경인 책도 아니다. 추리 소설의 핵심인 이런 느낌이 들지 않았는데 재미있었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드라마의 힘이었다. 이 설명은 애매하고 내러티브의 승리였다. 탄탄하게 조금씩 조금씩 본질을 향해 접근해 가는 내용이 재미있었다. 그 이후 번역 된 <사라진 이틀>도 재미있었다. 전체적으로 탄탄한 설정과 느린듯하지만 잘 짜여진 구조를 읽는 맛이 훌륭한 작가였다. 한동안 추리소설쪽을 읽지 않다가 최근에 다시 좀 읽고 있는데 - 여러가지 머리 쓸 때는 이런 분야가 최고 - 요코야마 히데오 작품이 모여 있는 걸 도서관에서 알게 되었다.


보통 그럴 때면 연대순으로 읽는다. 첫번째 책이 <그늘의 계절>이다. 몇 권 중에 첫번째 책이었고 읽었다. 다만 내가 놓친 것이 있었다. 단편이었다. 이상하게도 난 단편이 모여 있는 책은 별로다. 기껏 익숙해지고 집중해서 읽고 있는데 내용이 끝난다. 그 자체로 끝났기에 괜찮은데 다른 작품이 또 시작한다. 또 다시 익숙해지고 적응해야 한다. 몇 개의 작품이 모여있으면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해야 한다. 그게 좀 싫다.


막상 <그늘의 계절>이 단편 모음집이었다면 선택했을지 확실하지 않지만 그렇게 읽고 있다 첫번째 에피소드가 끝나고 알았다. 그래도 이 단편이 인기가 좋아 주인공이 계속 등장하는 시리즈 물로 썼다고 하는데 두번째 에피소드에 전 편의 주인공은 가볍게 잠시 출연하고 만다. 첫번째 에피소드는 재미있었다. 자리를 내 놓지 않으려는 전직 경찰을 찾아갔지만 단호히 싫다고 해 추리했더니 나름 이유가 있었다.


마지막에 그 이유를 유추하게 되었다. 좀 더 시간이 지나 자리를 내 놓았는데 혹시나 하고 찾아보니 추리한 내용이 맞아 떨어졌다. 어느 누구도 무엇이라 할 수 없는 완전한 해결이 이뤄졌다. 그것도 은퇴하고 나서. 내용이 재미있다. 100페이지로 끝나는데 그걸로 책 펴내기는 애매해서 다른 단편도 있다. 이 점만 제외하면 책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몇 권 더 있는데 그 책 중에 단편모음집이 아닌걸 읽어야겠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단편이잖아.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내용은 짧고 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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