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제곱법칙
이타가키 에이켄 지음, 김정환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현존하는 위대한 경영자는 많다. 어떤 것을 근거로 규정할 것인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할 수 있지만 손정의는 이제 첫 손가락에 들어가 인물이다. 스티브 잡스는 고인이 되었고, 빌 게이츠는 실질적으로 은퇴했고 워런버핏은 사업가보다는 투자자로 인식된다. 그 외에 멕시코의 카를로스 슬림은 워낙 정보가 부족해서 아는 바가 극히 적다. 이에 반해 손정의는 많이 알려졌다. 이 마자도 손정의 명성에 비하면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상대적으로 적다.


최근에 유명해 진 것은 알리바바에 미리 투자를 해서 엄청난 대박을 터뜨렸다는 점이다. 하지만 손정의가 대단한 것은 이미 어린 나이에 자신의 인생설계를 끝냈다는 것이고 더 대단한 것은 그 설계대로 인생을 살아왔다. 자신이 밝히 계획대로 착착 진행시켰으니 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가. 다음과 같다.


20대에는 회사를 세우고 세상에 나의 존재를 알린다.

30대에는 최소 1,000억 엔의 자금을 모은다.

40대에는 조 단위 규모의 중대한 승부를 건다.

50대에는 사업을 완성한다.

60대에는 다음 세대에 사업을 물려준다.


조 단위라는 규모를 사업을 시작도 하지 않은 나이에 설정했다니 어마어마하다. 나같이 평범한 사람은 꿈도 꾸지 못할 지경이다. 조단위는 꿈도 꾸지 못하고 1,000억도 언감생심인데 말이다. 하도 100억, 100억 하니 100억은 그나마 차라리 현실(??)성이 있다. 손정의와 관련된 책은 꽤 많이 나와 있고 신문등에 대해서도 알려주는 것들이 많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이 책 제목인 제곱법칙에 대한 언급을 본 기억이 없다. 


손정의가 20대 중반에 개발한 경영 방침이라고 한다. 소프트 뱅크 아카데미아에서 가르치고 있단다. 그것은 또한 다음과 같다.

도천지장법(道天地將法) - 대의명분은 마음을 움직인다

정정략칠투(頂情略七鬪) - 비전을 위해 싸워라.

일류공수군(一流攻守群) - 반드시 1등이 돼라.

지신인용엄(智信仁勇嚴) - 진정한 리더라면 소양을 갖춰라.

풍림화산해(風林火山海) - 변화무쌍하게 대처하라

손자병법에서 힌트를 얻고 본인이 추가해서 만든 법칙이다. 책을 읽으면서 여러가지 아이디어와 부족함을 느끼고 각오를 다지게 되었다. 이 정도 노력과 생각과 야심을 품고 실행했으니 달성할 수 있었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여러 가지 중에 몇 가지 중 하나는 자신의 비전을 위해 1년이 넘게 고민했다는 부분이다. 스스로 이 부분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해 본적이 없는데 되돌아보니 손정의처럼 나는 오랜 시간을 갖고 탐구해 본 적이 있느냐 여부에 대해 아니었다. 그러니 없었다.


뿐만 아니라 스스로 제일 부족한 부분이 마케팅이라 봤다. 책을 읽다보니 내가 부족한 것은 마케팅이 아니라 스스로 사람들에게 잘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똑같은 것이라도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사람들이 다르게 받아들인다. 너무 내 입장에서 알아주겠지 한 것이 아닐까싶었다. 내가 글을 쓴 목적 자체가 생각하기 위한 것이 맞지만 이제는 내 생각보다 중요한 것은 남들에게 어떻게 보여주고 그들에게 어필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판단이 들었다. 


지금까지 오래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특정 부분에서는 부족한 면이 많겠지만 그걸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흔히 말하는 맞짱을 떠도 최소한 지지는 않을텐데 스스로 이런 면을 소홀히 했다. 남들에게 이런 부분을 잘 직관화해주고 구조화해서 네이밍을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부족했던 것이지 마케팅 문제가 아니었다. 그 부분이 마케팅에 포함되겠지만. 너무 모든 글을 똑같은 형식으로 썼던 듯 했다. 목적에 맞는 글을 제대로 써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반성을 했다.


큰 돈을 버는 사람은 결국 이러니 저리니 해도 '다음 시대를 먼저 읽고 시대가 쫓아오기를 기다린다.'는 부분이다. 과연 나는 시대를 읽을 수 있을까에 대한 부분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최근에는 내가 가야 할 길은 결국 설계자가 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설계자라는 표현이 좀 부정적인 뜻으로 쓰이지만. 시대를 앞서가진 못해도 다가올 시대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 정도는 조금만 더 노력하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이렇게 글로 쓰는 것은 참 쉽고 실행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지만.


현재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나가야 할 방향은 아이디어를 파는 것이 아닐까. 어느 순간부터 발보다는 머리로 더 많은 것을 하고 있다. 머리로 한다는 것이 욕인지 칭찬인지 몰라도 중요한 것은 무엇이 되었든 이를 토대로 남들에게 도움을 주면 된다. 최소한 남들보다 먼저 앞서가지는 못해도 읽는 것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그러면 그걸 사람들에게 알려주면 된다.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사람이 될 수 있다. 쓰다보니 좀 거창하고 뜬 구름 잡는 이야기가 되고 있지만. 


끝으로 단 한 번도 난 1등이 되고자 마음 먹은 적이 없다. 내가 하는 것을 꾸준히 계속 포기하지 않고 하면 된다 주의였다. 하지만 1등을 노려보면 어떨까. 최소한 내가 지금까지 노력했고 또 노력하며 내공을 키운 분야에서는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이 그리 많지도 않다. 최소한 그 사람이 하는 이야기를 내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굳이 하지 않았을 뿐. 겸손인지 현실 파악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나설 필요는 없어도 내 할일을 내가 하면 되지 않을까. 읽고 보고 쓰고 말하는 것에 대해 충분히 준비되어있고 남들과 비교해서 최소한 움추릴 정도는 아니다. <손정의 제곱법칙>을 읽으면서 든 생각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그래도 조 단위는 힘들겠지.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나 자신을 뒤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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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부동산 심리 - 집을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의 마음은 왜 다른가
박원갑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이번에 부동산 책을 쓰면서 참고하고 싶었던 책이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와 <한국인의 부동산 심리>였다. 결국에 책 원고를 다 쓸 때까지 읽지 않았다. 모든 원고를 전부 출판사에 넘기고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까지 전부 넘기고 나서 더이상 원고에는 손 댈 일이 없게 된 다음에 읽었다. 뒤돌아보니 그러길 잘했다. 이번에 쓴 책은 투자에 관한 책이 아니라 부동산 경제 책이다. 위에 언급한 두 책은 바로 부동산 경제에 대해 언급한 책이다.


전자는 하락쪽에 비중이 크게 있고 후자는 균형을 잡지만 약간 상승에 비중을 두었다. 막상 이번 <한국인의 부동산 심리>를 읽으니 아쉬웠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소 달랐다. 저자 자신이 이 책은 부동산과 경제를 섞은 책이라고 한 것처럼 책은 실제로 그렇다. 내가 생각한 것은 대부분 부동산 책이 투자관점으로 접근해서 좋은 부동산과 나쁜 부동산을 말한다. 어떻게 해야 부동산으로 자산을 불릴 수 있는지만 알려준다. 그런 책이 아니라 아닌 것은 알았다.


선대인 책은 비록 주장하는 바에 공감하지 않지만 경제적으로 부동산을 접근해서 알려준다. 이처럼 박원갑씨의 책도 경제적으로 부동산에 접근해서 여타 경제책처럼 알려주는 걸 원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렇게 접근하지 못했다. 다소 장황하게 경제학에서 나오는 온갖 무슨 법칙이나 효과같은 것을 설명하며 이를 부동산에 적용해서 알려준다. 그걸 원한 것이 아니라 전체 경제에서 부동산이 일부 영역으로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알려주고 거시경제 관점에서 부동산을 말할지 알았다.


전작인 <부동산 미래쇼크>가 더 좋았다. 그 책이 나올 당시가 서울, 수도권이 하락하고 지방 부동산은 갈바를 모를 시점이라 나름대로 균형있는 시선으로 알려주는 점에서 좋았다. 한편으로는 <한국인의 부동산 심리>라는 제목에는 딱 맞는 책이다. 내가 착각을 한 것이다. 책은 부동산을 매도하려는 측과 매수하려는 측이 어떻게 다른 심리를 갖고 부동산을 바라보는지 알려준다. 이를 경제에서 나온 다양한 용어를 써 가며 알려주고 있다는 점은 기존 부동산 책과 다른 차별성이 맞다.


앵커링 효과, 손실회피, 평균회귀, 초심자의 행운 등 많은 것을 알려주는 것은 좋은데 그런 걸 굳이 부동산 책으로 들을 이유는 없다. 이미 다른 책에서 수없이 많이 언급한 내용이다. 부동산과 연결해서 알려주지 않아도 조금만 노력하면 안다. 내가 이 책을 나오자마자 읽은 것이 아니고 시간이 좀 지났기에 그 점에 있어서는 내 잘못일 수는 있다. 느낌은 부동산 책도 경제 책도 아닌 걸로 읽혔기에 아쉽다는 것이다. 


책이 나온 시점도 절묘하다. 2014년 5월에 출판 된 걸로 나오는데 서울, 수도권 주택 가격이 바닥일 때 나왔다. 더이상 희망을 이야기할 수 없을 때 나온 책이라 어쩔 수 없이 다소 비관적이다. 분명히 부동산 가격은 물가상승률만큼 오를 것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명목가격으로는 오를 것이다라고 말한다. 균형잡힌 주장을 펼쳐주지만 정말로 주택가격이 오를 것인가에 대해 무척이나 힘든 시기에 집필된 책이다보니 논조는 조금 힘들게 읽혀진다.


아마도 여러 현상에 대해서 좌판에 물건을 잔득 펼쳐놓기만 했다는 느낌이 강해서 이렇게 리뷰가 진행되는 듯 하다. 무척이나 많은 현상에 대해 계속해서 알려준다. 그 모든 것들이 심리라는 표현으로 대치될 수 있지만 그런 방법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는다. 꼭 알려줘야 할 이유는 분명히 없겠지만 계속 읽을수록 되돌이표처럼 반복되며 끊임없이 무엇인가 제기만 하다 끝이 난 느낌이다.


아마도 새로운 책을 집필 중일텐데 최근 부동산 시장이 좋았고 주태가격도 보합내지 오르는 추세라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궁금하다. 그나마 현재 한국에서 부동산과 관련하여 전문가 필을 갖고 언론에 나오는 사람은 선대인과 박원갑이다. 한 명은 주구장창 한 쪽만 울부짖고 있다. 한 명은 제도권에 있다는 한계는 있지만 그래도 균형잡힌 이야기를 해 준다. 이왕이면 선대인처럼 각종 데이터를 갖고 부동산에 대해 경제적으로 풀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동산을 경제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 이번에 부동산을 경제적으로 풀려고 각종 데이터를 갖고 썼는데 어떻게 독자들이 반응을 할지 이 책을 읽으니 오히려 궁금해졌다. <한국인의 부동산 심리>는 전적으로 부동산을 바로보는 시선에 대해 썼다. 어떻게 보면 뻔한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주택을 보유한 사람과 보유하지 않은 사람에 따라 보는 눈이 다르다. 주택가격이 상승하느냐 하락하느냐에 따라서도 각자 생각하는 바가 다르다. 둘 다 자신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어쩌면 보유자와 잠재적보유자와 포기자에 따라 현격하게 다른 생각과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갖는다. 불행히도 제일 큰 피해를 입는 사람은 거의 대부분 마지막에 주택을 보유하려 노력하는 사람이다. 이 부분은 꼭 부동산뿐만 아니라 주식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데 주식에 비해 부동산이 좀 더 타격이 크고 심하다. 이런 이유로 사회적인 문제를 더욱 많이 야기해서 부동산은 늘 정부차원에서도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다. 결국은 한국인이 아닌 인간이 자신이 어떤 선택을 했느냐와 할 것인가에 따라 심리 상태는 다르다. 


부디 어떤 선택을 했든, 할 것이든 그 선택에 따른 과실이 좋았으면 한다. 이 글을 쓴 사람도 이 글을 읽은 사람도.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다소 지겨웠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부동산이야기를 경제용어로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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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처럼 생각하라 - 상식에만 머무는 세상을 바꾸는 천재 경제학자의 사고 혁명
스티븐 레빗 & 스티븐 더브너 지음, 안진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처음 <괴짜 경제학>을 읽었을 때 상당히 신선했다. 경제가 전문가들이나 학자들만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그들끼리 떠들어 대는 현실과 괴리되어 있는 학문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우리 실생활에서 벌어지는 온갖 것들이 전부 경제적으로 풀어 낼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경제라 하면 무엇인가 돈 이야기를 하고 거창한 걸 언급해야 하는지 알았던 나에게 내가 하고 있고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을 전부 경제학적으로 설명 가능하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인간이 벌이는 모든 것이 인센티브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 또한 너무 당연하지만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인센티브라는 것이 무조건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이익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궁극적으로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쪽으로 움직인다. 그것이 금전이 아니라 도덕이 될 수도 있다. 이번에 읽게된 <괴짜처럼 생각하라>는 꼭 경제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이전 책보다 더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지만 인간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다. 인간은 여러 측면으로 볼 수 있는 신기한 존재다. 경제도 그 한 부분인데 의외로 이 부분으로 풀어내면 신기하고 재미있다.


책 초반에 조지 버나드 쇼의 이야기가 나온다. "1년에 두세 차례 이상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나는 일주일에 한두 번 생각하는 것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 유명한 조지 버나드 쇼이니 넘사벽인데 내가 생각하려고 노력하는데 한국에서도 아직 유명하지 않으니 아직 생각을 하는 단계는 아닌가보다. 리뷰를 쓰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내 경우에는 귀결은 글쓰기 실력을 높히는 것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생각하려는 여정인데 어쩌면 최근에는 같은 생각에서 계속 맴돌고 있는 것이 아닌가한다.


초반에 '모른다'를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나는 될 수 있는 한 모'른다를 솔직히 말한다. 대부분 사람은 그러지 못한다. 특히나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에게 이 점은 더욱 두드러진다. 가끔 그런 걸 느낀다. 저 인간이 대답은 하는데 자신이 확실히 알지 못하는 것을 '모른다'고 고백하지 않고 두루뭉실하게 농친다는 것을. 책에는 차라리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할 때 나중에 거짓말을 해도 통한다고 한다. 나름 커다란 깨달음이다. 나를 아는 사람은 내가 모르면 모른다고 하는 걸 알고 있으니 중요한 순간에 써 먹으면 된다는.



그러니까 당신만큼의 상상력과 추진력, 창의력을 갖추지 못한 이들이 부과한 인위적인 장벽에 부딪히게 되면, 그것을 무시하는 데 초점을 맞춰보기 바란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 자체로 충분히 힘든데, 미리부터 풀 수 없는 문제라고 판단해 버리면 과연 어떤 과정이 전개되어 어떤 결과가 나오겠는가. -85페이지


인간은 신기하게도 스스로 한계를 규정한다. 스스로 한계를 모르면 쉽게 뛰어넘는다. 기록 경기에서 누군가 일정 기록을 앞당기면 그 다음부터 선수들은 쉽게 그 기록을 작성한다. 팔굽혀펴기를 할 때 10회를 하려면 7~8회부터 힘들다. 20회를 하려면 10회까지는 힘들지 않다. 실제로 사이클 선수들에게 실험을 할 때 전속력으로 달리는 거리를 속였더니 다들 쉽게 이전 기록을 갱신했다. 결국 우리의 인체기관은 심장도, 폐도 아니라 두뇌에서 결정한다. 가끔 초인적인 능력을 보이는 모성본능도 그런 작용이다. 나 자신이 못할 것이다라고 믿지 말고 너무 쉽게 한다고 두뇌를 속이면 두뇌는 이를 믿고 천연덕스럽게 한다. 의외로 두뇌는 가상과 실제를 구분하지 못할 때가 많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아이들은 리뷰가 아니라 책을 읽습니다. 비평가들의 평 따위에는 조금도 신경쓰지 않는다는 얘깁니다. 아이들은 책이 지루하면 그냥 대놓고 하품을 합니다. 체면이나 권위 따위는 조금도 개의치 않고 말입니다." -134페이지


리뷰를 1년에 200권이 쓰고 있지만 타인의 리뷰를 읽지 않는다. 내가 이미 읽은 책에 대한 리뷰는 읽지만 타인의 리뷰를 읽고 책을 선택하지 않는다. 몇몇 믿을만한 사람 - 오래도록 올린 글을 보며 믿을만하다고 판단된 - 이 추천한 책은 읽고 반드시 읽도록 노력한다. 그 이외에는 오로지 내 판단으로 - 이 마저도 순수한 내 판단이 아닌 출판사에서 나를 현혹시킨 문구나 표지 등 - 결정해서 읽는다. 좀 엉뚱한 이야기지만 아이들이 행복한 것은 오로지 지금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가끔 울거나 걱정어린 이야기를 할 때 어른들이 들으면 살며시 미소 짓는다. 


아이가 한 이야기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는 내용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어른의 이야기에 아이는 언제 그랬냐는듯이 깔깔 거리며 웃는다. 어른이 배워야 할 점이다. 책에서 말한 괴짜란 이런 사람들 아닐까. 괴짜는 남들과 다르게 행동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원래대로 하는 것이 아닐까. 남 눈치나 보는 것이 아니라. 너무 솔직한 사람은 배척받을 수 있어 적당한 가식을 갖게 되지만 가식을 버릴수록 사람은 순수해지며 다르게 볼 수 있는 관점을 갖는 것인지 모른다.



최소한 세 가지 이유로 우리는 그만두지 못한다. 첫째, 포기는 실패의 징후라고 하는 열렬한 처칠 팬들의 말을 항상 듣고 있어서다. 둘째 '매물비용'때문이다. (중략) 사람들이 포기를 못 하는 셋 번째 이유는 실제로 들어가는 비용에만 주목하고 '기회비용'에는 거의 관심을 두지 않는 경향 때문이다. -237페이지


포기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다. 포기하면 실패한 낙오자라는 낙인이 찍힌다고 믿는다. 실패의 문제는 큰 실패일 경우다. 가벼운 실패는 오히려 성공을 가져다 준다. 포기하지 않는 사람을 우리는 위대하게 여긴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경주에 참여한 사람만이 최종 도착점에 테이프를 끊는다고 믿는다. 하지만 여러 실험 결과 포기를 해야 한다. 잘못되었다고 판단되면 빠른 판단이 중요한다. '포기를 모르는 인간' 같은 명칭은 영예롭고 성공한 자만 누리는 특권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아니라고 판단되면 포기할 줄 아는 인간이 오히려 성공한다.


이미 자신이 지금까지 투입한 시간과 자본때문에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이미 수 많은 사례에서 나온다. 포기하는 것이 적은 손해를 보는데도 이미 투입된 시간과 자본등의 노력때문에 알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포기했을 때 가질 수 있는 기회비용을 전혀 감안하지도 않는다. 투자를 했을 때 포기는 예술의 영역이다. 포기하는 것은 엄청난 용기와 결단과 뼈를 깎는 고통이 수반된다. 포기를 쉽게 하는 인간이 무서울 수 있다. 시도도 하지 않고 도전도 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하자마자 힘들어 포기하는 것도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포기는 다시 말하자면 용기이고 결단이고 뼈를 깎는 고통이다. 자신이 잘 못 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 아까 언급한 '모른다'를 실천하는 것이다. 


<괴짜처럼 생각하라>는 경제학 책이라고 하기에는 오히려 어색하다. 그렇다고 동기부여나 성공학 책도 아니다. 남들처럼 살아가지 말라는 책이라고 하면 차라리 맞다. 제목에 나온 괴짜는 대단하고 거창한 것이 아니다. 누구나 괴짜처럼 살 수는 없겠지만 생각만 하고 살아도 괴짜처럼 보인다. 남들과 무엇인가 다른 행동과 실천과 언어를 쓰게 된다. 나는 괴짜처럼 보이길 원하지 않지만 괴짜가 되고 싶다. 그게 이 세상을 살아갈 원동력이자 힘이 되지 않을까. 이미 난 괴짜일까. 그렇다면 더 괴짜가 되어야겠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획일화를 강요하는 나라에서 과연 ㅠ.ㅠ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괴짜가 되지 못하면 낙오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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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 - 개정판 ㅣ 정재승의 시네마 사이언스
정재승 지음 / 어크로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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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기본적으로 현실을 반영할 뿐 현실은 아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도 내용이 전부 진실은 아니다. 허구도 섞인다. 활동사진이라는 표현처럼 사진을 이어붙인 것에 지나지 않았다. 최초로 기차가 떠나는 장면을 찍은 화면을 보는 사람들은 기절초풍을 하며 자신에게 기차가 다가오는지 알고 혼비백산으로 달아났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처음부터 엔터테이너적인 요소로 시작했다. 지금도 이런 모습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영화를 볼 때 사람들이 이러쿵 저러쿵 떠들어되지만 영화일 뿐이다. 영화에서는 우리가 상상하는 장면이 눈 앞에서 펼쳐지는 모습에 더욱 열광한다. 글로 읽으며 상상했던 장면이 직접 눈 앞에 전개되니 실망하기도 하지만 구현했다는 것에 신나한다. 전문가들이 볼 때 말도 안되는 일들이 영화속에서 벌어질 때 한숨을 짓는다. 문외한은 그런 것을 신경쓰지 않고 재미있게 구경한다. 잘못된 사실을 믿어버리니 전문가들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영화에는 온갖 과학적인 요소들이 가득하다. 일상을 다루는 영화도 많지만 과학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SF영화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판타지와 일상이 합쳐졌다. 워낙 여러 요소들이 결합되었지만 이 것들이 물리라는 시선으로 볼 수 있다.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 저자인 정재승만큼 알맞는 저자도 없다. 실제로 이 책은 대학원 시절에 논문 준비하며 썼다고 한다. 또한 덕분에 자신이 작가로써 살아 갈 수 있었다고 한다.


이야기인즉 정재승이라는 인물이 세상에 널리 알려진 첫 작품이다. 현재 유명한 사람이 된 그 출발점이 된 책이다. 누구나 다 알고 봤던 영화를 색다른 시선으로 접근했다. 영화 내용을 평하고 현실 세계에 접목하는 책이 대다수라면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는 오로지 영화에서 나온 여러 과학현상이 맞는지 틀리는지에 대하 알려주는 책이다. 여기서 다르다가 아닌 틀리다로 나온다.


의견은 다를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다를 수 있다. 틀리다 표현보다는 다르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하지만 과학에선 그렇지 않다. 다르다가 아닌 틀리다가 맞다. 과학은 검증을 통과해야 하고 모든 사람들이 받아들여야만 한다. 여전히 논쟁이 되고 이론상으로만 검증하고 아직까지 실제에서 결론나지 않는 것들도 있다. 현재 과학기술로 직접 검증할 방법이 없는 것도 있다. 그렇다고 하면 다르다가 맞을 수도 있겠지만 과학은 그런 식으로 접근하지 않으니.


그렇게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보는 영화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를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읽다보니 조금은 지루하긴 했다. 영화는 다행히 거의 대부분 알고 있는 것이라 좋았고 그 안에 별 생각없이 봤던 내용이나 사실이라고 믿었던 내용이 실제로 허구였다는 사실은 재미있었다. 내가 과학자가 아니다보니. 영화는 분명히 과학적인 고증을 전부 거친다. 분명히 내용과 과학이 충돌하는 순간이 온다. 될 수 있는 한 과학적인 사실을 존중하겠지만 결국에는 내용이다.


아무리 과학적이지 못한 설정이라 해도 내용을 풍성하게 해 주고 관람자들에게 더욱 시각적인 효과를 증대하고 몰입시켜준다면 과학은 무시되거나 변용된다. 그런 점에서 영화를 보고 믿어버리고 그걸 상식이라고 받아들이는 경우는 문제가 생길 수는 있다. 영화는 영화인데도 현실과 허구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런 것들을 전부 리뷰로 쓰기에는 지면이 너무 짧다. 또는 귀찮다. 또는 내가 과학자도 아니고.


책을 직접 읽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다른 분야도 아니고 과학을 계속 머리에 넣으려니 힘들긴 하다. 하나도 받아들이기 힘든데 계속 새로운 과학 지식이 머리에 들어오니 나중에는 별 감흥이 없어지면서 차라리 개정판 전 책을 읽는 편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 책이 두께가 좀 더 얇아서. 이렇게 10년이 된 책을 개정하며 다시 펴낸다는 것은 저자에게 커다란 영광이고 기쁨이고 즐거움이지 않을까 한다. 아무 책이나 그렇지는 않을테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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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다 - 김영하에게 듣는 삶, 문학, 글쓰기 ㅣ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작가는 작품으로 주장을 펼치는 게 최선이다. 작품이 세상에 선 보이는 기간과 문제가 발생한 시간과의 괴리감이 문제지만 그만큼 보다 숙성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반드시 사회 문제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작품으로 주장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그 편이 보다 맞다. 과거에 어느 정도 파급효과가 있었지만 이제 시대가 흘러 딱히 영향력이 크진 않다. 그렇다고 꼭 현실참여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것도 아니라 약간 애매할 수도 있다.


김영하 작가는 어느 정도 인지도를 갖고 있는지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내가 알고 있다고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은 아닐 정도의 인지도가 아닐까. 소설가인 김영하는 다른 소설가와 달리 상당히 여러 곳에 참여를 했다. 강연도 하고 팟빵도 하고 방송 진행도 하는 등. 지금까지 다양한 곳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작품이 아닌 자신의 목소리로 사람들에게 생각을 전달했다. 꽤 오랜 기간동안 말한 내용을 책 한 편으로 엮었다. 이게 좋은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그동안 여러 곳에서 했던 이야기가 화제가 되었다. <힐링캠프>에서 강연한 내용도 화제였고 TED나 세바시도 꽤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까지 화제가 되었다는 것만 알았을 뿐 직접 보고 들은 적은 없다. 즉시성이 중요한 것은 아닌데 타이밍을 놓치면 굳이 보지 않아 몰랐는데 이번 <말하다>에는 당시에 했던 모든 내용이 편집되지 않은 상태로 저자가 직접 발췌해서 올렸으니 보다 원문(?)에 충실하다. 그 내용 중 몇몇 내용만 보자면.


제가 대학교를 다닐 때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년에 10퍼센트 정도였어요. 지금과 비교하면, 4년 동안 성장할 것을 한 해에 이룬거죠. 그리고 교육의 기회가 넓어지면서 우린 세대 대부분은 부모 세대보다 더 공부를 많이 했어요. 그래서 우리에게는 확신이 있었어요. 우리는 부모 세대보다 더 부유할 것이고, 문화적으로 더 풍요로울 것이고, 더 많은 지식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었죠. 그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것이었어요. 실제로 그렇게 됐고요. 그런데 요즘에는 자신의 부모보다 더 잘살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부모가 가진 것만큼이라도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죠. 지금의 부모 세대는 대부분 대학을 나왔고, 30대 즈음에는 아파트와 자동차를 샀고, 풍요를 누렸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그 단계에 도달하기란 굉장히 어렵죠. 취업을 하기도 어렵고, 취업을 한다 해도 돈을 모으기도 어렵고, 집을 사기도 어렵고요. 그런 게 우리 세대와는 다른 점이죠. 이건 사실 딱히 누구의 잘못이 나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가 예전에 갖고 있었던 경제적인 활력은 사라져가고 있잖아요. 인구도 곧 줄어들기 시작할 거고요. 또 우리만이 갖고 있는 특별한 무언가도 이제는 없는 듯 해요. 그래서 희망이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14페이지


세대 갈등이란 표현이 너무 자연스러운 시대가 되었다. 최근에는 70년 생 전후가 가장 축복받은 시대였다는 말도 한다. 현재 가장 각광받고 있는 시대가 90년을 전후로 한 시대인데 그 당시에 가장 빛나는 청춘을 보낸 세대다. 그렇다고 그 당시에 아무런 고민도 걱정도 없이 즐겁고 행복하게 살았냐하면 그건 아니다. 시간이 지나 그때만큼 좋았던 시절이 없었다는 추억으로 각색된 것도 많다. 실제로 경제성장률이 높았고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진취적인 정신이 많았느냐고 묻는다면 당시에는 몰랐다.


내 학창시절엔 부모들이 잘 몰랐다. 지금 부모들은 자녀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와 하고 있는지를 충분히 예측한다. 많은 점에서 다르다고 하지만 우리가 겪은 학창시절과 큰 차이는 없다. 그러다보니 어떻게 해야 하는줄 몰라 냅뒀던 우리 부모세대와는 달리 지금 학생들은 부모의 눈에서 벗어나기 힘든 답답할지도 모른다. <말하다>에서도 반항을 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아이들이 너무 똑같다고 하는데 맞다. 획일화가 갈수록 심해지는 이유다. 차라리 부모들이 몰라야 하는데 말이다. 그런데, 위에 언급한 대로 30대 즈음에 다들 아파트와 자동차를 샀고 풍요를 누렸는지에 대해서는 난 아니다. 그렇다면 이것도 일반화의 오류아닐까. 또는 내 일반화의 오류.

마흔이 넘어 알게 된 사실 하나는 친구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거예요. 잘못 생각했던 거죠. 친구를 덜 만났으면 내 인생이 더 풍요로웠을 것 같아요. 쓸데없는 술자리에 시간을 너무 많이 낭비했어요. 맞출 수 없는 변덕스럽고 복잡한 여러 친구들의 성향과 각기 다른 성격, 이런 걸 맞춰주느라 시간을 너무 허비했어요. 차라리 그 시간에 책이나 읽을 걸. 잠을 자거나 음악이나 들을걸. 그냥 거리를 걷던가. 20대, 젊을 때에는 그 친구들과 영원히 같이 갈 것 같고 앞으로도 함께 해나갈 일이 많이 있을 것 같아서 내가 손해 보는 게 있어도 맞춰주고 그러잖아요. 근데 아니더라고요. 이런저런 이유로 결국은 많은 친구들과 멀어지게 되더군요.

그보다는 자기 자신의 취향에 귀기울이고 영혼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드는 게 더 중요한 거예요. -39페이지


아마도 고등학생 때이다. 아버지가 나에게 "친구가 중요하겠지만 좀 더 시간이 지나 크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라고 이야기하셨다. '나중에는 그럴지 몰라도 지금은 아닌데요.'라고 난 속으로만  생각했다. 시간이 흘러 이미 20대부터 난 친구들이라면 죽고 못 사는 성격이 아니었다. 만나면 만나고 안 만나면 안 만나고. 이제는 더더욱 친구들을 만나지 않고 있다. 일부러 안 만나는 것이 아니라 외국에 간 친구도 있고 상황상 못 만나는 친구들도 있다.


어릴 때부터 함께 알고 지낸 사이니 언제 만나도 편하겠지만 이제는 서로 달라지만큼 이야기는 겉 돌수있다. 차라리 잘 모르지만 블로그로 만나 서로 댓글을 주고 받으며 상대방 글을 읽으며 알게 된 사람과 더 많은 이야기와 상대방과 친하게 처음 만나도 지내게 된다. 서로 얼굴을 본 적이 없어도 이미 상대방의 글을 통해 나와의 접점을 알고 부담없이 편하게 허삼탄회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친구와 멀어진다는 이야기라 표현할 수도. 친구는 아니지만 더 가깝고 편하게 지내는 사람들이 생긴다.


기본적으로 술을 하지 않고 만나는 사람들도 대부분 깔끔하게 만나 대화를 하고 헤어지다보니 편하다. 더구나 만나는 사람들도 술을 하더라도 서로가 상대방을 존중하고 술이라는 매개체를 이용해서 대화를 하려는 경우가 많다. 덕분에 술자리라 하더라도 적당히 서로 조금씩 조절하며 마신다. 여전히 친구들과 자주 만나는 사람들이 더 적다. 대부분 친구와는 이제 만나지 않고 살아간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들 그렇게 살아간다. 사람은 변한다. 



그렇다기보다는 본성인 거죠. 저는 문학이라는 게 써도 되는 것만 쓰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써서는 안 될 것 같은 것을 써오면서 확장되어온 게 문학의 역사잖아요. 옛날에는 아주 고상한 얘기만 쓰는 게 문학이라고 생각했지만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작가로 활동하면서 영역을 넓혀왔어요. 어떤 작가들은 자기 내면으로 깊이 파고들어가서 계속해서 한 가지 주제에 천착하는 반면, 저는 탐험가에 가까운 작가예요. 아직까지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은 영역이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그것을 쓰고 싶어요. '왜 그건 문학이 될 수 없단 말인가' 이렇게 생각해요. '왜 그런 얘기를 쓰면 안 된단 말인가' 싶은 거죠. 흥미로운 주제를 가진 소설로 쓰기에 부적합한 소재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해요. -147페이지


그나마 능력있는 김영하 작가와 달리 딱히 베스트셀러를 내 놓은 적 없는 나도 늘 새로운 종류의 책을 쓰려 한다. 이미 쓴 것과 비슷한 내용의 책은 쓰고 싶지 않다. 소설과 달리 분야 자체도 다르다보니 나란 사람의 중심이 다소 애매할 수 있다. 어느 한 분야에 포커스를 해서 나란 인물의 확실한 정체성을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측면은 존재한다. 그래도 난 그러고 싶다. 특정 부분을 파고 또 파서 전문가가 되는 것이 훨씬 고귀하겠지만 여러 부분을 다루면서 쉽게 알려주고 싶은 측면이 더 강하다.


사람들에게 선택받고 좋아하는 내용은 이미 있는 내용을 다르게 보여주는 것이다. 이게 참 힘들다. 어차피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얼마나 익숙한 것을 참신하게 보여주느냐가 핵심이다. 이게 맞아 떨어질 때 많은 사람들에게 선택된다. 그런 점에서 내가 쓴 책은 익숙한 것은 성공했지만 참신한 것은 실패하지 않았나 스스로 돌아본다. '원 히트' 저자보다는 계속 발전하는 저자가 나에게는 더 만족스러운 역할이다. 물론, 단 한 번이라도 '원 히트'를 아주 크게 했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난 계속 쓰고 또 쓰면서 사람들에게 선 보일 것이니. 크게 하나가 히트하면 부담이 많아지고 생각이 커 질수 있어도 고맙고도 황송하게 받고 늘 그렇듯이 쓰고 내면 된다. 지금은 그저 꿈같은 꿈이다.



<말하다>는 가벼운 수필같은 내용부터 무거운 국가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온다. 그 모든 걸 전부 발췌해서 전부 하고도 싶었지만 넘 길어질 듯 하여 멈췄다. 현대를 살아가는 소설가는 시대의 아픔과 기쁨을 함께 나눠 가질 수밖에 없다. 또는 가상으로 만들어 전달한다. 김영하 작가의 작품을 읽었는데 다행히도 책에는 내가 읽은 <빛의 제국> <너의 목소리가 들려> <살인자의 기억법>이 자주 나와 이해하는데 좀 더 좋았다. 역시나 작가의 책을 읽어야 보다 그를 이해하는데 쉽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말이 넘 많은 거 아님?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여러모로 들을만한 말이 많음.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516068862

http://blog.naver.com/ljb1202/164460108

http://blog.naver.com/ljb1202/158799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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