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류시화 지음 / 더숲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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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적인 인기를 갖고 있지만 그다지 노출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 중에 한 명이 류시화 작가가 아닐까한다. 그는 시인이자 작가보다는 좋은 책을 번역해서 소개한 걸로 더 기억에 있다. 특히나 <내 영혼의 닭고기 수프>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류시화가 쓴 에세이는 꽤 인기가 있는 걸로 기억한다. 내가 지금까지 류시화가 쓴 책을 읽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최근 10년 이내에는 전혀 기억이 없다. 유명도에 비해서는 읽지 않았다.

류시화 작가의 책을 일부러 안 읽은 것은 아닌데 그동안 기회가 없었다고 해야겠다. 이번에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는 읽게 된 인연이 닿았다고 해야겠다.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이 책 스타일이 그렇다. 명상을 하며 구루를 만나고 인도 등을 자주 오고가는 작가의 성향이 그렇다. 책을 읽어봐도 단순히 에세이라고 하기는 애매하다. 자기계발도 어느 정도 연결되지만 명상 관련도 연관이 된다. 좋은 내용을 모아놓은 책이라고 해도 될 듯하다.

이렇게 표현하니 다소 나쁜 듯 보일 수 있지만 책을 무척이나 잘 읽었다. 심지어 책을 읽다 자주 멈췄다. 거기에 다양한 이야기 소재와 글꺼리를 시시때때로 던져줬다. 아주 소중하게 읽었다. 내용도 난 좋아 '그렇지!'하며 읽은 부분도 많았다. 몇 권의 책을 펴 낸 작가니 사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른 책에서 이미 자신의 스토리를 사례로 알려줬을테니 말이다. 내가 처음 읽어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저자 자신의 사례가 참 많은데 다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가식없이 솔직하게 자신의 못난 점까지 가감없이 전부 드러내니 말이다. 그게 작가의 숙명이긴 하다. 책 서두에 작가는 이야기 전달자의 숙명을 짊어졌다는 표현을 한다. 첫 번째 이야기를 읽고 그 다음 이야기도 읽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이다. 이 표현에 무척이나 공감했다. 나 스스로 지금은 작가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더 좋은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다. 힘들고 어렵고 능력의 한계를 느끼고 있지만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다.

작가가 꼭 직접 경험을 많이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간접 경험이나 상상으로 얼마든지 창작할 수 있고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 경험만큼 작가에게 소중한 자산은 없다고 본다. 많은 경험을 한 작가일수록 더 좋은 글을 쓰는 것은 맞다. 경험이란 한계가 있다. 한 인간이 수많은 경험을 전부 할 수는 없다. 1~2권 정도의 책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경험만이 전부는 아니다. 책에 나온 다양한 에피소드가 작가의 버라이어티한 경험에서 나온다.

완전히 찌질한 20대 전후부터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살게 된 30대 이후까지 골고루 뽑아낸 사례가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무엇보다 20대에 있었던 에피소드는 분명히 가진 것은 하나도 없고 힘든 삶이었지만 읽는 내 입장에서는 가끔 미소나 웃기도 하면서 읽었다. 어려운 시기를 의기소침하거나 눈물샘 자극하는 스타일이 아닌 위트있게 그려냈기 때문이다. 내 스타일이라고 할까. 누구나 어려운 시기가 있다. 그걸 어떻게 사람들에 보여줄 것인가는 작가의 선택이다.

나도 그런 시기를 보냈지만 단 한 번도 그런걸로 눈물 흘리며 말 한적은 없다.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도 있고 그런 걸로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것은 감성팔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당시를 오히려 위트있게 즐겁게 말하는 것이 차라리 내 인생에 대한 예의라고도 생각한다. 그 당시 어려운 것은 그것도 내 선택이다. 그런 시기에 더 노력한 것도 내 선택이고. 그 당시에 아무 생각없이 살아간 것은 지금 와서 그럴 뿐이지 그때는 꼭 그런 것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책 내용은 이런 것과 상관없는데 쓰다보니 곁가지로 흘렀다. 책 내용 중 재미있고 흥미롭고 좋았던 우화가 참 많았다. 우화는 아니지만 신기해 했던 내용은 언어였다. 남인도인이 '나누 그런 거 모린다'라고 이야기를 한다고 읽은 걸 그대로 한국어 뜻이다. 한국 말로 '나는 그런 것 모른다'는 뜻이니 말이다. 너무 신기했다. 완전히 다른 지역인데도 한국어와 비슷하게 발음되는데 뜻도 같으니 말이다. 이 챕터는 이것보다는 내 생각에 대한 이야기였다. 나는 내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내가 생각하는 것은 내가 생각한 것인지 남이 생각한 것을 내 생각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인지 말이다. 쓰고보니 어딘지 헛소리처럼 보이는 글이다. 여하튼 내가 생각하는 것은 내 생각일 필요는 없다. 아니, 정확히는 유일한 내 생각이라는 것은 없다. 언어가 다른 민족과 국가끼리도 이렇게 비슷한 발음으로 뜻도 같은데 고유한 언어라는 것 자체가 가능할까. 그처럼 내 고유한 생각이라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실제로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은 이미 누군가 알고 있는 걸 이어받아 알게 된 것들이다.

아울러 류시화의 글쓰기가 다소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내용과 내용을 연결하는데 어떤 추임새도 없다. 이럴 때 다소 뚝뚝 끊긴다는 느낌이 들 수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나름 색다른 글읽기 맛이 있었다고 할까. 내 글 스타일을 좀 더 발전시킨 느낌이 들었다. 나도 그런 식으로 쓰려고 하는데 아직까지는 연결하려 노력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서도 내용을 전개했다. 책 내용은 매 챕터마다 우화나 저자 이야기 등이 섞여 있었는데 나는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다른 책도 읽을까.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그 소재를 많이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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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여서 괜찮은 하루
곽정은 지음 / 해의시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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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곽정은 작가의 글을 읽는다. 이렇게 쓰고 보니 처음은 아닐듯하다. 오랜 시간동안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고 하니 말이다. 더구나 여러 잡지 기자로 활동하며 기사를 썼으니 분명히 한 번 정도는 읽지 않았을까. 과정은 작가가 쓴 책을 처음 읽는다는 표현이 정확할 듯하다. 우연히 TV에서 보게되었는데 원래 즐겨보던 프로는 아니라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는 모른다. 제대로 차분하게 하는 이야기를 듣거나 글을 읽어 본 적이 없으니 이미지로만 나에게 각인되었을 뿐이다.

이미지만 놓고 본다면 다소 도도하다. 이미지란 어차피 진짜는 아니다. <혼자여서 괜찮은 하루>를 읽어보면 도도한 측면도 있지만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다. 어떤 사람이든 여러 모습을 갖고 있다. 누가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리 보이기도 한다. 그 간극은 생각보다 크기도 하다. 부모님이 바라보는 모습, 친구들이 바라보는 모습, 상사가 바라보는 모습, 부하직원이 바라보는 모습, 기타등등. 거기에 익명의 공간에서 활동할 때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 같은 사람인가 할 정도다.

사람은 이처럼 여러 모습을 갖고 있으니 딱히 하나로 규정하는 것은 올바르지 못하다. 그렇다해도 이미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도 인간이 갖고 있는 한계긴 하지만. 지금은 혼자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워낙 다양한 이유로 그렇다. 과거에는 선택을 받지 못해 혼자 살아가는 사람이 많았다면 지금은 그와 상관없이 내 결정인 경우가 많다. 능력도 있고 사귐성도 좋고 애인도 있지만 혼자 살려고 한다. 애인과 함께 모든 걸 다하지만 결혼까지는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동거하는 커플도 많긴 하다. 혼자 살아가는 것에 있어 편견일 수 있어도 여성이 안전이라는 측면에서 좀 더 어렵긴 하다. 그런 측면이 있어도 여성이든 남성이든 혼자 살아가는 1인 가구는 많다. 어려움도 있지만 혼자 살아가는 자유로움이 1인 가구의 증가에 큰 몫을 담당한다. 사람들은 여전히 1인가구를 2인가구를 가기 위해 임시직처럼 생각한다. 2인 가구가 되면 또다시 3인이나 4인 가구가 되기 위한 전초전으로 생각한다. 사회적 동물인 사람이라 주변 분위기에 자유롭기는 힘들다.

한국은 정 문화가 너무 넘쳐 그런지 상대방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개인에 대한 관심으로 그치면 좋은데 그가 하려는 것이나 하지 않은 것에까지 관심을 갖는다. 혼자 살 수 있는데도 언제 결혼하는지 추궁하고, 둘 이 살 수 있는데도 아이는 왜 갖는지 질문한다. 각자 사정이 있다. 혼자 산다는 것이 불행한 것은 아니다. 자신이 마음것 자유로움을 즐기며 살아가는데 시기하는 마음에 그런 질문하는지도 모르겠다. 또는 내가 더 잘 살고 있어라는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쓰다보니 내용이 다소 딱딱하게 나갔는데 책은 그렇지 않다. 에세이 답게 심각한 이야기보다는 작가가 생각하는 부분을 소프트하게 전달한다. 우산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다. 비가 오는 날 우산이 없었다. 그것도 엄마가 가져가지 말라고 해서 안 가져갔다. 수업 후 비가 왔다. 다른 아이들은 엄마가 와서 우산을 함께 쓰고 갔는데 혼자 덩그라니 남았다. 이런 에피소드인데 분명히 부모님이 데리러 오면 좋고 부럽긴 하다. 나도 그런 적이 있었다. 비가 오는데 버스에 내렸다.

친구 엄마가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려 우산을 쓰고 갔다. 나는 그럴리가 없으니 비를 맞고 집으로 왔다. 그 기억은 힘든 기억도 원망도 아니었다. 그저 그랬다.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을 따름이다. 그저 그 놈이 부럽다는 정도였다. 그게 다였다. 그 외에 작가는 잡지사를 근무하며 한국 최고의 섹스칼럼니스트가 되겠다라고 했고 나중에 책 쓰고 여유있게 살 것이라고 했단다. 현재 그렇게 살고 있어 스스도도 신기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현재 10권의 책을 펴내고 방송도 하며 살고 있으니.

책 마지막 에피소드가 10년 전 이혼한 이야기다. 여자로 결혼해서 살아가는 어려움을 볼 때 선택에 후회는 없다고 한다. 현재 자유롭게 살아가고 있다. 책을 읽어보면 혼자 살며 외롭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자유롭고 여유있게 살아가는 것을 더 즐기고 있다. 잘 때 옆자리가 허전한 것은 커다란 인형을 놓고 보니 해결된다는 에피소드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책 제목처럼 항상 괜찮은 하루를 매일같이 살고 있나 보다. 혼자 사는 것이 더 좋은 시대기도 하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공감은 다소 적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그래도 공감할 내용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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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지만, 오늘은 내 인생이 먼저예요
이진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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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없이 편하게 읽으려고 고른 책이다. 글과 그림이 함께 있어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 막상 책을 읽어보니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생각과 달리 여러 생각을 하며 읽었다. 심각한 이야기를 하는 책은 분명히 아니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걸 담담하게 어깨에 완전히 힘을 빼고 이야기하는 책이었다. 거창하게 이렇게 하라는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 그저 나는 그랬는데 힘들었다. 지나고보니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이런 식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가가 직접 글과 그림을 그리니 시각적으로 더 풍성하게 내용을 전달해준다. 글로 읽으며 받아들이게도 만들지만 짧은 글이라도 그림으로 독자에게 전달해준다. 무엇보다 이 책 <미안하지만, 오늘은 내 인생이 먼저예요>는 공감을 많이 했다. 작가가 상당히 솔직하게 자신에 대해 사람들에게 속살을 보여준다. 그런 면에 있어 작가가 글과 그림으로 보여주는 것과는 달리 엄청 강한 사람이다. 낯도 가리고 사람을 만나는 것을 그리 썩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같았다.

자신을 억지로 보여주지 않는 사람이지만 글쓰는 사람의 숙명이긴 하다. 글이란 나에게서 시작된다. 아무리 꽁꽁 숨기려 해도 내가 나올 수밖에 없다. 글을 쓰지 않으면 숨길 수 있겠지만 그런 사람을 글쓰는 사람이라 여기긴 힘들다. 글을 통해 무엇인가 전달하거나 마케팅 같은 걸 하려는 사람은 가능하다. 한마디로 글밥을 먹고 사는 사람에게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자신이 갖고 있는 장점과 단점은 물론이고 소소한 것까지 전부 의도치 않게 공개한다.

작가의 그런 용기(?)는 독자에게 오히려 힘과 용기를 준다. 어딘지 대단해 보이는 사람처럼 보이는 작가가 나랑 차이가 없다. 이런 것에 괜히 공감되고 위안받고 괜히 우쭐해지기도 한다. 나는 무척이나 찌질한지 알았다. '나는' 이란 표현을 했지만 사실은 '나만'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랑 너무 동질감이 느껴진다. 그런 사소한 것에 상처받고 혼자 끙끙앓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다들 말을 못하고 있던 것이다. 괜히 기쁘고 삶이 좀 더 살기 좋다는 느낌마저 든다.

초반에 나란 사람부터 알아야한다고 시작한다. 전적으로 맞는 말이다. 나를 모르면서 자꾸 다른 사람을 쫓아가려 하니 항상 무엇인가 쫓기고 실행을 해도 언제나 마음이 허하다. 성공을 쫓는다고 꼭 행복한 것이 아닌것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책에 나온 이런 문구에는 또 살짝 반감도 든다. '산꼭대기에 올라야만 행복하다고 믿는 사람은 어리석다.' 그 사람을 어리석다고 하는 것도 좀 아니다. 그 사람은 그렇게 무엇인가를 추구하고 노력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그렇게 행복하게 살아가는구나라고 인정하면 된다. 나는 산꼭대기에 가지 않아도 산 중턱까지만 가도 행복하다. 그거면 된 거 아닐까한다. 내가 잘 하려고 노력하고 무엇인가를 보여주려 하는 것보다는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내가 누구인지를 아는 것이 먼저 아닐까. 이런 것은 우선순위에서 사람들이 잘못 선택했다. 나를 먼저 알고 무엇인가 보여주려 하는데 보여주는 것부터 먼저 하려니 계속 제자리에 머문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긴 하겠지만.

글 잘 쓰는 사람이란 소재가 있다. 엄청난 경험을 하고 힘들게 살아야 대단한 글이 나올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너무 평탄한 인생을 살아 기가 막힌 글이 나오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베스트셀러를 보면 확실히 엄청난 경험을 책으로 펴 낸 사람들이 쓴 책만 눈에 들어온다. 이건 착각이다. 누구나 얼마든지 평탄한 삶을 살아도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얼마나 더 세상을 관찰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나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사람들에게 전달하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글이다.

책에서는 많이 느낀 사람이 좋은 글을 쓴다고 표현했다. 베스트셀러 저자들이 전부 찌질하고 너무 가난하고 입에 담지 못할만큼 어려운 삶을 살아가지 않았다. 나도 그런 착각을 한다. 내가 경험했던 것중에 아주 힘들고 어려운 걸 꺼내서 풀어볼까. 더 사람들에게 공감받고 좋아해 주지 않을까. 이런 경험을 억지로 꺼낼 이유는 없다. 감성팔이가 되는 것보다는 진실되게 내가 본 세상을 풀어내는 것이 더 중요해보였다. 한 번만 하고 빠질 것이라면 그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작가도 나처럼 블로그에 단 덧글에 전부 답글을 달아준다고 했다. 그 글을 쓴 후에 확인해보니 안 쓴 답글이 많아 몇 달만에 달았다고 한다. 그 중 한 명이 이렇게라도 답글을 달아줘서 고맙다는 에피소드가 있다. 나는 거의 될 수 있는 한 포스팅한지 24시간 이내에 쓴 글만 답글을 단다. 내 글을 읽어준 사람에게 보답하는 길이라 여긴다. 부족한 내 글을 읽어주는 분에게 그 정도도 못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가 내 생각이다. 초대박 블로그에 비해 다행히도 덧글이 적어 가능하다. 이런 저런 소소한 내용이 오히려 나에게 여러 공감과 생각을 던져줘서 즐겁게 읽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난 그림 못 그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소소한 공감이 쌓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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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하길 잘했어 - 생활발효명인 1호, 82학번 사회 선생의 무모한 도전과 창업!
서경련 지음 / 밥북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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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정년 보장이 확실했다. 정년 퇴직을 한 후에도 큰 문제는 없었다. 평균 수명이 길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정년 보장이 예전처럼 되지도 않지만 꼭 반드시 정년까지 근무하려 하지도 않는다. 더구나 이직이 보다 자유로운 시대라 좀 더 좋은 환경과 조건을 갖고 움직인다. 자연스럽게 정년이라는 것은 그다지 큰 의미로 다가오지 않는다. 과거와 달리 꼭 직장을 다녀야 한다는 의미도 퇴색했다. 직장을 다닌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평생 직장 개념도 사라진 시대니.

그보다는 평생토록 할 수 있는 일을 갖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이마저도 또 다시 평생토록 일을 하는데 있어 어릴 때부터 준비할 이유는 없다. 시간이 지나고보면 늘 원하는대로 인생은 살아지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다. 거기에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것도 많이 알게 된다. 아무것도 아닌 걸로 생각했던 것들이 내 자양분이 되기도 한다. 그 어떤 것도 무가치한 경험은 없다. 그런 것들이 쌓여 나중에 무엇인가 할 때 다 도움이 되고 생각지도 못한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직업이 있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공무원이다. 평생 직장이 사라진 지금, 공무원은 정년이 특별한 일이 없으면 확실히 보장된다. 돈은 비록 좀 적게 받을지라도 정년까지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있다는 사실은 어떻게 보면 축복이다. 그런 이유로 최근에 공무원에 합격하는 사람들의 스펙은 어마어마하다. 과거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다. 더구나 공무원 조직은 휴가와 같은 것도 확실히 챙겨주고 복지도 좋으니 선망하고 공부해서 도전하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

그로 인해 사회의 활력이 오히려 줄어든다는 비판도 있지만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이 맞다. 하다보니 선생님들을 꽤 많이 만났다. 학교 선생님으로 있으면서 나중을 모색하는 분들이었다. 그 중에는 교장 선생님도 있었다. 우리가 볼 때 쉽게 보여지는데 어려움을 호소하신다. 그렇다해도 정년이 보장된다는 메리트는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듯하다. 그런 정년보장을 때려 친다는 것은 상당히 무모한 일로 보인다. 얼마든지 직장을 다니면서도 다른 것을 준비할 수 있다.

더구나 교장을 목표로 도전하기 위한 전력투구를 하던 사람이 학교를 그만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퇴직하길 잘했어> 저자는 정년을 얼마 남기지 않고 그만둔다. 꼭 그럴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당사자 입장에서는 이미 마음이 떠났기에 학교를 위해서도 학생을 위해서도 올바른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몇 번씩이나 사표를 냈는데 반려되었으니 더더욱 학교를 다니는 것은 집중도 안 되었을 듯하다. 딱히 어떤 준비를 한 상태에서 퇴직하려 하지 않았던 것이 문제랄까.

한편으로는 조금은 도망치듯이 학교를 떠나려 했다. 교장을 목표로 달려갔지만 부장도 힘든 상황에 좌절하고 포기한다. 그때부터 딱히 학교에 흥미가 사라지며 과감히 퇴직을 결심한다. 이런 결심과 행동은 쉽지 않는데 결단한다. 이 과정을 저자는 책에서 시종일관 이야기해준다. 그저 몇 년이라고 표현하지도 않고 개월수까지 알려준다. 학교를 그만 둔 후에 방황도 하지만 창업을 결심한다. 아주 흔한 카페를 창업한다. 나름 열심히 준비하지만 실패한다.

뜻하지 않게 로푸드 생활발효 쪽으로 방향을 튼 후에 잘 되었다고 한다. 배우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고 단순히 판매하는 것이 아닌 사람들이 가르치는 일을 한다. 선생있었던 장점을 십분 활용한 강사로 활동은 전국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고 TV에도 출연할 정도로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따고 한다. 50대인 저자가 담담히 자신의 상황을 알려주는 책이다. 자신의 일대기를 책으로 펴낸 자전적 책이라 해도 될 듯하다. 책을 읽으면 몇 가지가 특징이다.

선생으로 살아간 삶. 이를 위해 정말로 열심히 노력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좌절한다. 그 이후에 창업을 하고 고생 끝에 현재는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그 와중에 독서를 하며 글쓰면서 새롭게 이쪽 분야에 눈을 떴다. 여기에 블로그를 하며 여러 사람과 소통하고 마케팅도 지금은 열심히 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훨씬 더 여유있게 살고 있다. 무엇보다 마음편히 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책은 거의 대부분 저자의 학교생활에 대해 적고 있다.

그런 부분이 약간 지루하게 계속 반복적으로 이뤄진다. 내용이 순차적으로 이어지기 보다는 중구난방으로 왔다 갔다하다보니 내용이 연결이 좀 아쉬웠다. 학교 이야기만 하고, 창업 이야기만 하고, 자신의 독서, 글쓰기, 블로그 이야기로 나눴으면 더 좋았을 듯 했다. 이 세가지 내용이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나오니 읽은 내용을 또 읽고 또 읽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점이 좀 아쉽기는 했지만 워낙 저자가 학교 생활에서 아쉬움이 있었다는 느낌으로 읽게 되었다.

현재는 이제 노력 끝에 새로운 창업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며 보람찬 인생을 살고 있다는 느낌이 물씬 풍겼다. 전국에서 로푸드를 배우기 위해 온다고 하니 대단하다. 이쪽분야는 잘 몰라 그렇지만 서울과 부산을 이동하며 배우려 노력한 저자의 노력도 대단하다. 아무리 정년 퇴직을 해도 100세 시대이기에 겨우 반 정도 끝났다고 해도 무방하다. 더 중요한 인생이 눈 앞에 펼쳐진 것이다. 퇴직전과 많은 부분에서 다르다. 이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가 갈수록 대두되는 시대다. 이런 책을 읽으며 미리 준비하면 어떨까한다.

증정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내용 중복이 자주 있다.

친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퇴직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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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직 서울이 괜찮습니다 - 삶이 기울 때 나를 일으키는 시작의 풍경들
이상빈.손수민 지음 / 웨일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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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울에서 나고 자랐다. 서울 이외 곳에서 살아 본 적이 없다. 심지어 서울 이외에 곳에서 잠을 잔 것도 극히 희박하다. 날짜로 따져도 2달이 넘지 않을 듯하다. 그만큼 서울은 나에게 특별하다. 생각해보면 어느 누구든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오래도록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혹시나 그 곳이 서울과 같은 대도시라면 더더욱 그렇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 서울일 뿐이다. 내가 살고 있는 고향을 떠날 이유는 없지 않은가. 지금의 서울은 메트로폴리스라고 하여 거대도시가 되었다.

내가 어릴 때만해도 서울은 시골과 그다지 큰차이가 있던 것은 아니다. 꽤 큰 건물도 있었지만 그건 서울 중심인 종로 쪽을 가야 있었다. 내가 살던 곳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여전히 밭이 있었다. 내천도 있었다. 그곳에는 거머리도 있었으니 지금의 시골라이프와 다를 것은 없었다. 연탄으로 살았고 방바닥이 뜨거워지면 시꺼멓게 변하기도 했다. 전철은 타 본다는 사실 자체가 엄청난 일이었다. 버스도 놀라운 일이었다. 비행기를 탄다고 하면 온 가족이 전부 마중을 나갈 시기였다.

그런 서울에 살았을 뿐인데 도시는 점차적으로 나처럼 성장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에도 큰 빌딩이 생겼다. 내가 살아가는 곳도 점점 좋아지면서 예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변모했다. 이제 과거는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변했다. 지금의 시골 집이 내가 어릴 때 살던 집보다 훨씬 더 좋다. 서울은 과거에는 한국의 수도였지만 모든 사람들이 오고 싶어 할 정도는 아니었던 듯하다. 자기가 살고 있는 도시에서 거주하려던 사람들도 아주 많이 곳곳에 있었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에게 서울은 오고 싶어하는 장소가 되었다. 다양한 목적으로 서울을 입성하려 한다.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금전적인 목적이 가장 크지 않을까한다. 그와 함께 메스미디어의 발달과 함께 서울은 로맨스의 도시가 되었다. 청춘일수록 서울이라는 곳에서 무엇인가 하고 싶어한다. 이게 잘못된 것은 결코 아니다. 그로 인해 지방 도시들이 점차적으로 활력이 떨어지고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서울은 현재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혹처럼 되었으니 말이다.

넋두리 비슷하게 이야기가 길어졌다. <저는 아직 서울이 괜찮습니다>는 서울에 입성한 청춘들의 이야기로 생각했다. 그들이 힘들게 서울에서 거주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소 낭만적으로 그릴 것이라 봤다. 제목처럼 서울 생활이 힘들지만 그럼에도 서울에서 살아가는 것이 참 좋다. 뭐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것이라 봤다. 나는 태생이 서울이라 서울에 대한 로망같은 것은 애초에 없었다. 10대까지 서울이 아닌 곳에서 살다 성인이 되어 서울에 거주하게 된 사람들의 느낌이 어떤지는 잘 모른다.

내용은 정작 그렇지는 않았다. 분명히 서울에 거주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는 맞다. 그 부분에 있어 꼭 반드시 서울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보기는 힘들었다. 서울이 아닌 다른 도시에서도 충분히 가능할 법한 내용으로 난 읽혔다. 그 부분에 있어 늘 대도시만 살아간 내게는 부족한 정서일지도 모르겠다. 서울은 나에게 고향이고 나고 자란 곳이니 외지인으로 합류한 사람의 정서를 정확히 알 수 없어 책에서 언급한 내용이 생각과 다르다고 판단은 들었다.

한 명이 서울에 살며 느낌 감정 등을 서술하는 에세이는 아니었다. 오히려 단편 소설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에피소드마다 주인공이 있었다. 그들이 서울에서 살아가며 생기는 여러 일을 다정다감하게 보여주는 책이었다. 한 남자가 서울에 와서 취직을 했다. 낯설고 모르는 것 투성이인 서울에서 그는 정을 붙이지 못했지만 한 여자를 우연히 짝사랑한다. 같은 회사 직원인데 아무도 모르게 자신 혼자만 짝사랑하고 있는데 자신에게 어느 날 우유를 준다. 그걸로 자신을 인지한다는 걸 깨달으며 서울 생활이 달라진다.

서울에 가고 싶다는 일념으로 대학을 입학했다. 떠난다는 서글픔보다 서울에 거주한다는 기쁨이 더 컸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취직까지 하게 되었다. 서울은 여전히 낯설다. 이곳에서 난 혼자다. 부모님과 함께 살지 못해 그런 것일까. 아직까지 친구를 사귀지 못해 그런 것일까. 그런 부분이 나에게는 없는 정서다. 회사를 때려쳤다. 어느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아직은 살만하다. 평일 낮의 기분이 어떻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서울의 평일은 사실 한가하진 않다. 책은 그렇게 그려지지만.

취직을 하고 아빠에게 이야기하지만 그다지 기뻐하지 않으신다. 택시기사인 아빠는 오히려 그 후에 또래가 택시를 탈 때 취업생이면 딸을 떠오린다고 말한다. 어느 날 아빠는 딸에게 드라이브를 제안한다. 딸은 시큰둥하지만 함께 다닌다. 지금까지 몰랐던 아빠의 추억과 내 추억의 차이를 깨닫는다. 나에게 언제든지 회사를 때려치라고 하지만 정작 아빠는 그러지 못한다. 자신은 책임 질 것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내용이 책에는 구성되어 있다.

마지막 에피소드는 서울에 살 집을 찾는데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마음에 들면 보유 현금이 너무 적다. 겨우 맞는 걸 가보면 도저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저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앉아있는 그 곳에 더 집처럼 편안하고 좋다. 서울은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이다. 그곳에는 온갖 추억이 맴돌고 있다. 욕망과 물욕만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나에게도 그렇다. 서울 곳곳이 나에게는 수많은 추억으로 간직되어있다. 나는 아직이 아니고 앞으로도 계속 서울이 좋다. 떠날 생각이 없다. 내 고향이니까.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생각과 좀 다른 내용과 구성.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미소 지으며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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