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게 너무 많아도 좋아 - 성덕의 자족충만 생활기
조영주 지음 / Lik-it(라이킷)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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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변에는 덕후가 좀 있다. 일본말로 오따꾸가 한국에서 덕후로 변경되었다. 덕후라는 건 특정분야에서 집요하게 파고 들어간다는 뜻이다. 아마도 아마추어와 프로의 중간 정도를 일컸지 않을까. 덕후 중에는 어지간한 프로보다 훨씬 더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는 사람도 많다. 프로란 기본적으로 자신이 하는 일에 돈을 받는다는 걸 의미한다. 우리가 많은 걸 바라지 않고 돈 받았으니 그정도의 프로정신을 보여달라고 하는 걸 보면 말이다. 덕후가 프로와 다른 점은 스스로 익히고 배운다.

프로는 기본부터 차근차근 가르침을 받고 시행착오에서 이를 지켜봐주면서 정정해주는 프로가 있다. 덕후는 그런 것이 없다. 본인이 즐거워 시작한 것이라 딱히 그런 거 없이 모든 걸 본인이 A부터 Z까지 전부 한다. 뭐가 중요한지도 모르고 맨바닥에서 다한다. 이러다보니 다소 서투르고 다듬어지지 않은 듯하지만 어지간한 프로보다 더 열정적으로 배우고 익힌다. 비록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할지라도 어떤 순간에는 프로들이 오히려 덕후에게 머리를 숙이는 경우도 있다.

덕후가 자신이 하는 일을 즐기면서 집요하고 파고 들어가니 오히려 어지간한 프로보다 더 많은 걸 시간이 지난 후에 알게 된다. 이렇게 덕후 중에 자신이 덕질을 해서 성공하는 경우를 성덕이라고 부른다. 성공한 덕후라는 뜻이다. 갈수록 이런 덕후들이 더욱 각광을 받고 전문가보다 더 전문가 대접을 받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본다. 그런 성덕 중 한 명이 이 책 <좋아하는 게 너무 많아도 좋아> 작가인 조영주다. 추리 소설 <붉은 소파>로 세계문학상까지 받은 사람에게 덕후라니.

작가는 스스로 고백한다. 책 읽는 걸 워낙 좋아하다 작가까지 되었다고 말이다. 그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한 번 필 받으면 모든 걸 포기하고 그것만 하는 스타일이기도 하다. 책도 얼마나 많이 읽는지 가끔 작가의 블로그에서 본인이 무얼 읽고 있다고 올리는 걸 보면 하루에 몇 권도 가뿐하게 올리는 걸 본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나처럼 어정쩡하게 읽는 사람이 독서 책을 내는데 엄청나게 무지막지하게 읽는 사람은 오히려 관련 책을 내지 않는 듯하다.

조영주 작가를 직접 만난 적이 있다. 이 책에서도 언급되는 카페 홈즈까지 찾아 가 만났다. 본인이 다소 낯을 가린다고 했는데 나도 그런 편이지만 그 날 서로 저녁 늦게까지 식사까지 하고 헤어졌다. 책에 나온 내용은 본인이 블로그에 쓴 것도 있고 예스24에 '조영주의 성공한 덕후'와 '조영주의 적당히 산다'에 올린 칼럼을 모은 책이다.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지만 다소 심각한 것도 있다. 거기에 자신의 내부를 솔직히 고백한 내용까지 함께 골고루 다루고 있다.

대체로 에세이를 지금까지 읽을 때 책을 쓴 당사자를 아는 경우가 드물었다. 철저하게 객관적으로 쓴 글을 읽으며 나 혼자 상상하고 '이런 사람이겠구나'했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이미 알고 있던 지인(이라 쓰기에는 좀 애매하지만)의 이야기라 더 즐겁게 읽었다. 그렇다고 놀라거나 신기해 하지도 않았다. 처음부터 소설을 읽은 후 작가를 만난 사이다. 개인을 알게 된 후에 소설을 읽거나 작가로 만난 것이 아니다. 그만큼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이야기를 듣고 읽었다.

무엇보다 좋아한다는 표현을 한 것처럼 자신이 빠지면 완전히 몰입하는 스타일인 듯하다. 일본 만화 등을 보면서 자발적으로 일본어 공부를 했다고 한다. 일본어를 어느 정도 할 단계까지 갔다고 하니 덕후도 이런 덕후가 없다. 여기에 소설가로 데뷔까지 할 정도면 꽤 대단한 인물이 된 상태다. 그런 상황에서도 소설가라는 자각은 전혀 하지 않고 좋아하는 작가가 있으면 팬처럼 찾아간다. 팬 싸인회도 부르지도 않았는데 직접 싸인을 받아 올 정도다.

재미있게도 그렇게 순수하게 팬으로 다가갔는데 본인도 소설가로 데뷔를 하니 이제는 같은 소설가로 만나 이야기를 하니 성공한 덕후라고 사람들이 말했단다. 책 시작하자마자 왕따 이야기를 해준다. 왕따였고 우울증도 겪었는데도 이 모든 걸 글로 풀어냈다는 이야기는 본인 표현처럼 덕후가 맞는 듯하다. 여기에 바리스타를 배우고 커피 숍에서 알바를 하며 원두커피를 내려 손님에게 준다. 사회 활동을 위해 기자로 잠입한다. 표현이 재미있다. 기자로 취직한 것이 아니다.

기자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 취직이 아닌 잠입한다. 운 좋게도 당시는 취직이 그다지 어렵지 않아 6개월 정도 근무했다고 한다. 이런 작가의 투철한 직업 정신이라고 해야 하겠지만 이마저도 덕후다운 행동으로 느껴진다. 난 아무리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어도 집요하지 못하다. 대신에 포기하지 않고 시간이 걸려도 계속 한다는 정도다. 덕후가 성공한다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누가 시킨것도 아닌데 자신이 하고 싶어 한다. 거기에 좋아서 한다면 더할나위 없을 듯하다.

2년 전에 만났을 때 소설을 쓴다고 했고, 그 후로도 어떤 소설을 거의 다 썼다는 글을 블로그에 올린 걸 봤다. 아직까지 지난 2년 동안 딱히 새로운 소설이 나오지 않았다. 단편 소설은 나왔는데 그만큼 엄청난 퇴고를 거듭하는 스타일이다. 대부분 작가들이 이렇게 쓴다고 한다. 어떤 작가는 다 쓴 후에 서랍 속에 넣고 몇 달 후에 다시 본다고 하니. 이 책은 그저 편하게 자신의 일상과 만난 사람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있다. 다음에는 소설로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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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바캉스 에디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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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글을 잘 쓰는 사람은 뭔가 다른 듯하다. 책을 읽자마자 엄청난 흥미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총 9개의 챕터로 구성된 책이다. 순서대로 구성한 것인지 각자 챕터를 새롭게 구성해서 편집한 것인지 모르겠다. 어차피 책 구성이 각 챕터끼리 연결이 되지는 않기에 말이다. 프롤로그도 없고 단도직입적으로 책이 시작된다. 그것도 추방이라는 꽤 긴장되고 집중을 불러일이키는 단어로 말이다. 더구나 중국이라는 국가에 가서 공안에 의해 쫓겨나는 에피소드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런 일이 생겼는지 궁금해서 최소한 해당 챕터의 초반은 일단 책을 집어들면 놓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나름 소설가가 많지만 현재 한국에서 가장 인지도 있는 작가 중 한 명이 '김영하'가 아닐까한다. 워낙에 소설로도 유명했지만 그 외에 전방위적인 활동을 한 덕분이다. 라디오는 물론이고 팟캐스트도 했다. 심지어 가장 최근에는 예능 프로에 나갔기에 전국적인 인기까지 얻게 되었다. 여기에 글마저 잘 쓰니 어지간하면 인기를 끌 수밖에 없다.

내 생각에 한국에서 인지도를 갖고 있으면서 꾸준하게 소설과 에세이를 쓰는 두 명의 작가가 있다. 한 명은 외국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이고 한 명은 국내 저자인 김영하다. 둘 다 참 열일하며 거의 매년마다 소설이든 에세이든 펴내고 있다. 차이라고 하면 하루키가 훨씬 더 분량이 많다는 점이다. 김영하는 최근 펴내는 책의 트렌드가 얇다. 스스로도 그런 점을 이야기한 걸로 기억한다. 최근 트렌드에는 맞는 양식으로 보인다. 이것도 솔직히 그다지 쉬운건 아니다.

여전히 한국에서는 어느 정도 분량이 있어야 한다는 암묵적인 느끼이 있다. 내 편견인지는 몰라도 그렇다. 그래도 250페이지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할 수 있는데 김영하의 최근 소설이나 에세이는 200페이지가 살짝 넘는다. 본인 스스로도 그런 트렌드를 잘 파악해서 감각에 맞는 책을 쓰는 것이 아닐까한다. 다시 책으로 들어와서 소설가답게 에세이인데도 각 챕터마다 동일한 구성으로 썼다. 우선 독자의 관심을 끌만한 소재로 시작하며 무슨 이야기를 할지 궁금하게 만든다.

그 후에 초반에 이야기한 소재와는 연관이 있으면서도 없다고 할 수 있는 내용을 전개한다. 그런 후에 챕터 후반부에 가서 또 다시 초반 내용으로 돌아가 결말을 맺는 형식이다. 에세이 자체도 부담없이 쓴 게 아니라 상당히 공을 들여 쓴 느낌이다. 그렇기에 이런 형식으로 쓴 것이 아닐까한다. 그렇지 않다면 아닌거고. 사실 책을 읽기 전에는 작가가 워낙 최근에 예능 프로를 통해 여행을 많이 다녀 이를 근거로 여행에 대한 에세이를 쓴 것이 아닐까하는 다소 고까운 시선이기도 했다.

<여행의 이유>를 읽으며 내 오해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원래부터 작가가 여행을 좋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매 년마다 해외 여행을 꾸준히 간 것은 물론이고 아예 몇 년 동안 외국에 정착해 살았다는 것도 알았다. 본인도 설명했지만 직업 자체가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 전 세계 어디서든 작업이 가능하다. 그것은 바로 작가라는 직업은 본인 머릿속에서 꺼내면 된다. 장소와 지역과 상황에 따라 약간 다른 구성이나 내용이 나올 수는 있어도 작가의 머리는 동일하다.

이런 부분은 하루키 소설을 읽었을 때도 참 부럽다는 생각을 했던 점이다. 전 세계 어디를 가서도 작업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첫 챕터에서도 결국에는 그 내용이다. 중국에 도착하자마자 비자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한국에서 집중적으로 글을 쓸 수 없어 택한 행동이다. 1~2달 정도 누구와도 연락되지 않는 곳에서 집중적으로 글을 쓰려 했다. 그게 꼭 중국일 필요는 없다. 내 마음이 가는 곳이 중요하다. 같은 환경에서 되풀이 되는 작업을 하려면 자꾸 미루게 되고 게을러 진다.

그런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변화가 필요해 여행을 한다. 의외로 한국에서도 차라리 포기하고 전념했더니 스스로 한국인지 외국인지 모르고 잘 썼다고 말한다. 사람마다 약간 글 쓰는 루틴이 있다. 커피숍에서 쓰는 사람도 있고, 새벽에 쓰는 사람도 있고, 야간에 쓰는 사람도 있다. 내 경우는 집에서 쓰기는 하는데 주로 낮에 쓰긴 했다. 시간 날 때 쓰지만 그래도 2~3시간 확보될 때만 쓰긴 했다. 최근에는 다소 변경하려 하긴 하지만. 여행이 갖는 장점은 아무래도 익숙함이 아닌 낯섬이다.

작가도 그런 면에서 '아무도'라는 개념을 꺼낸다. 여행을 갔을 때 나는 누군가라는 개념보다는 아무도 라는 개념이 된다. 나 자신도 여행을 가면 일상과는 다른 행동패턴을 하게 된다. 일상은 반복되고 흐트러지면 이를 다시 수습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여행은 그렇지 않다. 그곳에서 나에게 일상도 없고 익숙함도 없고 반복된 루틴도 없다. 그자 잠시 머물면 될 뿐이다. 그런 점이 바로 여행의 묘미다. 과거에 높은 분들이 산 근처에 가서 하인에게 산을 대신 등산시켰다는 여행도 흥미로웠다. 직접 체험은 아니여도 객관적인 관조는 할 수 있을테니.

몇 몇 챕터는 흥미롭고 재미있지만 또 몇 몇은 재미가 덜했다. 여행에 대한 깊은 사색은 아니지만 작가의 가벼운 에피소드를 근거로 좀 더 확장해서 다소 생각할꺼리를 던져준다. 현대인은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여행을 한다. 일상을 탈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여행을 택한다고 생각한다. 작가가 쓴 여러 여행에 대한 후기와 이유에 대해 읽으면서 부럽기도 했다. 어느 정도 성공한 작가만이 갖고 있는 자유로움과 여유라고 할까. 아울러 여행 책이지만 글쓰기 작법에 대한 이야기는 나도 글쓰는 사람으로 꽤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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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1년만 옷 안 사고 살아보기 - 스트레스를 쇼핑으로 풀던 그녀, 비우고 다시 채우는 1년 프로젝트에 도전하다
임다혜 지음 / 잇콘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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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남자가 그런지 솔직히 제목에 딱히 공감은 안 될 수 있다. 다시 곰곰이 생각해보니 1년 동안 단 한 벌의 옷도 안 사는 것은 극기에 도전하는 듯하다. 상대적으로 옷을 안 산다는 것이지 아예 옷을 안 산다는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다. 내 경우에 그다지 옷을 자주 사는 편은 아니었다. 과거형으로 쓰는 이유는 과거에 그랬다. 실제로 내가 직접 옷을 산 기억이 없었다. 내가 직접 옷 매장에 가서 옷을 구입한 적이 기억나지 않는다. 대부분 옷을 얻었다.

내가 직접 산 것은 아니고 누군가 사주거나 선물해서 입었다. 그렇게 꽤 오랜 기간동안 옷은 그저 입는 것이었다. 아마도 2~3년 전부터 내가 직접 옷을 매장에서 구입해서 입기 시작했다. 그 전 까지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지금도 옷을 내가 직접 구입한다뿐이지 별 생각없이 산다. 대부분 남자들이 그렇듯 매장에서 보이는대로 구입한다. 이런 상황이 패스트 패션 매장이 많이 생긴 것과 궤를 같이 하긴 한다. 그것도 여러 벌을 심사숙고해서 구입하지도 않는다.

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옷이 있으면 산다. 거의 대부분 옷이라고 표현하지만 티인 경우다. 티는 대부분 가격대가 3만 원을 넘지 않는다. 반 팔 티는 주로 1만 원 미만이고 긴 팔 옷은 2만 원 전후다. 그런고로 특정 디자인의 옷을 색깔별로 몇 개를 구입한다. 그 후에는 아무 생각없이 매일같이 하나씩 꺼내 입는다. 아침마다 뭘 입어야 할 지 신경쓸 일도 없다. 거기에 내가 마음에 들어 산 옷이니 입을텐데 색깔만 다르니 아무 생각없이 입으면 된다. 그게 가능한 것은 또 하나다.

난 바지는 오로지 청바지만 입는다. 예전에 양복을 입을 때에도 일상복은 청바지였다. 청바지도 3개 정도를 갖고 일주일 단위로 입는다. 청바지의 장점은 더러워져도 티가 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그런 식으로 옷을 입으니 옷에 대해 그다지 스트레스없이 입고 다닌다. 가끔 반기별로 티를 최근에는 좀 사는 편이다. 이마저도 최근 1~2년 동안 좀 사다보니 올해부터는 이마저도 많이 사진 않는다. 대부분 남자들은 이런 식으로 옷을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고 안다.

여자는 좀 다르다. 같은 옷이라도 오랫동안 고민해서 구입해서 입는다. 옷도 꽤 많이 갖고 있는 걸로 안다. 그렇다해도 <딱 1년만 옷 안 사고 살아보기>책을 읽어보니 이토록 많이 산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아마도 저자가 좀 더 많이 옷을 갖고 있는 경우로 보인다. 사실 저자는 몇 년 전부터 알고 지냈다. 이렇게 쓰기에는 다소 낯간지럽기는 하다. 만나고 안지는 몇 년이지만 몇 년전에 내가 했던 책 강의에서 단 둘이 좀 이야기를 나눈게 전부다. 그 외에는 블로그 이웃으로 서로 지켜보는(?) 정도다.

그래도 거의 빼놓지 않고 블로그에 올린 포스팅을 봤다. 이 책 제목과 관련된 내용도 블로그에 올렸던 걸 기억한다. 저자가 자주 자신의 옷 입은 모습을 거울에 본인 얼굴은 폰으로 가리며 찍은 걸 봤다. 사실 좀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이 미션 중 하나였다. 별 생각없이 당시에 올린 사진을 봤는데 갖고 있는 옷을 보니 입이 떡~~ 벌어졌다. 카디건만 무려 75벌이나 갖고 있었다. 여기에 저자가 갖고 있던 옷이 몇 십벌도 아니고 몇 백벌을 갖고 있다.

원래 스트레스를 푸는 목적으로 옷을 구매했다고 한다. 매장에 가서도 사고 인터넷으로 샀다. 거기에 회사 근처 쇼핑몰에서도 사고 지금은 남편이 된 남자친구 회사 근처 쇼핑몰에서도 산다. 더구나 엄마, 동생과 함께 부평 지하 쇼핑몰에서도 구입한다. 이렇게 구입하며 스트레스도 풀고 워낙 좋아했던 옷에 대한 욕망도 풀었다고 한다. 그 옷이 얼마나 많은지 어떤 건 아직까지 탭도 제거하지 않고 갖고 있다. 심지어 자신이 그 옷을 갖고 있었는지도 망각한 경우도 있다.

한 때 저자가 유독 미니멀리즘에 가까운 책을 자주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1년 옷 안 사기와 관련이 있었다. 일본은 워낙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은 독특한 경제 구조상 미니멀리즘이 좀 더 발달한 측면이 있다는 정도로 난 넘어갔다. 저자는 이를 자신의 삶에 적용하기 위해 그 중에서도 옷으로 타겟(?)을 정했다. 1년 동안 옷을 안 사는 걸 넘어 필요없는 옷도 전부 정리했다. 입지 않은 옷을 주변 지인들에게도 주거나 팔고, 기부도 하고, 벼룩시장 같은 곳에서 판매도 해서 또 다시 기부를 했다.

그 과정이 거창하지 않고 소소하게 일상과 함께 묘사하고 있다. 나는 그다지 소유욕이 없는 편이라 내 물건이 많지 않은 편이다. 굳이 이야기하면 책이 상대적으로 많다. 그렇게 볼 때 저자가 갖고 있던 옷 숫자를 보고선 깜짝 놀랐다. 그 많은 옷을 전부 어디에 뒀는지 신기하고 궁금했다. 그 정도 옷이 있으면 못 입은 옷이 있을 수밖에 없어 보였다. 현재는 상당히 많이 정리하고 입을 옷만 갖고 있다고 한다. 중간에 미션을 하면서 본인의 외모나 패션에 대해서도 공부한다.

자연스럽게 본인 디스를 하는데 얼굴이 네모나고 크다고 한다. 솔직히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아 몰랐는데 다음에 직접 보게 된다면 나도 모르게 그런가 하지 않을까. 책이 나온 후에 나처럼 저자를 만났을 때 저자몰래 그러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했다. 이 미션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 책에서 제외한 듯 한데 이왕이면 저자가 덕질하는 분야에 대해서도 함께 했으면 책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솔직히 저자를 알고 있기에 본 책이다. 이런 종류를 내가 굳이 볼 생각은 없는데 소소하게 저자의 이야기를 보는 건 즐거웠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나중에 얼굴 확인 해야지.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나도 옷 한 번 확인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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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규네 홈스쿨 - <영재발굴단> 꼬마 로봇공학자의 성장보고서
김지현 지음 / 진서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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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교육이 힘든 것은 지금까지 경험해 본 적이 없다는 점이다. 누구도 똑같은 경험을 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처음이고 새롭다. 단 한 번도 같은 것이 없다. 아이를 여러 명 키우면 그나마 조금 익숙한 면이 있겠지만 여전히 다르다. 각자의 성격이나 상황 등이 달라 똑같은 잣대로 바라 볼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자녀 교육은 정답이 없다. 언제나 힘들고 어렵다.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조차도 언제나 버겁다. 잘하고 있는 지 여부조차가 궁금할 따름이다.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도 아이가 내 마음과 달리 행동한다. 잘 했는지 여부가 갑자기 난감해진다. 아이는 또 한 명의 객체다. 나와 닮았고 내가 키우는 것같지만 자신만의 생각과 마음이 있다. 어리다고 생각하지만 감정이 있는 인간이라는 점은 똑같다. 이 지점에서 항상 어긋나는 경우가 많다. 내 집 아이를 옆 집 아이처럼 대하라는 말도 있다. 그만큼 훨씬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뜻이다. 아이에게 자꾸 감정이입을 하며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다.

분명히 내가 아닌데도 나를 투영하며 아이에게 주입하려 한다. 이런 일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도 모르게 진행될 때 스스로 깜짝 놀라는 경우도 있다. 특히나 최근에는 많은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1~2명이 많다. 예전보다 훨씬 자녀에게 투자하는 부모들의 시간이 많다. 지금의 할머니 세대만 해도 먹고 살기 힘들어 자녀들의 교육에 신경쓰기 힘들었다. 각자 알아서 잘하면 되는 시기였다. 부모들은 자녀를 믿고 그저 바라보기만 하면 되는 시기였다.

지금이라도 다를 것은 없겠지만 그 당시보다 더 잘 사는 세대들이 훨씬 더 자녀 교육에 힘쓴다. 이런 상황이 옳은지 여부는 논외로 하고 자꾸 아이들을 주변 아이들과 비교하며 경쟁하듯 키우게 된다. 아니라고 생각을 하는데도 나도 모르게 더 잘키우고 싶은 욕시에 자녀를 푸시하게 된다.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부모보다 친구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더 많아진다. 그 부분은 과거나 지금이나 다를 것은 없다. 똑같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방과 후 각자 동네에서 만나 신나게 놀았다. 껌껌해지면 집으로 돌아왔다. 지금도 여전히 친구들과 함께 있지만 학원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누구나 다 내 자녀는 최고이고 어느 누구에게도 뒤질 것 없는 아이라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고 보는 것이 사실 더 이상하다. 그런 면에서 내 아이가 적응을 못하면 속상하다. 그런 부분이 아이가 잘 났다고 생각하는데 자녀가 적응을 못한다면 더욱 그런 마음이 강해진다.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해서도.

과거에는 학교라는 제도를 벗어난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다. 학교를 그만 둔다는 것은 흔히 말하는 문제아에게나 해당되는 일이라 여겼다. 이런 부분도 고등학생이나 해당되었고 초등학생에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초등학생이라고 전부 학교에 적응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예전에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학교 다니는 걸 당연하게 여겼다. 다른 선택은 전혀 없다고 생각했다. 최근에는 개념이 변경되었다. 대안학교를 가는 경우도 있고 홈스쿨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다른 접근은 아직까지 대중화되지는 않았고 일부 아이들이 선택하고 교육받고 있다. <준규네 홈스쿨>은 준규라는 학생이 초등학교를 가지 않고 홈스쿨한 내용을 엄마가 쓴 책이다. 솔직히 나는 굳이 홈스쿨이라는 걸 할 필요가 있을까에 대해라는 편이다. 아이가 학교 생활을 적응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 다행히도 내 아이들은 그런대로 잘 보냈다. 선생님이 내 자녀 중 한 명이 문제라며 상담요청을 해서 이야기할 때도 대화 후 내 아이는 아무 문제가 없고 선생님이 다수 아이를 위한 부분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다수의 아이들을 한 반에서 함께 한 학년을 이끌려면 전부를 동등하게 이끌고 가야 하는데 한 명에게 유독 더 관심을 기울이긴 힘들다. 그런 면을 아이가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좀 다르긴 하다. 내 아이는 수업 분위기를 방해한다는 이유로 부르셨지만 그 이후로 아이는 특별한 일 없이 잘 컸다. 책에 나온 준규는 좀 다른 아이로 느껴지긴 했다. 엄마랑 한 대화를 볼 때 내 입장에서는 초등학생이 저런 대화를 한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았다. 그런 부분에서도 좀 다른 아이라 느껴졌다.

어차피 홈스쿨이라는 것 자체가 평범한 아이들이 선택할 영역은 아니라고 느낀다. 대부분 아이들은 그런대로 학교를 지겨워도 다닌다. 준규는 그걸 참아내지 못했다. 부모로 엄청난 고민이 되었을텐데 홈스쿨을 택했다. 이 책 내용은 일반적이지는 않다. 대부분 아이들에게 적용하기는 그런 면에서 힘들다고 본다. 좀 특수한 케이스로 느껴졌다. 아무래도 100명의 아이가 있으면 100개의 다른 상황이 있다. 같은 형제자매라도 그러니 말이다. 그렇기에 책에서 알려준 내용은 동의하는 것도 거부하는 것도 있다.

무엇보다 책은 딱 초등학생때까지만 보여준다. 그 이후에 훨씬 더 다양하게 버라이어티한 시간이 남았다. 원하는 고등학교가 있어 중학교는 다시 들어가기로 했다고 책에서는 설명한다. 초등학생 3학년 정도에서 홈스쿨을 시작했다. 누구나 인생은 몇 십 년을 봐야 당시 선택이 좋았는지 알 수 있다. 나는 그런 입장이다. 항상 이것은 그저 내 선택이지 당신에게 강요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이 책도 그런 관점에서 읽는다면 좋지 않을까 한다. 책의 내용을 일반화하기는 힘들테니 말이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홈스쿨을 일반화하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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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탔습니다 - 열혈 아빠와 사춘기 아들의 러시아 스케치
두준열 지음 / 다할미디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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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런 저런 여행기 책을 읽었다. 여행을 간 횟수보다 훨씬 더 많은 여행 책을 읽었다. 다양한 여행책을 읽다보니 여러 조합으로 구성된 사람들의 모임이었다. 대부분 가족이 가장 많았다. 이상하게도 지금까지 아들과 아빠가 함께 다니는 여행책을 읽지 못했다. 엄마와 딸이나 엄마와 아들이 다니는 책도 읽었다. 이상하게 딸과 아빠나 딸과 아들의 여행책은 못 읽었다. 있기는 하되 내가 몰라 못 읽었다고 해야겠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읽게 되었다.

사람의 전체 인생에 있어 가장 인간관계를 맺기 힘들때가 아마도 사춘기가 아닐까한다. 같은 나이의 친구끼리는 모르겠으나 다양한 연령대가 모였을 때는 참 곤란하다. 언제 어떤 반응을 보일지 전혀 예측이 안 된다. 어려운 표현으로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말을 괜히 하는 것이 아니다. 사춘기 아이가 있는 집은 그런 면에서 힘들다. 오죽하면 중2병이라는 말도 있다. 북한이 중2가 무서워 한국을 남침하지 못한다는 표현도 있으니 다루기(?) 가장 힘든 연령대다.

이 책 <아이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탔습니다>는 중학생 아들과 아빠가 함께 여행을 떠난 이야기다. 그저 휴양지를 갔던 이야기라면 책으로까지 나오지 않았다. 대체적으로 이런 책까지 나올 정도면 다소 특이하거나 여행이 쉽지 않다는 뜻이다. 산티아고 여행이 책으로 자주 나오는 이유가 그만큼 쉽지 않은 여정이라 그렇다. 그 여행에 비해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으나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탄 여행기를 다룬 책이다. 나중에 한국에서 북한을 넘어 이 여행이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갖는 그 기차다.

책을 읽어보니 그게 생각보다 쉬운 건 아니었다. 국가마다 기차의 레일 크기 등이 다르다. 국가를 통과할 때는 그때마다 기차 바퀴를 전부 교체해야 한단다. 그로 인해 몇 시간이나 정차하면서 기다려야 하니 쉬운 여정은 분명히 아니다. 기차를 타고 가면서 정차를 할 때가 있는데 몇 분만에 끝날 때도 있지만 몇 십 분등으로 무척 다양하다. 그럴때마다 정착 장소를 머물면서 잽싸게 살펴보는 것도 시베리아 횡단 열차의 묘미라고 책을 읽으며 느꼈다.

여행의 출발지는 동쪽인 블라디보스토크였다. 영어도 아닌 친숙하지 않은 러시아 말을 해야 하는데 과연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중간 중간 내려 주변을 살펴보기도 하지만 꽤 오랜 시간을 기차에서 머물 지내야 한다. 이게 머문다는 표현이 몇 시간이 아닌 며칠이다. 며칠동안 기차에서 머물며 밥먹고 씻고 잠 자야 한다. 그나마 잘 수 있는 침대가 있으니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정작 그 여행이 쉽지 않을 뿐더라 편하지 않을 것이라는 건 충분히 예측된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심각하게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그림 그린다는 것에 대해 책을 읽으며 고려했다. 평소에도 그림을 그리며 좋다는 생각은 했는데 저자와 아들은 여행을 하며 그림을 그렸다. 화가는 아니지만 미술학원에서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그림을 배웠다. 여행을 위한 것은 아니었는데 여행을 떠나며 가볍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도구를 준비했다. 사진을 찍는 것도 좋지만 기억에 남고 인상적인 장면을 그림을 그린다. 그 그림을 책에 보여주는데 무척이나 색달랐고 부러웠다.

기차 여행이 강제적인 인터넷 세상과 차단이 된다. 기차가 운행하는 중에는 인터넷이 안 된다. 기차역에 도착해야 인터넷이 되면서 카톡이 울렸다고 한다. 기차 안에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생각하는 것 말고는 그런 면에서 할 것이 많지 않다. 책도 읽기는 했겠지만 말이다. 전 세계에서 동서로 움직이는 가장 긴 기찻길이라고 한다. 러시아는 워낙 넓어서 자동차도 움직일 수 없다고 한다. 거기에 지역별로 날씨가 천차만별이라 더더욱 자동차로 움직이는 것은 어렵다.

자연스럽게 도시와 도시를 이동할 때는 기차를 타고 다닌다고 한다. 친척을 만나기 위해서도 기차를 이용하니 러시아에서 기차는 필수다. 비행기도 있겠지만 가격이 비싸니 대부분 서민들은 며칠동안 기차를 타며 이동하는 걸 당연시한다. 러시아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어딘지 퉁명스럽다는 이미지가 헐리우드의 영향때문에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니 무척이나 친절하고 정이 넘치는 사람들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동양에서 온 부자에게 항상 친절하게 대하는 것을 보니 말이다.

책 내용에서 부자를 위협하는 내용은 없는 걸로 보니 가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곳도 아니고 기차에서 만나 수많은 사람들이 나온다. 한 번 탄 사람들과 며칠동안 함께 지낸다. 그들이 내리면 또다시 다른 사람들이 온다. 꽤 다양한 사람들과 직업과 가족구성이 있어 그에 대한 이야기만으로도 문화가 다르지만 같은 인간이라는 것도 알게된다. 저번에 내 블로그에 누군가 시베리아 횡단 기차여행했다고 나에게도 추천했는데 이렇게 책으로라도 간접경험을 해서 재미있게 읽었다.

증정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책에 소개된 그림아 다일까?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함께 여행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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