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예측, 그들은 어떻게 미래를 보았는가
필립 E. 테틀록.댄 가드너 지음, 이경남 옮김, 최윤식 감수 / 알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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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대한 예측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수많은 대중문화에서도 다루고 사람들의 관심도 지대하다. 관심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짓말이다.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엄청난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단순히 생각해도 로또 번호를 2~3번 미리 알아도 인생은 달라진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미래를 알기 위해 노력한다. 수많은 기업들이 경제/경영 연구소를 만들 필요가 무엇때문일까. 바로 미래를 알고자 하는 이유다.


더구나 매해 말이나 초면 어김없이 과거 유행했던 것 뿐만 아니라 올 해에 유행할 분야에 대한 발표를 한다. 나중에 좀 어거지로 자기들의 예측이 맞았다고 자화자찬하는 것은 있지만 알아서 나쁠 건 없다. 사실 예측한다는 것은 약간 사기 냄새가 나기도 한다. 인간이 어떻게 미래를 맞출 수 있겠는가. 다른 면에서 볼 때 인간은 미래를 맞춘다. 내년에 내가 한 살 더 먹는다는 사실은 누구나 맞출 수 있다. 내일 약속을 잡았다면 거의 틀림없이 지키게 된다.


이처럼 예측이 완전히 어려운 것은 아니다. 충분히 예측 가능한 영역이나 미래도 있다. 우리가 알고 싶어 하는 예측은 거의 대부분 상당히 미묘하지만 엄청난 이득과 손실이 달려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그 예측을 맞춘다는 것이 상당히 미묘한 지점이라 어렵다. 굳이 예측을 한다면 대부분 둘 중에 하나다. 숫자로 표현해서 50대 50이다. 예측을 잘 맞추는 사람은 스타가 된다. 미래를 맞추는 데 스타가 안 되는 것이 더 이상하다.


사람들이 점을 보는 이유 중 하나가 그거다. 미래를 알고 싶다는. 그걸 근거로 내 판단을 결정내리고 싶다고. 다만 이런 판단 후 결정은 자기 합리화가 많다. 연구 조사와 다양한 자료를 취합한 후 추론을 통해 올바른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보다 마음에 드는 쪽으로 기울어진 불안한 마음을 위로해주며 맞다고 해주는 그 한 마디를 듣고 싶은 욕망의 발로다. 예측을 하는 사람은 대체적으로 고슴도치유형이 아주 많다.


이들은 절대로 조심스럽게 예측하지 않는다. 상당히 결단력있고 강단있게 주장한다. 눈에서 빛이 나올 정도로 확신에 차 외친다. 사람들은 이런 예측자를 좋아한다.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주장은 '어쩌라는거냐?'라는 물음과 함께 환호를 받지 못한다. 설혹 주장이 좀 틀려다해도 차라리 강하게 주장해서 자신의 마음을 안심시켜 주는 쪽을 사람들은 택한다. 끊임없이 이런 고슴도치 유형이 출몰하고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다. 이들은 자기충족예언처럼 결국 한 번은 맞게 마련이다. 이게 문제지만.

상승일 때는 상승만 주장한 스타가 나타나고 하락일 때는 하락만 주장한 스타가 나타난다. 연속적으로 계속 맞추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더구나 이 책 제목처럼 <슈퍼예측>을 잘 하는 사람은 결단코 단호한 주장을 하지 않는다. 예측이라는 것은 확률과 통계가 많은 연관이 있다. 어떤 것도 100%인 것은 없다. 더구나 미래에 대한 예측인데 그럴리가 절대로 없다. 슈퍼 예측자들은 오히려 더 구체적인 수치로 이야기한다.


그럴 확률이 70%라는 표현보다는 오히려 그럴 확률이 75%정도 된다는 식으로 조금은 더 구체적이다. 그게 그거라고 볼 수 도 있지만 그런 예측을 하는 사람은 나름 합리적인 자료 조사와 추론을 통해 보다 근사치의 답을 하려 노력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사실이 바뀌면 나도 생각을 바꾼다." 케인스가 했다고 하지만 그건 아니라고 하는 경구다. 예측을 오래도록 잘 하고 고슴도치 유형이 아닌 사람이 하는 행동이다. 여우라고 표현하는.


어쩌다 한 번 예측을 맞춘 사람은 사실이 바뀌어도 절대로 자신의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 자신이 잘 못이 아니라고 본다. 곧 자신의 생각대로 될 것이라 끊임없이 주장한다. 그러다 결국 본인이 사라진다. 예측을 잘 한다는 것은 두루뭉실하게 이럴 것이라는 동네 아저씨가 아니면 말고식이 결코 아니다. 숫자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미래는 OOO의 시대다.'라는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있다. 이들은 아무런 공정하고 객관적인 데이터 없이 무조건 될 것이라고 주장할 때 그를 조심해야 한다.


이보다 더 조심해야 할 사람은 숫자를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사람이다. 그가 의도적으로 삭제하거나 왜곡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신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주장하다보니 그리 되었을 뿐이다. 이럴 때 바로 위에 적은 자료를 찾다 사실이 변하면 자신의 뷰도 변경해야 한다. 진짜 예측가는 그렇게 한다. 전문가보다 일반인이 더 잘 할 수 있는 이유기도 하다. 전문가는 쉽게 자신의 주장을 변경시키지 못한다. 미래는 늘 변화할 수밖에 없기에 언제나 얍샵하게 변경시킬 수 있어야 한다. 진정한 슈퍼예측자라면 말이다.


자신의 추론이 올바른지에 대해 언제나 반대쪽 이야기를 경청하고 유념해야 하기도 하다. 이 책 <슈퍼예측, 그들은 어떻게 미래를 보았는가>는 이런 지점에 대해 상당히 자세하게 알려준다. 다만, 잘 읽히지 않고 좀 쓸데없이 장황하게 이야기를 하는 형식이다. 끝으로 책 표지에 있는 4차 산업혁명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걸 제외하면 어떤 식으로 예측을 하고 준비하고 자료를 모으고 노력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그 정도로 읽으면 될 듯하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내용은 3분의 2로 줄일 수 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예측을 나도 잘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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