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윤용인 지음 / 알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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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한 것은 아닌데 공교롭게도 부모에 대한 책을 연속으로 읽게 되었다. 엄마로써 자녀를 키우는 어려움을 토로하는 책을 읽었다면 이번에는 아버지로서 자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전작은 서양인이고 이번에는 한국인이다. 서양과 한국에 따른 다른 점이 있을지라도 똑같이 부모로 겪는 감정은 비슷하다. 단 한 번도 부모로써 연습을 해 본 적도 없고 경험한 적도 없다. 부모가 가장 어려운 점이 그 부분이 아닐까.


첫째는 그렇다쳐도 둘째는 좀 더 편할까. 아무래도 첫째보다는 좀 더 경험을 쌓였다점에서 대처 능력은 아주 약간 능숙해졌다고 할 수 있어도 마찬가지로 어렵다. 똑같이 내 핏줄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지만 반응이 다르다. 그 친구들도 생각이 있고 습관이 있고 행동이 있다. 똑같은 듯 다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성에 따른 차이도 있으니 단순 잣대로 똑같이 대할수도 없다. 거기에 몇째인가에 따라 다르게 대하게 된다. 내가 의식을 하든 말든.


이번에는 아버지다. 기본적으로 난 아버지가 아니라 어머니가 중요하다고 본다. 말도 안 되는 생각이지만 혹시나 아이들이 엄마나 아빠를 선택해야 한다면 엄마를 선택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내 경우도 그렇지만 다른 집도 어지간하면 그런 선택이 아이들에게 보다 좋지 않을까 한다. 아버지의 부성과 어머니의 모성은 다르다. 어머니의 모성이 좀 더 디테일하고 아이들 성장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한다. 아버지만의 부성이 보여주는 장점도 분명히 있고 부정할 수 없지만.


이번에 읽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책 제목에서 일본 영화를 떠올린다. 신생아실에서 뒤바뀐 아이를 초등학생 때 알게되어 과연 기른 정인지 낳은 정인지 따져보는 영화였다. 아이들은 커서 사춘기가 된다. 대부분 여자 아이보다는 남자 아이가 다루기 힘들다. 무엇보다 점점 강해지는 에너지와 함께 힘으로도 지지 않을 정도가 되면 부모는 여전히 어려운 존재지만 뛰어넘을 인물이 된다. 벗어나려 하면서 갈등이 생긴다.


책 저자는 육아 책도 쓸 정도로 좋은 아버지로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졌다고 한다. 아이들이 외국 유학을 간 적도 있다. 누가 봐도 그렇게 화목한 가족으로 살고 있다고 모든 사람들이 믿고 있었다. 미처 밝히지 못한 것은 아들이 사춘기가 되며 가출을 했다. 아들에게 제대로 교육을 한다며 매를 들었다. 손찌검을 한 며칠 후에 아들은 밖으로 나갔다. 대부분 아빠처럼 곧 들어오겠지 했던 것이 며칠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아 행방불명 신고를 하고 찾았다.

아들은 찾았지만 귀가를 거부했다. 어쩔 수 없이 기다리기로 한 1년 반만에 돌아왔다. 과거를 생각하며 가출해도 갈 곳도 할 것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되었다. 갈 곳도 많았고 할 것도 많았다. 아들이 게임에 너무 빠져 참다 결국 폭발했던 것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아들이 돌아왔을 때 돌아온 탕자의 아빠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첫째 딸하고는 모녀가 아닌 친구처럼 잘 지내지만 아들하고는 힘들다.


집에 돌아온 아들은 잘 적응하는 듯 했지만 다시 자기 세계로 빠져 방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부모로써 힘들고 어렵지만 믿고 기다린다. 아빠는 아예 자신의 작업실을 따로 만들어 그곳에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준비를 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며 끊임없이 보내던 문자에 아들이 문자를 보낸다. 그렇게 책은 끝난다. 친구와 같은 아빠를 꿈꾸지만 과연 그런 아빠가 얼마나 될까. 나도 그런 아빠를 꿈꾼다. 쉽지 않다.


아들에게 축구장에 축구보러 가자고 했지만 싫다고 했다. 친구들끼리 그러더니 보러간다고 한다. 결국에는 안 갔지만. 영화 보러가자고 했다. 싫단다. 친구들과 영화를 보러갔다. 늘 제안과 거절의 연속이다. 이 녀석도 게임 삼매경이다. 책도 읽히고 있지만 말릴 순 없다. 집에서 일정 시간은 게임을 하고 남은 시간은 스마트폰으로 또 다시 게임 시청이다. 별 수 있나. 그저 공부를 못해도 일탈만 안 해도 감지덕지 고마워해야하지 않을까. 그래도 욕심낼테지.


책을 읽으며 후반에는 아버지가 아닌 남편 이야기도 한다. 원래 글을 쓰는 작가나 저자는 자신의 민낯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아버지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자녀이야기를 썼다. 독자로써는 모르겠으나 작가의 자녀인 아들입장에서는 난 별로다. 굳이 우리 식구의 그런 문제를 시시콜콜 공개적으로 써야했을까.아들은 아들의 사정과 입장과 생각이 있을텐데 어찌되었든 글을 쓴 아빠의 일방적인 시선에 따른 내용이라 본다. 내가 감히 다른 가족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도 주제넘는 짓이긴 하지만.


참 어렵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서로 말은 할 수 있으나 대화가 통하지 않는 상대라니. 결국에는 믿어줘야 하는 거 말고 할 수 있는게 있으려나. 재미있게도 이런 감정과 느낌은 자녀가 있어야만 경험한다. 차라리 없다고 생각하면 해결된다. 문제는 인간이 그게 힘들다는 것이다. 쓰다보니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보일지 몰라도 아직까지는 다행히도 지극히 평범하게 자라고 있다. 특출나지도 모나지도 바닥이지도 않은. 


첫째, 둘째, 셋째. 그렇게 한 명씩 아이들이 자라며 난 아빠가 되겠지. 좋은 아빠가 될련지는 몰라도 노력은 해야겠지. 지독한 꼰대는 되지 말아야겠지. 벽에 대고 이야기하는 느낌을 갖게 하진 않아야겠지. 멋진 아빠는 못 되어도 아이들이 '아빠!'했을 때 '응?'하고 서로 볼 수 있는 사이는 되어야겠지. 에이...그만!!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이미 아버지가 되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되돌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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