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 - 일본의 실천적 지식인이 발견한 작은 경제 이야기
히라카와 가쓰미 지음, 장은주 옮김 / 가나출판사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결국 일본도 과거를 그리워하는 것일까. 최근 일본에 대한 책을 읽다보니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왜 아니겠는가. 인플레이션이 좋은 것은 아니라고 해도 대부분 국가에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며 명목상으로 가격이 올랐어도 내 월급이 함께 오르다보니 착시현상으로도 더 많이 번다는 느낌이 든다. 반면 일본은 그런 경험을 최근 20년 동안 거의 해 보지 못했다. 몇 년이 지나도 가격은 그대로다. 월급도 변함이 없다.


인간의 본능에는 어딘지 역행하는 느낌이 아니었을까.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이 강했을 듯 하다. 자꾸 과거를 회상하고 좋았을 때를 반추하며 지금과 무엇이 다른지 그때는 어떻게 했는지를 고민하는 것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차이가 없다. 한국은 IMF 이후로 단 한 번도 좋았던 적이 없다. 다들 입에 달고 산다. 실제로 좋은 분야나 사람도 있겠지만 누구나 늘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한국은 계속 과거보다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한 것은 분명한데 말이다.


정작 일본이 그런 이야기를 한다면 이해가 된다. 활력을 잃은 국가를 떠올리면 일본일테니. 정작 일본은 활력을 잃었을까. 내가 일본에 살아 본 적이 없어 모르겠다. 그래도 이렇게 저렇게 방송등을 통해 본 일본은 활력이 사라진 국가가 아니다. 그 안에서 사람들도 활기차게 살고 있고 노력한다. 실제로 한국에 비하면 분명히 다소 정적인 것은 맞다. 과연 한국만큼 역동적인 국가가 얼마나 될까도 고려해야겠지만.


일본을 접할 때 쇼와 몇년이라는 표현이 자주 나온다. 처음에는 이게 무엇인가 했다. 찾아보니 우리가 단기 몇 천년이라고 표현하는 것처럼 히로히토 천황이 생존할 때를 따지는 일본만의 년도다. 굳이 그렇게 책과 같은 공식적인 자료에도 쓰는 이유는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 중에서 <골목길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는 쇼와 30년대를 말한다. 대략적으로 1955년부터 1964년까지 시기를 말한다.


이 당시는 가난했다. 가난했지만 서로 돕고 도우며 나눠 먹으며 살았다. 한국으로 치면 정이 넘치던 시기였다. 비록 먹을 것도 부족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지 못했어도 다들 해 보자는 인식으로 가득찼다. 다들 가난했기에 빈부격차도 없었고 하면 할 수 있다는 도전정신도 넘쳤다. 시대를 볼 때 지금의 베이비부머세대들이 가장 그리워하는 시기가 아닐까한다. 어차피 과거는 윤색되며 추억은 아름답게 각색되게 마련이다.

그 당시를 보면 거대 자본이나 대기업이 딱히 있었던 것이 아니다. 다들 소규모로 아끼며 살았다. 갖고 있는 것이 없으니 빈궁하긴 했어도 다들 웃으며 사고 팔았다. 이런 시대를 되돌아보며 '그때가 좋았지'라고 하는 것까지는 좋지만 그때로 다시 돌아가자는 것은 조금 이상하다. 일본은 디플레이션을 경험했고 쓰나미를 겪으며 참담한 기억은 아직도 사라지지 않았다. 이제 무엇인가 해 보자고 했더니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다시 물거품이 되었다.


이런 불운과 불행이 겹치며 어떻게 보면 미니멀리즘으로 살아가자는 이야기를 이 책은 하고 싶은 것이 아닐까. 가난했기에 희망이 있었다. 역설적으로. 가난이 어른을 만들다고 말한다. 젊은이들이 가난하다는 사실은 지금까지 인류역사에서 당연한 것이었고 이런 사실이 역사 발전의 원동력이다. 일본도 가난했던 쇼와 30년대가 있었기에 지금이 있을 수 있었고 고도성장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내 생각은 뭐야!!였다. 결국은 과거가 좋다고 늘 어른들이 이야기했던 바로 그 이야기를 상당히 고품격으로 치장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인정하고 이를 극복할 생각을 해야 하는데 다시 좋았던 과거로 돌아가자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지금과 그때는 너무 많은 것들이 다르고 변했다. 현재는 현재에 맞는 개선점을 찾아야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책에서 나온 소상인 개념은 찬성한다.


수많은 소상인들이 나와 큰 돈을 벌지 못해도 서로 이익을 낸다면 좋다. 한국도 대기업이 모든 것을 전부 가져간다. 무엇인가 될 만한 것이 있으면 미국은 그래도 정당하게 그 기업을 대기업이 돈을 주고 M&A로 인수한다. 한국은 거대 자본을 갖고 참여해서 단가를 후려치며 그 기업을 고사시키고 대기업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이런 상황을 정부에서 막아야 한다. 소기업들이 할 수 있는 대다수를 대기업이 참여하지 못하게 해서 소규모 기업들은 그들대로 이익을 낼 수 있어야 현재의 대기업위주의 사회가 변할 수 있다. 


다들 대기업을 취직하려 하고 낙수 효과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모든 것이 대기업위주로 돌아간다. 이를 막기위해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이런 것들만 공정하게 사회가 돌아가면 지금보다 취직률도 올라가고 조금 더 시중에 돈이 돌아가지 않을까.. 라는 비경제전공자의 생각이다.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할 분야가 있지만 너무 자잘한 분야까지 대기업이 치고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하지 않을까. 


이 책 <골목길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는 내용이 그다지 들어오지 않았다. 책이 어떤 순서에 따라 체계적으로 내용을 알려주지 않고 조금 중구난방이다. 집필 중에 쓰나미가 발생해서 그렇다고 하지만 책 제목과 달리 정확하게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뭐, 소상인을 키우고 활발하게 만들자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우리도 그렇다. 그렇다고.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정확하게 뭘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일까.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그래도 덕분에 리뷰쓰며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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