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보는 경제학 - 경제인이 되기 위한 깊고 맥락 있는 지식
이진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저자는 유명하다. 누구인지 모르지만 방송에 나온다. 경제와 관련된 진행자다. 그런 의미에서 택했다. 알고보니 기자출신이다. 읽어보니 경제책을 쉽게 썼다. 재미있게 썼다. 무엇보다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받아들인 수많은 기사와 데이터 이면을 알려준다. 누구나 얼마든지 곰곰히 생각하면 될 문제는 아니다. 알지 못하면 신문에 나오는 뉴스를 그대로 받아들이며 무의식적으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런 여러 부분을 재미있고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책 초반에 나오는 PIR. 이건 소득 대비 주택 가격이 얼마인가를 따지는 것이다. 전 세계 국가의 PIR를 비교하며 한국의 주택가격이 비싸다고 이야기할 때 많이 써 먹는다. 정작 주택 가격은 소득만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 여러 가지 참고사항일뿐이다. 흔히 인구밀도가 높은 국가는 PIR이 높다. 후진국일수록 또한 PIR이 높다. 이렇게 보면 한국 PIR이 높다고 무엇이라 하는 것은 비교가 잘 못 되었다. 


정확한 비교는 한국의 과거 PIR과 비교해야 한다. 과거와 평균 PIR에 비해 현재 PIR이 높은지 낮은지에 따라 정확한 판단이 내려진다. 한국의 소득대비 주택가격을 비교해야 지금 주택가격이 높은지 낮은지 파악가능하다. 얼마전 평균소득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평균소득이 너무 높다고 다들 아우성을 외쳤다. 도대체 누가 그렇게 많이 받느냐고 한다. 나는 근처도 못 받고 있다며 난리였다. 이건 통계를 어떻게 보느냐다.


왜냐하면 4명이 있다. 한 명은 자산 5,000만 원, 또 한 명은 4,500만 원, 다른 한 명은 5,500만 원이다. 그런데, 마지막 한 명은 자산이 10억이다. 이렇게 되면 4명의 평균 자산은 거의 3억에 가깝다. 다들 난리가 난다. 도대체 누가 그렇게 자산이 많은가 외친다. 내 자산은 근처에도 끼지 못한다며 한탄한다. 이럴 때 정확한 것은 평균값이 아닌 중간값을 이야기해줘야 한다. 그러면, 다들 수긍을 하는 숫자가 나온다. 


평균으로 이야기를 하니 다들 말도 안 된다는 말을 많이 한다. 작년보다 더 줄어든 내 월급이나 주변에 폐업하는 지인을 보면서 현실과 완전히 괴리되었다며 정부가 조작한다는 말도 서슴치않고 주장한다. 주변에 잘 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다만 아무 말도 하지 않을 뿐이다. 이들이 평균을 올려준다. 누군가는 잘 되고 누군가는 안 된다. 잘 되는 사람은 굳이 이야기하지 않고 안 되는 사람은 목청높여 외친다. 내가 있는 업종이 사양산업이면 어쩔 수 없이 평균을 밑돌게 된다.

택시를 타지 않는 내 입장에서는 잘 모르는 현상이 뉴스에 나온다. 밤만 되면 택시타기 전쟁이 벌어진다. 택시들은 손님을 골라받기까지 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택시는 현재 대중교통이다. 개인 택시는 총량이 정해져있다. 일정 이상으로 늘어나지 않고 누군가 그만 둬야만 새로운 사람이 개인택시를 운전할 수 있다. 서울에서는 많은 개인택시기사가 고령화되었다. 이들은 밤에는 술취한 사람도 타고 여러가지 문제가 많아 아예 저녁이면 퇴근한다. 그 시간에 운영한다고 딱히 더 많이 버는 것은 아니다.


이러니 낮에는 남아 돌던 택시들이 밤만 되면 부족해진다. 낮에는 택시를 타지 않던 사람들도 귀가를 서두르다보니 택시를 잡으려 한다. 수요와 공급이 무너진다. 택시비를 올리면 해결된다. 개인택시기사들은 불편함을 감수할 정도로 돈이 되니 운행을 한다. 지금은 메리트가 크지 않으니 집으로 퇴근한다. 이것이 바로 고령화로 벌어진 현상 중 하나다. 한국은 유독 여름휴가가 거의 대동소이하다. 7월 마지막에서 8월 첫째주다.


이런 현상 중 하나는 바로 대기업에 종속되어 있는 산업시스템문제다. 현대자동차가 8월 첫째주에 전체 휴가에 들어간다. 이때를 맞춰 관련 기업들은 전부 휴가에 들어간다. 자동화와 기계화가 된 현재 시스템에서 누군가 휴식하면 전체 시스템이 돌아가지 않는다. 만들어봤자 다른 영역에서 돌아가지 않으니 함께 쉬는 것이 좋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대부분 기업들이 연쇄적으로 8월 첫째주에 대부분 여름휴가에 들어간다. 획일화 되어 있는 시스템 문제다.


비경제활동인구가 사상최대라고 한다. 큰 문제라며 떠든다. 이걸 뒤집어 보면 너무 당연하다. 인구가 늘어나니 늘어난만큼 사상최대다. 경제활동인구도 똑같이 사상최대다. 이런 것은 이야기하지 않는다. 50대 이상이 자영업하는 비율이 사상최대라며 문제라고 지적한다. 50대 인구가 늘어나니 그럴 수밖에 없다. 20대 청년 취업자 수가 30년 만 최저라고 한다. 청년 취업이 어렵다는 이야기지만 한편으로는 당연히 20대 인구가 20~30년 전에 비해 거의 반으로 줄었으니 최저가 되는 것이 당연한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경제 현상에서 돈으로 환산되며 수치로 표현될 때 우리는 무비판적으로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인다. 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거꾸로 보는 경제학>은 알려준다. 책을 읽지 않았으면 별 의심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며 알려주는대로 믿었을 것이다. 늘 데이터 자체는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데이터를 보여주는 사람이 어떻게 가공하고 이야기하느냐에 따라 거짓이 된다.


특히 경제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구체적인 결과물이 당장 드러나지 않는다. 온갖 수치가 등장하고 각종 희귀한 수식이 출몰하며 알 수 없는 이야기를 떠들며 주장한다. 모르는 사람은 그 이야기를 들으며 전문가가 이야기하고 공신력있는 뉴스로 읽으니 믿는다. 이 얼마나 정보과잉에 따른 잘못된 결론인가. 책을 읽어도 여전히 별 생각없이 나도 모르게 '이런..' 할 수 있다. 그래도 읽으면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하고 맞나라는 의심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더구나 책이 재미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여러 기고를 묶다 보니.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진실을 알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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