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어떻게 자라는가 - 투자하기 전에 알아야 할 8가지 돈 문제
권오상 지음 / 부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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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부터 시작하자면 <후천적 부자> <부자를 읽는 눈을 떠라>는 두 권의 돈에 대한 책을 썼다. 부자라는 표현이 들어갔지만 그 안에는 돈에 대한 언급도 했다. 책을 펴 낸 저자의 입장에서야 지극히 당연하게 좋은 책이라고 할 수 밖에 없지만 내 기대만큼 사랑은 받지 못햇다. 현재 시중에 있는 어지간한 베스트셀러보다 훨씬 더 좋은 내용으로 되어 있고 실제 투자를 했던 내 입장에서 단순히 금융전문가들이 투자와 돈과 부에 대해 이야기한 것보다는 현실적이고 철학적이라 봤다.


한동안 상당히 많이 관련 책을 읽었다. 지난 10년 넘은 기간동안 읽은 책만 수 백권에 이를 정도라서 어디가서 최소한 다른 것은 몰라도 읽은 책을 근거로 좋은 책과 나쁜 책에 대해 판단하고 추천해 줄 수 있다. 아쉽게도 내가 초창기때 좋았던 책들과 지금 좋은 책들은 다소 달라졌다. 처음에는 가슴을 후벼 파면서 '너도 할 수 있다'는 책이 좋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내 자신이 투자도 하면서 그런 책이 별로라고 판단했지만 사람들은 그런 책에 더 많이 호응하고 관심을 갖고 선택한다.


투자는 오롯이 자신이 혼자서 해야 하는 것이고 표준편차, 기대값, 멱함수, 정규분포등등 예측할 수 없는 것들 투성인데 너무 자신있게 이야기하는 그런 책들에 다소 질렸다. 금방 표현한 단어들은 전부 <돈은 어떻게 자라는가>에서 나온 단어다. 지금은 이런 투자 철학을 전달하고 전파하려 노력하는 책이 훨씬 더 가치있게 느껴지고 소중하다. 예상대로 이 책도 많은 사람들에게 선택을 받지 못했다. 어느 정도 선택을 받았지만 그 이상의 한계를 갖고 있다.


어쩌면 딱 그만큼이 정말로 제대로 부를 향해 걸어가는 사람들이 남긴 발자취가 아닐까싶다. 투자의 본질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하고 위험에 무서워하며 걸어가는 사람이 그만큼 적다는 뜻이다. 다들 열광하고 환호하며 그저 가슴만 들뜨게 만드는 책을 좋아한다. 일견 이해가 되고 인정한다. 그렇게 시작하는 것이 참 중요하기에. 대부분 사람이 그렇게 시작한 후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결국에는 원래의 자리에 다시 돌아가는 것이 안타까울 뿐.


<돈은 어떻게 자라는가>는 솔직하게 <후천적부자>와  <부자를 읽는 눈을 떠라>의 어려운 버전이다. 나는 무식하게 혼자서 독학으로 책을 읽으며 정파가 아닌 사파에서 지식을 익혀 책을 펴 낸 사람이고 권오상씨는 정파에서 제대로 된 코스를 통해 A부터 Z까지 배우고 실천한 사람이다. 다만, 확실히 기관이라는 곳에서 투자를 한 사람이라 그만큼 아쉬운 점이 있다는 부분이 있다. 자신의 돈으로 바닥까지 갈 수 있는 그 한계와 두려움에 대한 절박함에 대한 부족함 정도.


이 책이 어렵다고 표현한 것은 내용이 어렵기 때문이 아니라 용어를 풀어서 하지 않고 전문 용어를 그래도 썼기 때문이다. '지식의 저주'는 아닐지라도 평소에 쓰던 용어를 그대로 쓰다보니 나처럼 금융쪽의 문외한들은 친숙하지 않은 용어들이 연속적으로 쉬지않고 나오니 버거웠다. 돈에 대해 금융학을 전공한 사람이 철학적으로 전문 이론을 근거로 설명하고 이에 대한 뒷배경까지 알려주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참 유익했다.  

책을 읽으면서 떠 올랐던 책들이 있었는데 역시나 참고문헌을 보니 포함되어 있어 반가웠다. 특히 켈리의 공식 덕분에 떠 오른 <머니 사이언스>가 있었는데 이왕이면 <벨 연구소 이야기>도 함께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했다. 이론과 실전과 철학이 잘 버무려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고 읽으면서 다양한 사고를 했다. 읽으면서 좀 삐걱거리며 읽기는 했어도 전체 흐름을 쫓아가거나 이해하기에 부족함은 없었다는 것에 만족한다고 할까.


<돈은 어떻게 자라는가>에서 이런 표현이 나온다. "이것 한 가지만 제대로 깨달아도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있다." 무엇인고 하면 평균에 대한 이야기다. 평균에 집착하면 안 된다. 수십이 1미터인 강을 건너는 군인이 죽을 이유가 없다. 장군은 마음놓고 건너라고 지시했는데 부하들을 모두 잃고 말았다. 평균이 1미터지만 중간에 5미터 수심도 있었다. 평균만 믿은 결과다. 평균을 갖고 판단내리면 절대로 안 된다. 기댓값을 평균을 근거로 계산하지 말고 최악과 최고를 감안해서 계산해야 한다는 의미다.


정규분포 곡선에 의하면 가운데 중앙 값이 있고 양 극단 값이 있다. 우리들은 대부분 중앙 값을 기대하지만 이마저도 불확실하다. 대표적으로 매년 발표하는 중산층에 해당하는 자산규모가 터무니 없게 높은데 이걸 근거로 잘못된 판단을 내린다. 이론상으로는 좋을지 몰라도 현실에서는 멱함수의 법칙을 따른다. 파레토의 법칙처럼 극단의 한계가 없다. 현실에서 파산하면 되기에 마이너스는 없지만 개인이 모을 수 있는 자산의 규모에는 한계가 없다. 이를 이해해야만 한다.


켈리의 공식을 통해 재산 극대화전략을 알려준다. 자신의 모든 재산을 올인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자신이 갖고 있는 재산중에 기댓값에 따라 일정부분을 올인하는 전략이다. 돈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에 전 재산을 올인하는 것은 위험이 너무 크다. 물론, 돈이 없는 사람이 인생에 있어 올인 전략을 하는 것이 결코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자신이 판단을 어떻게 하느냐의 여부인데 나는 그런 적이 없지만 그 행동이 꼭 나쁘다고 보지는 않는다. 


리스크에 대한 정확한 우리 말은 없다. 위험, 불확실성, 손실 가능성등 여러가지 의미가 내포된다. 이익을 보기위해서는 리스크를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이익의 원천으로 삼아야 한다. 이 표현도 저자가 꼭 당신의 것으로 만들라고 한다. 이 말은 무척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이 말을 이해했다면 당신은 제대로 투자의 길을 올바로 가고 있는 것이고 모른다면 당신의 투자에 대해 곰곰히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의미고 이해 자체가 안 된다면 투자를 하면 어렴풋이 알게 된다.


리스크에 대해 4가지 관점을 알려준다.

1. 가장 일반적인 의미로 위험 그 자체 혹은 손실 가능성.

2.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이 주장하는 수익률의 표준 편차, 즉 변동성

3. 수익률과 리스크가 비례한다는 이론에서 나오는 주식 시장 전체와의 변동의 일치정도, 즉 베타다

4. 재산 극대화 전략에서 유추할 수 있는 정보의 부정확도(infidelity) 혹은 잡음(noise)의 세기다.


이 중에서 투자에서 의미있는 것은 1번이다. 나머지는 전부 부차적인 것이라 말한다. 


책에서 아쉬운 점은 금융쪽 전문가들이 대체적으로 갖고 있는 인식인 듯 한데 부동산은 투기로 본다는 것이다. 투자와 투기와 헤지를 구분하는 것보다는 이를 거래하라고 알려준다. 딱 떨어지는 구분도 없고 외국에서는 투기를 나쁘게 보는 것도 아니라고 하면서. 그런데, 정작 책에서 거의 유일하게 투기라는 단어는 아파트 거래할 때 이 용어를 아파트 투기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그 점은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주식도 결국 똑같은 관점이라고 난 본다. 주식을 산다고 투자와 투기라고 구분할 수 있을까.


책은 한 번 읽기보다는 나중에 몇몇 부분은 들쳐가며 다시 읽으면 더 좋을 듯 하다. 현재 교수로 재직중이니 학교 교재로 써도 훌륭할 듯 하고 말이다. 비록, 전문 용어를 많이 쓰고 있어 읽기에 팍팍한 감은 없지 않지만. 최근에 그래도 이 쪽 책을 좀 많이 읽었다는 생각에 한동안 잘 읽지 않았다. 읽다보니 거의 비슷한 내용으로 많이 구성되어 있어 그랬는데 다시 또 부족함을 많이 느낀다. 실전 투자가 중요하기에 그만하자는 측면도 있었는데 새롭게 그동안 읽지 않았던 책들을 읽어가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더 고민하고 고뇌하고 내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쉽게 풀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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