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없어서 이것으로 대신합니다 - 시간이 지나도 마음에 남는 말 한마디
유선경 지음 / 동아일보사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구스탐프 클림트는 사랑하는 여인에게 다른 남자들처럼 아주 아주 예쁜 꽃을 선물하고 싶었다. 현실은 꽃 한송이도 선물할 수 없을 정도로 가난했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기로 한다. 모든 정성을 다 쏟아 이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꽃을 그렸다. 그는 하트 나무를 그렸다. 엽서에 그린 그림을 그는 평생의 연인 에밀리 플뢰게에게 보낸다. 엽서 밑에 이런 문구와 함께 "꽃이 없어서 이것으로 대신합니다."

세상에 둘도 없는 꽃이 탄생한 배경이다. 연인 에밀리 플뢰게의 마음속에는 평생 지지 않을 꽃을 받았다. 플뢰게는 클림트로부터 평생 400통의 편지를 받았다고 한다. 클림트의 사후에 모든 편지를 전부 태워버렸다. 딱 한 통 '꽃이 없어서 이것으로 대신합니다'라고 쓴 우편 엽서만 제외하고. 그렇게 가장 가난 할 때 받은 우편엽서는 이둘에게는 서로를 이어주는 끈으로 작용했고 상대방과 평생을 함께하도록 만들어줬다.


<꽃이 없어서 이것으로 대신합니다> 책 제목은 이 배경으로 정해졌다. 저자는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라디오 작가로 활동을 했다. 라디오는 청각에 전적으로 의지한다. 시사 장르부터 음악 프로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한 작가답게 청취자들이 어떤 내용을 좋아하는지 알고 있는 작가다. 라디오의 특성상 짧은 시간동안 기승전결로 이뤄진 내용을 다뤄야 한다. 청취자들이 오로지 귀로만 들을 때 집중하지만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내용으로.


책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라디오 프로에서 나오는 사연을 듣고 있다는 착각에 빠졌다. 음악을 들으며 이 책을 읽었다면 나도 모르게 라디오 청취자가 되었을 것이다. 거창한 담론을 이야기하는 책은 아니다. 자기 계발을 위해 읽고 각오를 다져야 하는 책도 아니다. 편안하게 흔들의자에 앉아 읽다 잠이 오면 잠을 자고 따뜻한 햇빛을 받으며 잠시 책을 읽다 내려놓고 온 몸으로 햇빛을 받아도 좋을 책이다. 아니, 어울리는 책이다. 

흔히 말하는 좋은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어떤 방법으로 이 내용을 잘 풀어내느냐가 작가의 역량이라 느낀다. 에세이를 읽을때면 주절 주절 내가 떠드는 것보다는 그저 책의 내용중에 괜찮은 내용을 소개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본다. 어지간한 소재와 주제에 대해서 흔한 것은 자주 보게 되지만 색다른 이야기는 참신하게 보여 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그런 것 중에 몇 가지를 적는 것이 리뷰로써 좀 더 가치있지 않을까한다.


어떤 물체를 보고 크다 작다 하는 것은 잘못이며 

가깝다 멀다 해야 옳다.

-장 콕토(프랑스 영화감독)


늘 같은 생각만 가지고 한 가지만 바라보면서 살면 

그 일을 너무나 원하는 나머지

그 바람이 잘못된 것임을 깨닫지 못하게 된다.

-<육체의 악마>중 레몽 라디게가 쓴


보세요. 이건 훌륭한 책이에요. 한쪽 끝부터 다른 쪽 끝까지 전부 붙어 있어요. 

이 책은 위로 들어 올리고 세게 흔들어도 한 장씩 안 떨어져요.

이 책을 쓴 사람은 굉장히 똑똑한 거에요.

하지만 음사부가 쓰는 책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요.

사람들이 깜빡 잊고 문을 안 닫으면 바람에 날려서 바닥에 떨어지고 그러면 화를 내시잖아요.

그러니 훌륭한 책이 될 수 없어요.

-카렌 블릭센의 <아웃 오브 아프리카>중 주인공이 책을 쓸 수 없다고 믿는 한 소년의 말


내가 당신의 영혼을 알게 되면

당신의 눈동자를 그리게 될 것입니다.

-연인 잔 에뷔테른 질문에 모딜리아니의 대답



그림자를 보라

-<고도를 기다리며> 초연당시 무대장치에 대한 비평에 대꾸한 자코메티의 말


나는 무용수들을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보다

무엇이 그들을 움직이게 하는지에 더 관심이 있다.

-피나 바위쉬(연극과 무용을 결합시킨 무용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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