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의 힘, 듣기의 힘
다치바나 다카시.가와이 하야오.다니카와 순타로 지음, 이언숙 옮김 / 열대림 / 200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본은 오타쿠라는 사람들이 있다. 일반인임에도 전문가를 능가하는 지식을 자랑하는 사람들이다. 어지간한 전문간보다 더 몰입하고 집중해서 전문가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관련분야에 대한 상상할 수 없는 능력을 갖고 있다. 잠 자는 시간도 줄여가면서 거의 미친듯이 몰두한다. 독서와 관련되어서도 이런 사람들이 꽤 많다. 어떻게 저렇게 많은 책을 읽고 그를 지식으로 풀어낼 수 있는지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우리나라에도 독서가라고 할 만한 사람들은 꽤 많지만 일본처럼 독서만으로 의학 전문지식을 의사만큼 해 낼 정도의 독서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의 무서움은 이런 점이다. 우리에 비해 2배가 넘는 인구가 있어 가능할 수도 있지만 독서만으로도 독학으로 특정 분야를 전문가수준으로 해내는 걸 보면 장난이 아니다. 우리에 비해서 독서가라는 이유만으로 존경을 받고 여러 곳에서 강의도 하는 사람이 있다.


그 중에 한 명이 다치바나 다카시다. 이 사람도 괴물이라는 표현을 뛰어넘는다. <읽기의 힘, 듣기의 힘>은 일본에서 다치바나 다카시를 포함한 세 명이 한 강연과 토론을 책으로 펴 낸 것이다. 그 중에 다치바나 다카시의 강연이 핵심이고 토론도 그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조금은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읽었는데 생각만큼 책이 좋지는 못했지만 역시나 모든 책에서 우리는 무엇인가 얻을 것이 있다.


읽기와 듣기중에 당연히 듣기가 먼저다. 들을려면 먼저 말하기가 있어야 한다. 말하기는 인간의 말 뿐만 아니라 나에게 들려오는 모든 소리를 말한다. 소리가 있어야 내가 들을 수 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상대방의 말을 들어야만 하고. 대부분 듣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책에서도 그렇게 언급하지만 기본적으로 말하기가 전제된다는 판단이다. 다소 뜬금없는 생각이었지만 책을 읽다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책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수 많은 사람이 살고 있는 곳에 딱 한 권의 책이 있다.

 수 많은 책이 있는데 딱 한 사람만 살고 있다.'

책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엔 인간이 먼저라는 이야기다. 수 많은 책을 읽어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다. 맨 땅에 헤딩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어 불을 피고 사냥을 하고 각종 도구의 활용방법을 배워 혼자 살아 갈 수는 있다. 과연, 이런 삶이 행복할까? 언제까지 살아갈 수 있을까? 수 많은 책으로 수 많은 정보와 지식을 얻게 되었지만. 반면에 책은 딱 한 권이 있지만 수 많은 사람이 있다면 그 자체로 수만 권의 책과 마찬가지다. 그 사람들 중에 누군가 책을 쓰면 책은 어느덧 수 만권의 책이 나온다.


인간에게는 인간이 우선이다. 책은 보조수단이다. 그렇다고 인간관 관계와 경험이 우선이라며 무조건 책을 폄하하는 사람도 꼴불견이다. 인간의 직접 경험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 한계를 벗어날 유일한 방법이다. 인간 관계가 서툴거나 내성적인 사람에게도 책은 훌륭한 도구가 된다. 이미 인간이 많은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책은 그래서 필요하고 중요하다. 한 명씩 한 명씩 만나 그들의 경험을 듣거나 함께 공유할 수 없기에.


청각 장애가 있는 아이에게 1살이 넘어 기계장치를 귀에 심어 주면 아이가 처음에는 깜짝 놀란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소리를 받아들이는 적응과정을 거치지 않았기에 무서움까지 느낀다. 평소에 드럼을 재미있게 치던 아이가 장치를 한 후에 드럼을 치며 내는 소리에 반응을 하며 즐거워 한다. 귀에서 소리를 받아 들여 뇌에서 활성화 되는 과정에는 약 100만 개 정도의 신경전달이 필요한데 이 장치를 통해 대략 20개 정도만 활성화되는데 점차 뇌가 적응을 한다. 이런 글을 읽으면 참 신기하다.


한 권의 책을 내기 위해서는 100권의 책이 필요하다고 한다. 1000권의 책이 될때도 있는데 그럴때는 너무 과도한 정보와 지식으로 넘쳐날 때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나도 투자와 관련 책을 쓸때는 별 무리없이 글을 쓰고 관련 내용이나 책등이 떠오른다. 지금까지 읽은 관련 책이 최소 수 백권은 되니. 반면에 글쓰기 관련 글은 여러 상황이 맞물렸지만 다소 힘겹다. 글을 쓰기는 했으나 관련 책을 상대적으로 덜 읽었기에.


읽기는 결국에는 듣기다. 상대방이 말하는 것을 최대한 잘 듣는 사람이 성공한다. 읽기는 상대방의 일방적인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읽으면서 속으로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고 상대방에게 말을 걸 수는 있어도 대화를 할 수는 없다. 그런 이유로 듣거나 읽은 후에 말하는 과정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듣기만 하는 카운셀러가 슈퍼바이저에게 찾아가 자신도 말을 해야만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계속 카운셀러 일을 할 수 있다고 하는 것처럼 읽기도 읽은 것을 풀어내야만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책도 얇고 전체적인 내용은 크게 재미있거나 흥미롭지는 않지만 몇 몇의 화두와 사례와 내용은 충분히 읽을 만하다.

 

 

함께 읽을 책(사진클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