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편지 - 동서양 인문고전 33선
송용구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인문이란 인간에 대한 학문이다. 인간에 대한 모든 것을 말한다. 인간과 관련되어 있는 모든 것을 말한다. 단순히 특정한 무엇이 인문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인문에서 가장 쉽게 떠올리는 철학, 역사, 문학이 대표적이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것들이 전부 인문이라 생각한다. 과학은 왜 인문이 아닌가. 과학 자체가 인간들이 발전시킨 것이 아닌가. 인간에게서 과학이 발전했다. 동물과 식물등에 대한 연구도 전부 이를 바탕으로 인간에게 이로운 쪽으로 발전시킨다. 도대체, 인간과 관련되어 있지 않은 것이 이 지구상에 있을까?

 

예전에는 인문이라는 개념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익히는 학문이 대부분 지금 우리가 인문이라고 부르는 학문이었으니 말이다. 현대에 들어서 인문이라고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역시나 인문 고전이다. 역사, 철학, 문학중에서 몇 백 년이나 몇 천 년을 지나도 소멸되지 않고 사람들의 기억속에 사라지지 않고 구전된 것들이나 책으로 남아 아직까지도 사람들이 책으로 읽을 수 있는 것들을 고전이라 부른다.

 

사람들이 고전을 높이 쳐주는 이유는 발표와 더불어 사람들에게 놀라운 영향을 미친 것들도 있지만 발표 당시에는 사람들의 주목을 전혀 받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사람들에게 회자되어 살아난 작품들이라 그렇다. 이런 고전들 중에 어떤 고전을 읽어야 할지 고민을 할 필요는 없다. 우리의 이런 고민을 알고 각종 단체와 학교와 기관에서 꼭 읽어야 할 고전을 서로 앞다투어 추천하고 있으니 그 중에서 선택하면 된다.

 

워낙 많은 곳에서 추천을 하고 그 책들을 보고 있자면 현기증이 나기도 한다. 추천한 책들을 보면 익숙한 작품도 있고 처음 접하는 작품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작품들에 대해 이름만 아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것이다. 하지만, 인문 고전을 읽어야만 한다는 당위성을 주장하거나 읽지 않으면 지식인으로 보지 않는 시선은 단호히 반대한다. 지식과 지혜는 꼭 고전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현재 이순간에도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인문 고전을 읽으려 하는 것은 오랜 시간동안 살아남은 사상과 작품이라는 가치성에 있다. 인간의 본성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고전을 통해 깨닫게 된다. 꼭 고전을 통해 알 필요는 없지만 수 백, 수 천 년전에 쓴 글을 읽는데도 지금과 전혀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기시감을 깨닫는다. 이런 점에서 인문 고전을 통해 끊임없이 반복되는 인간의 멍청함과 위대함을 알게된다. 

 

세상살이가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수 많은 인문고전중에 몇 몇 작품을 소개하는 인문 고전 소개서가 많이 출판되었다. 직접, 인문 고전 원전을 읽지 않고 이런 책들이 더 인기를 끈다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이렇게라도 읽으면서 도움이 된다면 그것도 괜찮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인문학 편지'는 인문 소개서의 역할을 하는 책이다. 책의 표지에 하버드대학교, 스탠퍼드대학교, 서울대학교에서 추천한 인문고전중에서 저자가 몇 권을 선정해서 소개하는 책이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동서양 인문학 고전 33편을 소개한다. 정확히 어떤 이유로 이들 작품을 선정했는지에 대한 이유는 나오지 않지만 역사, 철학, 문학, 시등 총 4파트로 나눠 소개하는데 각 꼭지마다 특정 저자가 저술한 딱 한 편만 소개하는 경우도 있고 특정 저자의 작품 두 개를 하는 경우도 있고 특정주제를 갖고 두 명의 저자의 작품을 소개하기도 한다. 각 저자의 작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저자와 작품을 함께 소개하며 그들(저자와 작품)의 사상과 인류역사에 영향을 끼친 점을 설파한다.

 

인문고전을 소개하는 책들에서는 항상 빠지지 않는 인물들이 있다. 맞다. 우리가 생각하는 바로 그 사람들이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우구스티누스, 공자, 맹자등등. 아쉬운 점은 최근 인문고전을 소개하는 책들과 강연들은 참 많은데 대부분 서양 문사철에 치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동양 고전은 극히 드물다. 동양에서는 거의 대부분 중국이고 조금 확대될 때 백가쟁명무렵으로 좁혀진다. 인도만 해도 엄청나게 방대한 사상들이 있고 이슬람만 해도 깊은 철학들이 있을텐데 거의 소개되지 않는다. 현재는 서양이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라 그런 듯 하다. 인문소개에서도 현 시대의 양육강식이 드러나고 있다고 하면 오버일까?

 

'인문학 편지'는 그런 점에서 의외로 참신하다. 누구나 다 알고 있으면서도 조금은 뻔하지만 여전히 어려운 인물들이 다수 제외되었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빠진 인문고전 소개서를 본 기억이 없는데 '인문학 편지'는 과감히 제외를 했다. 서양의 뿌리를 들어가면 그리스 로마 신화와 두 인물을 제외하고는 설명할 수 없을텐데 말이다. 그리스 로마신화는 논외로 쳐도 확실한 인물과 작품을 소개하는데 바로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이다. 

 

그리스 로마신화는 지금의 서양을 발전시킨 크리스트교와 함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상측면에서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일지 몰라도 문학쪽에서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가 전부라 할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인문 고전으로 윤동주 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포함한 것은 상당히 신선했다. 박지원을 포함한 것도 그렇고 말이다. 인문 고전을 소개하는 대부분의 책들이 서양쪽에 치중되어 있고 동양은 기껏해야 공자, 맹자 선에서 마무리하는 것을 볼때 말이다.

 

워낙 인문쪽으로 문외한이라 그런지 몰라도 책에서 소개하는 인물과 작품들중에서 처음 접하는 인물과 작품이 꽤 있었다. 마르틴 부버, 잉게 숄, 에른스트 슈마허, 윌트 휘트먼, 라인홀드 니부어, 프리드리히 휠덜린등은 처음 접하는 인물들이었다. 이들이 인류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인류에게 어떤 측면으로든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했기 때문에 책에서 소개했을 것이라 보는데 이 책에서 처음 접했으니 어쩌면 이 책을 통해 인문고전의 퍼즐 조각 중에 빠진 몇몇 조각을 채워졌는지도 모른다. 이들의 책을 읽지는 못했어도 역사측면에서 연대기로 볼 때 채워졌으니 말이다.

 

다행히도 책의 내용은 쓸데없이 어려운 내용으로 써져있지 않다. 최근에 인문고전을 소개하는 대부분의 책들이 일반 독자들이 읽기 편하게 쉽게 써져 있는것처럼 '인문학편지'도 너무 어렵지도 쉽지도 않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다. 열심히 읽다보니 책의 내용이 서평이라 해도 무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 꼭지마다 책 한권 내지 두 권을 소개하면서 그 책의 내용을 소개하고 인류에게 미친 영향력을 설명하고 있어 심혈을 기울인 서평으로 부담없이 읽어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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