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일까? - 소설
안재경 지음, 남지은.김인호 원작 / 제우미디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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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보니 웹툰이라는 존재를 알지만 많은 웹툰을 보지 않게 되었다. 읽은 것들도 꽤 있지만 워낙 많은 웹툰이 나오다보니 그 분량에 압도되어 아예 포기했다고 할 수 있다. 한때는 유명한 웹툰을 조사해서 읽으려고 몇 개를 읽기도 했는데 이게 만화책에 익숙해서 그런지 저절로 인터넷보다는 책으로 보는 것을 선호한 탓인지 많은 웹툰을 보지는 못했다. 이 책 '사랑일까?'도 웹툰이 원작인데 전혀 알지도 못했다.

 

웹툰도 만화라는 장르에 포함되어 있으니 '사랑일까'의 내용은 만화적인 요소가 가득하다. 알 수 없는 이유로 누군가의 아픔을 대신 할 수 있을까? 아픔이란 내부적인 아픔과 외부적인 아픔이 있다. 외부적인 아픔은 외부의 물리적인 요소에 의해 다치는 것이다. 내부적인 아픔은 감정에 따른 결과물이다. 어떤 아픔이 좀 더 아픈 것일지는 잘 모르겠지만 둘 다 아프다는 것은 똑같다. 물리적인 충격에 의해 죽기도 하지만 감정의 극단으로 인해 죽기도 하니 말이다.

 

소설은 실제로 그런 일이 생긴다. 우연히 이유와 원인을 알 수 없는 결과로 남자는 여자의 외부적인 아픔을 대신 느끼고 여자는 남자의 내부적인 아픔을 대신 느낀다. 여자는 약간 칠칠치 못해 크고 작은 상처를 갖는다. 남자는 커다란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다. 서로 알지 못했지만 남자가 먼저 눈치채고 여자를 보호하려 한다. 자신이 살기 위해서는 여자를 보호해야 하기에 자신의 품안에 거짓말로 품으려 한다.

 

여자는 백수신세라 기꺼이 남자의 품안에 뛰어 든다.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가 나오고 이 남자를 좋아하는 여자가 나오고 이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가 또 나온다. 거기에, 여자 대신 아픈 남자를 좋아하는 여자가 또 있다. 초반에 설정은 어느 누구도 자신의 사랑을 상대방에게 고백하지도 못하고 상대방이 알지도 못한다. 서로가 한 쪽만 바라보고 있다. 반대방향으로만 마음을 돌리면 서로의 마음이 일치될 수 있지만 마음대로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한 쪽 방향만 바라보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반대 방향을 보기 시작하면서 등장인물들의 갈등이 시작되고 사랑이 싹 튼다. 나를 바라보고 있는 상대방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 마음을 받아줄 것인지 다시 나는 반대방향으로 몸을 틀어 계속 짝사랑을 할 것인지는 본인의 선택인데 대부분 등장인물들이 자신이 바라보는 방향을 반대방향으로 돌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을 열어준다.

누군가를 첫눈에 반하다는 것을 있을 수 있다. 누군가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지만 보다보니 사랑에 빠지는 것은 더 흔하고 많다.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보자마자 사랑에 빠지는 것은 극히 드물다. 우리는 대부분 지속적으로 보는 사람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경우가 대다수다. 감정이 처음에는 없었지만 보다보니 감정이 생기면서 그 감정이 동성이 아닌 이성이라는 관점에서 사랑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자신이 느낀 사랑의 감정은 상대방도 함께 느끼거나 뒷늦게라도 느끼게 되면 서로는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자신 혼자만의 감정이라면 거의 대부분 사랑앓이를 하다 끝내게 된다. 자신이 못한 것에 대한 감정은 더욱 커져 차라리 상대방과 사귀고 헤어진 것보다 혼자서 더욱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 사랑에 빠져 사귀다가 한 명이 불의의 사고로 먼저 세상을 떠나는 경우는 그래서 더욱 애절하다. 현실에서는 극히 드문 일이지만.

 

사랑을 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아픔을 대신해주고 싶은 감정이다. 인간은 각자 자신의 삶과 감정이 있고 이를 공유할 수 있을지언정 완전히 똑같은 경험을 할 수는 없기에 사랑하는 사람의 감정을 공감하는 정도로는 부족해서 그 아픔까지 똑같이 느끼고 싶다. 이런 사랑은 대체적으로 연인 사이에 많다. 이러한 사랑의 감정을 '사랑일까'는 잘 풀어냈다. 상대방의 아픔을 내가 대신 느낄 수 있으니 서로가 더 공감하고 상대방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사랑이 감정이 그토록 쉽지 않다는 것이 함정이다. 감정이 칼로 물을 베듯이 자른다고 베어지지 않는다. 홍해가 갈라져도 바닥에는 물이 남아있다. 이것은 감정의 찌꺼기는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다는 뜻이다. 이를 굳이 철저하게 말리려고 하는 것 자체가 무리고 할 수 없다. 확실하게 갈랐다면 당장은 바닥에 물이 남아있을 지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바닥의 물도 마르게 되어 있다. 이를 기다리는 것 이외에는 방법은 없을 것이라 본다.

 

로맨스 소설답게 내용은 기승전결이 잘 이뤄졌다. 소설을 읽으면서 '로맨스 코메디' 연극이나 드라마나 영화로 충분히 만들어도 상당한 인기를 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들었다. 트렌디하지는 못하지만 설정이 재미있고 남자가 모델겸 배우라는 것이 여러 사람의 관심을 충분히 불러일으킬 수 있을 듯 싶었다. 원작을 부부가 함께 만들면서 여자의 감정과 남자의 감정을 서로 의논하면서 잘 버무린 것이 아닐까 한다.

 

중요인물이 총 6명이 나오는데 이 중에 두 커플이 나오고 한 명은 굳이 악녀의 역할인데 판타지적인 요소를 밝히는 역할을 한다. 밝히는 부분에서 그렇게 쉽게 믿는다는 부분이 좀 거슬리기는 했다. 이게 본다고해서 믿을 수 있는 영역은 아니였는데 말이다. 중요한 인물중에 한 쪽 방향으로만 보던 한 명은 사랑은 얻지 못했지만 자신이 원하는 인생의 방향을 얻었으니 그 정도면 만족스러운 삶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사랑은 다시 찾아 오니.

 

사랑은 사랑을 하고 있어도 모르고 헤어져도 모르고 나중에 다시 기억을 끌어와서 되새겨도 모른다. 사랑할 당시의 감정은 희미해질 수는 있어도 지워지지 않는다. 바위에 새긴 글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희미해지지만 지워지지 않는 것처럼. 사랑에 관한 책은 애절할수도 달콤할수도 말랑할수도 있다. 그토록 사랑은 다양한 모습을 지녔고 한다. '사랑일까?'에서 나오는 사랑은 어떤 사랑일지 확인하는 것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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