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모리 가즈오 1,155일간의 투쟁 - 재생불능 진단을 받고 추락하던 JAL은 어떻게 V자 회복을 했나
오니시 야스유키 지음, 송소영 옮김 / 한빛비즈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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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같이 지극히 평범한 사람도 이름은 들어봤던 이나모리 가즈오. 미국인도 아닌 일본 경영자의 이름을 내가 알 정도면 상당히 대단한 인물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더구나, 그가 직접 저술한 책들도 몇 권이 있는데 늘 눈여겨 보고는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기회(??)가 되지 않아 읽지 못했다. 책을 읽지 않아도 여기 저기에 올라오는 글이나 기사를 통해 엄청난 사람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일본에서 유명한 경영자들은 어김없이 우리나라에도 소개가 된다. 반대로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기업가가 일본에 소개되는지는 모르겠다. 우리나라 경영자중에는 제대로 된 글을 써어 책으로 펴 낸 분은 없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좀 있다 보니. 최근에 펴 낸 이 책은 이나모리 가즈오가 직접 저술한 책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대한항공과 같은 국책 항공사라고 할 수 있는 JAL(기억이 맞다면 시청 맞은편에 항상 로고가 찬란하게 빛났다)항공이 파산을 한 후에 이 회사를 다시 살려내는 과정을 다른 사람이 쓴 책이다.

 

이나모리 가즈오가 직접 저술한 책이 아니다보니 그의 사상이나 직접하는 이야기를 듣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대신 한 발 물러서서 비교적 객관적인 시선으로 이나모리 가즈오라는 사람에 대해 알아 볼 수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는데 솔직히 읽다보니 아쉬움이 많이 느껴졌다. 역시, 본인 직접 하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좋았을 것 같다. 나처럼 이나모리 가즈오를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책을 썼는지는 몰라도 부수적인 이야기가 너무 많다.

 

오로지, 이나모리 가즈오가 JAL항공을 어떻게 파산에서 살려냈는지에 집중해서 심도있게 알려주기를 원했는데 교세라 시절의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그의 철학에 대해 주변 사람들을 통해 언급하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워렌 버핏의 일대기인 '스노우 볼'에서 살로먼 브라더스가 위기에 처했을 때 직접 경영을 할 당시의 이야기처럼 좀 더 현장감있는 내밀한 이야기로 긴장감있는 글내용이 아니라 아쉬웠다.

 

JAL항공이라는 거대한 기업이 망해서 근 3년 만에 다시 재상장을 하고 이익을 낼 정도의 엄청난 업적을 이뤄낸 사실에 비하면 책은 다소 밋밋하다. 긴장감있게 책을 넘겨야 하는데 속도감있게 책의 구성되어 있지 않고 이곳 저곳으로 왔다 갔따 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되어 자꾸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리게 만들어 이야기적으로 좀 아쉬웠다. 이나모리 가즈오가 일주일에 며칠만 근무를 했다고 책의 내용도 그런 식은 좀 곤란하다.

 

비록, 그런 아쉬운 면은 있지만 거대한 회사를 3년만에 다시 살려냈다는 것은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아니, 엄청난 일이다. 그것도 제조업을 경영하던 사람이 단순히 서비스업이 아니라 안전이 중요한 항공사를 안전과 수익을 동시에 챙기면서 파산전보다 오히려 더 좋은 회사로 만들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초반에 계속해서 정신교육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나모리 가즈오가 경영을 하는 3년이라는 기간동안의 거의 반이라 할 수 있는 기간동안 정신교육만 했다고 느껴질 정도이다.

 

정신교육이라는 것은 대단할 것이 없다. 이겨야 한다. 성공해야 한다. 다시 우리는 할 수 있다가 아니라 도덕책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를 한다. 앉아서 듣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다 큰 내가 왜 이자리에서 저런 이야기를 듣고 있냐는 반응이였지만 그래도 계속 이야기를 한다. 결국, 기업이라는 것은 이익을 내기 위한 집단이고 생존의 존재이유지만 그보다 더 가치있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이를 실천하려고 하면 자연스럽게 기업도 함께 사원들과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메바 경영이라고 하여 각자 작은 소 집단들이 자신의 영역에서 한 명의 경영자이고 최대한 비용과 수익을 잘 하는 단위로써 움직이는 개념인데 '카르마 경영'이라는 책으로 나왔고 소개되 되었다고 하는데 제조업에 쓰던 개념을 서비스업에도 잘 융합해서 모든 사원들이 이 정신을 갖고 회사를 살릴 수 있다고 하는데 약간은 디테일하지 못하다는 느낌이 들어 나중에 '카르마경영'이라는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인상깊었던 장면은 이익이 나면 이익이 난 이유, 손해가 났다면 손해가 난 이유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익이 나면 이유와 상관없이 무조건 좋아하고 손해가 나면 열심히 하자며 얼버무리는 것이 아니라 이익이 났든 손해가 났든 중요한 것은 정확하게 그 이유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발전도 없고 반성도 없는 대충 대충의 기업이 되어 그런 작은 부분부터 문제가 생긴다고 하면서 관료적인 일이라 하는데 솔직히 나같은 경우에도 그랬기 때문에 할 말이 없어진다.

 

이나모리 가즈오가 경영의 신이면서도 존경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투명성이다. 집단의 이익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라고 요구하거나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강요하지 않고 모든 것을 제대로 알릴 것을 알린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워렌버핏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 기업의 경영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는 수없이 목격하는데 그럴 때마다 대부분의 경영자들이 다수의 이익을 위해 그런다고 하거나 솔직히 이야기할 때 오는 부담감과 체면의 깎이는 것을 자신에게 도전하는 것으로까지 받아들이면서 화를 더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훌륭한 경영자일수록 숨기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위대한 경영자들은 - 이 말은 오래도록 경영을 하고 그가 떠난 후에도 유효해야 한다 - 투명하게 기업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적용한다.

 

한 명의 위대한 경영자의 가장 큰 문제점은 그가 사라졌을 때 그의 카리스마(??)를 따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도 이나모리 가즈오는 훌륭한 후계자를 남겼고 초반에 모든 임원을 한명씩 한명씩 전부 빼놓지 않고 만나 그들을 파악하고 그들의 숨어있는 기질까지 들여다본 점은 단순한 경영자라의 범위를 뛰어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신기하게도 어딘지 모르게 의미있는 숫자로 이사직을 수행했다. 1,155일!! 일부러 그렇게 한 것도 아닐텐데 말이다.

 

이 책은 이나모리 가즈오가 80세가 넘는 노년에도 불구하고 위기에 처한 - 정확하게는 망한 - JAL항공을 맡아 다시 정상을 넘어 이전보다 더 뛰어난 기업을 회생시킨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그가 직접 쓴 다른 책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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