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맹자
최인호 지음 / 열림원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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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을 하며 이 책을 집어 들었다. 분명히 제목은 '소설 맹자'이다. 나는 이 책을 집으며 '소설 공자'라고 생각을 했다. 책을 읽으면서도 공자이야기가 처음부터 시작하여 의식의 아무런 방해없이 읽어 나가는데 어느순간부터 맹자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오는 것이다. 이상하게 생각되어 다시 들여다보니 공자가 아닌 맹자에 대한 이야기였다.

 

맹자에게 실례가 되는 말일 수는 있지만 공자와 맹자에 대해서는 딱히 구분을 짓고 볼 필요가 없다. 내가 맹자라고 읽고 공자라고 생각을 했던 것과 같이 말이다. 공자의 사상을 계승하여 후대에 더 발전되어 전파한 인물이 바로 맹자이기 때문이다.

 

공자가 있었기에 맹자라는 사상가와 나올 수 있었지만 맹자가 없었다면 공자라는 사상가는 절대로 빛을 볼 수 없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느 집단이든 아무리 뛰어난 1인자가 있어도 1인자를 제대로 보좌해주는 2인자가 없다면 절대로 1인자는 1인자로써의 빛을 발하지 않는다. 이처럼 맹자는 스스로도 엄청난 인물이지만 공자라는 카테고리에 있을 때 비로소 완성이 되었다. 공자 또한 맹자가 있었기에 공자라는 카테고리가 형성될 수 있었고.

 

인문학이 열풍이다. 서양의 다양한 철학자부터 중국의 사상가들까지. 이들이 저술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고 공부하면서 자신에게 적용하고 세상에 투영하면서 무엇인가 배우려고 한다. 꼭 그럴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은 든다. 자신이 필요로 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명품가방을 다들 들고 다녀 나도 질 수 없다는 심정으로 갖고 다니는 것처럼 인문학탐구가 유행으로 번진다. 이렇게라도 관심을 갖게 되는 선순환구조가 된다면 분명히 좋을 것이지만.

 

이과출신이 아니라 문과출신이라 그런지 몰라도 인문학을 이야기할 때 나오는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내용과 그 정신에 대해서는 자세하고도 확실히 모르지만 최소한 그들의 이름과 전파한 사상의 핵심은 아는데 우리에게 가장 친근하고 쉽게 접할 수 있고 자신들도 모르게 실 생활에서 지배당하고 있는 유교정신이 바로 공자와 맹자를 아는 것이다.

 

소설이라는 편협한 시각으로 보자면 이 책은 소설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맹자의 평전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또한, 딱히 맹자의 모든 이야기를 알려주고 그에 따른 정신에 대해 알려준다기 보다는 맹자를 위시로 비슷한 동시대의 사상가들에 대해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인문학을 공부하려고 동양사상을 그것도 중국 동양사상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이 입문서적으로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 책이다. 단순하게 공자와 맹자에 사상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맹자 당시에 유행했던 사상가들과 맹자가 어떤 이야기로 그들을 설복시켰는지 알려주면서 다양한 사상가들의 사상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교육을 받아 그런지 몰라도 책에 나오는 많은 이야기들이 전혀 새롭거나 처음 듣는 내용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익숙하고 어디선가 보고 들었던 내용들이다. 특히, 한자와 함께 이야기를 전해 줄 때면 더더욱 그런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예전에 한자라는 과목이 있어 저절로 들은 풍월들이 있을 것이고 국어시간에도 들은 것이 있을테고 살면서 동양을 살고 있기에 여러 경로를 통해 들은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이유로 읽으면서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어렵다고 느끼기보다는. 실제로 제대로 공부를 하려면 결코 쉬운 내용은 아닐것이다. 조선시대에 과거제도를 통해 인재로 등용되기 위해서 사서오경이라는 과목을 공부해야 했는데 굳이 들여다보지 않아도 어렵다는 것은 피부로 느껴진다.

 

공자와 맹자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해주고 심지어 서양의 소크라테스를 위시한 철학자와 기독교와 같은 종교를 비교하면서 설명하여 책을 읽으면서 저절로 인문학 입문서가 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따로 인문학 입문서를 읽는 것보다는 이 책을 통해 접근방법에 대해 아는 것이 어줍짢은 책보다는 훨씬 훌륭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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