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는 날마다 축제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주순애 옮김 / 이숲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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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는 날마다 축제>는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쓴 책이다. 헤밍웨이는 널리 알려진 책을 많이 쓴 작가다. <무기여 잘 있거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는가> <노인과 바다>등은 많은 사람들이 읽지 않아도 제목을 알 정도다. 누구에게나 처음이 있고, 무명일 때가 있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헤밍웨이가 아직까지 소설가로 명성을 얻기 전 이야기다. 헤밍웨이 자신이 직접 쓴 에세이다. 파리에서 머물며 집필하던 때에 벌어진 다양한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아직까지 이렇다 할 작품을 선 보이지 못할 때라 경제적으로도 다소 궁핍했다. 다양한 곳에 기고를 해서 받은 원고료로 먹고 살 때다. 신문사 특파원으로 있었기에 거기서 나오는 돈으로 먹고 살았다. 아직까지 장편을 써 본 적이 없어 주로 단편 위주로 집필하던 때라는 걸 읽으면 알 수 있게 해준다. 파리는 어딘지 낭만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기본적으로 프랑스어가 갖는 나근나근함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은 아닐까한다. 정작 프랑스어는 많이 쓰지 않는데 말이다.


파리는 워낙 문화와 관련된 것들도 많다. 중요한 건 그런 것들을 내가 이용하고 활용해서 감상하는 등의 행동을 해야만 의미가 있다. 헤밍웨이도 분명히 그런 문화활동을 한 것 같은데 그런 부분은 별로 나오지 않는다. 그보다는 헤밍웨이 주변 인물과 자신의 집필 활동에 대해 꽤 많은 지면을 할애해서 알려준다. 그 중에서도 역시나 가장 인상적인 건 스콧 피츠제럴드와 함께 한 에피소드다. 책에서 둘이 함께 한 경험이 분량상 꽤 많이 차지할 정도인데 이미 스콧은 유명한 때였다.


아직까지 헤밍웨이는 본인이 쓴 작품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실력은 주변에서 인정한 듯하다. 스콧은 이미 쓴 소설인 <위대한 게츠비>가 유명해져서 경제적으로도 그다지 어렵지 않은 때였다. 아마도 그런 점 때문에 어느 정도는 헤밍웨이가 자격지심이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여기서 나오는 스콧은 그다지 정상적으로 보이지 안고 다소 이상하게 그려진다. 특히나 스콧의 부인은 더욱 그렇게 그려진다. 언제나 술을 즐기는 부인이고 스콧의 집필을 방해한다.


스콧이 집필하는 것에 대해 질투심을 느끼는 게 아닌가한다는 게 헤밍웨이의 판단처럼 보였다. 스콧이 집필만 하려하면 못되게 굴면서 방해한다. 스콧도 역시나 다소 이상한 성격을 갖고 있다. 둘이 함께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약속 시간에 나타나지 않아 헤밍웨이 먼저 기차를 타고 떠난다. 뒤늦게 온 스콧은 그다지 미안하다는 말도 없다. 여행에서도 몸이 안 좋아 해열제 등을 찾아야 하는데 헤밍웨이에게 가져오라고 한다. 프런트에 말했느냐는 이야기도 계속 묻고 말이다.



더구나 더 신기했던 것이 있다. 이건 어디까지나 서양 사람과 차이가 아닐까 한다. 스콧이 어느 날 헤밍웨이에게 묻는다. 자신의 성생활에 대해 불만을 부인이 갖고 있다고. 부인이 자신의 물건이 작다고 불평했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스스럼 없이 카페에서 둘이 한다는 점도 신기했다. 더 신기했던 건 그 다음 장면이었다. 둘은 함께 화장실에 갔다 온다. 그 후에 헤밍웨이가 스콧에게 너는 정상이라고 말한다. 둘이 함께 화장실에 가서 직접 확인을 하고 온 것이었다.


그러면서 전혀 문제가 없고 오히려 부인이 스콧에게 기싸움을 하는 것 같다고 알려준다. 여전히 스콧이 아니라고 우긴다. 헤밍웨이가 어떻게 알 수 있냐고 하면서. 그러자 헤밍웨이는 파리에 있는 조각상을 보라고 이야기한다. 조각상에 묘사한 것과 크기 차이가 거의 없다고 설명한다. 그래도 아니라고 하자 둘이 함께 파리에 있는 유명 조각상을 직접 가서 확인한다. 이 에피소드는 다소 신기하고 한국 정서로는 거의 없는 일이라서 꽤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었다.


또한 책 전반에 걸쳐 헤밍웨이 부인과 사랑을 나누는 장면도 나온다. 둘이 함께 자주 여행도 다니고 돈이 없는 상태에서도 아껴 다닌다. 어디를 갈 지 함께 의논도 한다. 그랬는데 책 후반부에는 다른 여자와 결혼까지 생각하는 묘사가 또 나온다. 내가 읽은 책이 소설이 아닌 에세이라 자신의 직접 다 겪은 경험을 한 내용인데 그런 것도 쓴다는 점이 놀라웠다. 역시나 작가란 무조건 자신의 이야기에서 모든 걸 출발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소재가 없으면 영혼을 끌어서라도 해야하는 숙명같다.


분명히 미국인인데도 당시에는 상당히 많은 미국인이 파리로 넘어와서 집필활동을 한 듯했다. 워낙 파리가 문화의 중심지라서 당시에는 문학뿐만 아니라 미술가들도 파리 등에서 활동할 때이긴 했다. 집필을 할 때는 대체적으로 카페에서 작업을 한다. 책을 읽어보면 각자 자신의 카페가 있어 그곳으로 다른 작가는 서로 노터치였던 듯하다. 어떤 작가가 모 카페에서 집필한다면 그곳을 가지 않는게 에티겟말이다. 그래야 집필하는데 있어 방해하지 않을테니 말이다.


책에서 나온 헤밍웨이는 열심히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으로 느껴졌다.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상태에서 글을 써야 먹고 살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부분에 대해 책을 읽으며 느껴지는 건 담담하게 자신이 해야 할 걸 했다는 점이다. 매일 하루 중 집필하는 시간에는 무조건 집중하고 나름 할당된 양을 채워야만 그 다음 일을 했다는 점이다. 무척이나 근면 성실하다고 할까. 위대한 소설가 헤밍웨이가 되기 전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에세이로 읽으면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재미없는 에피소드도 많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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