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양장) - 유년의 기억 소설로 그린 자화상 1
박완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1. 줄거리 。。。。。。。    

 

     박완서 작가의 자전적 소설. 개성 인근 박적골과 서울에서의 유년기와 청소년기의 이야기가 일제 강점기와 해방, 그리고 6.25라는 파란만장한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저자를 참 많이 아껴주셨던 할아버지와의 기억이 남아 있는 고향과 그 뒤 끊임없이 영향을 주었던 엄마와 오빠와의 생활, 그리고 동족상잔의 비극을 축으로 한 고통스러운 가정사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2. 감상평 。。。。。。。    

 

     처음으로 읽어본 작가의 소설이었는데, 생각보다 느낌이 좋다. 무엇보다 과장되지 않은 이야기 톤이 제일 마음에 든다. 과거에 대한, 특히 자기 자신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무의식적으로 미화되기 쉬운데 실제로 어땠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글 속에 등장하는 저자나 그녀와 가까운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에선 그런 면이 잘 보이지 않으니까.

 

     책을 읽어나가면서, 직접 경험해보지 못했던 작가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가 마치 내 기억 속의 어떤 이야기인 것처럼 느껴진다. 고인이 된 작가의 연배에 비하면 한참 모자란 내가 그의 어린 시절의 기억의 일부라도 공유할 수 있을 리 만무하지만, 또 어떻게 생각하면 나도 이제 유년 시절과 완전히 결별해 이젠 추억으로만 떠올릴 수 있는 나이가 되었나 보다 싶기도 하다.

 

 

     무슨 심오한 철학이나 교훈이 담겨 있는 건 아니지만, 이야기 자체로 여러 감정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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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한 영화제 시상식에서 무심코 내뱉은 한 마디, 이번에 상을 타면 국토대장정을 하겠다는 말을 지키기 위해 나선 하정우. 친하게 지내던 여배우 공효진을 비롯해 여러 신인급, 무명 배우들과 함께 20일 간, 서울에서 출발해 땅 끝 해남까지 577km의 국토대장정을 떠난다. 실제 대장정 과정을 찍은 리얼 다큐 영화.

 

 


 

 

2. 감상평 。。。。。。。     

 

     딱히 깊은 의미나 목적보다는 그냥 가볍게 시작한 여행(이라기엔 좀 고생스러웠지만)을 밀착 취재하며 그려낸 영화다. 가능한 한 있는 그대로를 담아내려고 했기 때문인지 욕설은 수십 차례 등장하고, 종종 등장인물들은 정말로 짜증을 내고 분노하기도 한다. 당연히 이런 시시껄렁한 이야기 속에서 뭔가를 찾아낸다거나 배우기는 쉽지 않고.

 

 

 

     영화를 보면서 문득 오늘날이 목적을 잃어버린 세상이라는 깨달음이 강하게 든다. 그리고 아마도 사람들은 그 사실을 스스로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는 것 같고. 이십 여일 동안 그저 하루에 여덟 시간씩 걷는 이유가 뭘까? 영화 말미에도 설명되지만, 땅 끝 해남에는 아무 것도 그들을 기다리는 것이 없었다. 때문에 대장정에 참여한 사람들은 저마다의 목표를 애써 만들고 그것을 지켜내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다. 뭐 일종의 자아실현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한 발만 뒤에서 본다면 그게 그렇게까지 달성해야만 하는 무엇이었을까?

 

     결국 거대 담론, 혹은 우주를 담는 이야기의 실종으로 대표되는 포스트모더니즘적 세계관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도 결국 목적 없이 살 수는 없는 법이니까 영화에서처럼 이런저런 작은 ‘나만의 목표’를 세우기 마련이지만, 여행이 끝난 지 몇 개월 후 그들은 과연 어떻게 살고 있을까. 정말 인생의 전환점을 발견했을까.

 

 

 

 

     개인적으로 하정우 톤(단지 목소리만이 아니라 연기의 색도 마찬가지)의 배우를 좋아하지 않지만, 영화 속 그의 실제 모습을 보면서 조금은 인간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허언과 농담, 실없는 말이 대세인 요즘, 한 번 내뱉은 말을 정말로 지키려고 애쓰는 모습을 여의도나 청와대보다는 텔레비전이나 스크린에서 더 자주 볼 수 있다는 현실이 좀 웃기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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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들이 실재를 구성하는 방식이

불신자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면,

 

그리스도인들이 이주 노동자, 고아, 가난한 자, 장애인,

그리고 자신들과 ‘다른’ 그 밖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

갖게 되는 관심이 비그리스도인들보다 많지도 적지도 않다면,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이 우리 문화의 여느 사람들과

동일한 수준에서 사회적․정서적․경제적 행복을 맛본다면

 

우리는 교회로서 그리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영적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 브라이언 왈쉬, 『세상을 뒤집는 기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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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슨 포드의 특별 조치
톰 본 감독, 브랜든 프레이저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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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 줄거리 。。。。。。。    

 

     불치병에 걸린 두 아이를 두고 있는 존 크로울리. 아이들을 위한 치료법을 애써 찾다가 스톤힐 박사에 관한 언급이 자주 나오는 것을 본 그는 박사를 직접 만나 치료제를 만들 계획을 세운다. 괴팍한 성격으로 좀처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을 못 견뎌 하는 스톤힐 박사와 함께 두 아이의 치료약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한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2. 감상평 。。。。。。。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만이 가지고 있는 감동이 있다. 약간의 영화적 각색과 상상이 더해지긴 했겠지만, 단순한 줄거리와 예상되는 결말에도 불구하고, ‘영화니까’ 하며 쉽게 넘겨버릴 수 없으니까. 두 아이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네브라스카 주의 작은 마을과 시카고, 심지어 시애틀까지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아버지의 모습은 중환자를 곁에 두어 봤던 가족이라면 깊은 공감을 할 수 있는 부분이다.

 

      미국의 모든 것이 좋은 건 아니겠지만, 적어도 기부금 문화만큼은 본받아야 할 점이 아닌가 싶다. 영화 속에서도 스톤힐 박사의 연구소를 시작하기 위한 종자돈은 결국 그런 평범한 사람들이 십시일반 모은 기부금이었고, 그들은 지속적으로 문제에 관심을 갖고 유형, 무형의 도움을 준다. 극심한 자본주의의 폐해를 최전방에서 부딪치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버텨나가고 있는 이유는 아직 그런 연대의식이 남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오랜만에 해리슨 포드의 연기를 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 참고로 국내엔 미개봉 영화라 포털 사이트마다 영화 제목이 다 다르다. 원제는 Extraordinary Measures인데, 다음에서는 ‘해리슨포드의 특별조치’로, 네이트에선 ‘엑스트로더너리 메저스’로 그냥 소리나는 대로 읽었고, 네이버에선 ‘특별조치’로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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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 - 인생의 목적을 발견하고 성취하는 길, 개정판
오스 기니스 지음, 홍병룡 옮김 / IVP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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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1. 요약 。。。。。。。        

 

     비교적 근래에 출판된 책이지만, 이미 소명이라는 주제에 대해서는 거의 고전처럼 여겨지고 있는 책으로, 그리스도인들이 알아야 할 소명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 소명의식을 갖고 살아야 하는 이유에서부터 시작해, 소명에 관한 여러 오해와 오류들을 피해 그것에 담겨 있는 실제의 깊은 의미들을 어떻게 실현하며 살아갈 수 있는가에 대한 여러 조언들을 담고 있다.

 

 

2. 감상평 。。。。。。。      

 

     어떤 사람이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자신이 하나님으로부터 ‘부르심’을 받은 존재라는 것을 인식했다는 의미다. 즉, 그리스도인과 소명의식은 처음부터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말. 하지만 오늘날 교회 공동체의 공식 모임에 정기적으로 출석하는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소명의식과는 상관없는 삶을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렇게 소명으로부터 분리된 삶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늘어나면서, 교회의 영향력은 도리어 줄어드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이 책에서 강조하고 있는 소명의식의 회복이 꼭 필요한 시대라는 말씀.

 

     책에서 다루고 있는 여러 주제들에는 딱히 덧붙일 내용이 별로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반면 주제를 전개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약간 아쉬움이 남는데, 지나치게 잦은 인용들과 예로 든 인물들로 인해 정작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의 흐름이 자주 끊기는 느낌이다. 더구나 그 인물들 중에는 기독교적 가치관과 먼 사람들도 자주 등장하는데, 물론 저자가 인용할 때에는 종종 반어적으로, 또는 역설적으로 사용하는 부분도 있지만, 각각의 인물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알지 못하는 독자들이라면 잘못된 인용이나 평가를 할 수도 있다고 본다. 결정적으로 이것저것 떼고 나면 정작 저자가 직접 제시하는 이야기는 각 장마다 몇 단락 되지 않는다.

 

     한 인터넷 서점에 올라온 어떤 서평은 이 책을 ‘초보자들을 위한 것’으로 평가절하하기도 하던데, 책을 제대로 읽어보기는 한 건가 싶다. 물론 책에 담겨 있는 일부 문장 자체, 혹은 논리구조는 쉬울지 모르나, 책이 가리키는 삶의 방식은 지극히 쉽지 않다. 오히려 책이 사용하고 있는 분석의 틀 자체는 꽤나 어렵기까지 하다. 적절한 선(先) 교육이나 선 독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책 후반의 몇몇 논지들은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울 것 같기도 하다.

 

     곱씹으며 읽어볼만한 책. 아울러 읽기는 쉬울지 모르나, 그대로 살기는 어려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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