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동안 성경 제작 과정을 담당해 온 아가페 출판사 관계자와 함께 성경책 한 권에 담긴 기술과 고민을 이야기했습니다. 구름책방이라는 이름의 의미, 기독교 서적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 C. S. 루이스 입문서, 역사 독서의 필요성, 그리고 혼자 성경을 읽다가 교회를 찾아가게 된 구름책방 운영자의 이야기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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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쓰냐고 묻는 그리스도인에게 - 신앙을 일깨우는 글의 힘
조명신 지음 / 샘솟는기쁨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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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형 AI를 사용하면 몇 개의 키워드만으로도 긴 글을 금방 만들어 낼 수 있는 시대다. 이렇게 읽은 책마다 애써 리뷰를 쓰고 있으면서도, 문득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실 요새는 읽으면서도 가끔은 의심이 되곤 한다. 이게 정말 사람이 쓴 글인지. 이런 시대에 글을 쓴다는 것은, 그걸 모아 책으로 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책의 1부에서 저자는 글을 쓰는 일이 주는 유익에 대해 이런저런 내용들을 풀어놓는다. 새벽에 글을 쓰는 시간은 “텅 빈 마음의 곳간을 두둑하게 채우는 시간”이었다든지, “글쓰기만한 자기계발도 없다”든지, 글을 쓰며 자신의 말과 생각을 필터링하게 된다든지 하는 내용들이다.


2부에서는 쉽게 글을 쓸 수 있는 몇 가지 요령들이 제시된다. 경험했던 일들 가운데 다양한 것들을 글로 옮겨보라는 식이다. 뭔가 대단한 것을 쓰려고 하지 말고, 그저 일상 속의 일들을, 편안하게 써보라는 것. 3부에서는 글을 써 보라는 격려를, 4부에서는 좀 더 실제적인 글쓰기 팁을 담았다.





사실 책에 나오는 설명들은 개인적인 요소인 경우도 다분하고(누군가는 새벽에 일어나서 뭔가를 하는 게 굉장히 어려울 수도 있다), 모두에게 비슷한 수준으로 유익이 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 글쓰기라는 작업은 (그냥 일기장에 끄적이는 수준 너머를 보고 하는 거라면) 모든 사람이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본다. 역사 이래로 글쓰기라는 기술은 단 한 번도 ‘모두’의 일이 된 적이 없으니까.


개인적으로는 가장 중요한 유익, 혹은 이유가 책에 빠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바로 “즐거움”이다. 책을 읽는 것과 마찬가지로 글을 쓰는 것도 즐거우니까 하는 거다(누가 인정해주지도 않는 리뷰를 1500개씩 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이 즐거움은 일단 써봐야 알 수 있는 거니까, 한 번쯤은 글을 써 보는 걸 추천한다. 다만 그게 영 즐겁지 않다면 또 다른 걸 찾아 나서도 괜찮다. 말했지만, 글쓰기는 모든 사람에게 맞는 작업은 아니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실린 내용들은 대체로 공감이 된다. 아무래도 글 옆에 있는 시간을 즐기는 사람을 만났다 싶기 때문인 것 같다. 조만간 책을 하나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나 같은 독자에게는 더더욱 책의 권고가 격려로 들리기도 할 듯하다. 한 번 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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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6-07-25 16: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기대하겠습니다. 출판사는 정해졌죠? ㅋㅋ
 
고갈된 세상 속 충만한 나라 - 골로새서 강해와 묵상
이지일 지음 / 죠이북스(죠이선교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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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로새서를 본문으로 한 열세 편의 연속 설교문을 책으로 엮었다. 설교문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건 6개월 동안의 안식년 기간 경험했던 일들인데, 제주부터 시작해 이탈리아 독일 등지를 다양하게 다니며 경험했던 것들이 꽤 인상적이었던 듯(교통사고로 큰 일을 당할 뻔도) 자주 언급된다. 아마도 그 직후 돌아와서 한 설교들로 보인다.


6년 간의 사역 후 얻은 쉼의 기간이지만, 저자는 교회의 새로운 비전을 무엇으로 품을지를 두고 고민했던 것 같다. 아마 골로새서를 묵상하며 나눈 것도 그런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 과정이지 않았을까 싶다. 전반적으로 함께 신앙으로 살아내는 일에 관한 다양한 면을 조명하는 내용들이다.


사실 1장에서 1세기 로마 제국의 상황을 그리는 부분이 나와서 이 시리즈가 당시의 역사적 상황으로 깊숙이 들어가서 오늘의 현실과 연결 짓는 방향으로 가려나 하고 생각을 했지만, 기대만큼 깊이 천착하지는 않는다. 아무래도 예배 설교라는 상황 상의 제한점이 있긴 했겠다 싶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아마도 저자도 참고했을) 브라이언 왈쉬가 쓴 “제국과 천국”이라는 좋은 책이 나와 있으니 참고하면 되겠다.





설교를 통해 그의 회중이 어떤 모습인지가 그려진다. 작지만 견실한, 세상의 고함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애쓰는 그런 공동체가 아닐까. 아니 적어도 그런 공동체를 지향해야 한다고 믿는 이들이 아닐까 싶다.


물론 2천 년 전 골로새 교회 공동체와 오늘 대한민국의 교회의 상황은 다르다. 소수파로 핍박을 받고 있던 그 시절과, 이전보다 많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가장 많은 수의 신자를 보유하고 있는 기독교(개신교와 가톨릭을 합치면 30%대다)의 상황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또 한 편으로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면도 있다. 정치와 일체가 된 일부 교회의 모습은, 2천 년 전 권력을 지탱하는 도구로서 작동했던 우상숭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신약의 모든 책들이 이런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긴 하지만, 그 중에서도 골로새서는 좀 더 이 주제에 집중하는 편지다. 우리가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골로새서 속 바울의 목소리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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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딕 × 호러 × 제주 ㅣ 로컬은 재미있다
빗물 외 지음 / 빚은책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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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도서전에서 찜해 왔던 책들 중 하나다. ‘고딕’과 ‘호러’와 ‘제주’라는 세 개의 단어가 X표로 연결된 독특한 제목이다. 사실 ‘고딕’과 ‘호러’는 큰 차이가 없는 뉘앙스를 가진 단어이긴 한데, 그렇게 생각하고 다시 보니 고딕과 호러 사이의 X와 그 둘과 제주 사이에 놓여 있는 X는 폰트도 다르고 거리감도 좀 있다. 고딕, 호러를 제주에 이식했다는 의미일까.


책은 모두 일곱 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되어 있는데, 모두 제주의 한 지역을 배경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그 지역들은 서로 겹치지 않고, 이야기도 내용상 연결되지는 않는다.(심지어 마지막에 실린 작품은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하기도 한다)


목차 페이지부터 굉장히 재미있다. 간략화 된 제주도의 지형도를 그려놓고, 각각의 소설이 어느 지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지를 표시해두었다. 마치 RPG 게임의 메인화면에서 다음 탐험할 지역을 선택하는 느낌인데, 실제로 꼭 순서대로 읽을 필요 없이 관심이 가는 지역이 있다면 그 부분을 먼저 골라 읽어도 될 것 같다.





작품들의 또 다른 특징은 실제 제주의 역사적 사건들과 이야기를 연결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첫 번째 작품인 ‘말해줍서’는 현대의 주인공이 4.3사건 당시로 넘어가서 정부군을 피해 숨어있는 제주인들의 공포를 실감나게 그려낸다.


이외에도 적산가옥에 남아있는 귀신 이야기라든지, 일제강점기 공항과 방공호를 만들기 위해 강제 동원되어 죽어가던 이들이라든지, 유명한 이어도 전설이나, 이재수의 난(신축민란)이나 5.16도로의 괴담 등 좀처럼 알려지지 않은 제주 지역의 특별한 역사와 사건들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되어 풀려나온다.


다만 그 방식이 신박한 건 아니다. 신부가 등장하는 엑소시즘이라든지, 외딴 등대에서 일하면 거액을 받을 수 있다는 채용공고라는 설정은 어디선가 들어본 듯하다. 전반적으로 인터넷, 유튜브 등에 많이 떠도는 괴담 수준의 느낌이랄까.


여기에 전반적으로 결망에 뭔가 제대로 수습되지 않는 느낌을 주는 작품들이 꽤 있는데, 이건 비단 단편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보기에는, 나름 잘 정리된 이야기들도 있으니까. 다만 이런 장르문학도 어느 정도 작품들이 쌓이다 보면 더 좋은 작품이 나올 수도 있을 테니까. 작가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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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힘은 우리 대부분이 피하고자 하는 결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는 데 있다.

수도꼭지에서 마실 수 있는 물이 흘러나오게 해주고,

음식을 먹고 병에 걸리는 일이 없게 해주고,

도로에서 적절한 안전 의식을 갖고 차를 운전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정부 규제의 덕분이다.

그러나 정치인들은 자신의 자리가 걸려 있을 때에나 나설 것이다.

……

우리는 우리가 선출한 대표들이 지금 가장 중요한 기술적 문제에서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야 하며,

그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투표소에서 그들을 벌할 준비를 해야 한다.


- 롭 라이히, 메흐란 사하미, 제러미 M. 와인스타인, 『시스템 에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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