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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 독일 대통령은 왜 지금 자유를 말하는가
요아힘 가우크 지음, 권세훈 옮김 / 부엔리브로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1. 요약 。。。。。。。
통일 이전의 동독 출신의 목사이자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던 저자는 2012년 제11대 독일 대통령으로 선출되기까지 한 인물이다. 이 책은 그가 대통령이 당선된 뒤 했던 한 연설을 얇은 책으로 엮은 것이다. 저자는 사회가 반드시 갖춰야 할 세 가지 덕목인 자유와 책임, 관용이라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한다.
2. 감상평 。。。。。。。
그리 길지 않은 내용이라 처음부터 끝까지 두 번을 반복해서 읽었다. 자유와 책임, 관용이라는 가치가 왜 오늘날 중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그것들을 추구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간단한 연설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아주 새롭거나 독특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흥미로웠던 부분은 현대 사회에서도 한 나라의 대통령이 이런 연설을 할 수 있구나 하는 측면이었다.
이 연설은 정치적이라기보다는 윤리적이고, 실용적이기보다는 가치 중심적이고,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기보다는 비겁하고 이기적인 삶의 방식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직 정파와 소속정당의 이익을 위해 입만 열면 헛소리에, 거짓말에, 심지어 자기가 한 말도 금방 뒤집어버리는 우리나라의 정부요인들과 국회의원들과는 사뭇 비교가 되어 좀 부끄럽다.
대부분의 권력을 총리가 가지고 있는 독일에서 대통령이라는 직위가 갖는 의미는 우리나라의 그것과는 좀 다르겠지만, 그래도 이런 인물을 여야 할 것 없이 거의 대부분의 정당이 지지했다는 건 참 멋진 일 같다. 책 추천사에 실린 이어령 교수의 상상처럼, 우리나라에도 북한 출신의 활동가가 정계에 진출해 나중에 대통령 후보가 나와서 자유와 책임, 관용이라는 가치를 연설할 수 있을까. 빨갱이 운운하며 자기 잇속을 채우려는 심보를 국가를 위한 것인 양 위장하는 자칭 애국자들에 의해 비난과 매도를 당하다 사그라질 가능성이 더 높을 것 같다는 게 지금의 현실이지만, 언젠가는 변화될 수 있을까.
물론 우리나라에도 합리적인 생각을 가진 진보나 보수 정치인들이 있을게다. 인간사라는 게 늘 정상적인 사람보다는 비정상적인 쪽이 더 눈에 띄고, 나서고, 설치기 마련이라 잘 보이지 않는 것일 뿐이라고 믿고 싶다. 그런 정상적인 정치인들을 위해서라도, 아니 진짜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서둘러 가치 중심의 정치가 이 땅에서도 이뤄졌으면 하는 소망이 간절하다.
당연히 이런 날은 자연스럽게, 알아서 오지는 않는다. 시민들 스스로가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를 바로 알고, 그 핵심 가치를 몸에 익히고, 그에 수반되는 책임을 제대로 감당하려는 훈련이 충분히 되었을 때에, 비로소 그 날은 조금씩 우리 곁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이 작은 책은 꽤 괜찮은 시작이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