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컨대 미국의 언론은

효과적이고 강력한 이데올로기 기관으로서

시장의 힘에 대한 의존, 전제조건의 내면화, 자기검열,

그리고 탄압의 은폐를 통해

시스템이 지원하는 선전기능을 수행한다.

 

- 노암 촘스키, 에드워드 S. 허먼, 『여론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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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미덕
톰 라이트 지음, 홍병룡 옮김 / 포이에마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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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책의 영문 원 제목인 ‘After You Believe’가 이 책의 성격을 잘 말해준다. 저자는 예수를 믿은 이후 그리스도인들의 삶에 나타나야 하는 실제적인 변화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저자가 강조하는 부분은 ‘미덕의 계발을 통한 성품의 온전한 변화’로, 이 성품의 변화는 그리스도인들의 원래 목표인 ‘제사장과 통치자’로서의 삶을 살도록 만드는 데도 필수적이라는 것.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이런 미덕들을 계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을 제시해, 실제적인 훈련에의 도전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2. 감상평 。。。。。。。   

 

     제법 두꺼운 책이었지만, 전반부의 내용 - 왜 기독교인들에게 ‘윤리적인 삶’이 필요한가를 설명하는 -이 상당히 길게 설명되고 있어서 정작 중요했던 것 같은 8장의 내용이 상대적으로 짧아 보여 아쉬웠다. 물론 저자가 속한 서구 기독교 전통에서 오랫동안 논쟁거리가 되어 왔던 믿음(혹은 은혜)와 행위 사이의 ‘대립구도’를 해소하는 것이 책의 논지를 전개하는 데 상당히 중요하게 느껴졌을 것이라는 부분은 이해도 되지만, 그래도 좀처럼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이 해소되지 않는 게 좀 답답하긴 했다.

 

     하지만 그런 기다림 끝에 만나게 된 8장의 내용은 앞선 답답함을 잊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성경과 이야기, 본보기와 공동체의 순환 고리를 통한 미덕 계발, 나아가 성품의 변화라는 저자의 로드맵은 정통적인 신학적 틀을 유지하면서도 그 안에 담긴 풍성하고 실천적인 함의들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단지 이런 것이 있다고 소개하는 차원에 그치지 않고, 그 안에서 그리스도인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의 실제적인 예들을 언급하고 있는 부분도 마음에 들었다.

 

 

     소위 정통적이고 보수적인 신학을 가지고 있다는 교단들(내가 속해 있는 교단이기도 하다)의 경우 자칫 지적인 차원에서의 앎만이 전부인 양 착각하는 경우들이 많다. 내가 어떤 사실을 알았다는 사실을, 내가 그런 사람이 되었다는 것으로 오해하곤 하는 것이다. 믿고 구원받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중요함 때문에 믿음 이후의 무엇에 대해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게 되어버린 것이 현대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당면한 문제고. 지도가 없으니 헤매는 것은 당연하고, 그런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 어떤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 것도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바로 그런 목마름을 해갈시켜줄 수 있는 좋은 한 잔의 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달라스 윌라드가 쓴 『마음의 혁신』과 함께 읽으면 좀 더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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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딸 예승이와 함께 살고 있는 용구는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다. 한 달 꼬박 일해 봐야 60여 만원을 받는 게 고작인 주차관리원으로 일하고 있지만, 딸이 좋아하는 세일러문 가방을 사줄 수 있게 되어 신이 난다.

 

     하지만 월급날, 세일러문을 살 수 있는 가게를 알려 주겠다며 앞장서는 꼬마를 따라 나섰다가 졸지에 그 꼬마를 유괴하고 성추행한 뒤 살해했다는 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게 되어 버렸다. 심지어 그 꼬마는 현직 경찰총장의 딸이었으니..

 

     수사와 재판은 속전속결로 끝나고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된 후 들어가게 된 교도소 7번 방. 용구의 착한 천성은 곧 방의 재소자들의 마음을 감동시켰고, 그의 가장 큰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모두가 예승이를 교도소 안으로 들여오기 위한 작전을 시작한다.

 

 

 

2. 감상평 。。。。。。。   

 

     기본적으로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는 어리숙한 아버지와 나이는 어리지만 똑 소리 나도록 영리하고 귀여운 딸이라는 구도를 통해 감동을 이끌어낸다는, 전통적인 공식에 충실한 영화다. 전작인 ‘챔프’에서도 비슷한 공식으로 괜찮은 반응을 얻었던 감독은 다시 한 번 같은 공식으로 승부수를 던졌다.(재미있는 건 두 영화에 등장하는 어린 딸의 이름이 모두 ‘예승’이라는 것. 감독이랑 무슨 관계가 있는 건가?)

 

     시나리오가 딱히 훌륭했던 건 아니었다. 일단 어린 아이를 교도소에 들여온다는 설정부터가 평범치는 않았는데, 그 과정 역시 어설프다. 극 중반을 넘어가면서부터는 관객의 감정을 격동시키기 위한 무리한 설정들이 맥을 탁탁 끊는다. ‘챔프’ 때에도 비슷한 감상을 느꼈었는데, 좀처럼 발전이 안 되고 있다고 해야 하나.. 물론 이건 논리적 전개를 중요하게 생각할 때 그렇다는 거고, 뭐 그냥 영화가 주는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정서적 공감을 얻으려는 마음을 먹고 들어간 사람이라면 그 나름대로 괜찮게 즐길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아쉬운 시나리오를 만회하고 있는 건 주연 배우인 류승룡과 감칠맛 나는 조연 배우들이다. 사실 지능이 낮고 어리숙한 인물을 코미디가 아니라 정극에서 연기하는 게 쉽지 않은데(예를 들면 강풀 원작의 ‘바보’를 영화로 만들었을 때 차태현이 했던 연기를 보는 내내 손발이 오그라드는 경험을 했었다), 류승룡은 그런 캐릭터를 가지고 주연을 맡아 한 편의 영화 전체를 이끌어 가기에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잘 보여주었다.

 

 

 

     다만 가벼운 마음으로 웃고 즐기기엔 좀 불편한 부분이 보이는 영화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강압적이고 편파적인 수사를 하는 검사와 경찰, 개인적 분노로 재판을 앞둔 피고인을 구타하는 경찰총장이나, 그 눈치를 보며 변론을 포기해버리는 국선 변호인 등등. 이런 부분들을 정면으로 부각시키고 있지는 않지만, 예민한 사람이라면 아픔을 느낄 수도 있을 듯.

 

     이 밖에도 몇 가지 눈에 띄는 주제들이 잘 정돈되지 않은 채 뒤죽박죽 등장하고 있어서 주제를 찾기가 쉽지 않았던 영화. 뭐 굳이 다 보지 말고 하나만이라도 잡아서 그걸 즐긴다면 또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강추 까지는 아니지만, 볼 만한 다른 영화가 없다면 선택해도 괜찮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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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성령 충만해 보이는 사람들에게 찬탄을 하면서도

성령의 내주하심이

누구나 충만히 누릴 수 있는 선물임은 깨닫지 못한다.

 

- 마르바 던, 『언어의 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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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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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몇 편의 독립적인 단편을 모은 책. 자살한 친구의 여자친구와 만나게 된 주인공의 이야기(반딧불이), 우연히 만난 여자와 잠시 애인이 되었던 나는 그녀의 새 남자친구로부터 자신이 정기적으로 헛간을 태운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매일처럼 집 주변의 헛간들을 체크하며 달린다는 이야기(헛간을 태우다), 코끼리를 만드는 공장에 다니는 주인공이 꿈속에서 환상적인 춤을 추는 난쟁이를 만난다는 이야기(춤추는 난쟁이) 등 일상과 환상의 세계가 묘하게 교차되는 세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2. 감상평 。。。。。。。   

 

     뭐 처음으로 읽어 본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이었는데, 특별히 감동적이거나 깊은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들은 아니었다. 일단 짧은 단편들이었기에 좀 더 깊은 감동을 담아내는 데는 불리한 점이 있었다는 정도는 인정.

 

    그래도 이 작가의 성향이나 글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어떤 건지 정도는 좀 느낄 수 있었다. 에쿠니 가오리 류의 사랑중독증에 빠져 허우적대는 인간상과는 많이 거리가 있으면서도, 그렇게 가볍지만도 않은 주제와 인물들이었다. 책에 관한 설명을 보니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이 일종의 종자가 되어 좀 더 긴 소설들을 탄생하게 만들었다는 내용이 있던데, 한 번 도서관에 가서 찾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까지 들게 했으면 성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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