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담 수집가
오타 다다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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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직접 겪은 신기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에게, 심사를 통과하기만 하면 상당액의 보수를 주겠다는 신문광고가 실렸다. 배경도 나이도 성별도 다른 일곱 명의 사람들이 기담 수집가 에비스 앞에 앉아 자신들이 겪은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한다.

 

2. 감상평 。。。。。。。   

 

     일본 드라마 중에 매년 봄, 가을을 통해 특집편이 제작되는 ‘기묘한 이야기’라는 시리즈가 있다. 시리즈가 처음 나온지 20년이 훨씬 넘었고, 몇 년 전에는 영화로도 제작돼 우리나라에서도 개봉되기도 했을 정도로 나름 팬 층을 가지고 있는 시리즈다. 그만큼 사람들은 여전히 이야기들, 그 중에서도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들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기담 수집가’라는 흥미로운 제목이 붙어 있어서 집어 들었다. 신문광고를 보고 주변과는 다른 분위기의 술집을 찾아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았더니 이야기를 평가하는 일당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기담의 진위여부를 문제 삼고 돌려보냈다는 반복적인 프레임이 좀 지루하게 느껴졌고, 막상 그 이야기도 흥미진진보다는 그냥 옛날이야기, 아님 도시 괴담 정도? 차라리 영화 같은 영상매체로 만들었다면 배경음악도 좀 넣고 특수효과도 삽입하면서 좀 분위기가 났을 것 같기도 하다. 거기다 요새 워낙에 말도 안 되는 일들, 충격적인 사건들이 실제 뉴스에도 나오는 마당이니..

 

    남이 정성들여 만들어 놓은 이야기에 함부로 혹평을 하기까지는 싫지만, 뭐 딱히 감동도, 교훈도 느껴지지 않았다는 건 사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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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평생을 프로야구 스카우터로 살아온 거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스카우터에게는 최고의 재산인 시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다. 컴퓨터를 이용한 통계적 접근법으로 치고 올라오는 후배는 호시탐탐 그를 밀어내려고 노리고 있고, 여기에 그의 딸인 미키와는 언젠가부터 회복될 수 없는 거리가 생겨버렸다.

 

    아버지의 몸상태를 알게 된 미키는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를 얼마 앞두고 나선 거스의 스카우팅에 따라나서게 된다. 이 가까운 것 같으면서도 먼 부녀 사이에는 뭔가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는 걸까.

 

 

 

2. 감상평 。。。。。。。   

 

     영화의 원제는 Trouble with the Curve, 직역하면 커브에 관한 고전(苦戰)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이건 영화 속 고교 최강 타자인 보 젠트리에 관한 거스의 스카우팅 보고에 실린 표현이면서, 동시에 거스의 인생에 대한 태도를 가리키는 중의적 표현이라고 하겠다. 자신이 가진 최고의 속도로 공을 던지는 패스트볼과는 달리, 커브란 공에 회전을 많이 줘서 속도를 줄이는 대신 크게 꺾이며 들어오는 공이다. 거스의 인생은 늘 패스트볼처럼 돌아갈 줄도 모르고, 그저 자신의 방식만을 고수해왔는데, 이건 스카우터로서의 그의 업적에는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지만 딸인 미키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그다지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러던 그가 인생의 노년에 이르러 마침내 인생의 변화구를 던져보면서 딸과의 화해를 이뤄낸다는 것.

 

     나름 괜찮은 공식이었는데, 영화 후반으로 갈수록 작위적인 설정들이 점점 늘어나버려서 아쉬운 느낌이다. 자칫 밋밋하게 흘러갈 것을 대비해 등장한 전직 투수이자 스카우터인 플래너건과 미키 사이의 급격한 로맨스 진전도 그렇고, 보 젠트리와 관련된 스카우팅 결과도 너무 싱겁고. 물론 타자의 선구완이 어느 정도 타고난 재능이라지만, 고작 공 십 여개를 쳐보게 해 놓고 스카우팅의 성공과 실패를 평가하는 구단이 어디 있단 말인가. 사실 거스와 미키 사이의 화해도 약간은..

 

 

     그래도 가족의 화해라는 주제와 배우들의 연기력만큼은 좋았던 영화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전면에 내세웠는데, 그의 명성은 역시 허명(虛名)이 아니었다. 무뚝뚝하고 고집 세지만 딸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버릴 수 없었던 거스 역을 디테일까지 살리며 여전히 연기자로서도 건재함을 보여준다. 그 파트너 역으로는 나선 에이미 아담스도 수십 년의 나이차가 남에도 불구하고 제몫을 하고 있다.

 

     겨울에 볼 만한 괜찮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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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블루레이] 레지던트 이블 5 : 최후의 심판 - 한정판 스틸북 (2disc: 3D+2D 겸용)
폴 W.S. 앤더슨 감독, 미셸 로드리게즈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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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또 다시 시작된 앨리스와 우산회사(Umbrella) 사이의 전투. 우연히 발견된 T-바이러스를 생체무기화 해 강대국들에게 팔아먹으며 막대한 부를 쌓아올리고 있는 회사에 대항해, 앨리스와 그녀의 일행은 러시아 캄차카 반도 인근에 있다던 해저기지에 침입해 한바탕 난리를 친다.

 

 

 

 

2. 감상평 。。。。。。。   

 

 

     벌써 10년간 다섯 번째 시리즈가 나오고 있는 영화. 이정도 추진력이면 분명 뭔가 강점이 있긴 할 거다. 정답은 너무나 뻔한데, 정교한 세계관으로 보는 사람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면서 비밀을 조금씩 풀어낼 때마다 쾌감을 주는 식은 아니고, 그냥 화끈한 액션일게다. 아쉬운 건 시간이 가고 새로운 시리즈가 나올수록 세계관은 점점 꼬여가거나 이랬다저랬다 하는 식이고, 등장인물들의 구도나 성격마저 휙휙 바뀌곤 하니 이건 뭐..

 

 

     그 중에서도 특히나 이번 편은 그냥 80분짜리 긴 게임 홍보 영상을 보고난 듯한 느낌이다. 전체적인 구성도 하나씩 미션을 클리어 하는 구조를 띄고 있고, 한 스테이지를 통과할 때마다 친절하게도 전체 지도를 보여주며 현재 진행률(?)을 표시해주고 있다. 여기에 도쿄나 뉴욕 같은 도시들을 배경으로 사용하면서 도심 전광판을 통해 대놓고 기업광고까지..

 

 

 

 

 

 

 

     영화의 한국어 부제를 ‘최후의 심판’이라고 허세 작렬하는 이름으로 붙이겠다고 주장한 사람은 누구였을까? 영문 부제인 retribution은 그냥 응보나 복수 정도로 풀어야 할텐데, 더구나 영화는 아무 것도 종결시키지 못할 뿐만 아니라 도리어 다음 시리즈를 강하게 암시하는 결말을 취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심지어 영화 속 앨리스는 이것이 마지막일 것이라는 생각조차 단 한 번도 하지 않고, 그나마 엄브렐러사의 공장 하나만 파괴했을 뿐이라 심판 운운하는 건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얇은 타이즈 한 장 입고 눈밭을 뒹구는 여주인공이나, 역시 허벅지까지 벌어지는 차이나 드레스를 입고 그런 여주인공을 돕겠다고 나섰다가 금방 체포 돼서 영화 끝날 때까지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새로운 등장인물이나 춥지도 않나 보다. 특히 앨리스가 사용하는 무반동소총은 정말 아무런 반동 없이 두 손으로 연사가 가능한 놀라운 무기. ㅋㅋ

 

 

 

     시리즈 초반의 새로움이 시간이 지날수록 사라지는 것이야 당연한 일이지만, 이런 식으로 용두사미로 끝나가는 건 좀 아쉽다. 3D도 좋고, 해외 올로케이션도 좋은데, 일단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서사구조가 점점 더 허술해지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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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기도하라고 하면 기도에 관한 책 읽고,

전도하라고 하면 전도 많이 한 사람 데려다가 특강 듣고,

거룩해지라고 하면 거룩에 대한 강의에 참석하고,

충성하라고 하면 충성스럽게 산 사람들 데려다 간증 듣는 것으로

위로를 받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남의 신앙을 즐기는 것이지

믿음으로 사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은 스스로 살아 본 만큼 깊어집니다.

 

- 김남준, 『게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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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사회 - 벌거벗고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기
한홍구 외 지음 / 철수와영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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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자본주의의 발달과 민주화로 개인의 삶을 좀 더 자유로워졌을까? 이 책에 실려 있는 다섯 편의 강의는 명백히 그 반대의 증거들을 제시한다. 사학자인 한홍구는 한국 근현대사 속에서 감시와 사찰이 어떤 모습으로 이어졌는지에 관해 설명하고(1강), 2강에서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민간기업들에 의해 행해지는 감시체제의 작동에 관해, 3강은 좀 더 철학적인 논의에, 4강은 법적 논의에 중점을 두고 진행된다. 마지막 5장은 주민등록제도를 통해 행정적인 감시가 우리 삶 어디까지 침투해 있는지를 짚어본다.

 

 

2. 감상평 。。。。。。。  

 

     우리나라 국가인권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에 사는 시민은 개인이 운영하는 CCTV에만 하루 평균 83.1차례 찍힌다고 한다. 여기에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것까지 포함하면 그 횟수가 얼마나 될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하루 백 번이라고만 가정해도, 일 년이면 36,500회다. 이 정도면 과연 우리가 얼마나 자유로운 것인지 회의가 들지 않는가.

 

     물론 단지 CCTV와 같은 기기들 때문에 감시사회라는 말을 만들어낸 건 아니다. 갈수록 늘어나는 민간 기업들의 개인정보 수집양은 우리의 민감한 정보들을 돈으로 환원시키고 있고, 정부에서는 국민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개인정보의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나아가 MB정부 들어 부쩍 늘어난, 정부 대한 비판적 발언이나 행동에 대한 과도한 법률적 조치들은 헌법에 보장된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자체검열을 하도록 만드는 비참한 상황까지 이르렀지 않은가.

 

 

     책은 이런 감시사회에 관한 다방면의 접근들을 담아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아주 괜찮은 책이다. 다만 강연자들마다 서로 다른 관점에서 이 주제를 보고 있기 때문에, 서로 상충되는 입장들도 보이고(이를 테면 개인정보의 상업적 이용에 대한 대응에 관해 한편으로는 그에 대한 적극적인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 한 방법일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다른 강연자는 그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기도 하다), 당연히 반복적인 내용들도 일부 있다. 무엇보다 가장 아쉽게 느껴졌던 부분은, 여러 분야에 걸쳐 감시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현실에 대해 비판하고 있기는 하지만 나아가 그 대책에 관해서는 의견의 일치만이 아니라 특별한 내용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래도 문제, 저래도 문제라고만 말하면 그냥 불안감만 조성되는 게 아닐까.

 

     우리가 깊이 생각하지 않고 있는 사이, 자본주의와 관료와 돈을 받고 일하는 정치인 중심의 민주주의제도는 국민들의 자유를 서서히 구속하고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권리란 뭐 하나 그냥 주어진 것이 없는 법이다. 어느 시점엔가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며 권력자들로부터 얻어낸 소중한 그것을, 직접 피를 흘리지 않은 이들은 너무 소홀히 여기는 게 아닌가 싶다. 누구도 우리를 감시할 권리는 없다. 작은 걸 지키지 못하면 결국 모든 게 넘어가버린 뒤에야 후회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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