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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클라우드 아틀라스 - 아웃케이스 없음
라나 워쇼스키 외 감독, 톰 행크스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1. 줄거리 。。。。。。。
서로
다른 여섯 가지 이야기의 주인공은 사실 한 사람의 이야기다. 1800년 대 중반 항해 도중 큰 병에 걸린 어윙, 1900년대 중반 유명 작곡가
아래서 비서로 일하다자 자신이 만든 교양곡을 뺏길 위기에 처하다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 로버트 프로비셔, 그 얼마 후 원자력 발전소와 관련된
음모를 파헤치는 여기자 루이자레이, 2012년 강제로 갇힌 요양원에서의 탈출을 계획하는 캐번디시, 2100년대 중반 착취당하는 복제인간의 현실에
눈뜨고 저항운동에 나서는 손미, 그리고 마지막으로 2300년대 모든 문명이 파괴된 뒤 자신의 부족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자크리 등이
그들이다.
영화는
시작부터 별다른 설명 없이 이 여섯 개의 이야기를 교차 편집하면서 쉴 새 없이 이리저리 관객들을 몰고 다닌다. 성별도, 시대도, 그리고 싸움의
성격도 다른 여섯 명의 인물을 동일인으로 알아볼 수 있게 만드는 유일한 직접적(?) 단서는 그들의 신체 일부에 남아 있는 별똥별 모양의 상흔
뿐. 한 생애가 끝나면 끊임없이 또 다른 생을 살게 된다는 윤회론적 세계관이 반영된
영화.
2. 감상평 。。。。。。。
여러
개의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단편적으로 묘사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이야기들이 하나의 인물(영혼?)을 축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점점
밝혀진다. 워낙에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담으려고 했기에 상영 시간이 세 시간 가까이 될 정도로 늘어나버리고 말았다. 뭔가 이야기를 담으려고 했다고
해도 좀 과하지 않았나
싶다.
인터넷을
떠도는 리뷰들을 보면, 이 영화를 좋다고 평가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뭔가 메시지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워낙에 영화도
길고, 윤회라는 동양적 세계관을 전제한 서양영화라는 점이 이채롭기도 하고, 같은 배우들이 시대에 따라 전혀 다른 캐릭터들로 분해 출연하기도
하고, 복잡한 관계 속에서 주인공을 추적해 내는 흥미꺼리도 있긴 한데, 개인적으로 그래서 감독들이 무슨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건지 잘 와
닿지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각각의 이야기들이 일관된 코드를 보여주고 있지 않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정확히 말하면 윤회적 세계관이란 동양의 불교나 힌두교, 혹은
고대 그리스인들의 그것 모두 단순히 영혼불멸, 한 인간이 죽으면 또 다른 인간으로 태어난다는 그 자체만을 가리키는 게 아니다. 동양에서 윤회란
인과응보를 바탕으로 전생의 잘못들을 이생에서 속죄하게 된다는 것이 중요한 주제이고, 서양에서는 일종의 영혼의 정화(淨化)를 위한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선 그냥 인생들이 반복된다는 점 이외에, 그리고 매 인생마다 투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 말고는 딱히 연속선상에서 바라볼 만한 뭔가가
부족하다.
각각의
이야기들을 기계적으로 분배해 놓아서, 중심이 되는 축이 될 이야기가 전면에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영화적 완성도가 아쉬운 부분이다. 영화의
짜임새란 사건들이 얼마만큼 개연성을 지니고 있는가, 혹은 깔아 놓은 복선들이 제대로 부각되고 있는가 하는 측면만 볼 게 아니라, 전체로서
얼마만큼 독립적인 완성도를 지니고 있는가도 중요할게다. 그런데 이 영화의 경우 동양적 신비감이 짙게 느껴지는 윤회라는 주제에 신이 난
서양인들에겐 어땠는지 모르겠는데, 정작 중요한 주제는 어디로 사라져버린 걸까
싶으니..
뭐
상업영화로서 한바탕 눈과 머리를 즐겁게 만들면 그걸로 그만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 영화에서 단지 그걸 기대했던 건 아니었던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