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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종교 - 화이트헤드의 종교론
알프레드 노스 화이트헤드 지음, 김희헌 옮김 / 대한기독교서회 / 2012년 4월
평점 :
1.
요약 。。。。。。。
1장은
저자가 생각하는 종교의 발전과정에 대한 추측을 담고 있다. 원시적인
제의가 종교적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이것이
‘믿음’이라는
이름으로 완성된다. 믿음은
다시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를 정당화하고 설명하려는 ‘합리화’의
단계에 이르게 된다는 설명.
2장에서는
소위 ‘위대한
합리적 종교’들이
가지고 있는 보편성에 관해 말한다. 저자는
종교란 개인이 자신의 고독과 뒹굴며 해내는 무엇이라고 정의하면서(45), 교리란
그런 경험들을 말로 공식화 한 것(55)이라고
설명한다. 2장의
남은 내용은 이런 교리들이란 고정된 것이 아니고 변화해왔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3장에서
저자는 종교와 형이상학이 서로를 필요로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종교에 대한 형이상학적 해설 - ‘신은
모든 창조적인 국면에서 반드시 고려되어야만 하는 비시간적 현실태’라는
식의 -을
이어간다. 이런
전제를 가지고 있는 화이트헤드의 종교철학 안에서 신이란 세계의 다양한 사건들을 조화시키는 존재로서의 의의만을 갖는다.
물론 저자는 교리의 필수불가결한 면을 인정하지만(136), 그
존재론적 한계를 아울러 강조하기 때문에, 기존의
종교인들이 교리를 중심으로 한 신앙생활을 하는 것을 비판적으로 본다. 4장은
이런 의식들이 잔뜩 반영되어 있는 부분이다.
2.
감상평 。。。。。。。
종교를 ‘개인적인
무엇’으로
보는 화이트헤드는 결국 신을 하나의 원리나 정신으로 한정시켜 버린다. 세계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인격적인 신이라는 개념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저자로서는 최선의 해답을 찾은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될 경우 종교란 인간 개인의 내적 성장 이상의 무엇이기 어려워져버린다. 꽤나
어려운 용어들로 종교에 대한 철학적인 주장들을 열심히 쌓아 올렸지만, 다시
한 번 내재적 종교의 한 예를 말했을 뿐 사실 그가 말하고 있는 내용은 특별히 새롭거나 한 주장은 아니다.
책의 첫 머리에 실려 있는 종교의 진화 과정에 대한 설명은 기본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은 확실치 않은 것이요, 확실치
않은 것은 비교적 중요하지 않은 것’이라는
증거주의적 태도에 기인한다. 오랫동안
무비판적으로 수용되어오기는 이쪽도 마찬가지인데, 덕분에
이 전제에 동의하고 진행되는 거의 모든 사상은 유물론으로 수렴되고 만다. 그리고
큰 틀에서 보면 이 책 역시 그런 주장들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싶다.
물론 저자가 이런 주장들을 하게 된 연유에 대해서, 그리고
책 속에서 비판적으로 지적되고 있는 현상들에 대한 문제의식은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그것이
필연적으로 이런 결론을 도출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리고
사실 이런 식으로 철학으로 쌓아올린 종교는, 교리로만
가득 찬 신앙과 마찬가지로 지루하고, 생동감도
느껴지지 않는다.(피곤한
탓도 있었지만, 지하철에
앉아 한참 졸았다)
종교가 개인들의 경험에 기초해 있는 거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무슨
종교 이야기를 이렇게 이론적으로만 하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