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밀한 적 - The intimate Enemy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제목 。。。。。。。

 

     친밀한 적

 

2. 감독/주연 。。。。。。。

 

     플로렌트 에밀리오 시리 감독

 

     브누아 마지멜(테리앙 소위 역)
     알버트 듀퐁텔(두냑 상사 역)
     오를레앙 르코앵(베솔 역) 
 

 




 

3. 줄거리 。。。。。。。

 

     2차 세계대전 이후 북아프리카에 갖고 있었던 식민지들이 하나 둘 독립하게 되면서 프랑스의 그 지역에 대한 영향력은 급속도로 약화되게 된다. 그리고 그 흐름의 결정타는 알제리 지방에서 일어난 독립운동이었고, 프랑스는 이 지역에 대한 지배력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수십만에 달하는 젊은이들을 징집해 보낸다.

 

     테리앙은 그렇게 국가에 의해 북아프리카로 보내진 신임 소위였다. 반군(지극히 프랑스 편의 시선으로 볼 때 그렇다는 거다) 지도자가 이끄는 무장 세력을 찾아 내 소탕하는 것이 그가 맡게 된 소대의 임무. 하지만 이제 갓 임관을 한 테리앙에게 전쟁터에서 벌어지는 비인간적인 민간인 학살과 고문은 좀처럼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었고, 그는 임무를 수행할 때마다 좀처럼 정신적 충격을 이겨내기 어려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전우들이 하나 둘 죽어가면서 테리앙 역시 서서히 전쟁기계로 변해 갔고, 이에 크게 실망한 한 소년이 있었다.  

 




4. 감상평 。。。。。。。 

 

     전쟁은 왜 일어나는가. 이런저런 이유들을 댈 수 있겠지만, 크게 보면 대개 정치적 이유에 의해 발생한다고 말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텔레비전에 나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온갖 쇼를 하는 그런 지극히 좁디좁은 의미 말고,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는 일련의 과정을 넓은 의미의 ‘정치적 활동’이라고 할 때, 전쟁이란 힘을 동원해 자신의 주장을 상대방으로 하여금 받아들이도록 만들려는 정치적 행위의 한 가지이다. 사실 대부분의 전쟁은 정의와 사악함 사이의 대결이 아니라, 한 집단이 다른 집단에게 자신의 주장을 강압하려 할 때 벌어진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침공했던 걸프전이나, 미국의 부시가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을 상대로 벌였던 전쟁이나 크게 다를 바가 없다.(정말 좁은 의미의 ‘방어적 전쟁’은 제외하고 말이다. 굳이 ‘좁은 의미’라는 단어를 붙이는 이유는, 요새는 방어를 위한 선제적 공격과 같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는 일부 인사들이 헛소리를 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시작된 전쟁이라도 막상 시작되고 나면, 선과 악의 대결 양상으로 변하고 만다. 내가 죽여야 죽지 않는 전쟁터라는 상황이니, 한 사람이라도 더 죽이는 것을 옳을 행동으로 칭송해야 하는데, 나와 똑같은 사람을 향해 칼과 창을 휘두르고 방아쇠를 당기는 일이 어찌 쉬울까. 양심의 가책을 묻어두는 이 어려운 일은, 상대를 죽여야 마땅한 악으로 몰아세우지 않고는 좀처럼 달성되기 어렵고, 그렇게 막상 상대를 악으로 몰아버리는 순간 교전 당사자들은 그것을 자의든 타이든 믿어버려 평소라면 상상조차 못할 비도덕적이고 잔인한 일들마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합리화시켜버린다. 이것이 숙명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전쟁의 잔인한 속성이다.

 
     영화 속 테리앙의 모습은 이렇게 점점 잔인하게 변해가는 전쟁 당사자의 심리를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처음에는 고문과 비 교전 당사자에 대한 가혹행위에 노이로제 반응을 보일 정도로 경계하던 그였지만, 적들이 자신의 부하를 죽였다는 이유로(그 ‘적’들의 입장에서 보면 그가 속한 부대도 마찬가지일 텐데) 이전의 양심의 가책을 잠재우고 만다. 사랑스러운 아내와 아들을 둔 평범한 가장을 이렇게 변화시킨 것은 역시 전쟁 자체가 가지고 있는 잔혹함이다.

     영화 말미에 테리앙과 함께 싸웠던 베타랑 전사였던 두냑 상사는, ‘알제리는 독립하였다. 처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언제인지 모를 뿐이었다. 우리는 허무하게 싸웠고, 전우들은 의미 없이 죽어갔다.’고 씁쓸한 독백을 한다. 식민지를 유지하겠다는 이유로 전쟁을 벌여, 수만 명에 달하는 자국의 젊은이들과 그 수십 배에 달하는 알제리 사람들이 죽게 한 책임은 누가 지는 걸까. 이 질문은 전쟁을 일으킨 모든 책임자들에게도 물어야겠지만, 아무도 책임은 대답은 하지 않았고,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친밀한 적’이라는 영화 제목은, 어제까지 한 편에 서서 함께 싸웠던 동료가(식민지 시기의 알제리 사람들은 프랑스군으로 함께 세계대전에 참전했었으니까) 이제 서로가 적이 되어 총을 겨누게 된 비극적인 상황을 보여준다. 프랑스 군으로 싸우고 있는 한 알제리 인 병사는 이 슬픈 상황을 극대화 시킨 인물. 하지만 전쟁이란 게 어차피 외계인과 싸우지 않는 이상 ‘동료 인간’을 죽이는 것이니, 어디 영화 속 어제의 전우들과의 싸움에만 해당되는 말이겠는가.  

 

 

        헐리웃의 영웅 이야기처럼 멋있고 화려하지 않은, 전쟁에 관한 사실적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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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9-08-06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새로웠습니다.
2차세계대전 당시 나찌에 맞서 싸웠던 알제리와 프랑스 연합이 전후 식민지 독립 과정에서 피비린내나는 전쟁터에서 적으로 마주치는 모습. 더불어 프랑스의 잔인한 식민지사 등등.. 이런 역사적 사실과 더불어 전쟁으로 인해 몰락해가는 인간상까지 세밀하게 묘사해주더군요.

영화리뷰 당선 축하드립니다..^^

노란가방 2009-08-06 20:10   좋아요 0 | URL
네.. 괜찮은 영화죠.
축하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