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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vs 폴 고갱 ㅣ 다빈치 art 8
브래들리 콜린스 지음, 이은희 옮김 / 다빈치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위인들의 역사는 비극이다.
그들의 작품이 널리 인정받을 때쯤 그들은 이미 산 자가 아니고,
평생 저항과 투쟁으로 억압받기 때문이다.”
1. 줄거리 。。。。。。。
근대 서양미술계에서 나름대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두 명의 인물, 고흐와 고갱의 작품세계를 그들의 일생을 통해 조명해보려는 시도를 담고 있는 책이다. 프롤로그를 지나 2장과 3장은 각각 고흐와 고갱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4장부터 6장까지는 그 둘의 만남과 공동작업, 그리고 결별이 이루어진 시기를, 7장 에필로그에서는 그 이후 시기의 작품세계를 조명하고 있다.
2. 감상평 。。。。。。。
나 같은 일반인들이 ‘그림’을 보기 어려워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다, 즉 이해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그다지 섬세하지도, 충분히 구상적(具象的)이지도 않은 그림들을 명작이라고 떠받드는가 하면, 종종 심각한 뒤틀림도 예술적 감상이라고 말하니 말이다. 또 하나 어려운 점은 화가들과 그들의 그림들을 충분히 연결시키지 못한다는 것. 최후의 만찬이나 다비드, 모나리자 같은 그림들이 아니고서는 누가 어떤 그림을 그렸는지, 말 그대로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꼴이다.
이런 상황에서 덜컥 미술가와 그들의 작품세계를 다룬 책을 손에 드는 것은 썩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어려운 결정’을 한 끝에 손에 들고, 또 ‘어렵게’ 읽어낸 책이다.
처음에는 그냥 그림이나 좀 보자는 생각으로 책장을 넘겼다. 이런 그림도 있구나 하는 정도만 돼도 나름대로 성과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도였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서 생각보다 내용이 머릿속에 잘 들어온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엇보다도 책의 내용이 순수 ‘미학적’ 관점보다는 심리학적 관점을 중심으로 각 화가의 실제의 삶과 그들의 그림들을 연결시킴으로써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술에 논리성을 부여하려는 이런 인문학적 시도에는 또 어느 정도 익숙하니까 말이다.
책 한 권 읽고 얼마나 많이 알게 되었을까 만은, 고흐 특유의 거칠고 강렬한 그림과 고갱의 좀 더 부드러운 선과 색조 등을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책 전반에 프로이트 이론에 근거한 심리학적 분석이 지나치게 두 화가의 삶을 해석하는 중요 열쇠로 다루어지고 있다는 점은 좀 눈에 거슬린다. 뭐만 나오면 그저 어렸을 적 어머니 때문이라니,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느니, 거세 모티브라느니 하니... 같은 얘기도 한 열 번 연속해 들으면 지겨워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