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막상 책장을 넘기면서 저자의 ‘루이스 내공’이 보통이 아니라는 걸 금새 눈치챌 수 있었다. 전 세계의 수많은 루이스 애호가들처럼, 저자 역시 어린 시절 접한 “나니아 연대기”로 루이스에게 푹 빠졌고, 이후 루이스의 책을 모두 읽은 후에, 무려 7년에 걸쳐 루이스의 사상을 정리해 항목별로 이 책에 옮겼다.
실제로 책을 읽다보면 방대한 루이스 참조목록을 매우 성실하게 표시해놓았고(일부 루이스 관련 책들은 단지 저자의 이야기에 루이스의 문장들을 곁들이는 식인 경우가 많다), 덕분에 이 책에 언급된 루이스의 주장의 출처를 쉽게 찾아, 그 원본을 다시 읽을 수 있게 해뒀다. 또, 루이스의 작품 전체를 읽은 사람답게, 책에서 인용되는 루이스의 책들은 굉장히 다양하다. 대여섯 권 읽고서 루이스가 어쩌구 하는 식이 아니었다는 거다. 여기까지만 해도 굉장히 내적 친밀감이 생긴다.
저자의 작업도 매우 충실하다. 무려 스물다섯 개의 항목으로 루이스의 사상을 정리했는데, 그 수도 방대하지만, 각 항목 안에서도 여러 개의 세부적인 항목들에 따라 루이스가 관련 주제에 관해 쓴 글들을 총 망라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여기에 루이스가 어떤 배경과 문맥에서 그런 글을 썼는지에 대한 설명도 매우 질이 높다.(최근에 읽었던 어떤 책에서는 ‘루이스가 정말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 정도로 저자의 ‘과감한’ 해석이 눈에 좀 거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