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전반부는 왜 성육신이 이루어져야만 했는가에 관한 내용이다. 인간의 타락과 그로인한 멸망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하나님이 인간이 되셔야만 했고, 또한 인간이 되신 그분은 사람들을 대신해 죽으실 수 있었다. 그분의 십자가 죽음에서도 아타나시우스는 흥미로운 포인트를 읽어내는데, 두 팔을 벌린 채로 당하신 죽음은 한 팔로는 유대인을, 다른 팔로는 이방인들을 부르시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
성육신은 죽음으로 끝나지 않는다. 곧 부활로 이어지는데, 아타나시우스는 부활의 타이밍도 너무 일러서 죽지 않은 것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고, 너무 늦어서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히지 않는 절묘한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나아가 그리스도의 부활을 힘입어 그리스도인들은 이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음을, 이것이 부활의 중요한 증거라고도 덧붙인다.
책의 후반은 성육신에 대한 유대인들과 그리스인들의 의심에 대한 변증에 할애되어 있다. 유대인들에 대해서는 구약의 여러 구절들이 그리스도에게서 성취되었음을 주장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그리스인들에 대해서는 신이 인간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관한 논리적 증명과 성육신 이후 그리스의 전통적인 예언이나 신전의 작동이 사실상 멈췄다는 점을 실천적인 근거로 제안한다.
오래된 글이지만 여전히 힘이 있다. 그건 아마도 저자의 생애가 가지고 있는 강인한 의지가 덧붙여져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죠이북스에서 좋은 기획을 냈다. 이 시리즈로 후속편이 나오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조금은 아쉬운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