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노점’의 한자를 ‘길에서 장사한다는 뜻’의 路店이라고 알고 있다. 그렇지 않다. ‘찬 이슬 맞으며 장사한다는 뜻’의 露店이 맞는다.
‘노숙자’의 한자 역시‘길에서 자는 사람이라는 뜻’의 路宿者로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 ‘찬 이슬 맞으며 자는 사람이라는 뜻’의 露宿者가 맞는다.
하긴 오갈 데 없는 딱한 신세가 되어 밖에서 자게 될 때 ‘지붕 처마 밑에서 잔다’는 표현을 씀으로써 모름지기 밤잠은 밤새 내리는 찬 이슬을 조금이라도 피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왜 그리 찬 이슬 맞는 것을 꺼렸을까?
한편, 24절기 중 17번째 절기인‘한로(寒露)’는 찬 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는 시기다. 양력 10월 8~9일 무렵이며 이슬(한로)이 찬 공기를 만나 서리로 변하기 직전의 시기이다.
서둘러 추수를 끝내야 하므로 농촌은 오곡백과를 수확하기 위해 타작이 한창인 때다. 또 제비 같은 여름새와 기러기 같은 겨울새가 교체되는 시기이다.
그렇다면 찬 이슬은 추운 겨울로 들어간다는 상징적 의미를 가졌던 게 아닐까. 그래서 노점(露店), 노숙자(露宿者)라는 단어가 만들어진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