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에 도내 여러 지방을 전근 다녔다. 삼척, 양양, 춘천, 영월, 홍천 등.
어느 지방이든지 강물이 흘렀고 그에 따라 강둑(제방)도 당연히 있었다. 그래서일까 이런 얘기가 전설처럼 존재했다.
“첫눈 내리는 날이면 연인들이 강둑에서 만나서 함께 걷는다.”
그 전설을 확인해보고자 나는 첫눈 내리는 날이면 퇴근하자마자 그 강둑에 가보곤 했다. 하지만 한 번도 그런 연인들을 본 적이 없었다. 세월이 가면서 나는 깨달았다. 그 전설은 환상이자 소망이었다는 사실을. 팍팍하게 돌아가는 일상생활의 탈출구로서 마련한 스토리였음을.
오늘 춘천에 첫눈이 내렸다. 나는 그 전설을 잊지 못해 공지천 가를 걸어 다녀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