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들어 춘심산촌은 진달래꽃들이 극성이다.

바깥세상은 코로나 역병이 극성이라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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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한 어르신이 내게 말했다.

시골에서 사는 재미 중 하나가 봄에 나무 순을 따 먹는 거지. 그런데 사람들이 보통 두릅이나 엄나무 순을 맛있다고들 하는데 글쎄 내가 먹어보기는 개옻나무 순이 최고야!”

그 개옻나무가 우리 춘심산촌 농장에 있을 줄이야. 내가 그 맛있다는 순을 따 먹으려도 3미터는 넘는 높이에 있는데다가, 잘못 건드렸다가는 옻오를지 몰라서 망설이고만 있다. 줄기에 하트 무늬까지 두르고서 유혹하는 개옻나무. 이런 상황을 치명적인 유혹이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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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농장 아랫집에서 닭을 여러 마리 키운다. (경사진 숲 속 골짜기에서 농사들을 짓는데 우리 농장이 맨 위쪽에 있어서 이웃집이 아닌 아랫집이란 표현을 하게 된다.) 숲 그늘을 이용해 망을 치고 키운다. 그런데 오늘도 암탉이 꼬꼬댁꼬꼬 꼬꼬댁 꼬꼬!’ 하며 숲이 떠나가라 요란을 떤다. 보나마나 알(달걀)을 낳았다는 신호다

밭일을 쉬고 농막에서 쉬던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 암탉은 알만 낳으면 요란을 떨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 아마도 암탉이 평상적이지 않은 자신의 행동에 놀라 그러는 게 아닐까. 그래도 그렇지 넓은 숲이 떠나가라 요란 떨다니 다른 까닭이 있지 않을까.

스마트폰을 켜 암탉이 달걀을 낳으면서 요란을 떠는 까닭?’을 검색해 보았다. 다행히도 답변이 있었다. 닭 전문가는 아니고 일반인이 한 답변이다. ‘아마도 산모(産母)처럼 출산의 고통을 표현하는 것 같다고 한다.

 

농장에 와서 아랫집 암탉이 알 낳고 요란을 떠는 까닭’까지 궁구(窮究)해보다니이 또한 코로나 역병이 가져온 사회적 거리 두기의 한 모습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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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병이 휘몰아치는 바깥세상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춘심산촌. 밭일을 일찍 마치고 수레 두 대를 비워놓았는데 생각지도 못한 것이 담겼다. 오후의 햇살과 그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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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호모 파베르’(Homo Faber)’라고도 한다.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이라는 뜻이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되는 데에는 도구 사용이 결정적이다.

 

외진 숲속 800평 밭에서 8년째 농사를 짓는데 사실 농사 도구들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다. 6평 컨테이너 농막의 한쪽 공간(1)에 그 도구들이 빽빽이 모여 있다. 봄 햇빛 화창한 오늘 모처럼 기념사진 찍었다.

 

보이는 대로 이름을 불러본다.

면장갑들(의외로 필수품이다), 급수 배관 이음 장치, 비상플래시, 갖가지 끈이나 테이프, 탄저병 약통, 수레바퀴에 바람 넣는 기구, 삽과 곡괭이 자루, 휘발유통, 온수통(날씨가 추워지는 늦가을에 필요하다), 이동방석(땅바닥에 놓고 앉을 수 있는 이것이 없으면, 허리가 아파 밭일을 못한다. 밭일의 필수품이다) , 간이철제사다리(말뚝을 박는다든가 높은 나뭇가지를 자를 때 필요하다), 예초기(4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반년 동안 엄청나게 잡초들을 깎는다), 잡초방지매트 용 핀을 담은 상자

 

정작 중요한 호미, , , 고춧대, 멀칭비닐 등은 다른 물건들에 가리거나 촬영 범위에서 벗어나 누락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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