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는 사이에 춘심산촌에는 목련꽃이 흐드러지고

  

 

두릅이 크고

 

싸리꽃이 피고

금낭화꽃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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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Once Upon A Time In America’에서 로버트 드니로가 보여주던 잔혹한 표정을 나는 잊지 못한다. 어깨를 으쓱하며 짓던 미소, 일하다 말고 생각에 잠기던 눈빛, 하다못해 어기적거리며 걷던 것까지 그는 암흑가에서 평생을 보낸 사람의 표정 연기에서 단 한순간도 이탈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제 우연히 인턴이란 영화를 보고서 180도 바뀐 그의 표정에 나는 소스라쳤다. ‘전화번호부 만드는 회사가 사양길에 들어서면서 불가피하게 퇴직한 70세 노인이, 한창 잘 나가는 인터넷 소핑몰 회사에 인턴(젊고 예쁜 여 사장의 임시 비서직)으로 채용돼 보이는 선한 표정때문이었다. 두 시간 가까운 상영 동안 그는 단 한 번도 선한 표정에서 이탈하지 않았다. 아니다. 이탈하지 못했다.

영화 속에서 그는 평생을 선하게 살아온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총성 한 번 울리지 않고도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니로버트 드니로 그는 진정 명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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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는 사이에 춘심산촌은 풍성한 산벚나무 꽃대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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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8년 전 일이다. 잡초 무성한 돌밭을 포클레인을 동원해서 경지 정리할 때 생각지도 못한 물건이 발견됐다. 돌절구의 이었다. 포클레인 기사가 작업을 중단하고서 내게 말했다.  

돈 벌었습니다! 이거, 골동품 시장에 갖고 가면 제법 값을 쳐 줄 겁니다.”

솔직히 내 생각에는 그런 데 갖고 가도 돈을 많이 받을 것 같지 않았다. 짝이 될 공이도 없거니와, 얼마나 오래 사용했는지 제 모양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런 환금가치를 떠나 외진 숲속 돌밭에서 발견됐다는 데 의미가 있을 듯싶었다. 분명 오래 전에 인가가 있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느낌상으로 구한말? 광복 전후? 625 동란 전?

어쨌든 그 확을, 경지 정리가 끝난 뒤 (춘심산촌 농장의 시작이다.) 농막 가까운 곳에 일단 묻었다. 조선왕조가 무너져가는 구한말, 혼란스런 광복 전후, 동족상잔의 피로 얼룩진 625 동란 등을 이 외진 숲속에서 담담히 지켜봤을 돌절구의 확.

느닷없는 바이러스 성 역병까지 말없이 지켜보는 그 모습. 오늘 사진 찍어 SNS에 영구 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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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일 좋아하는 색은 푸른색(blue)이다. 한창 젊었던 총각교사 시절에는 파란색 신사복으로 맞춰입고서 출근도 했었다.

 

오늘 모처럼 아들을 만나서 함께 길을 걷다가 우연히, 그 좋아하는 푸른색의 경차들을 보게 되었다. 마침 푸른색 무늬 털스웨터 차림의 나.  아들이 기회를 놓치지 읺고 사진 한 컷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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