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인양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참담한 현실이 드러날 것이므로.

 

깊은 잠재의식에서 떠오르는 슬픈 기억 같아서 K는 언제나인양현장을 지켜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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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유행가가 있었다.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 처녀 바람났네. (후략)"

우물가가 아닌 밭가이지만 터질 듯 빨갛게 달린 앵두들을 보면 동네 처녀 바람날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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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내외는 잘 알고 있다 .
농장에서 일 하다가 귀가하면  금세 짐승들이 농장을 누빈다는 사실을.
고라니는 괜히 밭을 가로질러 가고 멧비둘기들은 수돗가의 물 담은 대야에서 물 마시거나 깃을 씻고
뱀까지 숲 그늘에서 나와 햇볕에 '이슬 젖은 몸'을  말린다. 

 그래서 우리 내외는 농장 일 마치고 귀가하다가 갑자기 농장으로 되돌아가는 일이 없도록 한다. 여유를 즐기는 그들과 맞닥뜨리고 싶지 않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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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봐도 같은 종류의 꽃들은 자기네끼리 속삭인다. 소리 없이 속삭인다. 살며시 다녀간 나비와 벌과 산들바람에 대한 의견들을 속삭인다. 사납게 휘몰아치고 간 소나기조차 추억이 되어 그 또한 속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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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일하다가 농막 안으로 들어와 쉬었다. 농막은 5평 넓이 컨테이너. 하나뿐인 문에는 방충망이 달려있다.

문득 문밖으로 햇빛의 홍수(洪水)를 목격했다. 햇빛은 입자라기보다 파동이었다. 물결치고 있는 듯 느껴졌기 때문이다. 놀라운 것은 방충망이 벌레들은 물론 햇빛까지 차단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방충망 너머 범람하는 5월의 마지막 풍광을 사진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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