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My Name Is Nobody’는 1976년경 우리나라에서‘무숙자’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다. 나는 춘천의 소양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았다.
잭 뷰리가드(헨리 폰다).
전설의 총잡이로서 이제는 너무 늙어 은퇴할 시점인데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 닥친다. 장난기 많은 젊은 총잡이‘노바디(테렌스 힐)’가, 잭 뷰리가드가 악당 150명과 한판 대결을 벌이도록 수작을 벌인 것이다.
말 타고 달려오는 악당 150명을 바라보며 자신의 최후를 예감하는 잭 뷰리가드.
바로 이 순간의 장면이 내 마음에 든다. 마음에 드는 이유를 거창하게 말한다면 ‘자기 운명에 직면한 인간의 실존적(實存的) 모습’ 같아서다.
피하려 하지 않고 허허롭게 서 있는 잭 뷰리가드. 그는 사실 생사의 경지를 벗어났다.
이 때 웨스턴 음악의 명장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이 흐른다. 아 … 너무나 내 마음에 드는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