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닐까?’

넓은 찻길을 달리는 차들. 찬란한 전등불빛. 4층 높이나 되는 역사(驛舍).

이런 풍경은, ‘군데군데 파인 아스팔트 도로에, 약간 기운 전봇대에, 역사마저 단층이던 때와 너무 다르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제는 역사 부근에 카페와 고깃집이 널려 있다. 출입문부터 삐걱거리던 낡은 다방이 주요한 풍경이던 때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닐까?’

K는 발길을 멈추고 서서 잠시 어리둥절하지만젠장, 세월이 몇 십 년 흘렀다는 것을.

 

(197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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