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씬한 여자를 뻔뻔스럽게 쳐다보는 남자들이 난 싫다.

“나처럼 티 안내게 살짝 봐야지 저렇게 보면 성희롱이라구!”

하지만 이런 나도 ‘절세’ 자가 붙는 여인을 보면 어쩔 수 없다.


할머니를 모시고 월드컵 공원에 갔을 때, 열심히 줄넘기-두번넘기로-를 하다가 ‘절세’의 미녀 셋이 까르르 웃으며 뛰노는 걸 목격했다. ‘유유상종이라더니 어쩜 저렇게 다 예쁠까?’ 미니스커트 아래로 드러난 다리를 보다보니 현기증이 느껴진다. 의자에 앉아 호수를 보시는 할머니를 불렀다.

“할머니, 잠깐 산책 좀 해요.”

난 할머니의 팔짱을 꼈다.

“아이고, 좀 천천히 가자. 허리가 아파 죽겄다.”


가까이서 본 그녀들은 더 눈이 부셨다. 태양은 진 지 오래지만 그녀들의 주위에선 광채가 나는 듯했다. 서로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는 그녀들을 지나며 난 내가 할머니를 모시고 공원에 온 효자라는 걸 알아주길 바랐다. 내 바람이 통한 건지 가장 예쁜 여인이 날 부른다.

“저... 사진 좀 찍어 주실래요?”

그녀들은 내 앞에서 이쁘게 포즈를 취한다. 아, 이건 역광이다. 눈이 너무나도 부시다. 하지만 그녀들이 주문한대로 셔터를 누른다. 카메라를 건내준다.

“감사합니다.”

‘천만에요, 제가 감사하죠.’

다시금 자리로 돌아온 후에도 내 눈은 여전히 그 여인들에게 가 있다. 하지만 그 시간은 아무리 길어도 짧기만 했다. 사진 몇 장을 더 찍은 후 여인들은 천천히 주차장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난 책을 보는 척을 하면서 그네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본다.


“그만 가죠.”

그네들이 사라진 지 2분 쯤 지났을 무렵, 난 할머니에게 가자고 한다.

“그러자.”

할머니에게 죄송해서 한마디를 덧붙인다.

“비가 올 것 같아서요.”

그날, 비는 한방울도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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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7-25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하삼~!!!

Mephistopheles 2006-07-25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때는 레이저를 쏘셔서 미녀들이 좀더 공원에서 놀게 만들으셨어야죠..!!

paviana 2006-07-25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역시 님다운 정직한 페이퍼에요.

해적오리 2006-07-25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작가 김훈 선생님도 그런 말씀 하시더이다. 젊은 여자들에게서 나오는 생명력이란게 자꾸 쳐다보게 만든다고... 그나저나 뱃살이나 어찌좀 해보아요...

야클 2006-07-25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와의 공통점과 차이점이 공존하는 페이퍼네요.

해리포터7 2006-07-25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마태우스님과 같은 맘을 같고 사는 남편과 10년 넘게 살아오고 있어서인지 저두 이런 풍경이면 헤벌쭉하며 처다봅니다.와! 진짜 이뿌다..에고 이게 뭐야~ㅋㅋㅋ근데 같은 여자가 봐도 이뿌면 인정할 수 있어요 ㅎㅎㅎ

ceylontea 2006-07-25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같은 여자가 봐도 너무나 예쁜그녀들이 있지요.

파란여우 2006-07-25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머님도 한 미모하셨죠^^

기인 2006-07-25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애인이 세상에서 가장 이뻐요. ㅋㅋ
헉. 너무 염장이라서 마태님이 미워하시겠다 ㅜㅠ

하늘바람 2006-07-25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티안내고 살짝 너무 웃겨요^^

마늘빵 2006-07-25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흐흐 저도 티안내고 살짝 힐끔힐끔 봐요. 다리도 보고, 얼굴도 보고, 가슴도 보고. -_-

다락방 2006-07-26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코. 비오는 날 아침에 읽으니 정말 딱인 페이퍼로군요. ㅎㅎ

세실 2006-07-26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재밌는 페퍼 잘 읽었습니다. 아 마태님 곁에도 늘 함께 할 수 있는 미녀가 계셔야 하는뎅.....

마태우스 2006-07-26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아니어요 전 미녀와 불가근불가원의 원칙을 갖고 있답니다^^
다락방님/호호 그러게요. 비가 왕창 와버리는군요^^
아프님/가, 가슴까지....! 어맛 저질 안노라!!! 전 다리랑 얼굴만 봐요!
하늘바람님/부끄러워요
기인님/좋으시겠어요 님은 또 날씬하기까지 하구...흑.
파란여우님/글쎄요 옛날 사진 봤는데 제타입 아니던데...^^
실론티님/제말이 그말입니다.
해리포터님/여자가 보는 것과 남자가 보는 게 다르긴 하지만, 크게 다르진 않겠지요^^ 남편분이 보는 걸 이해해주시는 너그러운 포터님.
야클님/전 늘 님만 봅니다^^
해적님/흑 뱃살 많으면 미녀 못보나요...
파비님/솔직 빼면 제가 뭐 있나요^^
메피님/그 덕분에 그만큼이라도 공원에 있었던 거죠....
만두님/헉...죄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