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가장 못하는 것은 ‘거절’이다. 거절을 하려고 생각만 해도 마음이 무거워지고 어지럽기까지 하다. 내가 테이프 판매상들의 표적이 되고, 신도 수 증가를 획책하는 종교 단체로부터 시달림을 받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1) 땅
5개월 쯤 전, 땅을 사라는 전화가 왔다. “안사요”라고 했지만 목소리만 듣고도 내 성격을 알았는지 그녀는 끈질기게 땅을 사라고 했다. 무미건조하게 안산다고 했으면 괜찮았을 것이지만, 난 이렇게 상냥한 말을 해버렸다.
“전 지금 현재에 만족합니다. 그냥 이렇게 살겠습니다.”
그녀는 땅의 위대함을 역설했고, 난 5분이나 그녀 얘기를 들어줬다.
그 다음날부터 그녀는 계속 전화를 해댔지만, 난 “전화 그만해라”는 말을 끝내 하지 못했다. 전화를 안받은 적도 여러번, 하지만 그녀는 정말 끈질겼다. 2-3일, 길게는 일주일의 간격을 두고 전화를 걸었다. 그러길 5개월, 참다못한 난 이렇게 말했다.
“저한테 그만 하시죠. 제가 차라리 다른 사람을 소개해 드릴께요.”
난 야클님한테 양해를 구했고, 모든 걸 그에게 일임했다. 나중에 야클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앞으로 마태님한테 전화 걸지 말라고 얘기해 놨어요.”
대학 시절, 내가 계약한 영어 테이프를 대신 거절해주시고, 기독교 써클에서 나를 빼내기도 해준 분은 우리 엄마였다. 이젠 야클님이 그 역할을 대신해 준다.^^
2) 증권
2년 전인가 누나가 내게 부탁을 해왔다. 누나 남편의 동생이 증권을 하는데, 내 이름을 빌려서 뭔가를 하려고 한다는 것. 별 생각없이 그러라고 했다. 나중에 증권회사에서 보내준 편지를 받고나서 내 이름으로 구입한 증권의 액수가 감당 못하게 크다는 걸 알았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 3월부터인가 내가 계정을 만든 증권회사에서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했다. 그 대부분은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얘기들.
“하한가에 가까이 가고 있어요. 이제 결단을 내리셔야 합니다(무슨 결단?).”
“님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xxx 잖아요(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그 회사에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습니다.(그래서 어쩌라고?)”
차명은 불법인 것 같아 난 그냥 “아, 네...감사합니다.”만 연발하다가, 이런 말을 했다.
“사실 저는 재산을 관리해 주는 사람이 따로 있습니다. 그 사람이 다 알아서 처리하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쯤 했으면 그만둬야 하는데, 전화는 계속 걸려왔다.
“이게 이렇게 된 거 아시죠?(알긴 개뿔...)”
어제도 열나게 딴 짓을 하는데 전화를 해서는 “그 회사에서 이러이러한 일을 하는데요, 1억원만 입금하면 좋은 조건에 구입이 가능합니다(1억원이 어딨어?)”라고 한다.
아무래도, 야클님의 도움을 한번 더 받아야 하려나보다.
* 위의 책 중 <거절당한 순간 영업은 시작된다>는 게 있던데, 증권 회사 사람과 땅사라는 아주머니 모두 그 책을 읽은 것일까?
** 어제 하룻동안 전화가 안와서 좋아했는데, 오늘 땅사라는 아주머니한테 또 전화가 왔다. 안받아 버렸다. 다시 야클님의 도움이 필요할 듯싶다. 야클니임...~~